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1441 - Chapter 1450

3009 Chapters

제1441화

“우리 일족의 수치입니다!”온심동이 이렇게 변할 줄 알았더라면 낙청연은 어떻게 해서든 사부님이 온심동을 데려오는 걸 막았을 것이다.온심동은 불같이 화를 냈다.“당신이 누구라고,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합니까?”말을 끝맺자마자 온심동은 곧바로 낙청연의 뺨을 때리려 했다.낙청연은 몸을 비키며 피했고 두 사람은 길고 좁은 골목길에서 싸우기 시작했다. 하령이 없는 온심동은 실력이 대단하지 않았다. 그래서 잠시 격렬히 싸우다가 온심동이 물러섰다.바로 그때, 누군가 위에서 뛰어내려 착지했다.“또 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오? 저번에 내가 제대로 혼쭐내지 못한 모양이군!”침서는 매서운 어조로 말했다. 그의 말에서 살기마저 느껴졌다.온심동은 안색이 확 달라지더니 곧바로 몸을 날려 도망쳤다.낙청연은 벽에 힘 없이 기댄 채로 가슴팍을 눌렀다.침서는 살짝 놀라더니 이내 낙청연에게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왜 그러는 것이냐? 어디 불편하냐?”“나랑 같이 돌아가자꾸나.”침서는 말하면서 낙청연을 안아 들려고 했지만 낙청연이 그를 밀어냈다.“전 다른 볼일이 있어서 당신과 함께 돌아갈 수 없습니다.”“그리고 전 당신의 저택에서 지내고 싶지 않습니다.”침서는 살짝 몸이 굳으면서 실망스러운 듯 주먹을 쥐었다.“낙요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뒤를 따랐다.낙청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그래. 낙요의 말대로 해야지.”-낙청연은 객잔으로 돌아갔다.그곳에 도착했을 때, 객잔 전체에 물건이 가득 들어차 있어 객잔에서는 장사를 할 수 없었다.구십칠은 아예 돈을 써서 객잔을 전부 빌렸다.“이건... 해 영감이 사람을 시켜 보낸 것이냐?”바닥에 빼곡히 들어찬 상자들을 열어 보니 안에 금은보화가 잔뜩 들어있었다.해 영감은 통이 컸다.낙청연은 어쩐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 뱀은 원래 그녀가 풀어놓은 것이었기에 진짜 해씨 일가를 도운 건 아니었다.구십칠이 대답했다.“그렇습니다. 위층 방 안에도 상자가
Read more

제1442화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 낙 낭자가 입궁하는 것이 내 부탁이오.”“내 딸은 귀비지만 오랫동안 임신하지 못했소.”“사적으로 의원에게 병을 보인 적도 있지만 알아내지 못했소. 그래서 혹시나 사악한 것이 있는 건 아닐지 낙 낭자가 봐줬으면 좋겠소.”낙청연은 그 말을 듣고 살짝 놀랐다.해 귀비는 황자를 낳지 못했다.하지만 그 이유는 그녀가 황후의 대체품이었기 때문이다.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한때 황후는 황제에게 벌을 받아 냉궁에 갇혔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황후가 냉궁에 있을 때 황제는 해씨 일가의 딸과 만났다.그녀의 용모는 황후와 비슷한 점이 있었고 그로 인해 그녀는 황제의 은총을 받아 귀비의 자리에 올랐다.하지만 황제와 황후가 화해하면서 귀비는 예전처럼 총애받지 못했다.아마 많은 사람이 이 일을 알고 있을 것이다.해 귀비가 지금까지 아이를 가지지 못한 건 황제가 그녀를 찾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낙청연은 처음으로 사악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다.“대제사장을 찾아가 보지 않았습니까?”해 영감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해씨 일가가 대제사장을 찾아 집안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의심을 사지 않겠지만 만약 대제사장이 내 딸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후궁과 관련되는 일이니 성질이 달라지오.”“난 이 일을 대놓고 떠벌리고 싶지 않소.”“그래서 낙 낭자는 대제사장보다 더욱 나은 선택이오.”예전에 그녀가 대제사장이었을 때 해씨 일가는 낙청연을 찾은 적이 없었다.신분이 특별하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 추측을 하기 때문이다.“그래요. 그러면 제가 입궁해서 찾아가 보겠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무슨 이유 때문인지 알 수 없으니 말입니다.”해 영감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내 목적이 바로 그 이유를 아는 것이오.”잠시 뒤, 궁에서 마차가 도착했다.해 영감은 낙청연을 마차에 태웠고 마차는 궁으로 향했다.동행한 사람은 귀비 곁에 있는 조 어멈(曹嬤嬤)이었다.조 어멈은 정중하게 자신을 소
Read more

제1443화

해 귀비는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말했지만 강렬한 노여움과 불만이 느껴졌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예전에 귀비 마마께서 오만한 분이라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오늘 보니 확실히 그런 듯하군요.”“그래서 사람을 시켜 모원원을 암살한 것입니까? 모원원이 용모가 수려하고 또 입궁해서 비가 될 자라 귀비 마마께서 큰 위협을 느끼셨나 봅니다.”그 말에 해 귀비의 안색이 달라졌다.그녀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었다.“모원원을 대신해 불평하는 것이냐?”“네가 대제사장과 모씨 일가로 간 적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모원원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하던데 제홍과 함께 성을 떠난 것이냐? 둘이 함께 도망쳤다면 내게 고마워해야지.”“내가 일부러 그 소식을 제홍에게 흘리지 않았다면 제홍이 모원원을 데리고 떠날 수 있었겠느냐? 내 도움 덕분에 서로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하게 되었지. 그런데 넌 내가 모원원의 용모를 질투해 그녀를 죽이려 했다고 하는구나.”해 귀비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낙청연을 물끄러미 바라봤다.가느다란 손가락이 낙청연의 어깨를 살짝 찔렀다.낙청연은 뒤로 한 발 물러섰다.“너처럼 연약한 모습으로는 내 지위를 위협할 수 없다.”“넌 입궁하더라도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이 궁에 짐승 같은 놈들이 나 하나뿐이겠느냐?”낙청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귀비 마마께서 모원원을 죽이려 한다는 소식을 일부러 제홍에게 흘린 것입니까?”해 귀비는 다시 연탑에 앉아 천천히 다리를 꼬았다.“그렇지 않으면?”“내가 정말로 모원원을 죽이려고 했다면 제홍이 그걸 알 수 있었을까?”낙청연은 이해할 수 없었다.“그렇다면 왜 모원원이 입궁하는 것을 막으려 한 것입니까?”“좋은 마음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이루어 준 것은 아니겠지요.”해 귀비는 가볍게 웃음을 흘리더니 손을 들어 벽을 가리켰다.“저 그림을 치우거라.”낙청연은 그녀의 말에 따라 그림을 치웠고 그 아래 그림 한 폭이 더 있는 걸 발견했다.거기에는 앳된
Read more

제1444화

“말해보거라.”해 귀비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낙청연은 서서히 입을 열었다.“폐하께서 귀비 마마의 처소를 자주 찾으십니까?”그 말에 해 귀비는 놀란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렸다.“그걸 정말 묻다니.”“내가 주제 파악을 못 한다는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 폐하가 이곳에 찾아온 적이 없는데 내가 어찌 아이를 가진다는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해 귀비는 눈앞의 낙청연에게 점점 관심이 생겼다.그녀는 이렇게 배짱 좋은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낙청연이 솔직한 말을 할 배짱이 있는 사람이라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쯤 그 이유 알 수 있을지 몰랐다.낙청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은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해 귀비가 말을 이어갔다.“폐하께서는 매달 며칠씩 오신다.”“황후께서 월사가 있을 때 말이다.”해 귀비는 덤덤하게 말했지만 낙청연은 그녀의 말에서 씁쓸함을 느낄 수 있었다.해 귀비는 자신이 황후의 대체품이라는 걸 똑똑히 알고 있는 듯했다.“미모에 기대기에는 나도 언젠가는 늙는 날이 오겠지. 슬하에 아들이나 딸이 있어야 내 자리를 지킬 수 있다.”“귀비인데 어찌 자식이 없을 수 있단 말이냐?”“나도 내가 황후를 이기지 못할 거란 걸 알고 있다.”해 귀비의 눈동자에 처량함과 슬픔이 더해졌다.낙청연은 오만한 해 귀비에 대한 인상이 조금 달라졌다.다른 사람의 대체품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히 슬픈 일이었다.해 귀비는 예전에 진심으로 황제를 사랑했을지도 모른다.낙청연은 자리를 잡고 앉았다.“제가 맥을 짚어드리겠습니다.”“그동안 의원에게 병을 보였을 때 의원들은 어떻게 얘기했습니까? 약을 먹고 몸조리를 하셨습니까?”해 귀비는 손을 뻗으며 덤덤히 말했다.“다들 똑같은 말만 했다. 내 몸이 허약하고 차가우며, 예전에 추위 때문에 병이 난 적이 있어 오랫동안 몸조리를 해야 한다고.”“몸조리하는 약을 처방해 줘서 매일 마셨는데 효과가 없었다.”“똑같이 몸이
Read more

제1445화

“이상하군요. 귀비 마마에게는 자녀 운이 있습니다.”“심지어 자식도 많고 복도 많을 상입니다.”“슬하에 자식이 없을 리가 없는데...”그 말에 해 귀비는 깜짝 놀랐다.“뭐라고?”해 귀비는 옷자락을 틀어쥐었다.“그건 무슨 뜻이냐? 누군가 날 해쳤다는 말이냐?”해 귀비는 긴장한 어조로 말했다.“마마, 일단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어쩌면 늦게 찾아올 인연일 수도 있으니 아직 누군가 마마를 해치려고 했다고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릅니다.”낙청연은 해 귀비가 스물셋 전에 황자를 얻을 거라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해 귀비는 이미 스물다섯인데도 아이를 낳지 못했으니 분명 문제가 있었다.하지만 이걸 당장 해 귀비에게 알려줄 수는 없었다.후궁의 상황은 복잡했고 일단 누가 손을 쓴 건지, 어떤 방법을 쓴 건지 확실히 알아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괜히 섣불리 움직여 일을 그르칠 수도 있었다.해 귀비는 그제야 평정심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낙청연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물었다.“귀비 마마께서는 평소에 뭘 드십니까? 혹시 목록을 만들어 보여주실 수 있겠습니까?”그러자 해 귀비는 조 어멈을 불러들였고 조 어멈은 아주 큰 책자를 내밀었다.“지난 2년간, 귀비 마마께서 드신 음식은 전부 기록해 두었습니다.”“한 입 먹은 음식도 전부 기록했습니다.”두꺼운 책자를 건네받았을 때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이걸 언제 다 본단 말인가?“이걸 가지고 돌아가 천천히 봐도 되겠습니까?”낙청연의 질문에 해 귀비는 싱긋 웃었다.“당연히 그래도 된다.”해 귀비의 미소를 본 순간, 낙청연은 자신이 깊은 구덩이에 빠진 듯한 착각이 들었다.그렇게 낙청연은 두꺼운 책자를 들고 궁을 나섰고 날이 어둡기 전에 객잔으로 돌아갔다.때마침 구십칠도 돌아와 두 사람은 함께 저녁을 먹었다.차를 우린 뒤 낙청연은 책자를 꺼내 펼쳐 보았다.구십칠이 옆에서 보고했다.“그 돈은 전부 귀도로 옮겼습니다.”“정 아저씨가 말하길 그 정도 돈이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그리고 귀도에서 보물 두
Read more

제1446화

낙청연이 그 종이를 해 귀비의 앞에 놓자, 해 귀비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것을 들면서 미소 지어 보였다.“정말 찾았구나.”“이건 내가 최근 2년 동안 계속 먹은 음식이 맞다.”낙청연은 놀랐다.“알고 있었던 것입니까? 그런데 왜 알려주지 않고 그렇게 두꺼운 책자를 제게 준 겁니까?”해 귀비는 웃음을 흘렸다.“네가 정말 능력이 있는 건지 아니면 사기꾼인지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그러니 당연히 네 참을성을 시험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게다가 돈도 많이 받았을 텐데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해 귀비는 말하면서 짓궂게 눈썹을 치켜올렸다.사실 해 귀비는 내심 기뻤다. 낙청연은 2년간의 음식 기록 중에서 그녀가 자주 먹는 음식을 정확히 찾아냈다. 이 정도로 참을성이 있다는 건 낙청연이 사기를 치려는 게 아니라 진짜 해 귀비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마음먹었다는 걸 의미했다.낙청연은 할 말이 없었다.그래서 일단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이 위에 적힌 요리 이름들은 희한합니다. 백옥연지홍(白玉胭脂紅)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이 응지옥(凝脂玉), 부생한(浮生閒)은 무엇입니까?”“전부 요리 이름입니까?”해 귀비는 웃었다.“흔히 볼 수 있는 요리다. 내가 이름을 지어줬지.”“왜 이런 이름을 지은 것입니까?”낙청연은 의아했다.이렇게 하면 분간할 수 있을까?해 귀비는 웃으며 대답했다.“조심하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이 내 취향을 알 수도 있으니 말이다.”“2년간의 기록을 보았는데 규칙을 발견했느냐? 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입맛이 변한다.”“정말 그렇게 자주 바뀐 게 아니라 후궁에 있으니 남이 내 취향을 알 수 없게 하려고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낙청연은 당황했다.이 정도로 신중할 줄은 몰랐다.아마 해 귀비도 많은 권모술수를 겪었을 것이다.비록 해 귀비는 황후와 닮았다는 이유로 황후가 없을 때 황제의 은총으로 귀비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지금 그녀는 예전처럼 은총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귀비의 자리에 있는 걸 보면 분명 수단이 대
Read more

제1447화

“먹는 것에는 문제가 없는데...”낙청연은 머리가 아팠다.낙청연은 처음 이런 난제에 부딪혔다.해 귀비도 탄식했다.“그래. 문제가 있었다면 내가 일찍 발견했을 것이다.”“먹는 것이 아니라 생활 환경 속의 물건 때문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해 귀비가 추측했다.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린 채로 고민하다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잠깐만요!”“왜 하나가 부족합니까?”낙청연이 물었다.해 귀비는 탁자를 쭉 둘러보다가 문득 깨달은 표정으로 말했다.“참, 너한테 얘기해준다는 걸 깜빡했다. 응지옥은 지금 이 시진에 먹을 수 없다.”“아침에만 할 수 있다.”“아침에 동암호(冬岩湖)에서 갓 잡아 올린 농어와 방초원(芳草園)에서 갓 채취한 이슬, 그리고 아침에 만든 두부와 약재들로 만들어진다.”“그것은 내 아침 식사다.”“지금은 만들 수 없다.”식재료를 들어 보니 별문제 없었고 해 귀비의 몸에 영향을 줄 것 같지도 않았다.하지만 낙청연은 그것을 한번 보고 싶었다. 그것은 해 귀비의 아침 식사로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었기 때문이다.“귀비 마마, 제가 오늘 여기서 하룻밤 묵었다가 내일 아침 응지옥이 어떤 것인지 봐도 되겠습니까?”“그래. 궁에 남아있거라. 내친김에 어디에 문제가 있는 건지 한 번 봐주거라.”해 귀비는 낙청연이 머무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였다.-낙청연은 밤새 자지 않고 서오궁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곳곳을 살폈다.서오궁의 모든 것은 정상적이었고 이상한 점이 없었다.낙청연은 심지어 이상한 점이 있길 바랐다. 그러면 적어도 단서가 있을 테니 말이다.그러나 지금은 아무런 단서가 없었고 어떻게 손을 댈 수도 없었다.다음 날 아침, 낙청연은 해 귀비에게 솔직히 얘기했다.“귀비 마마, 지금으로선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괜찮다면 다른 방법을 써보고 싶습니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천명 나침반을 꺼냈다.일월경은 사람의 전생과 현생을 들여다볼 수 있고 남의 기억을 훔쳐볼 수 있었다. 일월경을 쓴다면 어쩌면 뭔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Read more

제1448화

해 귀비는 당황했다.곧이어 정신을 차린 해 귀비는 낙청연이 그 음식을 보고 있음을 알아챘다.“저것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냐?”낙청연은 그릇을 들고 냄새를 맡았다. 약 냄새와 함께 달콤한 향이 났다.그리고 비린내가 섞여 있었다.낙청연이 물었다.“귀비 마마, 이걸 드실 때 비린내가 심합니까?”낙청연의 말에 해 귀비는 살짝 당황하며 대답했다.“비린내가 조금 나긴 하지만 크게 영향은 없다. 적어도 식감은 아주 좋다.”“먹어보겠느냐?”낙청연은 고개를 저었다.“이것에 문제가 있습니다.”“안에 들어가는 재료에 생선, 두부, 약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낙청연이 젓가락을 들어 찌르자 안에서 혈기가 느껴졌다.다른 것에 오염된 것이 아니라 음식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해 귀비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이것에 문제가 있다고? 난 이걸 오랫동안 먹었다.”“이것은 내가 서오궁으로 이사 온 뒤 줄곧 먹은 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폐하의 주방장이 만든 것으로 궁을 통틀어 이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건 내가 유일하다.”“그런데 문제가 있다니?”해 귀비는 단 한 번도 그 음식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렸다.“폐하의 주방장이라고요? 폐하께서 이 음식을 드시게 한 겁니까?”해 귀비는 다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한 번은 탁자 위에 이 음식이 올랐는데 내가 무척 좋아하니 폐하께서 이 음식을 하사하셨다.”“다른 이들에게는 하사한 적이 없다.”그러니 이 요리는 육궁에서 은총을 상징했다.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렸다.“이걸 만든 주방장을 봐도 되겠습니까?”“제가 몰래 숨어서 이 자를 관찰하겠습니다.”그 말을 듣고 해 귀비는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낙청연은 병풍 뒤로 숨었고 조 어멈이 방 주방장(龐大廚)을 데리고 왔다.“귀비 마마를 뵙습니다!”해 귀비는 어두운 안색으로 연탑에 누워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오늘 응지옥이 조금 비리더구나.”그 말을 들은 방 주방장은 깜짝 놀라서 말했다.“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제 실수입
Read more

제1449화

해 귀비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오늘 밤.”“저녁 식사 후 네가 어선방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마. 하지만 어선방이 닫힌 후에는 다음 날에야 열 수 있다.”“방 주방장은 어선방의 총관이고 그에게 열쇠가 있기에 오직 그만이 수시로 어선방을 드나들 자격이 있다.”“그러니 넌 어선방에 밤새 있어야 한다. 몸조심하거라.”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낙청연은 준비하기 시작했다. 안전을 위해 비수도 하나 챙겼다. 물론 해 귀비가 특별히 허락해 준 것이었다.저녁이 되고 어선방에서 음식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낙청연은 미리 궁녀의 차림을 하고 어선방의 사람이 음식을 가져다줄 때 행렬에 섞여 들어가 그들과 함께 어선방으로 향했다.대열의 궁녀 중 한 명이 해 귀비의 사람이었다.어선방에 들어간 뒤 그녀는 낙청연을 데리고 헛간으로 들어갔다.“여기에 숨어있으세요. 밖에서는 다들 바쁘니 아무도 여기 오지 않을 것입니다.”“그들이 떠나면 나오세요.”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그 궁녀는 헛간을 나가 일을 보러 갔다.낙청연은 헛간 구석, 창가와 가까운 쪽에 몸을 숨겼다. 그녀는 장작에 가려진 틈에 숨어 몰래 창문을 살짝 열어 밖을 관찰해 주위의 대략적인 지형을 파악했다.그리고 때마침 방 주방장이 주방에서 나오고 궁인들이 음식을 들고 부랴부랴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마당은 금세 조용해졌다.바로 그때 방 주방장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시선이 때마침 낙청연이 있는 헛간으로 향했다.낙청연은 순간 목을 움츠렸다.방 주방장은 수상쩍게 뭘 하려는 것일까?그는 다른 방으로 들어가 신중히 밖을 살핀 뒤 문을 닫았다.그런데 바로 그때 밖에서 태감이 달려와 말했다.“방 주방장, 귀비 마마께서 봉미어시(鳳尾魚翅)가 드시고 싶다고 하셨습니다.”방 주방장은 부랴부랴 방에서 나왔다.“알겠다. 지금 하겠다.”방 주방장은 방에서 나올 때 손을 닦았다.낙청연은 그의 손에서 혈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걸 발견했다.심지어 앞치마에 핏자국이 조금 묻어 있었다.방
Read more

제1450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발소리가 들렸다.낙청연은 화들짝 놀랐다. 헛간으로 몸을 숨길 새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옆의 두 방 사이에 있는 길로 몸을 피했다.낙청연은 감히 소리를 내지 못했고 벽에 붙어 서 있었다.밖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방 주방장은 당황한 건지 황급히 손을 씻은 뒤 밖으로 나갔다.음식을 보내러 갔던 궁인들이 돌아왔다.양쪽에서 다 사람이 지나갔기에 낙청연은 대수롭지 않은 듯 움직였고 아무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렇게 사람들이 전부 가버렸다.갑자기 방 주방장이 태감에게 분부하는 소리가 들렸다.“사람들이 전부 나갔는지 확인해 보거라. 곧 문을 잠글 것이다.”“알겠습니다.”곧이어 두 명의 태감이 순찰을 돌았다.낙청연은 가까운 방으로 들어가 구석에 숨었다.어선방은 주방 몇 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헛간이었고 사람이 사는 방은 없었기에 낙청연은 누구도 마주치지 않았다.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태감이 문을 열어 안을 확인했고 그는 구석에 숨은 낙청연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몸을 돌려 떠났다.“다 떠났습니다. 사람이 없습니다.”방 주방장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다. 그럼 이만 가자꾸나.”곧이어 방 주방장이 떠났고 어선방의 대문이 밖에서 잠겼다.사람들이 다 떠나고 나서야 낙청연은 방에서 나와 방 주방장이 뭔가를 다졌던 그 방 앞에 섰다.짙은 비린내가 확 풍겼다.방안에는 작은 아궁이 하나가 있었는데 방 주방장의 전용 주방으로 보였다.낙청연은 횃불을 들고 곧장 도마로 향했다. 도마 위에는 핏자국과 다진 고기가 남아있었다.냄새를 맡으니 토하고 싶을 정도로 역겨웠다.어쩐지 시체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한데...낙청연은 허리를 숙이고 통을 뒤져 자루를 열었다. 안에는 다진 고기가 가득했다.그것도 아주 잘게 다져진 상태였다.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역겨운 냄새를 참으면서 자루를 털어 가장 아래쪽을 봤다. 다진 고개 아래에는 내장 같은 붉은 것이 있었는데 아주 작았다.혹시 어떤 동물의 내장인 걸까?낙청연이 주변
Read more
PREV
1
...
143144145146147
...
301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