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421 - 챕터 1430

3009 챕터

제1421화

그 얼굴은 확실히 우경성의 것이었다.“이번에는 너희 차례다.”그의 음산하고 거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구십칠은 수중의 장검을 움켜쥐며 벙어리와 우유 두 사람을 지켰다.천천히 앞으로 나선 낙청연의 눈동자에 살기가 일었다.그녀는 눈을 감았다.“우단봉, 이제 네 복수를 하거라.”낙청연은 자기 몸을 우단봉에게 완전히 맡겼다.다시 눈을 떴을 때, 얼굴은 여전히 낙청연의 얼굴이었지만 눈빛은 더없이 매서웠고 벌게진 두 눈동자에는 증오가 가득했다.우단봉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우경성, 너와 나의 원한을 오늘 끝내야겠다.”“널 어떻게 죽여야 내 한이 풀릴까, 십여 년 동안 끊임없이 생각했다.”“그런데 당신은 이미 죽었더군.”“하지만 상관없어. 오늘 난 반드시 당신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그에게로 돌진했다.검이 부딪히는 매서운 소리가 들렸다.그런데 바로 그때, 우경성이 벽 쪽으로 돌진해 천참검을 덥석 잡은 뒤 몸을 날려 방에서 도망쳤고 우단봉이 그의 뒤를 바짝 쫓았다.벙어리의 안색이 확 달라졌다. 천참검! 복맹은 천참검을 들면 인검합일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비록 지금 그의 몸 안에 있는 건 우경성이지만 그가 천참검을 가진다면...벙어리는 낙청연이 조금 걱정됐다.우경성은 복맹의 몸 상태가 어떤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복맹의 몸은 이미 심하게 썩은 상태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단봉은 낙청연을 고려해야 했다.그런 생각이 들자 벙어리는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그들은 곧 방에서 나왔다.낙청연과 복맹은 격렬히 싸우고 있었고, 그들의 움직임에 강풍이 몰아쳐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천참검을 든 복맹은 확실히 실력이 훨씬 강해졌다. 치열한 전투 끝에 낙청연의 몸에 상처가 많이 생겼다.하지만 낙청연의 몸을 조종하는 우단봉은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옆에서 보고 있던 벙어리는 초조하기 시작했고, 구십칠도 알아차렸다.“천참검이 저자의 손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군.”벙어리는 구십칠과 시선을 주고받았고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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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2화

머리가 잘린 몸이 검을 들고 낙청연을 향해 다가갔고 뒤에서는 쇠사슬에 세 사람이 끌려가고 있었다.세 사람이 온 힘을 다해도 우경성을 막을 수 없었다.우경성의 몸에는 머리가 없었기에 몸을 조종하기가 무척 어려웠다.낙청연은 검을 들고 계속해 복맹의 몸을 베려 했다. 과거 우경성이 우단봉의 사지를 잘랐을 때처럼 말이다.그녀는 미친 듯이 복수하며 분풀이를 했다.한 번, 또 한 번, 팔이 잘렸고 천참검도 팔과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이번에는 두 다리가 잘렸다.우단봉은 눈이 벌게져 미친 듯이 복수했다.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를 보니 눈앞이 빨갛게 물든 것만 같았고, 하늘과 땅이 피비린내로 가득 찼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세 사람은 전부 놀랐다.그들은 이렇게 잔인한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비록 몸이 없어졌지만 우경성은 아직 죽지 않았다.그가 시체에서 튀어나와 도망가려 하자 우단봉이 호통을 쳤다.“우경성! 도망칠 생각 하지 마! 네가 다시는 환생하지 못하게 만들어 주겠어!”그녀의 체내에서 힘이 세차게 솟구치면서 광풍이 일기 시작했다. 낙청연은 당장이라도 몸이 터질 것만 같았다.그녀는 우단봉을 말리고 싶었지만 입조차 열 수 없었다.낙청연의 얼굴에 붉은 핏발이 거미줄처럼 퍼져나가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던 벙어리는 심장이 철렁했다.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가 경공을 써서 낙청연을 끌어안았다.우단봉이 화를 내며 소리를 쳤다.“비켜!”벙어리는 낙청연을 꽉 껴안은 채로 감히 손을 놓지 못했다. 우단봉이 계속 이런다면 낙청연은 죽게 될 것이다!같은 시각, 낙청연은 천천히 의식이 흐릿해졌다.그녀의 몸은 우단봉에게 장악당했고 낙청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강렬한 압박감으로 인해 낙청연은 자신이 언제든 터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녀를 죽어라 껴안고 있는 아토의 모습이었다.벙어리는 주먹을 두 대 맞고 피를 토했다. 낙청연의 눈동자가 완전히 빨개진 걸 본 그는 애가 탔다.“네가 뭘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낙청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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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낙청연은 우경성을 산에 가둬둘 수 있길 바랐다. 만약 그가 다른 사람의 몸에 빙의해 산 아래로 도망친다면 큰일이었다.하지만 낙청연은 지금 쫓아갈 힘이 없었기에 벙어리와 함께 약 창고로 향했다.그들이 도착했을 때 구십칠과 우유가 이미 그곳에 있었다.우유는 약을 달이고 있었고 구십칠은 옆에서 약재를 찾고 있었다.“괜찮습니까?”구십칠이 걱정스레 물었고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괜찮다.”구십칠은 들고 있던 상자를 꺼냈다.“용삼 하나만 찾았습니다.”상자를 건네받은 낙청연은 그것을 벙어리에게 건넸다.“일을 해결한다면 다시 처방을 내려주겠소. 몸이 완전히 낫지는 못해도 적어도 목숨을 연장할 수는 있을 것이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가면 아래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용삼을 건네받았다.구십칠은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이곳 약재 창고는 너무 큽니다. 그리고 아직 불전연을 찾지 못했습니다.”“그리고 이 안을 보세요. 누군가 뒤진 흔적이 있습니다. 동운수는 어쩌면 우리를 속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누군가 불전연을 빼앗았을 수도 있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우연이라기엔 이상하구나. 우리가 도착했을 때를 틈타 한발 먼저 불전연을 빼앗다니.”“다른 약재는 손도 안 대고...”구십칠도 이것이 사실이라는 걸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정말 이곳에서는 불전연을 찾을 수 없었다.“그리고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쉽게 산을 오른 걸까? 우리는 귀도에 왔다가 수도 없이 죽을 뻔했다.”“이 사람도 귀도에 왔다면 왜 우리는 그를 발견하지 못한 것일까?”낙청연은 생각에 잠겨서 추측했다.“만약 이 사람이 정말 이때를 틈타 불전연을 빼앗았다면 분명 날 노리고 왔을 것이다.”“어쩌면 천궁도의 사람일지도 모르겠다.”저번에 암시장에서 불전연을 경매했을 때도 천궁도 사람이 비싼 값을 지급하고 불전연을 빼앗아 갔다.이때 우유가 달인 약을 들고 왔다.“불전연은 없지만 여기 희귀한 약재가 꽤 많습니다. 내상을 치료할 수 있으니 다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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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당신은 이곳에 남고 다른 이들은 물러가시지요.”낙청연은 그 사내를 보며 말했다.뒤이어 다른 사람들은 잇달아 떠났다.그 사내는 몸을 일으켜 낙청연의 앞에 섰다.“성주께서는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낙청연이 물었다.“오늘 이 산에 정말 누군가 약재를 빼앗았습니까? 이미 사람을 보내 쫓게 하지 않았습니까? 단서가 있습니까?”“사람이 온 것은 사실입니다. 약 열 명 정도였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도망쳤습니다. 당시 모든 이들이 앞에 주의를 기울이는 바람에 누군가 약 창고를 습격했다는 걸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그들은 도망쳤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천궁도의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짙어졌다. 게다가 일부러 그녀와 대적하려는 듯 한발 먼저 불전연을 빼앗았다.낙청연은 눈앞의 사내를 전혀 알지 못했다.그녀가 물었다.“당신의 등에 노예 낙인이 찍혀 있습니까?”그 말에 사내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낙청연은 이 말로 인해 그가 자신이 우단봉이 아니라는 걸 의심하게 될 거란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우단봉인 척해서 이 귀도를 이어받을 생각이 없었다.“당신도 알겠지만 전 우단봉이 아닙니다.”사내는 살짝 당황하며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는 낙청연을 성주라고 이미 인정했다.그가 설명을 이어갔다.“지난 시간 저는 줄곧 같은 꿈을 꿨습니다. 어느 날 성주께서 협객 한 명, 벙어리 한 명과 함께 돌아오는 꿈이었습니다.”“오늘 발생한 일을 전 모두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전 이곳까지 쫓아왔고 문밖에서 성주령을 발견했습니다.”“이것은 하늘이 절 인도한 것입니다. 당신이 바로 성주입니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은 이야기를 잘 꾸몄다. 낙청연도 하마터면 그의 말을 믿을 뻔햇다.아마 우단봉이 낙청연을 성주로 인정하라고 그를 인도한 것 같았다. 지금 귀도는 무장지졸이었기에 이 사내는 그녀가 도망칠까 두려웠다.그래서 낙청연이 우단봉이 맞든 아니든, 낙청연이 성주여야 했다.그저 대놓고 말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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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5화

그들은 겨우 우단봉과 우경성을 따라잡았다.두 사람이 싸우는 곳, 그 숲속에서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마저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듯했다. 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데리고 바위 뒤에 몸을 숨겼다.숲속이 너무 혼란스러워 우단봉과 우경성이 똑똑히 보이지 않았다. 그저 사악한 기운 두 개가 한데 뒤엉킨 것만 느껴졌다.낙청연은 원래 도울 생각이었지만 우단봉이 그녀를 저지했다.“넌 일단 움직이지 말거라. 내가 그를 잡을 때까지 기다리거라!”그래서 낙청연은 얌전히 기다려야 했다.우단봉이 우경성을 완전히 가둬둘 때까지 기다리자 숲 속이 점차 평온을 되찾았다. 낙청연은 그제야 다가갔다.붉은 옷을 입은 우단봉이 우경성의 목을 꽉 조르고 있었다.그러나 우단봉의 증오 어린 눈동자에서 피가 흐를 것만 같았다.그녀는 우경성을 목 졸라 죽일 수 없었다.“손 쓰거라. 이자를 소멸시켜 버려.”낙청연은 곧바로 부적을 꺼내며 우단봉을 바라봤다.“내가 던지면 바로 피해야 한다!”우단봉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낙청연이 부문을 던졌을 때, 우단봉은 피하지 않았다.한 줄기 금빛이 두 사람을 감쌌다.낙청연은 경악으로 물든 얼굴로 우단봉을 바라봤다.“너...”우단봉은 웃었다.“이렇게 해야만 도망치지 않는다.”“난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 복수를 했으니 후회도, 원망도 없다.”“나도 함께 사라지게 해주거라.”“난 아직 제정신이니 망설이지 말거라.”우단봉은 강렬한 원망 속에서 자신을 잃게 될까 두려웠다. 그리고 복수한 뒤에는 뭘 해야 할지 알지 못했고, 의식이 없는 악귀가 되는 건 아닐까 두려웠다.그럴 바에야 차라리 사라지는 게 나았다.낙청연은 이를 악문 뒤 나침반을 꺼냈다.우경성은 아직도 필사적으로 버둥거리고 있었다.“놓거라! 넌 죽고 싶을지 몰라도 난 아니다!”하지만 너무 늦었다.낙청연의 나침반에서 금진이 직격탄을 날렸다.나침반이 격렬히 요동치다가 멈추는 순간, 두 사람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혼백이 산산이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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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6화

구십칠은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다급히 달려간 낙청연은 불전연을 보고 몹시 기뻐했다.“그 사람들이 가져갈 때, 아마 부주의로 떨군 거 같습니다.”구십칠은 말을 하며 창문을 열었다. 창턱에는 확실히 발자국이 남아있었다.“운도 참 좋습니다. 불전연을 다 줍다니!”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하늘이 날 돕는구나!”불전연 한 송이밖에 찾지 못했지만, 낙청연에게는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낙청연은 또 얼마간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곧이어 낙청연은 벙어리에게 약 처방을 써주었다, 그리고 약고에서 약재를 찾아, 약 몇 첩을 지어주며 가져가서 마시라고 했다.약을 마신 후, 정 아저씨가 들어왔다.“성주, 시신은 이미 처리하였습니다. 다음 계획은 무엇입니까?”낙청연이 말했다. “동운수의 방으로 안내하십시오.“예! 알겠습니다.”곧이어 낙청연은 동운수의 정원에 도착했다. 정 아저씨가 말했다. “성주, 혹시 이 방안의 배치를 바꾸시겠습니까? 제가 바로 안배하겠습니다.”낙청연은 방안을 보더니, 곧바로 서방으로 갔다.낙청연은 서방에서 포방도(佈防圖)를 찾았다. 확실히 일전에 우단봉의 손에서 찢어낸 그 페이지였다.이 산 위의 기관은 그야말로 정밀했다.정 아저씨기 옆에서 해명했다. “이 포방도는 우단봉이 그린 겁니다. 후에 우단봉이 죽고 우경성이 이 포방도로 지금 산 정상의 기관을 설치하였습니다.”“이전 것과 똑같습니다.”낙청연은 사색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곧 물었다. “예전 그곳은 이미 황폐해졌던데, 예전에도 절벽이었습니까?”정 아저씨가 말했다. “예전에도 절벽이었습니다. 하지만 밧줄이 많았고 또한 아주 튼튼했습니다.”“우단봉이 죽은 후, 우경성은 일부러 화약으로 그 다리들을 전부 폭파했습니다.”“가장 일반적이고 별로 튼튼하지 않은 다리 하나만 남겨놓았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의아했다. 그럼, 그 다리가 바로 그들이 뱀 굴에서 나왔던 그 다리이다.“정 아저씨, 우단봉이 다리 밧줄을 만들 때, 아저씨도 귀도에 계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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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7화

낙청연은 그 마음을 이해했다. 그녀는 곧바로 해명했다. “노예 낙인은 주로 금혼부입니다. 제가 아저씨의 금혼부를 없앨 수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정 아저씨는 깜짝 놀랐다.“없앨 수 있습니까? 이것은……”이건 제사장 일족만이 해제할 수 있는 금혼부이다!제사장 일족 아니면 그 누구도 없앨 수 없다!이때, 구십칠이 걸어 들어오면서 웃으며 말했다. “제 몸에도 금혼부가 있었는데 성주가 없애 줬습니다. 정 아저씨, 성주를 한 번 믿어 보십시오.”이 말을 들은 정 아저씨는 깜짝 놀라더니, 곧바로 상의를 벗어버렸다.낙청연은 즉시 금혼부를 해제했다. 그 흉터에 있던 금문은 사라지고 흉터만 남았다.정 아저씨는 거울을 들고 동경에 비춰보더니, 등에 있던 금혼부가 사라진 걸 확인하고 순간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그는 낙청연 앞에 털썩 무릎을 꿇더니 말했다. “정정은 앞으로 성주를 위해 불바다에 뛰어드는 일일지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일어나십시오.”“어서 가서 이 산에 있는 모든 진귀한 보물을 점검해 보고 저에게 장부를 주세요.”“예! 알겠습니다.”정정은 즉시 떠났다. 그는 생기가 넘쳤으며 몹시 기뻐했다.구십칠은 정정의 경쾌한 발걸음을 보고 저도 몰래 웃으며 말했다. “성주, 정정은 이제 성주를 위해 일편단심 충성할 겁니다.”“앞으로 귀도의 세력을 키우실 생각입니까?”낙청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당연하지. 앞으로 귀도는 더욱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 것이다.”“노예곡에 있는 너의 가족과 친구들은 내가 방법을 생각해서 구해낼 거다. 그럼, 그때 그들을 일단 귀도에 안치하자 꾸나.”“필경 여국의 수백 년 동안 내려온 제도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그러니 노예곡은 아마 앞으로도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다.”구십칠의 눈동자는 반짝이었다. 그의 눈빛은 유달리 확고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성주를 믿습니다!”--그 후, 정정은 장부를 가져왔다. 책자는 손바닥만큼 두꺼웠고, 위에는 모두 창고에 있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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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낙청연은 마음속으로 깜짝 놀랐다. 침서가 왜 왔을까?“내가 나가 볼게.”낙청연은 즉시 하산했다.낙청연이 하산 했을 때, 침서가 마침 산을 태워버리려고 했다.멀리서 내려오는 사람을 보더니, 그는 성난 목소리로 협박했다. “당장 낙청연을 풀어주거라! 그렇지 않으면 이 산을 전부 태워 버릴 것이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번엔 그래도 때맞게 왔네.“침서! 멈추십시오!”낙청연의 목소리를 들은 침서는 깜짝 놀라더니, 즉시 앞으로 달려왔다. 그녀를 본 침서는 감격해마지 않았다.“괜찮으냐?”이 말을 하며 침서는 낙청연의 손을 덥석 잡아 그녀를 자신의 등 뒤로 끌어당겼다. 그는 정 아저씨 등 사람들을 경계하며 말했다. “저 사람들이 너에게 무슨 짓을 했느냐?”낙청연은 침서를 밀쳐내면서 말했다. “저는 괜찮으니, 어서 당신 부하들을 멈추게 하십시오! 당장 불을 끄십시오!”낙청연은 귀도의 포방도에서 아주 많은 도랑과 저수지를 보았다. 일단 불이 붙어도, 반드시 끌 수 있다.그러니 산이 타버릴 걱정은 없다.하지만 낙청연은 저수지의 기관 장치를 함부로 건드릴 생각이 없었다.침서가 즉시 손을 흔들자, 다른 사람들은 불을 껐다.침서는 낙청연을 옆으로 끌어당기더니, 친절하게 물었다. “아요, 왜 한마디 말도 없이 귀도로 온 것이냐? 내가 얼마나 너를 찾아 헤맸는지 아느냐?”“나는 제사장 일족을 전부 다 뒤졌고, 도성 전체도 샅샅이 뒤졌다. 하마터면 천궐국에 너를 찾으러 갈 뻔했다.”“앞으로 또 가야 할 곳이 있으면, 나에게 먼저 귀띔이라도 해주면 안 되겠느냐?”침서는 긴장한 표정으로 매우 조급해했다.낙청연이 물었다. “그럼, 당신은 저를 어떻게 찾은 겁니까?”낙청연은 침서가 사사건건 다 알고 있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그에게 이 일을 말해주지 않았다. 낙청연은 침서와 시종일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싶었다.“수단을 좀 썼지. 제사장 일족의 사람을 추궁했다. 그들이 말하길. 우유의 방에서 어떤 쪽지를 보았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나는 네가 귀도에 우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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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9화

“생각해 보니, 온심동은 내가 귀도에서 죽은 줄로 알고 무척 기뻐하겠구나.”우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며 물었다. “무슨 계획이 있느냐?”낙청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천천히 일을 열었다. “침서가 이번에 가져온 소식에 의하면 천궁도가 요즘 해씨 집안에 들러붙었다고 하던데, 온심동이 또 재주를 발휘해야 할 때가 되었구나.”“그러니 내가 마땅히 온심동에게 큰 선물을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야만 그녀가 나에게 준 선물에 보답하지.”우유가 물었다. “그럼, 우리 언제 돌아가느냐?”낙청연은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다녀올 곳이 있다. 그곳에 갔다 와서 바로 하산하자.”우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밤이 아직 깊어지지 않았다. 우유가 떠난 후, 낙청연은 바로 벙어리의 방문 밖으로 걸어갔다.방문을 닫고, 낙청연은 직설적으로 말했다. “며칠 후에 산에서 내려갈 것이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당신의 상처가 여전히 좀 걱정되니, 검사해 봐야겠소.”산에서 내려가면, 그들은 아마 자주 만날 기회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의 상처도 더는 치료해 주지 못한다.벙어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옷을 벗었다.벙어리의 상처를 볼 때마다, 낙청연은 여전히 충격을 받는다.그의 몸은 허약하다 못해 뼈대만 남았다. 그는 이 상처 때문에 꼴이 말이 아니었다.낙청연은 조제한 연고로 다시 약을 발라주었다.“외상을 치료하는 약도 좀 준비했으니, 산에서 내려가면 혼자서 약을 자주 바꿔줘야 하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만약 상처가 재발하면, 나를 찾아오시오. 찾기 어렵지 않을 것이오.”오히려 낙청연이 벙어리를 찾으려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한참 말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누군가 방문을 한 발로 걷어 찼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노기등등해서 문밖에 서 있던 침서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밤늦게 뭐하는 짓이냐?”실눈을 뜬 침서의 눈빛에 한 줄기 살의가 스치더니 벙어리의 몸에서 눈길을 멈췄다.“저 사람은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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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0화

그녀의 가족에게 쓴 서신들이었다.보아하니, 서신을 쓴 시간대는 모두 달랐다.낙청연은 서신을 뜯어보지 않았다.이 서신들은 우단봉이 가족을 배신 한 후에 쓴 것 같았다.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속마음을 얘기한 것 같다.우단봉은 우경성에게 죽임을 당한 후, 이 서신들을 보내지 않은 것을 후회한 적이 있을 거다.최소한, 가족들에게 몇 마디 안부만 전했어도,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었을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낙청연은 아직도 우단봉의 부모를 찾아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서신들을 그녀는 모두 갖고 갈 것이다. 이건 그녀가 우단봉을 만났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물건을 손에 넣자, 그들은 산에서 내려가려고 했다.벙어리는 그들과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낙청연은 때가 되면 벙어리를 산에서 내려보내라고 정 아저씨에게 분부했다.그들이 떠나갈 때, 부진환은 산 정상에서 조용히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비록 숲은 무성했지만, 그는 낙청연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별로 오래 함께 지내지도 못한 것 같은데 또 헤어져야 했다.“청연, 다음에 만날 땐, 이런 위험한 곳이 아니었으면 좋겠구나.”산에서 내려가던 낙청연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산 정상을 쳐다보았다.침서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더니 물었다. “왜 그러느냐?”낙청연은 고개를 돌리더니 계속하여 가던 길을 걸으며 말했다. “여기 너무 오래동안 있어서 약간 아쉽습니다.”침서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너는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다. 작디작은 성주를 어찌 마음에 두느냐? 네가 앉을 자리는 대제사장 자리이다!”낙청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산에서 내려가니, 침서의 마차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대오는 정연한 모습으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낙청연과 우유는 동일한 마차에 탔다.거리가 좀 먼데다가, 마차가 너무 덜컹거리는 바람에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 낙청연은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잠에 취해 머리가 흐리멍덩할 때였다.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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