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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석문 안으로 들어가니 대청이 보였는데 좀 전에 봤던 대전처럼 위엄 넘치지는 않았다.

그곳의 장식품들은 보니 집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곳처럼 보였고 배치가 무척 아늑했다.

벽에는 서화가 가득 걸려있고 탁자 위에는 화병이 놓여 있었다.

화조가 그려진 병풍 뒤에는 낮은 탁자와 향로가 창문 맞은편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밖은 싱그러운 화초향이 풍기는 풀밭이었다.

낙청연의 머릿속에 어떠한 장면이 그려졌다.

남녀 두 사람이 창문 앞에 앉아 술을 마시며 눈을 감상하는 것, 그것은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다른 한쪽에는 고금(古琴)이 있었고 벽과 가까운 곳에는 칼과 창, 검이 있었다. 여인은 금을 다루고 사내는 검을 연마하는 것도 하늘이 내린 연인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금의 현이 끊어졌다.

고금을 천천히 만지작대던 낙청연은 어쩐지 서글퍼졌다.

“안이 꽤 넓은 것 같습니다. 먹을 것이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

홍해는 말하면서 뒤쪽으로 걸어갔고 다른 이들도 그를 따라 뒤쪽으로 향했다.

밖으로 나오자 경치가 삽시에 달라졌다.

그곳은 뜻밖에도 협곡이었다.

환한 빛이 있었고 고개를 들면 구름이 보였다.

그들은 기품 있고 아늑한 저택의 내원에 있었다.

“어쩐지 다른 사람 저택에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 사는 사람이 없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고금 소리가 들렸다. 현음이 길게 떨렸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 온 것일까요?”

홍해는 곧바로 경계했다.

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보았고 병풍 사이로 붉은 옷을 보았다.

검은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은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아무도 없다.”

낙청연이 홍해를 붙잡고 말했다.

“이곳은 꽤 넓은 것 같으니 일단 다들 식량과 약재를 찾는 것이 좋겠다.”

그들은 곧바로 흩어져 찾기 시작했다.

벙어리는 낙청연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다.

낙청연은 가장 큰 방으로 갔고 방 안을 뒤져서 약을 찾았다.

냄새를 맡아봤지만 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이곳의 진열을 보니 이곳에 사는 사람이 아주 부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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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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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벙어리가부진환이란걸이제청연에게알리.고청연의오해를풀어주면안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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