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91 - 챕터 1400

3009 챕터

제1391화

육중한 철교가 순식간에 아래로 무너지며 낙청연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광풍 속, 마른 몸 또한 그녀의 눈앞에서 사라졌다.“벙어리!”낙청연은 깜짝 놀랐고 숨 쉬는 법을 잊었다.그녀는 벼랑 끝으로 달려갔고 구십칠이 제때 그녀를 말렸다.“조심하세요!”광풍은 여전히 휘몰아치고 있었다. 수많은 영혼의 귀청을 때리는 처절한 비명이 들렸다.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절벽을 바라보는 낙청연의 마음 또한 순식간에 절벽 아래로 가라앉았다.조금만!조금만 더 빨랐더라면!세 사람 모두 마음이 무거웠다.그런데 바로 그때 홍해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밧줄이 팽팽합니다.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던진 밧줄이 갑자기 팽팽하게 당겨졌다.구십칠은 부랴부랴 달려가 밧줄을 잡아당겼고 낙청연은 벼랑 끝에 엎드려 아래를 바라봤다.그녀는 벼랑 속에서 애처롭게 흔들리는 그의 모습을 보았다.그는 언제든 바람에 흩날릴 것 같은 작은 먼지처럼 한없이 작아 보였다.낙청연은 애타는 마음을 안고 다가가 밧줄을 끌어당기는 걸 도왔다.드디어 손 하나가 올라왔다.세 사람은 합심하여 벙어리를 끌어올렸다.위로 올라왔을 때 벙어리는 무기력하게 바닥에 누워 숨을 골랐다.낙청연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고 바닥에 주저앉아 쉬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벼랑 사이의 바람이 조금 잠잠해졌다.그들은 맞은편에 있는 소향 일행을 보았다.멀리서도 소향의 분노와 살기에 가득 찬 눈빛이 보였다.“두고 보자고!”소향은 분노하며 몸을 돌려 떠났다.낙청연은 구십칠에게 물었다.“보았느냐? 네가 알고 있는 우향이 맞느냐?”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그녀가 이런 곳에 사람까지 데리고 온 걸 보면 보통 신분은 아닌 듯하군요.”“하지만 아쉽게도 예전에 그녀에 대해 알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임신했고 두풍진을 좋아하지만 두풍진이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낙청연은 그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왜 상처를 준 사람을 좋아한단 말이냐?”구십칠은 어쩔 수 없다
더 보기

제1392화

석문 안으로 들어가니 대청이 보였는데 좀 전에 봤던 대전처럼 위엄 넘치지는 않았다.그곳의 장식품들은 보니 집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곳처럼 보였고 배치가 무척 아늑했다.벽에는 서화가 가득 걸려있고 탁자 위에는 화병이 놓여 있었다.화조가 그려진 병풍 뒤에는 낮은 탁자와 향로가 창문 맞은편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밖은 싱그러운 화초향이 풍기는 풀밭이었다.낙청연의 머릿속에 어떠한 장면이 그려졌다.남녀 두 사람이 창문 앞에 앉아 술을 마시며 눈을 감상하는 것, 그것은 아름다운 장면이었다.다른 한쪽에는 고금(古琴)이 있었고 벽과 가까운 곳에는 칼과 창, 검이 있었다. 여인은 금을 다루고 사내는 검을 연마하는 것도 하늘이 내린 연인의 모습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고금의 현이 끊어졌다.고금을 천천히 만지작대던 낙청연은 어쩐지 서글퍼졌다.“안이 꽤 넓은 것 같습니다. 먹을 것이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홍해는 말하면서 뒤쪽으로 걸어갔고 다른 이들도 그를 따라 뒤쪽으로 향했다.밖으로 나오자 경치가 삽시에 달라졌다.그곳은 뜻밖에도 협곡이었다.환한 빛이 있었고 고개를 들면 구름이 보였다.그들은 기품 있고 아늑한 저택의 내원에 있었다.“어쩐지 다른 사람 저택에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 사는 사람이 없습니다.”말을 마치자마자 고금 소리가 들렸다. 현음이 길게 떨렸다.사람들은 깜짝 놀라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누군가 온 것일까요?”홍해는 곧바로 경계했다.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보았고 병풍 사이로 붉은 옷을 보았다.검은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은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었다.“아무도 없다.”낙청연이 홍해를 붙잡고 말했다.“이곳은 꽤 넓은 것 같으니 일단 다들 식량과 약재를 찾는 것이 좋겠다.”그들은 곧바로 흩어져 찾기 시작했다.벙어리는 낙청연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다.낙청연은 가장 큰 방으로 갔고 방 안을 뒤져서 약을 찾았다.냄새를 맡아봤지만 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이곳의 진열을 보니 이곳에 사는 사람이 아주 부귀할 것
더 보기

제1393화

“이건 네 것이고 이건 벙어리 것이다.”“각각 독을 빼는 것과 외상을 치료하는 것이니 헷갈리지 말거라.”홍해는 그것을 건네받은 뒤 웃으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살면서 구십칠을 제외하면 그에게 이렇게 잘해준 사람이 없었다.처음 누군가 그를 위해 약을 준비해 줬다.홍해는 내심 기뻤고 그것을 들고 얼른 주방으로 달려갔다.낙청연과 벙어리 두 사람이 서방을 모두 정리하기도 전에 홍해가 음식을 다 준비했다.네 사람은 탁자 앞에 둘러앉아 탁자 위 채소와 국을 바라봤다. 아주 단촐했지만 무척 맛있어 보였다.그중에서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이 유독 맛있어 보였다.그들은 이미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지경이라 맛이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밥을 몇 그릇 해치워 배를 채웠다.“잠시 뒤 저와 홍해는 근처에 나갈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 우리는 계속 여기 있을 수 없습니다.”구십칠의 말에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찾아보는 게 좋겠다. 분명 나갈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그리고 우향을 경계해야 한다. 우향이 정말 이곳에 익숙하다면 분명 또 찾아올 것이다.”원래 낙청연은 이미 우향을 떨쳐냈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마지막 대문의 기관에 나타난 글이 우자였다.낙청연은 그 때문에 우향의 신분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어쩌면 귀도 사람일지도 몰랐다.심지어 귀도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었다.그렇다면 우향은 이곳으로 찾아올 수 있었고 심지어 그들에게 아주 큰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구십칠도 그 점을 알고 있었기에 반드시 경계해야 했다.-밥을 먹고 나니 날이 어두워졌고 그들은 서방에 불을 켰다.두 사람은 아직도 온전하지 않은 서책들을 정리하면서 서책에 적힌 내용을 보았다.낙청연은 거기에서 실마리를 조금 얻었다.이곳은 귀도 성주의 거처가 맞았고 귀도 성주는 여인이 옳았다. 그녀의 이름은 우단봉(虞丹鳳)이었다.그중에는 그녀가 사무를 처리하며 쓴 서신이 아주 많았다. 비록 온전한 것은 없었으나 그녀의 이름은 볼
더 보기

제1394화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그녀는 흉악한 눈빛과 돌출된 안구를 단번에 알아봤다.복맹!또 복맹이었다!그가 또 온 것이다!벙어리가 갑자기 달려와 낙청연을 책꽂이 뒤로 당겨와 숨게 하더니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댔다.곧이어 그는 촛불을 끄고 다른 곳으로 몸을 숨겼다.방문이 삐걱거리며 열렸고, 얼굴 반쪽이 뭉개진 남자가 흉악한 모습으로 방문 쪽에 나타났다.낙청연은 조용히 나침반을 꺼내 봤다. 일월경에 다른 쪽 얼굴이 나타났다.그건 다른 사내의 얼굴이었다.그날 밤 보았던 그 사내였다.그런데 또 이따금 복맹의 얼굴이 나타나기도 했다.복맹의 영혼이 상대방보다 강하지 않은 탓에 그의 몸은 거의 상대방에게 침탈당했다.낙청연은 천참검을 꺼내 손가락을 베어 피를 낸 뒤 부문을 적었다.평범한 검으로는 그를 상대할 수 없었다.그런데 부문을 다 적기도 전에 낙청연의 머리 위에서 고함이 울려 퍼졌다.곧이어 무거운 무언가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고개를 드니 흉악하게 일그러진 공포스러운 얼굴이 보였다.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그런데 복맹이 그녀에게 닿기도 전에 검 하나가 그를 막았다.벙어리가 달려들어 복맹과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하지만 지금 벙어리는 복맹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복맹은 온몸에서 아주 강한 음기를 내뿜고 있었고 그에게 빙의한 그것은 원념이 아주 깊었다.벙어리는 세게 날아가 궤에 부딪혀서 바닥에 쓰러졌다.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녀는 곧바로 일어나 부적 몇 장을 던졌고 나침반에서 금진이 나와 복맹을 공격했다.그러나 낙청연은 현재 몸이 허약했기 때문에 진법의 위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라 그저 복맹을 방 밖으로 날려 보내는 게 다였다.낙청연은 다급히 달려가 벙어리를 부축했다.“어떻소? 괜찮소?”벙어리가 일어나자마자 흉악한 몰골의 그자가 다시 방문 앞에 나타났다. 달빛 아래에서 보니 더욱더 섬뜩했다.그는 확 달려들었고 낙청연은 검을 휘둘렀다.복맹의 몸이 소리를 냈다. 그는 으르릉거리면서 포효했고 검날을 움켜쥐더니 억센 힘으로 낙청연의
더 보기

제1395화

낙청연은 복맹을 힘껏 걷어차서 벙어리를 구했다.그녀는 천참검을 든 채로 바짝 거리를 좁혔고 검을 계속해 휘둘렀다. 복맹은 그녀를 당해내기 어려웠다.기세가 얼마나 강한지 마치 천 년 동안 봉인된 맹수가 마침내 피 맛을 보고 걷잡을 수 없이 날뛰는 것만 같았다.심지어 낙청연은 그 여인의 강렬한 원망과 한을 느낄 수 있었다.아주 살기등등했다.복맹은 결국 얻어맞고 헐레벌떡 도망쳤다.낙청연은 그를 뒤쫓고 싶었지만 몸이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낙청연은 부적으로 붉은 옷을 입은 여인을 강제로 몸에서 떠나게 했고, 그 순간 바닥에 무릎을 털썩 꿇고 피를 왈칵 토했다.그녀의 눈앞에서 붉은색 치맛자락이 밤바람에 가볍게 날리고 있었다.낙청연은 그제야 그녀가 신은 붉은색 신발이 혼롓날 신는 신발이라는 걸 발견했다.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약속한 걸 잊지 말거라”“난 또 널 찾으러 올 것이다.”고개를 든 낙청연은 달빛 아래 창백한 얼굴과 길게 늘어뜨린 검은색 머리카락을 보았다.그 순간, 낙청연은 어쩐지 낯이 익다고 생각했다.미간 사이의 뛰어난 기상은 초상화 속의 인물과 닮아있었다.“이름이 무엇이지?”창백한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다음 순간, 그녀는 낙청연의 눈앞에서 사라졌다.바람 소리와 함께 여인의 웃음소리가 낙청연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내 물건을 그리 많이 뒤지고 초상화도 그리 많이 봤으면서 내가 누군지 모르는 것이냐?”그 목소리는 아득히 멀어져 갔다.낙청연은 움찔했다.“우단봉!”귀도의 성주!계속 그들을 따라다니던 건 귀도의 성주 우단봉이었다!그녀가 그 고금을 만진 이유가 있었다.이곳이 그녀가 지내던 곳이기 때문이었다.우단봉이 벙어리가 독사에게 물리지 않게 한 것도, 낙청연이 그를 구할 수 있게 길을 안내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복맹을 죽인 그날 밤, 소령진으로 불러들인 것이 우단봉인 듯했다.그리고 복맹의 몸에 빙의한 사내도 아주 강했다. 평범한 사람은 아닌 듯했다.주위는 다시 고요해졌고 낙청연은 고통을 찾으며 입
더 보기

제1396화

낙청연도 긴장하고 있는 그를 느끼고 다급히 입을 열었다. “상처가 매우 심하니, 약을 좀 발라야겠소.”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태연하게 책상다리하고 앉았지만, 결국 견디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옷소매를 꽉 움켜쥐었다.낙청연은 바짝 다가가, 매우 세심하게 그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의 몸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그러니 이렇게 야윌 수밖에!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그의 몸은 쇄골과 늑골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부진환은 눈앞의 이 여인을 바라보았다.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맴돌았고, 찡그린 미간과 걱정스러워하는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는 그녀를 부진환은 품에 껴안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할 수 없었다.그는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고, 심지어 호흡마저 균일하게 조절했다.낙청연은 상처를 싸매 주고, 약을 달여 가져와, 옆에 놓고 식혔다.달빛이 참 좋았다. 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물었다. “몸에 상처가 왜 그리 많은 것이요?”벙어리는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손으로 뭔가 쓰려고 했다.하지만 종이와 붓이 없었다.낙청연은 손바닥을 펼쳐 그에게 내밀었다.벙어리는 멈칫하더니 곧 그녀의 손바닥에 썼다: 살수들은 다 그런 게 아니요?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이더니, 말했다. “당신은 대단한 실력을 갖춘 사람인데 왜 진익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요? 무능한 진익이 싫지 않소?”벙어리가 글을 썼다: 그는 나의 목숨을 구해줬소.낙청연은 의아했다. “그래서 진익이 나를 보호하라고 하니, 이렇게 목숨까지 내놓으려는 것이요?”벙어리는 잠깐 멍해 있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고민에 빠졌다. 그렇다면 진익에게 신세를 진 셈이 아닌가?한참 생각하더니, 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이며 벙어리를 쳐다보며 물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오?”벙어리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그녀의 손바닥에 한 글자를 썼다.낙청연은 약간 놀랐다. “소토(小土)?”“왜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요?’벙어리는 계
더 보기

제1397화

산에 오른 이후로 벙어리는 여러 번 낙청연을 구해줬다.그러니 낙청연도 당연히 벙어리가 좀 더 오래 살길 바란다.그러나 벙어리는 고개를 저으며 글을 썼다: 나를 상관하지 말고 당신이 필요한 걸 요구하시오.“급하지 않소. 그때 가서 보기오.” 벙어리가 별로 원하는 것 같지 않아서 낙청연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밤바람이 불어와 한기가 몰려왔다.“돌아가 쉬시오. 나는 서방에 혹시 또 다른 단서가 있는지 다시 가보겠소.”낙청연은 서방으로 돌아갔다.그러나 벙어리는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방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어두운 밤, 복맹은 이리저리 도망가고 있었다.그리고 그 홍의 그림자가 뒤에서 바짝 뒤쫓아 오고 있었다.홍의 여인의 음랭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성(敬成), 왜 도망가는 것이냐? 이제야 무서운가 보네. 늦었다고 생각되지 않느냐?”복맹은 긴장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두 눈은 공포가 가득했고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숨었다.한참 숲속에서 길을 찾던 홍해와 구십칠은 발걸음 소리를 듣고 순간 깜짝 놀라 다급히 풀숲에 숨어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그들은 미친 듯이 앞으로 달려가는 복맹을 보았다. 마치 그 어떤 무서운 것에 쫓기는 듯했다.두 사람은 조용히 상황을 살피다가, 곧 슬그머니 뒤를 따라갔다.--날이 밝을 무렵, 홍해와 구십칠이 돌아왔다.책상 위에 엎드려 자고 있던 낙청연이 깨어났다.방문을 열자, 눈 부신 햇살이 사람의 몸을 따사롭게 비추었다.구십칠은 흥분해서 말했다. “나가는 길을 찾았습니다!”“어젯밤 우리는 이상한 남자를 따라가다가 나가는 길을 찾았습니다.”“다만 절벽을 끼고 가야 하고 길은 매우 좁으며, 게다가 안전장치도 없으며 밧줄도 없습니다.”“매우 위험합니다!”“이곳을 나가려면 일단 상처부터 잘 치료해야 할 것 같습니다!”“그렇지 않으면 너무 위험합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럼, 요 며칠은 다들 상처를 잘 치료하거라.”낙청연은 또 가서 약을 몇 첩 지어왔다. 그녀는 그
더 보기

제1398화

낙청연은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나, 몸을 돌려 일어났다.낙청연은 창문 틈으로 스쳐 지나가는 홍의 그림자를 보고, 앞으로 다가가 방문을 열었다.마침 홍해가 장도를 들고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방 안에서 나오고 있었다.이를 본 낙청연은 달래며 말했다. “괜찮다. 놀라지 말고 들어가 쉬거라.”홍해는 자신이 정말 그 홍의 그림자를 봤다고 말하려 했지만, 낙청연이 전혀 두려워하지 않자,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낙청연이 방으로 돌아오자, 그 홍의 여인이 방 안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우단봉(虞丹鳳)?” 낙청연이 떠보았다.홍의 여인은 눈썹을 들썩이더니 말했다. “그리 멍청하진 않군!”“너는 어떻게 죽은 것이냐?” 낙청연은 귀도가 이렇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순간 우단봉의 두 눈에 증오가 불타올랐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살해됐다.”“가장 사랑하는 사람?” 낙청연은 무심코 앉으며, 우단봉의 이야기를 들어볼 생각이었다.“너도 보았을 것이다. 이곳은 내가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만든 것이다.”“본래의 뜻은 노예로 인정받은 사람들을 거두려는 것이었다. 나는 이 세상의 불공평함을 바꿀 힘이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여 그들에게 더욱 나은 은신처를 주려고 노력했다.”“그리고 우경성은, 귀도가 받아들인 첫 번째 노예였다.”“나는 내가 굉장히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늑대를 집으로 끌어들였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오랜 세월 함께 지내다 보니, 나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그와 나의 모든 것을 함께 나누며, 그도 그중에 참여시켰다.”“하지만 우리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귀도는 노예라는 부문이 찍힌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곳인데 그는 더 많은 사람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사람이 많으면 자원도 나누어야 하니까!”“비록 갈등이 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그의 의견을 존중했고, 서서히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귀도도 점점 숨겨진 곳이 되었다.”“그런데 우리 혼인하는 날, 그는 나를 죽이고, 나
더 보기

제1399화

얼굴은 갑자기 몹시 공포스럽게 변했고 대량의 핏발이 창백한 얼굴에 돋더니, 핏줄이 터졌다.그녀의 얼굴이 찌그러지더니 흉악스럽게 변했다.낙청연은 다급히 부적 한 장을 날려 우단봉을 벽에 고정했다.그녀의 모습을 보니, 갑자기 통제력을 잃고 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두려웠다.“네가 생각나지 않으면, 내가 도와주마.”낙청연은 나침반을 꺼냈다. 진법이 날아가 우단봉을 가두었다.그녀가 천천히 눈을 감자, 눈앞에 옛날 귀도의 기백이 넘치는 풍경이 펼쳐졌다.성주의 대혼 날이다.그때 절벽 사이의 이 건축물은 기백이 넘쳤고 위엄이 돋보였다. 전혀 음산한 기운이 없었다.철교의 양측에도 건축물이 있었고 거리는 매우 넓었으며, 곳곳에 초롱을 달고 오색 천으로 장식했으며, 붉은 비단이 휘날렸다.꽃가마를 이쪽에서 저쪽으로 메고 갔으며, 말 위에 탄 남자는 바로 우경성이었다.꽃가마에 탄 여인은 새빨간 입술에 하얀 이를 가지고 있었고, 눈동자는 맑고 아름다웠으며, 눈매는 약간 날카롭고 영기가 넘쳤지만, 소녀의 수줍음을 감출 수 없었다.그녀는 오늘의 혼례에 대해 몹시 기뻐했다.그러나 동방화촉의 첫날밤, 그녀를 기다리는 건, 신랑이 그녀의 붉은 면사포를 젖히는 것이 아니라 장검에 가슴이 뚫리는 것이었다.붉은 면사포가 떨어지는 그 순간, 그녀는 눈앞의 사랑하는 사람이 그녀의 가슴에 찔린 그 장검을 잡고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왜입니까?” 눈물이 흘러내렸다.하지만 우경성의 눈빛은 날카롭고, 독기를 품었으며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너를 참아주는 건 이미 나의 한계에 달했다. 동방화촉의 첫날밤에 나는 나에게 악몽을 남기고 싶지 않다.”이 말을 끝내고, 우경성은 우단봉의 입안에 알약 한 알을 쑤셔서 넣더니, 곧 또 부적 한 장을 우단봉의 이마에 붙였다.낙청연은 그 부적을 보고 약간 놀랐다.정혼부(定魂符).사람이 죽기 전에 혼백을 몸에 가둬두면, 죽은 후 혼백이 몸을 떠나지 않는다.우경성은 뭘 하려는 걸까?다음 순간, 잔혹한 장면에 낙청연의 가슴은
더 보기

제1400화

낙청연은 우단봉을 바라보며 확고한 어투로 말했다.우단봉은 점차 평정을 되찾았고, 흉측한 얼굴도 차차 원래대로 돌아왔다. 눈에 선 핏발도 점점 사라졌다.낙청연은 그녀를 풀어주었다.우단봉의 날카로운 눈빛은 온통 증오로 가득했고, 두 눈은 낙청연을 주시했다.“우경성은 이미 죽었다. 나는 그가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 사라지길 바란다!”낙청연은 약간 놀라서 말했다. “죽었다고? 어떻게 죽은 거냐?”우단봉이 말했다. “어젯밤 그 남자의 몸 안에 우경성이 있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의아했다.곧바로 우경성의 모습을 떠올려 보고 또다시 복맹의 몸에서 봤던 그 남자의 모습을 떠올려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확실히 우경성이었다!하지만 나이는 열 몇 살은 차이 나는 것 같았다.그가 몇 십년을 더 살았으니, 날로 얻어먹은 셈이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했다. “문제없다.”“그런데 우경성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있느냐?”우단봉이 대답했다. “그건 모른다.”“나도 며칠 전에 네가 나를 풀어줘서 나온 거다. 나도 그가 이미 죽어서 나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는 걸 방금 알게 되었다.”“직접 그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우단봉의 어투는 아쉬움이 남아있었다.낙청연은 상황을 파악한 후 물었다. “혹시 귀도산의 지도를 가지고 있느냐?”“우경성은 너의 시신을 팔방진에 묻어 두었다. 그러니 귀도산의 지도가 있어야 팔방진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지도는 없지만, 그려 줄 수 있다. 이 산의 돌덩이 하나까지 어디에 있는지 나는 다 알고 있다.”이 말을 하며 우단봉이 손을 펼치자, 종이가 하늘에 날아올라 갔다.우단봉은 붓에 먹을 묻혀서 지도를 그렸다.전체 귀도산의 지도가 눈앞에 펼쳐졌을 때, 낙청연은 우단봉에게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렇게 상세한 곳까지 그녀는 모두 분명하게 그려냈다.그녀는 귀도성을 건설하기 위해, 확실히 산 전체의 지형을 철저하게 파악했다.심지어 뱀 굴이 있는 위치까지 그녀에게 그려주었다.
더 보기
이전
1
...
138139140141142
...
301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