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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1화

육중한 철교가 순식간에 아래로 무너지며 낙청연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광풍 속, 마른 몸 또한 그녀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벙어리!”

낙청연은 깜짝 놀랐고 숨 쉬는 법을 잊었다.

그녀는 벼랑 끝으로 달려갔고 구십칠이 제때 그녀를 말렸다.

“조심하세요!”

광풍은 여전히 휘몰아치고 있었다. 수많은 영혼의 귀청을 때리는 처절한 비명이 들렸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절벽을 바라보는 낙청연의 마음 또한 순식간에 절벽 아래로 가라앉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세 사람 모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바로 그때 홍해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밧줄이 팽팽합니다.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던진 밧줄이 갑자기 팽팽하게 당겨졌다.

구십칠은 부랴부랴 달려가 밧줄을 잡아당겼고 낙청연은 벼랑 끝에 엎드려 아래를 바라봤다.

그녀는 벼랑 속에서 애처롭게 흔들리는 그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언제든 바람에 흩날릴 것 같은 작은 먼지처럼 한없이 작아 보였다.

낙청연은 애타는 마음을 안고 다가가 밧줄을 끌어당기는 걸 도왔다.

드디어 손 하나가 올라왔다.

세 사람은 합심하여 벙어리를 끌어올렸다.

위로 올라왔을 때 벙어리는 무기력하게 바닥에 누워 숨을 골랐다.

낙청연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고 바닥에 주저앉아 쉬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벼랑 사이의 바람이 조금 잠잠해졌다.

그들은 맞은편에 있는 소향 일행을 보았다.

멀리서도 소향의 분노와 살기에 가득 찬 눈빛이 보였다.

“두고 보자고!”

소향은 분노하며 몸을 돌려 떠났다.

낙청연은 구십칠에게 물었다.

“보았느냐? 네가 알고 있는 우향이 맞느냐?”

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녀가 이런 곳에 사람까지 데리고 온 걸 보면 보통 신분은 아닌 듯하군요.”

“하지만 아쉽게도 예전에 그녀에 대해 알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임신했고 두풍진을 좋아하지만 두풍진이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낙청연은 그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왜 상처를 준 사람을 좋아한단 말이냐?”

구십칠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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