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2091 - Chapter 2100

3015 Chapters

제2091화

“그렇다면 지금 당장 사람을 데리고 출발하겠습니다.”“왕비 마마도 저희와 함께 가시겠습니까?”낙요는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아니요.”“곧장 떠나시오.”낙요는 부진환을 만날 생각이 없었다.이미 결정을 내렸는데, 만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예.”소소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떠났다.부진환은 부하가 적지 않았지만, 한곳에 모여 있지 않았다.소소가 사람을 데리고 떠난 후, 낙요는 어두워지기 전에 성주부로 향해 후문으로 들어갔다.마침 성주부에 있던 강여는 낙요를 보더니 매우 기뻐했다.“사부님, 드디어 오셨군요.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부진환은 구하셨습니까?”강여가 다정하게 물었다.“어찌 혼자 오신 겁니까? 침서가 사방을 돌아다니며 두 분을 찾고 있습니다.”낙요가 답했다.“걱정하지 말거라. 안전한 곳에 있다.”“이번에는 부진환 때문에 온 것이다.”말을 마친 낙요는 기옥을 바라보며 물었다.“옥아, 지금 왕생방의 살수를 움직일 수 있느냐?”기옥이 고개를 끄덕였다.“예.”“언니, 무엇을 하려는 겁니까?”낙요가 답했다.“부진환은 천궐국으로 돌아갈 거다. 하지만 침서 쪽 사람들이 모를 리가 없으니, 여국을 떠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침서에게 발각되면 부진환은 떠나지 못할 거다.”“부진환을 엄호하며 침서의 시선을 분산시킬 사람이 필요하다.”이 말을 들은 기옥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침서와 연관된 일이었군요. 언니가 말하지 않아도 저는 침서를 계속 추격할 겁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살짝 놀라더니 의문스러운 듯한 표정이었다.기옥은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언니가 도주를 떠난 후, 침서는 곧바로 언니가 사라졌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당일로 도주를 떠나 언니를 쫓아가려고 했지요.”“하지만 그날 밤, 저는 왕생방의 살수를 파견해 침서를 포위했습니다. 제 힘으로는 죽이지 못한다는 걸 알지만, 하루도 편히 살게 하지 못할 겁니다.”기옥은 매섭고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부모님의 원수를 갚았
Read more

제2092화

어두운 밤, 두 사람은 말을 타고 외진 숲으로 달려 도주성으로 떠났다.그들은 소소보다 한 발짝 늦게 도착했다.도착했을 땐, 마침 저녁 무렵이었다.마침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산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낙요는 즉시 말에서 내려 말을 끌고 옆에 있는 숲으로 들어갔다.강여도 의아한 듯 다급히 따라왔다.“사부님, 저 사람들이 아직 떠나지 않았는데 왜 내려가지 않으십니까?”낙요는 담담하게 말했다. “몰래 숨어서 보기만 하면 된다. 다가갈 필요는 없다.”낙요는 강여를 데리고 산꼭대기로 올라갔다.곧이어, 산속에서 누군가 나오는 걸 보았다. 부진환과 소소였다.신분을 폭로하지 않기 위해 일행은 모두 가면을 썼다.하지만 낙요는 여전히 한눈에 부진환을 알아보았다.사람들 속에 유난히 가냘프고 여윈 그 사람.부진환이 말에 올라타자, 대오는 곧 출발하려고 했다.다만 부진환은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 사람은 오지 않았다.잠시 후, 그는 또 뒤를 돌아보더니 말을 채찍질하여 출발했다.낙요가 오지 않는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낙요는 산꼭대기 위에 서서 멀리 바라보았다. 대오는 시선에서 점점 멀어졌다.강여도 그녀를 따라서 묵묵히 바라보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낙요를 쳐다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사부님, 설마… 기억을 되찾으신 겁니까?”낙요는 멈칫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여는 이미 눈치챘다.그는 저도 몰래 물었다. “사부님, 아직도 부진환을 용서하지 않았습니까?”비록 사부와 알고 지낸 시간은 부진환만큼 길지는 않았지만, 구십칠과 주락에게서 사부와 부진환의 과거를 들은 적 있다.낙요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난 오래전에 이미 그를 용서했어.”“그런데 왜 돌려보내는 겁니까?” 강여는 안타까운 마음에 물었다.부진환이 스스로 떠나는 것을 보고 강여는 요며칠 사부가 분명 무슨 방법을 써서 부진환이 스스로 포기하게 했을 거라고 짐작했다.그래서 그는 여국을 떠나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Read more

제2093화

깜짝 놀란 낙요가 캐물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상안은 풀이 죽어 말했다. “침서입니다.”“그날 밤 침서의 시위가 왔습니다. 우리는 별로 경계하지 않았고, 그들은 밤에 상녕을 잡아갔습니다.”“상대방은 대제사장이 사라진 건 상녕과 관련이 있으니, 대제사장이 돌아오지 않으면, 상녕을 풀어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만일 혼례 날까지 대제사장을 찾지 못한다면, 그날에 상녕을 처형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낙요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그녀는 저도 몰래 주먹을 불끈 쥐었다.강여도 몹시 화가 났다. “침서는 지금 상녕을 인질로 사부님과의 혼인을 강요하는 겁니다.”“너무 합니다.”다들 몹시 분했지만, 방법이 없었다.이때 상우산이 걸어왔다. “대제사장, 상녕은 내 딸이오. 설사 상녕에게 죄가 있다고 해도 이 아비가 감당하는 게 마땅하오.”“나는 이미 도성으로 갈 채비를 마쳤소.”“내가 상녕을 데려올 테니, 대제사장은 걱정하지 마시오.”상안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확 변하더니 다급히 말했다. “가더라도 제가 가야 합니다. 어떻게 아버지를 보내겠습니까?”“아버지께서 도성으로 가면, 도주영은 어떡합니까?”상안의 반응을 보니, 그는 이미 상녕을 구하러 도성으로 갈 생각이었다.하지만 낙요는 알고 있었다. 그들 중 누구라도 상녕을 구하러 간다면 그 결과는 죽음이라는 것을.“상 장군, 따로 할 얘기가 있습니다.”상우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곧이어 두 사람은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낙요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상 장군, 상녕은 저 때문에 잡혀갔기 때문에, 제가 구해오겠습니다.”“그러니 상 장군은 도주영에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절대 경거망동하지 마십시오.”이 말을 들은 상우산은 깜짝 놀라며 다급히 말했다. “대제사장, 하지만 침서의 목적은 아주 명확하오. 그는 상녕으로 대제사장을 협박하여 혼인을 강요하는 거요.”“사실 대제사장이 침서에게 정이 없다는 걸 나도 눈치챘소.”“이 때문에 대제사장이 행복을 잃는다면, 상녕도 마음이 편
Read more

제2094화

상녕은 두 손이 묶인 채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매일 침서가 사람들을 괴롭혀 죽이는 걸 목격했다.그 수단은 극히 악독하고 잔인했다.이를 본 상녕은 처음엔 그래도 무서웠지만, 하도 많이 보니 감각이 무뎌졌다.상녕은 침서도 같은 생각일 거라고 생각했다.사람을 많이 죽이면, 생명에 대한 경외심 따위는 전혀 없을 것이고 그에겐 그저 언제든지 밟아 죽일 수 있는 개미에 불과할 뿐이었을 것이다.침서는 사람을 전혀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며, 그들도 하나의 생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침서는 느긋하게 상녕 옆으로 걸어갔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유히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이 제때 돌아오기를 기도하는 게 좋을 것이야.”“그렇지 않으면, 너는 네가 한 일에 대해 처참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하지만 침서가 이런 태도일수록, 상녕은 낙요가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다.낙요가 만약 이런 사람에게 시집간다면, 미래는 처참할 것이다.“침서, 당신 같은 사람은 영원히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침서는 서늘한 눈빛으로 상녕을 슬쩍 쳐다보았다. “닥치거라!”--며칠을 쉬지 않고 달렸다.낙요는 마침내 도성에 도착했다.침서와 낙요는 혼례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장군부에 도착하니, 장군부 곳곳에 초롱을 달고 오색 천으로 장식했으며 곧 잔치를 치르려는 모습이었다.하지만 삼엄한 시위들이 낯선 사람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모습은 몹시 썰렁했으며,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침서는 분명 혼인을 강요하는 것이다.낙요는 곧장 대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녀를 본 그 시위들은 모두 안색이 확 변하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대제사장!”목소리는 매우 컸다.난희가 가장 먼저 달려 나왔다. 그녀를 발견한 난희의 심정은 뭐라고 형언할 수 없었다.낙요가 돌아왔다.이건 예상했던 일이었다.“침서는?” 낙요의 어투는 약간 차가웠다.다시 이곳에 발을 들이니, 그때의 평화로움과 친근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기억을 회복한 후,
Read more

제2095화

낙요는 고개를 돌려 침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제 상녕을 풀어주십시오.”하지만 침서는 웃으며 말했다. “상녕은 너의 가장 친한 친구잖느냐? 이왕 온 김에 우리 혼례 주를 먹고 돌아가는 게 어떠하냐?”“어차피 내 장군부에는 널린 게 객방이다. 내가 이미 상녕이 묵을 곳을 준비해 두었다.”“우리가 혼례를 마친 후에, 언제든지 돌아가도 된다.”침서는 사람을 풀어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기필코 낙요를 강요하여 이 혼례를 치르려고 했다.그 말에 상녕은 또 한 번 화가 올라왔다. “당신은 분명… “하지만 낙요는 상녕을 잡아당기며 더 이상 말을 못 하게 하더니 자기가 직접 대답했다.“알겠습니다. 그럼, 혼례를 마치고 나서 상녕을 보냅시다.”이 말을 들은 상녕은 깜짝 놀랐다.침서는 몹시 기뻐하며 두 눈은 뜨겁게 타올랐다. “그럼, 아요 길일을 택해보거라.”“혼례에 필요한 모든 물건은 이미 다 준비되었고, 길일만 남았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급해할 것 없습니다. 제가 돌아가서 잘 계산해 보겠습니다.”비록 침서는 매우 조급했지만, 그래도 낙요가 어렵게 동의한 터라, 조금 더 기다리기로 생각했다.게다가 상녕만 장군부에 있다면, 낙요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며칠을 달렸더니, 피곤합니다. 먼저 쉬러 가겠습니다.”침서가 다급히 말했다. “난희에게 네 방을 준비하라고 하마.”“필요 없습니다. 상녕이랑 같은 방을 쓰면 됩니다.”침서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난희더러 그들을 방으로 데려가게 했다.방문을 닫았다.낙요가 조심스럽게 창밖을 슬쩍 내다보니 난희는 아직 떠나지 않고 문밖에 서 있었다.보아하니, 그녀들을 지키는 것 같았다.혹여라도 도망갈 계획을 상의할까 봐 지키고 있는 것 같았다.상녕은 낙요의 반응을 보고 단번에 눈치챘다.“저를 구하려고 돌아온 겁니까?”상녕은 일부러 자연스럽게 물었다.낙요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원래부터 돌아오려고 했습니다.”“다만 당신이 잡혔다는 소문을 듣고, 며칠 더 일찍 서둘러 돌아왔을 뿐입
Read more

제2096화

상녕이 침서의 손에 죽는 모습을 눈 뜨고 볼 수는 없었다.침서는 온갖 수단을 써서 원하는 것을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만다.절대 침서의 악독함을 얕볼 수 없다.지금은 우선 상녕을 구하고 다시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기억을 회복한 낙요는 막 여국에 왔을 때 침서가 복종하는 모습도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침서는 아마도 성수를 복용하지 않았을 것이다.낙요도 침서를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많은 사실을 깨달은 낙요의 마음속에는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그러자 상녕이 갑자기 낙요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청연,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낙요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상녕의 확고한 눈빛을 바라보았다.낙요는 마음이 흔들렸고, 확고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상녕에게 자신이 도망친 흔적을 숨겨달라고 했을 때, 침서가 화를 낼 거라고 예상했으나 상씨 가문의 체면을 봐서라도 상녕에게 무슨 짓을 벌이진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낙요가 틀렸다.침서같은 사람의 수하 중에서, 그를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도주영을 뒤엎을 수 있으니, 다른 군영도 충분히 뒤엎을 수 있었다.도성에 막 돌아온 이틀 동안, 낙요는 잠시 침서의 부에 머물렀다.이튿날, 침서는 볼 일이 있다며 외출했으나 난희를 보내 시중을 들게 했다.말로는 시중이지만 사실은 감시였다. 낙요가 상녕을 데려갈까 봐 걱정되었다.난희는 세심하게 차를 따라주며 옆에서 시중을 들었다.낙요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난희를 바라보며 물었다.“장군부에는 얼마나 있었느냐?”난희가 답했다.“5년입니다.”낙요는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5년? 그래서 전에는 보지 못했구나.”말을 마친 낙요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난희를 훑어보며 물었다.“그나저나, 넌 참으로 나를 많이 닮은 것 같구나.”난희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고개를 숙인 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낙요는 찻잔을 들고 무심하게 말했다.“장군부에 5년 밖에 있지 않았는데 침서의 신뢰를 얻었다니.”“
Read more

제2097화

“생각해 보면 그때 내가 너를 침서의 손에서 구해준 것이다. 아니면 넌 벌써 죽었을 테지.”이 말을 들은 난희는 의문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렸다.대제사장이 난희를 구해준 적이 있었던가?유일하게 침서가 난희를 죽이려고 할 때, 낙청연이 난희를 구해주었다.이 사실을 떠올린 난희는 깜짝 놀라 낙요를 바라보았다.“당신은…”낙요가 낙청연이라고?!낙요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부정하지 않았다.순간, 난희는 많은 사실을 깨달았다.왜 낙청연의 벗들이 대제사장과 어울리는지 말이다.그들은 처음부터 낙요가 낙청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낙청연은 죽지 않았다!그때 침서는 낙청연의 시체를 안고 와 보름 동안 폐관했다.난희는 침서가 비통한 마음에 그런 것인 줄 알았으나, 지금 생각해 보니 낙청연을 부활시키려고 그런 것이었다!그러나 낙청연이 낙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아니면 처음부터 낙청연이 곧 낙요였을까?난희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낙요가 입을 열었다.“이제는 네가 보답할 차례다.”정신을 차린 난희는 난감한 기색이었다.“대제사장, 상녕을 풀어달라는 것입니까?”“하지만 대제사장, 침서 장군의 성질을 잘 알지 않습니까. 제가 혼사를 망쳤다는 걸 알게 된다면… 저를 죽일 겁니다.”상녕은 중요하지 않지만, 낙요가 상녕을 데려가면 침서가 혼인으로 낙정을 협박할 수 없었다.혼사를 그르치면 침서는 또 미쳐 날뛸 것이 분명했다.그러나 낙요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아니다.”“그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상녕을 데려갈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상녕을 구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침서가 이 때문에 분노하면 상 장군 일가에게 복수할지도 모른다.없는 죄명을 지어내서라도 상 장군 일가를 도성에 가두어 처형할 것이다.“그렇다면 대제사장은…”난희는 의문스러웠다.낙요가 물었다.“지난번에 침서는 낙정을 잡아, 그녀를 죽였다며 머리를 들고 왔다.”“낙정은 정말 죽은 것이 맞느냐?”여국에 오기 전부터 낙요는 침서에게 낙정을 죽여달라고 부탁했다.그때 침
Read more

제2098화

바로 그때, 난희가 다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대제사장께서 사람 몸에 짐승의 혼이 붙은 살수를 조사할 때, 침서는 낙정을 고문하여 도주영이라는 단서를 얻어냈습니다.”“낙정이 추격당해 장군부로 도망쳐 온 그날 밤, 장군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모릅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 도주영의 단서도 낙정이 침서에게 준 것이었다.교활한 낙정은 절대 사실대로 말했을 리가 없었다.그러니 도주영에 덮어씌운 게 분명했다.여국에 와서 있었던 모든 일을 회상하고 단서들을 이어보니 곧바로 황후가 떠올랐다.낙정은 아마도 황후의 명을 받고 행동했을 것이다.그 약인들도 황후가 낙정에게 내보내라고 명한 듯한 모양이다.황후는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그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만족하지 않는단 말인가?생각에 잠겨 있던 낙요는 다시 고개를 돌려 난희를 보며 물었다.“참, 구십칠이 왔던 그날 밤에 너도 있었느냐?”이 말을 들은 난희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낙요는 난희의 반응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곧바로 난희가 입을 열었다.“대제사장, 따라오십시오.”낙요는 난희를 따라 그의 방에 들어섰다.방문을 닫자, 난희는 서랍의 비밀 공간에서 비단함을 꺼내 낙요에게 건넸다.비단함을 열어보니 피 묻은 불전련 세 개가 놓여 있었다.낙요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난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구십칠이 온 그날 밤, 마침 장군께서 부에 돌아와 방에서 마주친 겁니다.”“그 밀실에는 다른 통로가 없었습니다.”“구십칠이 쓰러지던 그때, 마침 불전련 몇 개가 바닥에 떨어져서 제가 몰래 가져왔습니다.”낙요는 비단함을 꽉 쥐었다.심지어 구십칠이 잡히고, 명을 달리하는 마지막 모습까지 상상할 수 있었다.낙요는 타오르는 분노를 애써 삼키고 평온한 어투로 말했다.“알겠다.”곧바로 낙요는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이런 일들을 물어봤다는 걸 침서에게 알리면 너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난희는 고개를 숙이고 답했다.
Read more

제2099화

유단청이 고개를 끄덕였다.정원을 나서자, 백서가 급히 달려왔다.부에 있는 사람들 모두 기뻐했으나, 백서의 안색은 매우 초조했다.“대제사장, 부진환은 돌아오지 않은 겁니까?”백서가 긴장하며 물었다.낙요는 멈칫했다.백서는 말이 없는 낙요를 보더니 재차 물었다.“대제사장, 부진환은 설마…”낙요는 백서가 부진환을 연모하는 마음을 보아낼 수 있었다.하여 낙요는 단호한 어투로 답했다.“죽었다고 생각하거라.”백서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큰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낙요는 곧장 앞으로 걸어갔고, 유단청은 멈칫하더니 낙요를 따라갔다.그렇게 낙요의 정원까지 쫓아왔다.낙요가 방으로 들어가려고 해도 유단청은 떠날 기미가 없었다.하여 낙요는 고개를 돌려 유단청에게 물었다.“왜 따라온 것이냐?”유단청은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대제사장, 죽었다고 생각하라는 건 안 죽었단 말씀이지요?”낙요는 덤덤하게 대답했다.“어찌 됐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유단청은 한시름 놓더니 곧바로 웃으며 대답했다.“살아있다니 다행입니다.”“하지만 백서가 오해한 모양입니다. 안색이 안 좋아 보이던데…”낙요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오해하지 않을 것이다.”“너에게는 부진환이 살아만 있으면 되겠지만, 백서는 그게 아닐 것이다.”말을 마친 낙요는 유단청에게 당부했다.“하인들에게 알리거라. 앞으로 부진환이라는 이름을 꺼내지 말라고.”“그의 행방도 묻지 말아라.”유단청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부진환이 천궐국 사람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신분이 특수한 사람인 데다 대제사장이 다시는 그 이름을 꺼내지 말아라는 걸 보니 이유가 있는 게 분명했다.밥을 먹은 후, 낙요는 유단청에게 약재를 사 오라고 당부했다.재료를 마련한 후, 낙요는 방에서 혼자 분주했다.백서는 물어보고 싶은 게 한가득해 낙요의 정원까지 찾아왔으나, 감히 들어서지 못하고 결국 다시 떠나고 말았다.백서는 종일 마음이 어수선했다.부진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Read more

제2100화

낙요는 담담하게 웃었다. “이건 이미 바꿀 수 없는 사실이요.”“안으로 들여가시오. 이곳에 두면 길을 막으니까요.”유단청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과 함께 상자들을 하나씩 창고로 옮겼다.이날, 침서가 거하게 납폐 금을 보냈다는 사실이 온 도성에 퍼졌다.거리마다 이 일을 의론하고 있었다.“보아하니, 이번에 대제사장과 침서 장군이 정말 혼인하는 모양입니다.”“그러니까요. 두 달 전부터 소식은 있었는데 행동이 없으니, 수포가 된 줄 알았습니다.”“이번에 납폐 금까지 보냈다니, 혼사가 임박한 것 같습니다.”이 일은 아주 빠르게 퍼졌다.그리고 궁에서도 이 소식을 알게 되었다.황후는 하루 종일 기분이 없었다. 낙정이 도착하자, 태도는 더욱 안 좋았다.”“여기는 왜 온 것이야? 낙요와 침서가 곧 혼인한다는데 어서 방법을 생각해서 제지하지 않고?”“낙요와 침서가 혼례를 치르고 두 사람이 협력하면, 위협은 더욱 커진단 말이다.”낙정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낙요는 도주의 일을 이미 조사해 냈습니다. 제가 가봤는데, 약인을 만드는 우리 기지도 이미 찾아냈습니다.”“허계지는 이미 죽었습니다.”“다행히 허계지는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아, 우리를 거론하지 않았습니다.”“지금 낙요의 혼사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입니다.”이 말을 들은 황후는 눈동자를 반짝이더니, 낙정을 쳐다보았다.“혹시 부진환을 말하는 거냐?”낙정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오직 부진환만이 이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 부진환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쩌면 낙요와 침서의 혼사가 다가오는 틈을 타서 낙요를 죽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그럼, 이 일은 너에게 맡기겠으니, 날 실망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황후의 어투는 무거웠다.낙정은 공손하게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오직 낙요를 죽여야만, 그녀에게 다시 대제사장이 될 기회가 생긴다.궁을 떠난 후, 낙정은 곧바로 출궁했다.어두운 곳에 숨어 있던 한 궁녀가 황후의 침궁을
Read more
PREV
1
...
208209210211212
...
30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