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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4화

상녕은 두 손이 묶인 채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매일 침서가 사람들을 괴롭혀 죽이는 걸 목격했다.

그 수단은 극히 악독하고 잔인했다.

이를 본 상녕은 처음엔 그래도 무서웠지만, 하도 많이 보니 감각이 무뎌졌다.

상녕은 침서도 같은 생각일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많이 죽이면, 생명에 대한 경외심 따위는 전혀 없을 것이고 그에겐 그저 언제든지 밟아 죽일 수 있는 개미에 불과할 뿐이었을 것이다.

침서는 사람을 전혀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며, 그들도 하나의 생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침서는 느긋하게 상녕 옆으로 걸어갔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유히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이 제때 돌아오기를 기도하는 게 좋을 것이야.”

“그렇지 않으면, 너는 네가 한 일에 대해 처참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침서가 이런 태도일수록, 상녕은 낙요가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다.

낙요가 만약 이런 사람에게 시집간다면, 미래는 처참할 것이다.

“침서, 당신 같은 사람은 영원히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침서는 서늘한 눈빛으로 상녕을 슬쩍 쳐다보았다.

“닥치거라!”

--

며칠을 쉬지 않고 달렸다.

낙요는 마침내 도성에 도착했다.

침서와 낙요는 혼례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장군부에 도착하니, 장군부 곳곳에 초롱을 달고 오색 천으로 장식했으며 곧 잔치를 치르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삼엄한 시위들이 낯선 사람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모습은 몹시 썰렁했으며,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침서는 분명 혼인을 강요하는 것이다.

낙요는 곧장 대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녀를 본 그 시위들은 모두 안색이 확 변하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대제사장!”

목소리는 매우 컸다.

난희가 가장 먼저 달려 나왔다. 그녀를 발견한 난희의 심정은 뭐라고 형언할 수 없었다.

낙요가 돌아왔다.

이건 예상했던 일이었다.

“침서는?”

낙요의 어투는 약간 차가웠다.

다시 이곳에 발을 들이니, 그때의 평화로움과 친근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기억을 회복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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