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니, 온심동은 내가 귀도에서 죽은 줄로 알고 무척 기뻐하겠구나.”우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며 물었다. “무슨 계획이 있느냐?”낙청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천천히 일을 열었다. “침서가 이번에 가져온 소식에 의하면 천궁도가 요즘 해씨 집안에 들러붙었다고 하던데, 온심동이 또 재주를 발휘해야 할 때가 되었구나.”“그러니 내가 마땅히 온심동에게 큰 선물을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야만 그녀가 나에게 준 선물에 보답하지.”우유가 물었다. “그럼, 우리 언제 돌아가느냐?”낙청연은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다녀올 곳이 있다. 그곳에 갔다 와서 바로 하산하자.”우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밤이 아직 깊어지지 않았다. 우유가 떠난 후, 낙청연은 바로 벙어리의 방문 밖으로 걸어갔다.방문을 닫고, 낙청연은 직설적으로 말했다. “며칠 후에 산에서 내려갈 것이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당신의 상처가 여전히 좀 걱정되니, 검사해 봐야겠소.”산에서 내려가면, 그들은 아마 자주 만날 기회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의 상처도 더는 치료해 주지 못한다.벙어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옷을 벗었다.벙어리의 상처를 볼 때마다, 낙청연은 여전히 충격을 받는다.그의 몸은 허약하다 못해 뼈대만 남았다. 그는 이 상처 때문에 꼴이 말이 아니었다.낙청연은 조제한 연고로 다시 약을 발라주었다.“외상을 치료하는 약도 좀 준비했으니, 산에서 내려가면 혼자서 약을 자주 바꿔줘야 하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만약 상처가 재발하면, 나를 찾아오시오. 찾기 어렵지 않을 것이오.”오히려 낙청연이 벙어리를 찾으려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한참 말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누군가 방문을 한 발로 걷어 찼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노기등등해서 문밖에 서 있던 침서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밤늦게 뭐하는 짓이냐?”실눈을 뜬 침서의 눈빛에 한 줄기 살의가 스치더니 벙어리의 몸에서 눈길을 멈췄다.“저 사람은 누구냐?”
그녀의 가족에게 쓴 서신들이었다.보아하니, 서신을 쓴 시간대는 모두 달랐다.낙청연은 서신을 뜯어보지 않았다.이 서신들은 우단봉이 가족을 배신 한 후에 쓴 것 같았다.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속마음을 얘기한 것 같다.우단봉은 우경성에게 죽임을 당한 후, 이 서신들을 보내지 않은 것을 후회한 적이 있을 거다.최소한, 가족들에게 몇 마디 안부만 전했어도,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었을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낙청연은 아직도 우단봉의 부모를 찾아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서신들을 그녀는 모두 갖고 갈 것이다. 이건 그녀가 우단봉을 만났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물건을 손에 넣자, 그들은 산에서 내려가려고 했다.벙어리는 그들과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낙청연은 때가 되면 벙어리를 산에서 내려보내라고 정 아저씨에게 분부했다.그들이 떠나갈 때, 부진환은 산 정상에서 조용히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비록 숲은 무성했지만, 그는 낙청연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별로 오래 함께 지내지도 못한 것 같은데 또 헤어져야 했다.“청연, 다음에 만날 땐, 이런 위험한 곳이 아니었으면 좋겠구나.”산에서 내려가던 낙청연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산 정상을 쳐다보았다.침서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더니 물었다. “왜 그러느냐?”낙청연은 고개를 돌리더니 계속하여 가던 길을 걸으며 말했다. “여기 너무 오래동안 있어서 약간 아쉽습니다.”침서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너는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다. 작디작은 성주를 어찌 마음에 두느냐? 네가 앉을 자리는 대제사장 자리이다!”낙청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산에서 내려가니, 침서의 마차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대오는 정연한 모습으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낙청연과 우유는 동일한 마차에 탔다.거리가 좀 먼데다가, 마차가 너무 덜컹거리는 바람에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 낙청연은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잠에 취해 머리가 흐리멍덩할 때였다. 갑
이번에 귀도에서 더욱 많은 체력을 소모했다.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여전히 피로감은 강렬하게 몰렸 왔고, 마차에 앉아서 시시각각 잠에 빠지곤 했다.우유도 몹시 걱정됐다. “좀 이따 마을에 도착하면 우리 잠깐 좀 쉬자 꾸나.”“네가 푹 잘 수 있게 안심향을 피워 줄게.”“충분히 쉬고 나서 출발하자.”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침서도 마을에 들러 휴식하는 것을 당연히 동의했다. 다만 대오가 너무 이목을 끄는 바람에 마을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은 아예 문을 닫고 장사도 하지 않았다.다행히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그들은 객잔을 찾았다.잠을 자기 전에, 낙청연은 특별히 사기를 쫓는 부적수까지 한 그릇 마셨다.그리고 우유가 안심향을 피워주자, 낙청연은 잠을 청했다.구십칠이 방문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처음에 낙청연은 잠을 잘 자고 있었지만, 한밤중이 되었을 때였다.계속 의자를 끄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낙청연은 몹시 불안했다.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려고 했지만, 눈은 떠지지 않았다.마치 몸은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었지만, 의식은 깨어난 듯했다.그 의자를 끄는 소리는 그녀의 침상 옆에서 멈춘 것 같았다.그러더니 종이 한 장이 이마에 붙어있는 느낌을 받았다.그 뚜렷한 촉감에 낙청연은 몹시 불안했다. 하지만 눈은 떠지지 않았고, 움직일 수도 없었으며, 말을 할 수도 없었다.그리고 더없이 섬뜩했던 건 누군가 그녀를 침상에서 끌어당겨 앉혀 놓은 것이다.그리고 그녀의 한쪽 팔을 들었다.그 익숙한 느낌은 바로 우단봉이 우경성에게 죽임을 당했던 동작이었다!두려움이 몰려왔다.과연, 검기가 엄습해 오더니, 날카로운 칼날이 사정없이 그녀의 팔에 떨어졌다.한순간에 그녀의 팔은 마비되었다.그 순간, 아무런 통증도 없었고 그저 차디찬 느낌뿐이었다. 하지만 낙청연은 식은땀을 흘렸다.곧이어 다른 한쪽 팔을 들어 올렸다.또 마비된 느낌이 몰려왔고, 차가운 기운이 엄습해와 완전히 그녀를 뒤덮어
낙청연은 침상에서 내려와, 구십칠의 눈꺼풀을 젖혀 눈동자를 살펴보았다. 눈동자는 탁한 기운이 없었다.그리고 맥을 짚어보니, 모두 정상이었다.낙청연은 구십칠을 흔들어 깨웠다.구십칠은 깨어나면서 약간 어리둥절해했다. “제가 왜…… 여기에 있습니까? 저는 방문밖에 있지 않았습니까?”낙청연이 물었다. “조금 전, 있었던 일을 기억하느냐? 전혀 기억이 없느냐?”구십칠은 고개를 흔들었다. 조금 전 있었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칼집에서 나와 있는 검을 보며 구십칠은 당황했다. “제가 혹시 당신을 해쳤습니까?”낙청연은 팔짱을 끼고 어이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넌 방금 전 하마터면 나의 머리를 자를 뻔했어.”구십칠은 깜짝 놀라 굳어버렸다. “뭐라고요?”“저는…… 저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구십칠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는 물었다. “저의 몸에 뭐가 붙은 거 아닙니까?”낙청연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우경성이다.”“우경성은 비록 재가 되어 사라졌지만, 그의 음기가 조금 남아 나의 몸에 들어왔다. 다만 나는 그것이 너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줄은 몰랐다.”이 말을 들은 구십칠은 의아했다. “그럼, 어떡합니까?”낙청연은 부적을 녹여 구십칠에게 먹였다.그리고 구십칠을 살펴보니 그의 몸에 전혀 음살기가 없었다. 그러니 이제 괜찮은 거 같았다.“그럼, 제가 나가 지키겠습니다. 어서 쉬십시오.”구십칠은 방에서 나가, 계속하여 문밖에서 지켰다.하필 이때, 침서가 왔다. 그의 약간 위험한 눈빛으로 구십칠을 쳐다보았다.“당신이 왜 방 안에 들어갔소?” 침서는 냉랭하게 질문했다.방안에서 낙청연이 외쳤다. “제가 그를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침서는 더 캐묻지 않았다. 다만 냉랭하게 구십칠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당신은 들어가시오.여기는 내가 지키겠소”구십칠은 머뭇거리며 낙청연을 힐끔 쳐다보았다.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곧이어 구십칠이 떠났다.침서가 걸어 들어왔다. “아요, 안색이 안 좋구나. 악몽을
“아니,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오마.”낙청연은 바로 일어나 방에서 나갔다.그런데 참 이상했다. 객잔에 아무도 없었다.낙청연은 우유에게 여쭤보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우유도 자기 방으로 돌아가고 없었다.그리하여 낙청연은 혼자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객잔에 장궤와 점원 모두 보이지 않았으며, 침서와 구십칠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아직도 쉬고 있을지도 모른다.원래는 객잔에서 나가 좀 걸으려고 했지만,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뒷문 쪽으로 스쳐 지나갔다. 낙청연은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즉시 쫓아 나갔다.객잔 후문까지 쫓아갔으나,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바로 이때, 낙청연은 갑자기 숨이 멎는 것 같았다.마치 누군가 목구멍을 필사적으로 조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낙청연은 갑자기 무릎을 꿇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두 손을 물 항아리에 바쳤다.갑자기 그 물속에 한 남자의 얼굴이 거꾸로 비쳐 있었다.우경성!한 가닥의 차가운 기운이 엄습해왔다.낙청연은 즉시 숨을 숙이고, 곧바로 천명 나침반을 꺼내, 자신을 향해 비추었다. 한 줄기의 금빛이 번쩍이었다,흑기는 점점 그녀의 몸에서 흩어졌다.곧이어 그녀는 또 부적을 꺼내, 자기 가슴을 향해 힘껏 내리쳤다.낙청연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기침을 하더니 뭔가를 토해냈다.한뭉치의 검은색 머리카락이었다.바로 이 물건이 그녀의 목구멍에 걸려 숨을 쉴 수 없게 했던 것이다.낙청연이 땅바닥에 앉아 잠깐 쉬었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였다.눈앞의 광경에 그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녀는 물 항아리 옆이 아니라, 우물 옆에 있었던 것이다.게다가 지금 날은 아직 밝지 않았고 여전히 밤이었다. 다만 이 정원의 등불이 비교적 밝았을 뿐이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우경성이 죽고 난 후의 사기가 이토록 강할 줄은 미처 몰랐다.보아하니, 우경성은 자기 죽음을 몹시 억울해했고, 마지막 그 순간까지 그녀를 노렸던 것 같다.낙청연은 갑자기 조금 전 마셨던 탕약이 생각났다. 그건, 분명 우유가
이 말에 낙청연도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그날 밤 있었던 일을 다시 꼼꼼히 돌이켜 보았다. “우경성이 만약 죽지 않았다면, 그럼, 우단봉도 죽지 않았을 것이다.”“이치대로라면, 우단봉은 비참한 죽임을 당해, 시신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니 그녀의 원한은 우경성보다 훨씬 강하니, 절대 우경성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우단봉이 죽었는데, 우경성이 살아있을 이유는 없는 것 같다.”이 말을 들은 우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럼, 아마도 죽는 그 순간 생성된 사기가 너의 몸에 들어간 거 같다.”“큰 문제는 없을 거 같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천천히 몸조리를 잘해야겠구나.”다행히 그 후 도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더는 이상한 일이 생기지 않았다.도성으로 돌아오자마자, 낙청연은 10대 악인을 제도하였다. 다만 홍해는 일단 남겨두었다.옆에서 지켜보던 구십칠은 감회에 젖어서 말했다. “우리는 애초에 금혼부를 해제하려고 모인 사람들입니다. 지금 그들은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되었으니, 애초의 소원을 이룬 셈입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다음 생에 다시는 여국에서 태어나지 말고 천궐국으로 가기를 바란다.”“생생세세, 영원히 노예가 되지 않길 바란다.”이 말을 들은 구십칠은 피가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 그는 순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영원히 노예가 되지 않는다.”제도를 마친 후, 낙청연은 홍해를 불러냈다.비록 이미 죽었지만, 지금의 홍해는 매우 홀가분했다. 그는 낙청연과 구십칠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평생을 금혼부에 갇혀 발악했는데, 지금 죽으니, 오히려 자유롭습니다.”“다음 생에 저는 꼭 자유로운 사람이 될 겁니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가능하다. 하지만 그 전에 나를 도와줘야 할 일이 있다.”“무슨 일입니까?”“해씨 댁에 좀 다녀오거라. 사람은 다치게 하지 말고, 겁만 주고 오너라.”홍해는 통쾌하게 응했다. “알겠습니다. 해씨 댁은 제가 익숙합니다.
온심동은 듣더니 매우 놀라 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제가 이미 깨끗하게 해결했습니다!”해 영감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불쾌한 표정으로 즉시 손을 흔들어, 계집종 몇 명과 시위를 불렀다.“너희들이 말해보거라. 어젯밤에 무엇을 보았는지?”계집종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으며, 아직도 공포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벌벌 떨며 말했다. “어젯밤에 칼을 든 어떤 놈이, 칼을 끌고 온 집안을 휩쓸고 다녔습니다.”“그 칼로 계속 땅을 긁으며, 온 저녁 끌고 다녔습니다. 그 소리는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았습니다.”시위도 다급히 말했다. “예! 맞습니다. 저도 보았습니다.”“너무 무서웠습니다.”“그리고 어젯밤 저택에 뜬금없이 팔뚝만 한 뱀이 나타났습니다.”“그 뱀들은 아직도 저택에 있습니다. 뱀은 너무 커서 잡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저택은 난장판이 되었습니다.”“대제사장님, 어서 방법을 생각하십시오.”온심동은 귀담아듣더니, 미간을 찡그리며 생각했다. 그런데 뱀이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그녀의 안색은 삽시에 하얗게 질렸다.그녀는 긴장해서 침을 삼켰다. “뱀이 있다고?”온심동은 뱀을 가장 두려워했다!해 영감도 다급히 말했다. “대제사장, 이렇게 큰일을 내가 어떻게 속이겠소?”“어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시오.”온심동은 전혀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녀는 뱀을 보기만 해도 몸을 벌벌 떠는데, 그녀에게 뱀을 잡으라고 하다니!이 해씨 댁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하지만 해 영감은 그녀를 재촉했다. 온심동은 억지로 말했다. “어젯밤, 그 사람이 나타났던 곳으로 저를 안내하시오.”해 영감은 즉시 온심동을 데리고 그곳으로 갔다.온심동은 저택을 한 바퀴 둘러보며, 시시각각 길옆의 풀밭을 경계했다. 혹여라도 뱀 한 마리가 갑자기 튀어나올까 봐 두려웠다.“대제사장, 저번에 해결했다고 하지 않았소? 그런데 왜 또 문제가 생기는 것이요? 이 물건이 혹시 우리 집에 들러붙은 게 아니요?’“그럴 리가 없는데!”온심동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목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해 영감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구시오? 어찌 우리 집을 막 드나드는 것이오?”부는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모든 정신이 그 뱀에 팔렸었고, 아무도 낙청연이 언제 들어왔는지 주의하지 못했다.온심동은 깜짝 놀라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보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낙청연이 돌아왔다니!귀도에서 아무렇지 않게 돌아왔다니!대체 어떻게 귀도 같은 곳에서 살아남은 것일까?!온심동은 악에 받쳐 이를 갈았다.낙청연은 온심동의 반응을 보더니 우유를 잡아간 게 틀림없다고 확신했다.우향도 온심동이 힘을 합치자고 찾아와 귀도의 함정을 배치해 낙청연을 죽이려고 했다.“대제사장, 내가 돌아와서 많이 놀랐느냐?”“대제사장은 내가 귀도에 갔다 온 걸 알고 있느냐?”온심동은 분노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았다.낙청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대제사장, 우향이라는 자를 아는가?”온심동은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우향을 죽였다. 죽기 전에 많은 사실을 털어놓더구나. 대제사장이 어떻게 우유를 잡아가 거래를 했는지도 말이다.”“안타깝게도 난 귀도에서 죽지 않고 돌아왔고, 불전련까지 얻어왔지.”낙청연은 온심동의 안색을 살펴보았다.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눈빛 속의 충격과 공포를 숨길 수 없었다.온심동은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구나.”“여기는 해가다. 무슨 일이 있으면 사적으로 얘기해라.”해 영감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말했다.“여긴 우리 집이오.”“그래서 대제사장, 오늘 바로 이 골칫거리를 해결해 줄 수 있겠소?”“하루도 지체할 수 없소!”해 영감의 태도는 강경했다. 부에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정신을 못 차리는 상태였고, 특히 그 뱀이 사람이라도 물면 어떻게 하겠는가?계속 이러면 해가는 망할 것이다.온심동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낙청연은 미소를 지으며 일부러 놀라는 척 소리를 질렀다.“해 영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