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2101 - Chapter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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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1화

그 미소에 해 귀비는 친근함을 느꼈다.“대제사장, 무슨 그런 말을 하시오.”“전에 대제사장을 몇 번 만났었는데 그때는 대제사장이 다소 냉담하고 친구를 사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소. 그래서 오늘 대제사장을 모셔 올 때 조금 긴장했소.”“그런데 대제사장이 이렇게 친근하고 친절한 사람일 줄은 몰랐소.”낙요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해 귀비께서 친근하다고 느낀 건 그 때문이 아닐 겁니다.”해 귀비는 의아해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그렇다면 무엇 때문이오?”“귀비마마께서는 제가 이미 돌아가신 귀비마마의 친우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낙요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녀는 혹시라도 해 귀비가 바로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곧바로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해 귀비는 살짝 당황했다.잠깐이지만 그녀는 확실히 낙청연이 떠올랐다.해 귀비의 얼굴에 걸렸던 미소가 살짝 굳어졌다. 그녀는 어쩐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농이 심한 것 같소.”곧이어 해 귀비는 표정이 살짝 엄숙해지더니 정중하게 말했다.“오늘 대제사장을 이곳에 모셔 온 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대제사장과 침서의 혼사에 관한 이야기는 궁까지 전해졌소. 오늘 누군가 황후의 침궁에서 몰래 나왔는데 그 사람은 낙정이었소.”“낙정은 잠깐 종적을 감추었는데 황후와 여러 번 은밀히 만났소.”“추측하건대 황후는 절대 대제사장이 침서와 순조롭게 혼인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오.”“그러니 경계하는 게 좋겠소.”그 말에 낙요는 깜짝 놀랐다.예상대로 낙정이 나타났고, 정말 계속해 그녀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정신을 차린 낙요가 웃으며 물었다.“해 귀비께서는 어찌 이 일을 제게 알려주시는 겁니까?”해 귀비는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대제사장이 황후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소.”“나도 마찬가지요.”“적의 적은 친구라지. 그래서 나는 대제사장을 한 번 도와줄 수 있소.”그 말에 낙요는 깨달았다.그녀가 취혼산에서 죽었을 때 해 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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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2화

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접니다.”해 귀비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그러면 낙요는?”낙요는 웃으며 대답했다.“그것 또한 접니다.”낙요는 해 귀비에게 상황을 설명해 줬다.“당시 제가 취혼산의 함정 때문에 목숨을 잃었을 때 침서가 절 데려가서 제 혼백을 원래의 몸에 넣어줬습니다.”“저는 처음부터 낙요였습니다. 그러다가 낙청연이 되어 천궐국에서 많은 일들을 겪었고 다시 낙요의 몸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단지 잠깐 기억을 잃었을 뿐입니다.”“그래서 예전에는 귀비를 떠올리지 못했습니다.”“이번에 도주에 갔다가 기억을 회복했고 도성으로 돌아오자마자 귀비께서 절 찾으셨습니다.”“저희가 동맹인 건 운명인가 봅니다.”해 귀비는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람과 동시에 기쁨을 느꼈다.낙청연의 죽음 때문에 해 귀비는 오랫동안 슬퍼했다.그런데 낙청연이 죽지 않았다니.“낙청연이 죽은 뒤에 네가 나타났다는 말은 들었다. 침서와 연관이 있다는 것도 말이다.”“하지만 난 너의 신분을 의심한 적 없다.”“넌 결국 대제사장이 되었군. 바라던 것을 이루게 되었으니 말이다.”해 귀비는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혔다.낙요는 겉으로 웃었지만 마음은 씁쓸했다.비록 원하던 바는 이루었지만 낙청연이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으니 말이다.해 귀비는 뭔가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참, 고묘묘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네가 침서와 혼인하여 가장 화가 난 사람은 고묘묘일 테니 말이다.”“내가 요즘 사람을 시켜 감시하고 있지만 고묘묘 쪽에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얌전할수록 수상쩍은 법이지. 어쩌면 널 해치려고 뭔가 계략을 짜고 있을지도 모른다.”“내가 사람을 시켜 계속해 지켜보겠지만 너도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그러고 보면 낙요는 지금 사면초가였다.낙요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겼다. 뭔가를 잊은 것 같았는데 그것이 고묘묘였다.그동안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뭔가 큰 걸 준비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낙요는 날이 저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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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3화

“그리고 넌 날 대신해 아주 중요한 일을 하나 해주어야 한다.”낙요는 진지하게 당부했고 모든 것을 자세하게 여단청에게 얘기해줬다.여단청은 바짝 집중해서 들었고 모든 것을 머릿속에 똑똑히 기억해 두었다.마지막에 낙요가 당부했다.“명심하거라. 절대 허점을 들켜서는 안 된다. 그리고 최대한 비슷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네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여단청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전 할 수 있습니다.”그와 부진환은 꽤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그에게 부진환을 모방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게다가 그는 원래 변장에 능한 사람이라 사람과 동물을 잘 흉내 냈고 기억력도 보통 사람보다 뛰어났다.그렇게 그날 밤 계획이 시작되었다.-자시가 지나자 부진환이 장군 저택 근처에 나타났다.그것도 며칠 내내 말이다.그러다가 삼 일 뒤 밤에 그는 평소처럼 장군 저택 주위를 어슬렁거렸고 그때 등 뒤에서 느긋한 발소리가 들렸다.여단청은 깜짝 놀라서 고개를 홱 돌리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았다.다가온 것은 낙정이었다.낙정은 어둠 속에 서 있는 그를 살펴보았다. 그의 몸에서는 옅은 피 냄새가 나고 있었고 호흡도 흐트러져 있었다.낙정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아주 심하게 다친 것 같군요.”“침서가 한 짓입니까?“장군 저택에서 며칠을 어슬렁댄 것은 침서를 죽일 기회를 노리기 위해서입니까? 지금 모습을 보니 죽으려고 찾아온 것 같네요.”“성 밖에 있는 당신의 사람들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침서에게는 그저 죽일 사람이 몇 명 더 늘어난 것뿐이니 말입니다.”낙정은 사람을 시켜 며칠 동안 지켜보았다.성 밖의 곳곳에서 이상한 낌새가 보였다. 이미 적지 않은 대오들이 성 밖을 지키고 있었다.낙정은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부진환이 침서 저택 밖을 맴돌고 있는 걸 보고는 그가 뭘 할 생각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부진환이 이렇게 하는 건 좋은 일이었다. 이것은 낙정이 굳이 애쓰지 않아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단 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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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4화

“제가 뭘 원하는지 알지요? 제가 원하는 건 대제사장 자리입니다. 전 낙요의 목숨에는 관심이 없습니다.”“당신이 낙요를 데리고 멀리 떠나서 다시는 여국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어떻습니까?”낙정은 아주 유혹적인 제안을 했다.여단청은 미간을 구기고 고민하는 척하다가 이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날 어떻게 도와준단 말이오?”그 말을 들은 낙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전 당신보다 여국의 지형과 노선을 더욱 잘 알고 있습니다. 전 두 사람이 안전히 여국을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그리고 전 변용술도 할 줄 알기 때문에 혼인날 전 낙요와 똑같이 생긴 여인을 이용하여 침서의 주의를 끌 수 있습니다.”“그가 식을 올리고 나서 낙요가 낙요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을 때, 당신과 낙요는 이미 여국을 떠났을 것이고 침서는 당신들을 쫓아가지 못할 것입니다.”“이것은 침서를 죽이는 것보다, 당신이 죽으러 가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계획입니다.”“낙청연은 여국에서 죽었습니다. 당신은 낙요가 또 한 번 난폭한 침서의 손에 죽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요?”그 말에 여단청의 안색이 달라졌다.그는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했다.“비록 가능한 방법이지만 낙요의 성격에 모든 걸 포기하고 나와 떠날 리가 없소.”“그래서 난 당신과 협력할 수 없소.”그 말에 낙정은 웃으며 말했다.“그걸 왜 고민합니까?”“당신이 그녀를 데리고 떠나면 앞으로 낙요가 돌아오지 못하게 할 방법은 수두룩할 텐데요.”“전 낙요를 아주 잘 압니다. 만약 스승님이 대제사장 자리를 그녀에게 물려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차라리 평안한 일생을 보내길 원했을 겁니다.”“대제사장이라는 족쇄와 책임이 낙요를 십 년 넘게 옭아맸습니다. 어쩌면 당신이야말로 그녀를 해방해 줄 사람일지도 모르지요.”그 말에 여단청의 표정이 흔들렸다.이때 낙정이 약병 하나를 꺼냈다.“이걸 낙요에게 먹이십시오. 그러면 이틀은 푹 잘 겁니다.”“그 사이 당신은 순조롭게 그녀를 데리고 떠나면 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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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5화

“네 마음속에는 더 많은 것은 증오일 것이다. 남녀 간의 애정이 아니라.”백서를 구한 뒤로 부진환을 돌보는 것 외에 백서가 뭔가 임무를 맡아본 적은 없다.낙요는 그녀의 마음속에 불길이 없는 걸 발견했다.이건 낙요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이런 사람은 그녀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백서는 깜짝 놀란 듯 낙요를 바라보았다.왠지 모르게 그녀는 대제사장이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대제사장은 예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백서는 고개를 숙였다.“제가 잘못했습니다.”“대제사장님 말씀이 맞습니다.”낙요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상처도 거의 다 나은 것 같으니 계진과 함께 임무를 완수하거라. 그의 말에 따르면 된다.”“바빠지면 딴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백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다음 날, 낙요는 우유를 저택으로 모셔 왔다.이것은 그녀가 기억을 찾은 뒤로 처음 우유를 만나는 것이었다. 우유는 예전과 다름없었지만 낙요는 달라졌다.그녀는 아주 기쁜 얼굴로 우유를 자리에 앉히더니 차 두 잔을 따르고 간식을 건넸다.“이건 내가 만든 것이다. 먹어 보거라.”우유는 의아해했다.“대제사장님께서 만든 것이라고요? 언제부터 요리할 줄 아셨습니까?”말을 끝낸 그녀는 간식을 맛보았고, 그 맛에 깜짝 놀랐다.“정말 맛있습니다.”“대제사장님, 오늘은 웬일로 절 찾으셨습니까? 대제사장님께서 며칠 뒤면 침서와 혼인한다고 들었는데 그 일 때문입니까?”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첫 번째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기억을 되찾았다는 것이다.”낙요가 평온하게 말했다.그러나 우유는 달랐다.그녀는 한참을 넋 놓고 있다가 뒤늦게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감격한 듯, 또 놀란 듯 그녀의 팔을 잡았다.“뭐라고? 기억을 회복했다고?”“그게 정말이야?”“너... 너, 너...”우유는 너무 흥분되어 말도 똑바로 하지 못했다.낙요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낙청연이다.”그 말을 들은 우유는 눈물을 왈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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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6화

우유는 그 말을 뜯고 깜짝 놀랐다.“낙정은 죽지 않았느냐?”낙요는 고개를 저었다.“죽지 않았다.”“침서는 내게 가짜 사람 머리를 가져다주었다.”“낙요를 죽이지 않으면 앞으로 아주 골치 아파질 것이다.”우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이렇게 복잡한 진법을 쓰려는 것이구나. 낙정을 상대하려면 꽤 신경을 써야 하니 말이다.”확실한 성공을 위해 우유는 낙요의 제안에 동의했다.-공주 별원.고묘묘는 대청에서 돈을 세고 있었다.그녀는 살기 가득한 얼굴로 화를 냈다.“이것으로 어떻게 충분하겠느냐? 금과 은 같은 것들을 더 팔거라. 그리고 점포도 전부 팔아버리거라!”궁녀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공주마마, 궁 안의 것들을 내다 팔려면 천천히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황후마마께 발각당할 것입니다.”고묘묘는 분노로 가득 찬 얼굴로 궁녀의 뺨을 때렸다.“쓸모없는 것!”“내게는 시간이 얼마 없다, 알겠느냐?”“며칠 뒤면 그들이 혼인한단 말이다!”고묘묘는 속이 터져서 성질이 더 난폭해졌다.이때 암위 한 명이 부랴부랴 달려와 무릎을 꿇고 예를 갖췄다.“공주마마, 왕생방에 연락이 닿았습니다.”“하지만 왕생방에서 가격을 아주 높게 불렀습니다.”암위가 쪽지 한 장을 건넸다.고묘묘는 쪽지를 받아들자 기분이 확 가라앉았다.그 위에는 침서를 적으로 돌리는 건 위험이 너무 많이 따르는 일이라 적어도 100만 냥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다.그리고 사람이 더 필요하다면 황금 100만 냥이 필요하다고 했다.고묘묘는 분노에 가득 차서 씩씩거리면서 쪽지를 내던졌다.“다들 뭘 넋 놓고 있어? 얼른 물건을 팔아버려. 얼른! 3일 내로 100만 냥을 모으지 못한다면 전부 죽일 것이다!”계집종과 호위들이 일제히 밖으로 달려 나갔다.그들은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이때 흰 면사를 쓴 여인이 서서히 다가왔다.“공주마마도 알다시피 짧은 시간 안에 100만 냥을 모으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땅을 담보로 하면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왕생방의 규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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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7화

꽤 좋은 방법이었다.“들어보니 좋은 방법이군. 얼마를 원하시오?”낙정은 의미심장하게 웃더니 바닥에 있는 돈 상자들을 보며 말했다.“공주마마를 난처하게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바닥에 있는 이것들이면 충분합니다. 다른 걸 팔 필요는 없습니다.”고묘묘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욕심이 많군.”낙정은 웃으며 말했다.“이건 공주마마 평생의 행복과 비교했을 때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습니까?”고묘묘는 의기양양하게 턱을 쳐들었다.“당연하지.”“좋소, 이 돈들은 전부 당신에게 주겠소.”“하지만 계획이 실패한다면 이 돈들을 돌려줘야 할 뿐만 아니라 당신 목숨까지 내놓아야 할 것이오!”낙정은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절대 문제없을 겁니다!”그녀는 특별히 부진환의 동의를 얻은 뒤에야 고묘묘를 찾아온 것이다.그때가 되면 큰 골칫거리인 낙요를 죽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묘묘에게서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일거양득이었다!-며칠 뒤, 계획대로 여단청은 객잔 일꾼을 불러 대제사장 저택에 있는 낙요에게 말을 전했다.오늘 밤 주루에서 만나자고 말이다.낙요는 때맞춰 객잔에 모습을 드러냈다.낙정은 몸을 숨긴 채로 객잔 밖 멀지 않은 곳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낙요가 객잔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는 의기양양하게 입꼬리를 당겼다.낙정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객잔 밖에서 기다렸다.그렇게 한 시진이 지났다.드디어 2층의 창문이 열리고 부진환의 모습이 창문 언저리에 나타났다. 그는 낙정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낙정은 내심 기뻐하며 빠른 걸음으로 객잔 위층으로 올라갔다.방 안에 들어선 낙정은 정신을 잃고 탁자 위에 널브러진 낙요를 보았다.“잘했습니다. 남은 건 제게 맡기세요. 제가 그녀를 약속한 장소로 옮기겠습니다.”말을 끝낸 낙정은 낙요를 업으려 했지만 여단청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내가 직접 데려갈 것이오.”낙정을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닌지 그의 말투에서 경계심이 느껴졌다.낙정은 놀라지 않았다. 부진환의 이러한 반응은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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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8화

대제사장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월규를 마주쳤다.월규는 공손하게 예를 갖추었고 고묘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걸음을 옮겨 낙요의 방으로 향했다.아무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고묘묘는 아주 자신만만했다. 이번에 그녀가 침서와 혼인하는 걸 막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제 며칠 뒤면 혼인날이라는 생각에 고묘묘는 조급해졌다. 그녀는 당장 내일 아침이라도 침서가 자신을 데리러 오길 바랐다.-다음 날 저녁, 여단청은 낙요를 데리고 약속했던 곳으로 향했다.대략 두 시진을 기다려서야 낙정이 그곳에 도착했다.그곳은 숲속의 작은 오두막이었다. 아주 편벽한 곳이고 무성한 숲속에 숨겨져 아주 은밀한 곳이었다.여단청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이젠 어떻게 해야 하오?”낙정은 지도를 꺼내며 말했다.“마차는 제가 준비했습니다. 내일 아침 한 상대가 이곳을 지나갈 겁니다. 당신은 그 상대를 따라 같이 떠나면 됩니다.”“그러면 안전히 여국을 떠날 수 있을 겁니다.”안전을 위해 다른 사람을 데려가면 안 됩니다. 안 그러면 들킬 수도 있습니다.”여단청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도를 건네받았고 내일 아침 떠나길 기다렸다.낙정은 방 안에서 차를 마시며 기다렸다.그런데 자시가 지나니 갑자기 숲 밖에서 점차 가까워지는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두 사람은 곧바로 경계했다.이내 그 말발굽 소리는 숲 밖에서 멈춰 섰다. 그들은 떠나지 않았다.소리를 들은 여단청은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누군가가 당신의 뒤를 밟아 이곳으로 온 것은 아니오?”낙정은 미간을 구겼다.“그럴 리가 없습니다.”“제가 나올 때 아무도 제 뒤를 밟지 않았습니다.”“이곳은 워낙 편벽한 곳이라 가끔 산적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재수 없지는 않을 텐데요.”그 말에 여단청의 얼굴에 근심이 드리워졌다.낙정 또한 긴장해서 말했다.“그들이 이곳을 발견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일 아침 상대와 회합할 수 없습니다!”“이 주위에 도와줄 사람은 없습니까? 우선 저 사람들을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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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9화

낙정은 매서운 눈빛으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약을 먹지 않았어도 오늘 이곳에서 도망칠 수는 없을 것입니다!”낙요를 죽이려는 마음 때문에 낙정은 그곳에서 곧바로 철수하지 않고 이 기회를 틈타 낙요를 죽이려 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이내 싸우기 시작했다.그러나 낙정은 당연하게도 낙요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거리를 벌린 뒤 낙정은 곧바로 휘파람을 불었고 이내 바깥에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빠른 속도로 숲을 지나는 발소리가 들렸다.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낙요는 아마 이 포위를 뚫지 못할 것이다.낙정은 차갑게 웃었다.“제가 부진환을 상대하는데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을 줄 알았습니까? 전 이미 곳곳에 사람을 심어뒀습니다. 만약 부진환이 미끼를 물지 않았다면 전 부진환까지 전부 죽였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뒤 낙정은 곧바로 문을 박차고 나가서 소리를 질렀다.“낙요를 죽이거라!”그러나 다음 순간 어둠 속에서 수많은 검광이 낙정을 향해 날아들었다.낙정은 화들짝 놀랐다.곧이어 그녀는 그들이 자기가 심어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발견했다.주락이 먼저 그녀를 에워싸고 공격했고 낙정은 연신 뒤로 물러났다.주락을 본 순간 낙정은 대경실색했다. 주락이라니!이때 낙요가 천천히 방 안에서 걸어 나오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만 준비하고 나는 준비하지 않았을 것 같았느냐?”“이 숲속의 사람들이 누구의 사람인지 똑똑히 보고 큰소리쳐도 늦지 않다.”낙정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다.그녀는 별안간 화를 냈다.“부진환 이 빌어먹을!”“이렇게 아둔하다니!”’낙요와 함께 둘이 떠날 좋을 기회를 포기하고 날 배신하다니!이때 ‘부진환’이 말을 타고 돌아와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섰다.“이 세상에 당신 혼자만 변용할 줄 안다는 생각은 마시오.”그는 가면을 벗으며 차갑게 웃었다.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한 낙정은 대경실색했다. 그는 부진환이 아니라 여단청이었다.낙정은 그제야 이것이 함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진환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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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0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곧이어 숲속에서 강풍이 불었다.나뭇가지가 바람에 마구 흩날렸고 그것은 마치 칼날처럼 날카로웠다.어두운 밤, 수많은 영혼이 그곳을 향해 몰려들고 있었다.검은 기운이 진법으로 달려들었다. 그것은 이리저리 치이면서 여러 차례 낙정의 몸을 관통했다.낙정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니 피를 토했다.낙정은 그제야 이것이 서혼진이 아니라 영혼을 불러들이는 진법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중의 진법은 서혼진과 아주 비슷한 점이 많았다.그리고 이런 진법은 낙정이 본 적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낙정은 이렇게 지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비수로 손에 상처를 내서 지면에 그려진 진법을 파괴하려 했다.낙요는 진법에 열흔이 있는 걸 보았다.우유 역시 그것을 보고 다소 걱정되어 낙요를 바라보았다.낙요가 그녀를 위로했다.“괜찮다.”곧이어 낙정은 지면에 새로운 진법을 그렸고 그 영혼들을 미친 듯이 자기 몸 속으로 빨아들이기 시작했다.곧이어 그녀의 몸에서 엄청나게 강렬한 살기가 뿜어졌다.낙요는 눈을 가늘게 떴다. 낙정은 정말로 천궁도에 가입하고 사악한 술법을 꽤 많이 배운 듯했다.살기가 폭발하는 순간 낙정의 머리카락이 풀리면서 광풍과 함께 휘날렸다.두 눈은 벌게진 채로 검은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낙정은 낙요를 죽어라 노려보았다.“절 죽이려고요? 절 너무 얕보시는군요! 오늘 전 이곳에서 당신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낙정은 이를 악물더니 바닥을 힘껏 내리쳤다.진법을 망치려는 듯 말이다.바로 그때 낙요가 불렀다.“청면료아!”낙요는 손바닥을 펼쳐 나침반을 움직였고 이내 청색의 무언가가 진법으로 날아들었다.낙정의 머리 위에 도착했을 때 그것은 섬뜩한 얼굴을 드러냈다.그리고 홍의 여인이 그와 함께 있었다.그들의 출현에 숲속의 살기는 한층 더 짙어졌다.이내 점점 더 많은 영혼이 그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낙정은 그것들을 자기의 체내로 빨아들이고 싶었지만 오히려 청면료아가 그것들을 빼앗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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