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1741 - Chapter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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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1화

그러고 보면 어제는 정말 날씨가 좋았다.낙요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하늘이 그녀를 보살피는 것 같았다.낙요의 마당을 지나치게 되자 낙정은 그녀가 방으로 돌아가는 줄로 알았으나 낙요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낙청연!”낙요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난 볼일이 있다.”“하지만 눈이 크게 오는데요.”낙정은 다급히 방 안에서 우산 두 개를 꺼냈고 우유는 우산 하나를 건네받았다.“내가 하마.”우유는 우산을 펼치고 낙요의 걸음을 뒤쫓더니 낙요에게 우산을 씌워줘서 바람과 흩날리는 눈꽃을 막아줬다.그녀는 낙요와 단둘이 있을 기회를 노렸다.하지만 낙정이 기어코 따라왔다.“어디로 가는 겁니까?”낙정이 의아한 듯 물었다.그녀는 낙요가 지금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는 걸 눈치챘다.“난 내 일이 있으니 따라오지 말거라.”낙요는 낙정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낙요가 원래 사람을 잘 무시하는 성격이라는 걸 몰랐다면, 낙정은 아마 낙요가 자신을 의심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낙요가 고묘묘의 침궁에 도착했을 때는 눈이 더 크게 내렸다.낙요가 곧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호위가 곧바로 그녀를 막았다.“대제사장님, 공주마마를 만날 생각이라면 조금 기다리셔야 합니다. 제가 안으로 들어가서 보고하겠습니다.”낙요는 서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힐끗 보더니 팔을 뻗어 그들을 밀어냈다. 그녀는 말 한마디 하기도 귀찮았다.곧이어 대량의 호위들이 우르르 몰려와 낙요를 단단히 에워쌌다.“대제사장님, 공주마마의 침궁에 강제로 침입하시려는 겁니까?낙요는 차가운 시선으로 말했다.“난 내 사람을 데리러 왔다.”“날 막는 자는 죽음뿐이다.”그녀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매서운 살기에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호위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감히 섣불리 손을 쓰거나 길을 내어줄 수 없었다.낙정이 설득했다.“이곳은 공주마마의 침궁입니다. 폐하의 체면을 봐서라도 우선 저들이 보고하게 하면 안 됩니까?”낙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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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2화

고묘묘는 부진환의 등에 화살을 꽂았다.백서는 깜짝 놀랐다.“안 됩니다!”그러나 바닥에 엎드린 부진환은 꼼짝하지 않았다.화살을 꽂았는데도 반응이 전혀 없었다.고묘묘는 의아한 표정으로 깜짝 놀라며 말했다.“정말 죽은 건가?”고묘묘는 화살을 뽑은 뒤 허리를 숙여 부진환이 숨을 쉬는지 확인하려 했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부진환이 살기등등하게 눈을 번쩍 떴고 고묘묘는 깜짝 놀라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다.부진환은 순식간에 몸을 뒤집어 일어났고 차가운 손으로 고묘묘의 목을 졸라 그녀를 눈밭에 눌렀다.그러고는 잽싸게 화살을 빼앗아 고묘묘의 심장에 힘껏 찔러 넣었다.그렇게 용삼탕을 많이 마신 건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부진환은 젖 먹던 힘까지 전부 쥐어 짜냈다. 만약 이 일격으로 고묘묘를 죽이지 못한다면 그에게도 더는 방법이 없었다.화살이 가까워지는 순간, 고묘묘의 동공이 심하게 떨렸다. 금빛 화살의 매서운 빛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마음속에서 공포가 퍼져나갔다.고묘묘는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그렇게 금빛 화살이 고묘묘의 피부를 뚫고 그녀의 심장을 꿰뚫었다.피를 왈칵 토한 고묘묘는 더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옆에 있던 백서는 넋이 나갔다.바로 그때, 호위가 안으로 뛰어 들어왔고 그 광경을 본 순간 다들 안색이 돌변했다.그들은 곧바로 검을 들고 부진환을 베려 했다.“공주마마를 구해야 한다!”부진환은 엄청난 힘에 밀려 눈밭 위로 쓰러졌다.그는 차가운 눈밭에 누운 채로 저항하지 않았다.호위가 장검을 들고 그를 찌르려 했음에도 부진환은 꼼짝하지 않았다.그런데 장검이 닿기 직전, 돌연 검 하나가 마당 밖에서 날아와 호위가 들고 있던 장검을 떨어뜨렸다.낙요가 안으로 쳐들어온 것이었다.호위들은 그녀를 보자 다들 겁을 먹고 벌벌 떨었다.낙요의 눈빛이 부진환에게로 향했다. 피 칠갑을 한 부진환의 모습에 낙요는 깜짝 놀랐다.그의 가슴팍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보고서야 낙요는 안도했다.“내가 늦었군.”귓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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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3화

부진환은 침상 위로 옮겨졌고 낙요는 방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침서는 그 일을 전해 듣고 그곳에 도착했다.“낙요야?”침상 위 부진환을 본 순간 침서는 심장이 철렁했다. 부진환이 왜 돌아온 것일까?“낙요, 정말 그를...”낙요는 침서를 밖으로 밀었다.“상처를 치료해 줘야겠으니 먼저 나가세요.”문을 닫은 뒤 낙요는 곧바로 침상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호심환을 꺼내 부진환에게 먹였다.방안에 불을 피우자 이내 따뜻해졌다.낙요는 가위를 들어 부진환의 옷을 잘랐다.부진환의 상처를 본 낙요는 깜짝 놀랐다. 어쩌다가 이렇게 다친 것일까?오래된 상처에 새로운 상처가 더해진 모습은 처참했다.낙요는 가장 좋은 약을 써서 그의 상처를 싸맸다,그렇게 그녀는 방 안에서 꼬박 두 시진 동안 바빴고 침서는 계속 문밖에서 기다렸다.이때 궁에서 사람이 왔다.침서는 그제야 몸을 일으켜 나갔다.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이 공공이었다.“침서 장군, 대제사장님 계십니까?”“왜 그러시오?”침서가 의아해했다.이 공공은 난색을 보이며 초조하게 말했다.“대제사장님께서 노예 한 명을 데리고 오지는 않았습니까? 천궐국의 섭정왕 말입니다!”“그가 공주마마를 심하게 다치게 해서 지금 공주마마께서 목숨이 위태로우십니다.”“폐하와 황후 마마 모두 화가 나시었습니다.”“그래서 그 노예를 처형하겠으니 저에게 그 노예를 잡아 오라고 명을 내리셨습니다.”“그 노예는 어디 있습니까?”그 말을 듣는 순간 침서는 깜짝 놀랐다.부진환이 하마터면 고묘묘를 죽일 뻔했다니.“기다리시오.”침서는 몸을 돌려 내원으로 향한 뒤 낙요의 방문 밖에 섰다.“낙요야, 다 되었느냐?”“이 공공이 찾아왔다. 고묘묘가 목숨이 위태로워 부진환을 잡아가서 처형하겠다고 한다.”“곧 죽을 것 같다면 굳이 고생스럽게 그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그를 이 공공에게 넘기거라.”그가 말을 마치자 낙요는 방문을 열었다.그녀는 침서의 말에 놀라지 않고 차갑게 웃었다.“고묘묘가 죽이고 싶은 사람은 반드시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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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4화

부진환이 말을 하지 못해야 낙요가 기억을 떠올릴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그리고 사람을 시켜 낙요를 감시하면서 내친김에 부진환까지 감시하면 괜찮을 것 같았다.난희는 곧바로 독약을 한 그릇 달이고 그 방에 왔다.침서는 문가에서 난희가 약을 한 숟가락씩 부진환에게 떠먹이는 걸 지켜봤다.몇 숟가락 먹이고 나니 더 먹일 수 없었다.난희는 그릇을 들고 방을 나섰다.“양은 충분하니 효과가 있을 겁니다.”난희가 말했고 침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잘된 일이었다. 괜히 너무 많이 먹인다면 낙요에게 발각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방문을 닫은 뒤 침서가 분부했다.“오늘은 이곳에서 지키고 있거라. 죽게 놔두지 말거라.”“네.”침서가 떠난 뒤 난희는 방문을 닫고 약을 달이러 갔다.방 안, 침상에 누워있던 부진환은 눈을 번쩍 떴다.부진환은 몸을 뒤집어 자리에서 일어나 앉더니 침상 위에 놓여있던 잔을 들어 입 안에 머금고 있던 약을 전부 토해냈다.침서의 저택에 있는데 어떻게 감히 잠이 들 수 있겠는가?부진환은 아픔을 참으며 잔에 있던 독을 창문 밖에 쏟았다. 독은 눈밭에 쏟아져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곧이어 부진환은 아픈 몸을 지탱하며 다시 침상에 누웠다.-낙요는 이미 입궁했다.어깨의 눈을 털어내니 궁녀가 손난로를 가져왔고 그녀에게 두꺼운 망토를 입혔다.낙요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곧장 내전으로 향했다.그곳에는 많은 태의가 모여 있었고 황후와 황제는 초조한 마음으로 지키고 있었다.이 공공이 낙요를 데려오자 황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사나운 눈빛으로 낙요를 노려봤다.“공주를 다치게 한 노예는? 이 공공, 일을 이따위로 처리한 것이냐?”황후의 사납고 위엄 넘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전각 안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태의들은 감히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이 공공은 겁을 먹고 고개를 숙이며 해명하려 했는데 낙요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부진환은 이미 제 사람입니다. 그는 이미 노예영에서 제게 복종했습니다. 제가 이 공공에게 데리고 오지 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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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5화

진맥한 뒤 낙요는 다시 상처를 살폈다.위치가 정말 위험천만했다. 하마터면 심맥을 다칠 뻔했다.“이곳은 내게 맡기고 너희는 나가보거라.”사람들이 전부 나간 뒤 낙요는 미리 챙겼던 호심환을 꺼내 고묘묘에게 먹였다.그러고는 그녀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나서 처방을 내준 뒤 약을 달이게 했다.그녀는 직접 고묘묘에게 약을 먹이고 침을 놓았으며 약을 먹은 뒤 고묘묘의 반응을 살폈다.낙요는 온종일 그곳을 지켰다.황제와 황후 또한 전각에 하루 종일 있었다.고묘묘가 죽는다면 낙요는 그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었다.하지만 다행히도 날이 저물자 고묘묘가 깨어났다.황후는 곧바로 방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며 고묘묘의 손을 꽉 잡았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묘묘야.”고묘묘는 입을 달싹였다.“모후...”“정신을 차렸다니 다행이다.”낙요는 황제와 방에서 나왔다.“폐하, 공주마마께서는 이제 괜찮으실 겁니다. 앞으로 살뜰히 몸조리하며 제때 약을 먹는다면 완치될 겁니다.”“하지만 공주마마께서는 크게 다치셨으니 적어도 한 달 정도 휴양해야 걸을 수 있을 겁니다.”“공주마마께서 급한 마음에 침상에서 내려와 스스로 골칫거리를 만들다가 상태가 심각해진다면 절 탓하셔서는 안 됩니다.”낙요는 지금 당장 생명에 지장이 없음을 보장할 뿐, 앞으로 고묘묘가 잘 살 거라고는 장담하지는 않았다.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겠다.”곧이어 황제는 또 궁금한 듯 물었다.“대제사장, 왜 그 노예를 그렇게 보호하는 것이냐?”“그와 예전에 알던 사이였느냐?”황제는 이상함을 느꼈다.그는 낙청연과 부진환의 관계는 알고 있었지만 낙요와 부진환은 관계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모릅니다.”“그는 천궐국 섭정왕이지 노예가 아닙니다.”낙청연이 황제의 말을 바로잡았다.황제는 허탈하게 웃었다.“대제사장에게는 본인만의 생각이 있을 테니 짐은 간섭하지 않겠다.”“공주가 괜찮다면 그만이다.”“고맙다.”“짐이 이미 사람을 보내 대제사장의 저택을 청소하게 했으니 가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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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6화

침상에서 깨지 않은 척하고 있던 부진환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5, 6년간의 기억이 없는 것 같다고?설마 청연일까?침서는 방 안으로 들어가며 나지막하게 웃었다.“지금 이대로도 괜찮지 않으냐?”“그 5, 6년간의 기억이 다 즐거웠던 기억은 아닐 테니 말이다. 널 괴롭게 만드는 기억이라면 차라리 잊는 게 낫지.”“지금 네 몸이 이 정도로 회복한 걸로도 충분하다. 그러니 기억을 되찾기를 바라지는 말거라.”그 말에 낙요는 체념했다.기억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업을지는 운명에 맡길 생각이었다.“이번에 넌 이자를 구하기 위해 고묘묘를 구했다. 그럴 가치가 있느냐?”침서는 낙요의 맞은편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소식이 참 빠르시군요.”“하지만 고묘묘를 구하지 않는다면 저 또한 처벌을 피하지 못했을 겁니다.”낙요는 무덤덤한 어조로 말했다.“비록 황족이 대제사장에게 예의를 갖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공주를 제멋대로 죽일 수는 없습니다.”“대제사장의 존재는 여국의 안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며 황족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지요.”침서는 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낙요는 기억을 잃었다. 만약 그녀가 자신이 예전에 고묘묘와 죽일 듯이 싸웠다는 걸 안다면 오늘 고묘묘를 구한 것을 후회할지도 몰랐다.하지만 상관없었다. 낙요가 대제사장이 된다면 말이다.“참,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제 사매의 종적은 찾았습니까?”침서는 의아했다.“사매라니?”“온심동 말입니다.”낙요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침서는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그건 모르겠다.”“내가 사람을 시켜 찾아보마.”지금의 낙요는 많은 기억을 잃었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천기당에서 누군가에게 죽임당한 사실도 기억하지 못했다.그리고 온심동에 대한 기억도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았을 때 머물러 있었다.지금 온심동이 실종됐으니 분명 초조할 것이다.하지만 침서는 알려줄 수 없었다. 그녀의 사매는 낙요가 본인의 두 손으로 직접 죽였다는 걸 말이다.그래서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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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7화

왠지 모르게 낙요는 자신이 굉장히 중요한 일을 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그 말을 듣자 침서는 마음이 많이 놓였다.그는 온화하게 웃어 보였다.“그래. 시간을 주마.”“너도 너무 많은 부담을 갖지 말거라.”“내일 널 대제사장의 저택으로 데려다주마.”“널 위해 호위 두 명을 찾았다. 그들이 앞으로 널 지켜줄 것이다.”낙요가 황급히 말했다.“너무 많습니다. 한 명이면 충분합니다.”“그래. 한 명만 보내마.”...침서는 늦은 밤까지 낙요와 함께 있다가 낙요가 옆 방으로 가서 쉬자 그제야 떠났다.사람들이 다 떠난 뒤 침상 위 부진환은 눈을 뜨고 방 안의 바람 소리를 들었다. 그는 마음이 무거웠다.만약 낙요가 낙청연이 부활한 것이라면, 또 많은 기억을 잃었다면... 그건 그거대로 나쁘지 않았다.그를 잊고 예전의 모든 괴로움을 잊는다면 말이다.현재 그녀는 대제사장이었으니 누구도 쉽게 그녀의 목숨을 위협하지 못할 것이다.-다음 날도 계속해 큰 눈이 내렸다.낙요는 대제사장의 저택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했다. 그녀는 다른 건 챙기지 않고 침서가 그녀를 위해 준비한 호위 계진(溪辰)만 데려갔다.마차가 대제사장의 저택으로 향하는 와중에 낙요는 계진의 집안 상황을 물어보며 그의 과거를 알아보려 했다.낙요는 그가 물어보는 건 다 답하지만 물어보지 않은 건 대답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그들은 곧 침묵을 유지한 채 대제사장 저택에 도착했다.대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낙요는 낙정이 그곳에 있는 걸 보고 의아해했다.하인 한 명이 낙정의 분부에 따라 마당의 눈을 치우고 있었다.낙요는 의아해했다.“왜 이곳에 있는 것이지?”낙정은 웃으며 대답했다.“왔습니까?”“폐하께서 사람을 시켜 청소를 다 해놓았는데 분명 뭔가 부족할 거라고 생각되어 미리 와서 살펴봤습니다.”“저택의 하인들은 이미 다 구했습니다. 시중을 들 하녀도 두 명 추가했는데 어떤가 보시지요.”낙정의 열정적인 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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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8화

낙요는 살짝 당황했다.낙정이 웃으며 말했다.“오해하지 마세요. 전 그저 우연히 나침반을 꺼내는 걸 봤는데 예전과 다른 것 같아서 한 말입니다.”“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계십니까?”낙정은 자연스럽게 물으며 낙요를 떠보았다.그런데 낙요는 정말 나침반을 꺼내 힐끗 보며 물었다.“이 위에 있는 물건 말이냐?”“이건 침서가 내게 준 겁이다.”“나도 이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그 순간 낙정은 소매를 꽉 쥐며 흥분했다.역시 나침반은 낙요에게 있었다!그날 낙요는 서혼진에서 도망쳤고 낙정은 그녀에게 몸을 지키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산속에서 오랫동안 찾아봤는데도 낙청연의 나침반을 찾지 못했는데, 침서가 나침반을 낙요에게 준 것 같았다.낙요는 나침반을 거두어들였다.낙정은 시선을 거두고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그러나 그녀는 속으로 어떻게 나침반을 빼앗아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이내 결과를 얻었다.낙요가 죽어야만 한다!그래야만 나침반을 빼앗을 수 있었다.“공주마마의 죽음을 책임지겠다니, 이번에는 정말 배짱이 크더군요. 고묘묘가 정말 죽었다면 부진환을 위해 목숨을 바칠 뻔했으니 말입니다.”낙요는 덤덤히 말했다.“당연히 확신이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역시 예전과 똑같군요.”낙정은 웃었다.음식을 조금 먹은 뒤 낙정이 또 말했다.“참, 오늘 제가 온심동의 종적을 찾아봤는데 도성에 없더군요.”“제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아마 고묘묘가 온심동을 도성 밖으로 빼돌렸을 겁니다.”그 말에 낙요는 미간을 구기고 물었다.“다른 실마리가 있느냐?”“도성에서 나간 뒤 어디로 간 것이냐?”고묘묘는 무엇 때문에 온심동을 잡으려 한 것일까? 낙요를 위협하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낙요는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온심동을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온심동이 실종됐을 때 고묘묘는 그녀가 돌아온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빨리 그녀를 위협하기 위해 온심동을 잡았을 리가 없었다.“그건 조사할 수 있습니다. 빠르면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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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9화

그렇게 백서는 예전에 있었던 일을 숨김없이 얘기했다.그녀는 혹시라도 낙요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까 아주 상세히 얘기했다.하지만 그녀가 말한 한 사람의 이름에 낙요는 미간을 좁혔다.“낙청연이 누구지?”백서는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난색을 드러내며 말했다.“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죽은 자이니 말입니다.”“부진환은 낙청연의 죽음 때문에 큰 상심에 빠졌고 고묘묘에게 갇힌 채로 몇 달을 시달렸습니다.”낙요는 그 얘기에 흥미가 생긴 건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큰 상심에 빠졌다고? 그는 고묘묘를 찔러서 다치게 했다. 고묘묘의 심장에서 조금만 비켜 나가지 않았더라면 고묘묘는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그런 사람이 큰 상심에 빠졌다고?”게다가 낙요는 그날 청봉산에서 부진환이 그녀 대신 화살을 막은 걸 기억했다.무공이 약하지도 않는 데다가 큰 상심에 빠진 사람 같지 않았다.백서는 미간을 구기고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녀는 안타까운 어조로 말했다.“그는 저 때문에... 절 위해서 살아가지 않았다면 아마 오래전 죽었을 겁니다.”“제가 그에게 살아야 한다고 설득하지 않았다면 그는 죽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고묘묘의 지독한 괴롭힘을 당할 필요도 없었을 겁니다.”백서는 미안한 듯 말했다.낙요는 그 모습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러니 날 따르려는 건 부진환을 위해서인가?”“둘이 한 쌍이냐?”백서는 살짝 당황하더니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하지만 낙요는 부진환을 걱정하는 그녀의 모습에 자신의 추측이 옳을 거라고 짐작했다.백서는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대제사장님, 제발 승낙해 주십시오!”낙요는 안타까운 어조로 말했다.“참 애달픈 한 쌍이구나.”“잘 고민해 보거라. 날 따른다면 주인을 배신하는 셈이 된다.”“네 전주인을 깨끗이 있고 오직 나만을 위해 움직이고 나의 명령만을 따를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겠느냐?”“두말없이 말이다.”백서는 확고한 어조로 말했다.“그렇습니다!”“전 앞으로 대제사장님의 명령만 따르겠습니다!”백서는 고묘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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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0화

낙요는 대청으로 향했다.“데리고 오거라.”우유는 이내 안내를 받고 들어왔다.뜨거운 차가 나오자 낙요는 찻잔을 들고 손을 덥혔다. 그녀는 느긋하게 물었다.“난 무슨 일로 찾은 것이지?”우유는 주위를 쓱 둘러본 뒤 문밖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낙요와 더욱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대제사장님, 한 사람을 꼭 경계하고 쉽게 믿지 말라고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우유는 낙정이 낙요를 죽이려 했다는 걸 똑똑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낙요는 그 일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이렇게 은근히 돌려서 말한다면 낙요가 알아차릴지 몰랐다.낙요는 흠칫하더니 이내 입꼬리를 당기며 웃었다.“내게 이런 얘기를 하는 목적이 무엇이냐? 내가 널 믿게 하려고?”우유는 그 말을 듣고 화들짝 놀라더니 황급히 말했다.“대제사장님, 전 절대 대제사장님을 해치지 않을 겁니다.”“지난번에도 청봉산의 함정을 피해야 한다고 진심으로 귀띔해 주고 싶었습니다.”그 말을 들은 낙요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러면 넌 왜 나를 도와주려는 것이지?”그녀가 기억하기론 그녀와 우유 사이에는 별로 친분이 없었다.그런데 왜 이번에 돌아오고 나서 모든 이들이 이렇게 많이 변화한 것일까?우유는 진지하게 말했다.“솔직히 얘기해서 대제사장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저희에게는 공동의 적이 있습니다.”“그러니 대제사장님을 돕는 것이 저 자신을 돕는 것과 같지요.”낙요는 그 말을 듣고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고묘묘와 원한이 있는 것이냐?”“무엇 때문이지?”우유의 표정에 슬픔이 스쳐 지나갔다.“친구를 위해서입니다.”낙요는 잠깐 생각하다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낙청연이라는 자냐?”우유의 눈동자가 빛났다.“그녀를 아는 것입니까?”낙요는 웃음을 흘렸다.“오히려 모르기가 힘들지.”“낙청연이 죽어서 그녀를 위해 복수하려는 것이냐?”우유는 고개를 끄덕였다.낙요는 잠깐 고민한 뒤 말했다.“협력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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