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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8화

바로 그때, 난희가 다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께서 사람 몸에 짐승의 혼이 붙은 살수를 조사할 때, 침서는 낙정을 고문하여 도주영이라는 단서를 얻어냈습니다.”

“낙정이 추격당해 장군부로 도망쳐 온 그날 밤, 장군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모릅니다.”

낙요는 깜짝 놀랐다. 도주영의 단서도 낙정이 침서에게 준 것이었다.

교활한 낙정은 절대 사실대로 말했을 리가 없었다.

그러니 도주영에 덮어씌운 게 분명했다.

여국에 와서 있었던 모든 일을 회상하고 단서들을 이어보니 곧바로 황후가 떠올랐다.

낙정은 아마도 황후의 명을 받고 행동했을 것이다.

그 약인들도 황후가 낙정에게 내보내라고 명한 듯한 모양이다.

황후는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

그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만족하지 않는단 말인가?

생각에 잠겨 있던 낙요는 다시 고개를 돌려 난희를 보며 물었다.

“참, 구십칠이 왔던 그날 밤에 너도 있었느냐?”

이 말을 들은 난희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낙요는 난희의 반응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곧바로 난희가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 따라오십시오.”

낙요는 난희를 따라 그의 방에 들어섰다.

방문을 닫자, 난희는 서랍의 비밀 공간에서 비단함을 꺼내 낙요에게 건넸다.

비단함을 열어보니 피 묻은 불전련 세 개가 놓여 있었다.

낙요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난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구십칠이 온 그날 밤, 마침 장군께서 부에 돌아와 방에서 마주친 겁니다.”

“그 밀실에는 다른 통로가 없었습니다.”

“구십칠이 쓰러지던 그때, 마침 불전련 몇 개가 바닥에 떨어져서 제가 몰래 가져왔습니다.”

낙요는 비단함을 꽉 쥐었다.

심지어 구십칠이 잡히고, 명을 달리하는 마지막 모습까지 상상할 수 있었다.

낙요는 타오르는 분노를 애써 삼키고 평온한 어투로 말했다.

“알겠다.”

곧바로 낙요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이런 일들을 물어봤다는 걸 침서에게 알리면 너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난희는 고개를 숙이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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