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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6화

상녕이 침서의 손에 죽는 모습을 눈 뜨고 볼 수는 없었다.

침서는 온갖 수단을 써서 원하는 것을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만다.

절대 침서의 악독함을 얕볼 수 없다.

지금은 우선 상녕을 구하고 다시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기억을 회복한 낙요는 막 여국에 왔을 때 침서가 복종하는 모습도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침서는 아마도 성수를 복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낙요도 침서를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많은 사실을 깨달은 낙요의 마음속에는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

그러자 상녕이 갑자기 낙요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청연,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낙요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상녕의 확고한 눈빛을 바라보았다.

낙요는 마음이 흔들렸고, 확고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상녕에게 자신이 도망친 흔적을 숨겨달라고 했을 때, 침서가 화를 낼 거라고 예상했으나 상씨 가문의 체면을 봐서라도 상녕에게 무슨 짓을 벌이진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낙요가 틀렸다.

침서같은 사람의 수하 중에서, 그를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도주영을 뒤엎을 수 있으니, 다른 군영도 충분히 뒤엎을 수 있었다.

도성에 막 돌아온 이틀 동안, 낙요는 잠시 침서의 부에 머물렀다.

이튿날, 침서는 볼 일이 있다며 외출했으나 난희를 보내 시중을 들게 했다.

말로는 시중이지만 사실은 감시였다. 낙요가 상녕을 데려갈까 봐 걱정되었다.

난희는 세심하게 차를 따라주며 옆에서 시중을 들었다.

낙요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난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장군부에는 얼마나 있었느냐?”

난희가 답했다.

“5년입니다.”

낙요는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5년? 그래서 전에는 보지 못했구나.”

말을 마친 낙요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난희를 훑어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넌 참으로 나를 많이 닮은 것 같구나.”

난희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고개를 숙인 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낙요는 찻잔을 들고 무심하게 말했다.

“장군부에 5년 밖에 있지 않았는데 침서의 신뢰를 얻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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