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81 - 챕터 1390

3009 챕터

제1381화

벙어리는 낙청연이 가길 원하지 않는지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낙청연이 말했다.“걱정하지 마시오. 이 근처에 있을 테니 별일 없을 것이오.”지혈약은 이미 다 썼고 벙어리 등의 상처도 심각했다. 약을 쓰지 않는다면 날이 밝을 때까지 버티지 못할 수도 있었다.그리고 소향도 약재가 급했다.“여기서 내가 돌아오길 기다리시오.”낙청연은 벙어리에게 당부했고 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낙청연은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가 약재를 찾기 시작했다.그 산은 아무도 발을 들인 적이 없는 건지 풀이 무성하게 자란 데다가 길이 없었다.하지만 오히려 약재가 아주 많았다.진귀한 약재들은 아니지만 상처를 치료하기엔 좋은 약재들이 많았다.낙청연은 아주 많은 약재를 채집했고 기분 좋게 돌아가려는데...사람이 사라진 걸 발견했다!벙어리와 소향 모두 없었다!순간, 마음속에서 불길한 예감이 치솟았다.낙청연은 이곳저곳 찾아봤으나 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길을 잘못 든 건 아닐까 의심했다.그러나 낙청연은 땅 위에 핏자국이 있는 걸 보았다.끌려간 듯한 흔적이었다.낙청연은 순간 마음이 무거워졌다.벙어리에게 일이 생기다니!낙청연은 나침반을 꺼내 들었고 음산한 기운을 발견했다.그녀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곧바로 찾으러 갔다.그러나 낙청연이 멀리 달려 한 숲에 도착했을 때, 음기와 살기가 숲 전체에 흘러넘치고 있었다.낙청연은 그렇게 방향을 잃었고 손안에 든 나침반은 끊임없이 움직였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안으로 들어갔다.그곳의 숲은 더욱더 울창했다. 날이 밝고 있는데 숲속에 들어서니 나뭇잎에 햇빛이 가로막혀 여전히 컴컴했다.낙청연은 그렇게 날이 완전히 밝을 때까지 그들을 찾았고, 점심 때쯤 시냇가에서 소향을 발견했다.낙청연은 깜짝 놀라 다급히 소향을 부축했고 코 밑에 손을 가져다 댔다. 아직 살아있었다.근처를 살폈지만 벙어리는 보이지 않았다.상류 위치에 있던 바위에 피가 묻어 있는 게 보였다. 벙어리가 남긴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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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너무 높다 보니 낙청연은 석벽에 붙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필사적으로 붙잡아야 했다.하지만 석벽은 거의 수직이었고 무언가에 의지해 힘으로 오르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낙청연은 툭 튀어나온 바위 하나를 잡고 잠깐 완충한 뒤 밑바닥으로 떨어졌다.비록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발목을 삐끗했다.아래쪽은 빛이 어두웠고 고개를 들어 보니 적어도 10미터는 넘을 것 같은 깊이의 동굴이었다.아래에는 돌멩이들이 매우 많았고 심지어 그 옆에는 백골이 드러나 있었다. 이 아래에서 꽤 많은 사람이 죽은 듯했다.어떤 곳인지 알 수 없었다.조금 전... 소향이 그녀를 민 걸까?바로 그때, 동굴 입구 쪽에서 누군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었다.그는 다름 아닌 소향이었다!소향은 입구 쪽에 엎드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초조하게 물었다.“무사한 것이오?”“괜찮소?”“미안하오, 정말 미안하오. 내가 미끄러져서 실수로 낭자를 밀었소.”“여기가 이렇게 큰지 몰랐소.”낙청연은 바닥에 앉아 발목을 주무르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물었다.“벙어리는 이 안으로 끌려들어 간 것이오?”소향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나도 모르겠소.”“그를 보았소?”낙청연이 대답했다.“아니.”소향이 말했다.“안에 빠졌다가 혼자 기어서 나왔을지도 모르오.”낙청연은 주위 석벽을 바라보았다. 엄청 가파른 걸 보니 밧줄이 없다면 벙어리의 상처로는 전혀 올라갈 수 없었다.바로 그때, 소향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잠시만 기다리시오. 내가 가서 밧줄을 찾아 구해주겠소.”낙청연은 의문이 들었다. 소향이 이렇게 떠난다면 정말 소향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했다.그런데 그녀가 다시 돌아와 낙청연을 구한다면 정말 그냥 실수일 지도 몰랐다.낙청연은 큰 기대를 품지 않았다. 그녀는 발목을 주무르다가 천천히 일어나 주위를 살폈다.그곳에는 시체가 가득했고 그중 일부는 백골만 남았다.뼈가 완전한 걸 보면 맹수에게 물어뜯기지는 않은 것 같았다.낙청연은 시체 주변에서 칼이나 검 그리고 빈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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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그 순간, 소향의 안색이 확연히 달라졌다.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소향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소향이 비수를 꺼내 든 것과 낙청연이 그녀를 힘껏 당긴 건 거의 동시에 벌어진 일이었다.소향은 낙청연이 자신을 꿰뚫어 본 걸 그제야 깨달았다.떨어지는 순간, 소향은 덩굴을 필사적으로 잡았다.낙청연은 두 다리로 덩굴을 감은 뒤 신속히 내려가 손에 들고 있던 장검으로 소향을 찔렀다.소향은 빠르게 아래로 떨어졌고 바닥에 심하게 부딪힌 뒤 낙청연과 싸우기 시작했다.소향의 빠른 속도에 낙청연은 경악했다. 싸우는 와중에 소향은 소매 안에서 서늘한 빛을 띤, 철로 만들어진 발톱을 꺼내 들었다. 낙청연은 다급히 피했고 소향이 발차기를 했다. 발에도 살기등등한 철 발톱이 있었다.낙청연은 여태 그녀의 온몸에 암살 무기가 숨겨져 있음을 발견하지 못했다.격렬한 몸싸움 끝에 낙청연은 온 힘을 다해 소향을 바닥에 내리눌렀다.“당신은 대체 누구지? 벙어리가 사라진 것도 당신이 꾸민 짓이지!”소향은 눈빛이 차가워졌고 갑자기 입을 열어 작은 칼날을 뱉었다.황급히 피했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낙청연의 뺨을 지나쳐 핏자국을 남겼다.바로 그때, 소향이 신속히 몸을 피했다.손과 발에 하고 있던 철 발톱이 이때 사용됐다. 그녀는 그것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석벽을 타기 시작했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소향은 마치 큰 거미처럼 석벽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심지어 그녀는 배가 부른 상태였다...그 광경은 무척이나 기괴했고 낙청연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이 여인은 대체 뭘까?제설미의 말이 맞았다. 소향이 임신한 채로 귀도에 들어섰다는 건 그녀가 절대 만만찮은 사람이란 걸 의미했다.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소향은 동굴에서 뺘져 나온 뒤 잠시 후 다시 찾아왔다.그녀는 낙청연을 향해 돌을 던졌고 낙청연은 급히 피했다.낙청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소향! 난 당신을 몇 번이나 구해주었소! 그런데 왜 이러는 것이오?”소향은 증오에 찬 눈빛으로 눈을 부릅떴다.“당신은 내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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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그 말을 듣는 순간, 낙청연은 몸을 흠칫 떨었다.뭐라고?낙청연은 믿기 어려웠다.하지만 소향은 말을 계속 이어가지 않고 갑자기 동굴 입구에서 사라졌다.낙청연은 다시 한번 머리 위 하늘에 시선을 빼앗겼다. 커다란 무언가가 서서히 모든 빛을 가렸다.마지막 틈까지 전부 막혔을 때, 소향의 목소리가 들렸다.“아무도 당신을 구하지 않을 것이오. 당신도 안에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죽기를 기다리시오!”“10일 뒤 시신을 거두러 오겠소!”소향은 이를 악문 채로 마지막 한 마디를 내뱉었다.소향이 낙청연을 이기지 못하는 게 아니었더라면 낙청연은 아마 지금쯤 소향의 손에 죽었을 것이다.낙청연을 이길 수 없었기에 그녀를 이곳에 가두어 죽게 만들 셈인 듯했다.위에 놓인 석판은 아주 무거워 보였다. 낙청연은 석판이 떨어질까 봐 걱정됐다.소향이 이런 것까지 찾아내다니, 그건 소향이 이곳 환경에 아주 익숙하다는 것, 그리고 심지어 이곳에서 사람을 죽이는 게 처음이 아니란 걸 의미했다.그녀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일찍 귀도에 들어왔다.하지만 낙청연은 이해할 수 없었다. 두풍진 같은 음마가 어떻게 소향의 유일한 사랑이 된 걸까?그녀가 기억하기로 두풍진의 아내는 잔인하게 학대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 뒤로 두풍진은 온갖 악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어떤 여인이 진심으로 두풍진을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낙청연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낙청연은 잠잠해지자 계속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서 죽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나갈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공간은 밀폐되어 있고 주위는 바늘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그래서 석벽 내에서 나는 소리를 더욱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낙청연은 석벽을 한 바퀴 쭉 둘러보았고 끝내 물소리를 들었다.낙청연의 눈빛이 번뜩였다.석벽은 얇았기에 분명 길이 있을 것이다.낙청연은 이곳저곳 두드려 보다가 가장 얇은 곳을 찾은 뒤 돌멩이를 들어 힘껏 내리쳤다.그렇게 반복적으로 내리치다 보니 석벽이 조금씩 부서지기 시작했고 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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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홍해의 목소리였다!“홍해?”낙청연이 떠보듯 묻자 상대는 화들짝 놀라며 곧바로 대답했다.“당신도 여기 있었습니까?”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구십칠!두 사람은 곧바로 공격을 멈췄다.낙청연은 다시금 불을 지펴 주변을 밝혔다.“왜 이런 것이냐?”다급히 달려간 낙청연은 홍해의 손등에서 뱀에게 물린 상처를 보았다. 뱀의 독에 당한 듯했다.낙청연은 부랴부랴 해독약을 홍해에게 건네 먹게 한 뒤 침을 놓아 독을 뺐다.덕분에 홍해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구십칠은 바닥에 쭈그려 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당신을 만나서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홍해는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두 사람을 본 낙청연은 그들이 험한 일을 당했음을 직감했다.“몇 명이나 같이 있느냐? 숲에서 취산을 만났었는데 이미 죽었더구나.”낙청연이 걱정스레 물었다.구십칠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습니다. 제가 만난 이들 중 세 명이 죽었습니다. 지금은 홍해뿐입니다.”“다른 두 명도 위험할 것 같습니다.”낙청연은 그 말에 마음이 무거워졌다.“어디 있느냐? 날 데리고 가거라.”구십칠은 홍해를 부축하며 낙청연을 데리고 그곳으로 다시 돌아갔다.그들은 다른 세 사람의 시신을 찾았다.세 사람의 시신은 밧줄로 한데 묶여 있었다. 구십칠은 그들을 데리고 함께 갈 생각인 듯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죽지 않은 홍해를 고려해야 했기에 우선 세 사람의 시체를 그곳에 두었다.시체의 몸에는 물린 흔적이 대부분이었고 칼과 검에 당한 상처도 있었지만 치명적인 건 뱀독이었다.낙청연은 병을 꺼내 취혼부로 그들의 혼백을 모두 병에 담았다.그녀는 구십칠을 보고 말했다.“가자.”“우리는 아직 출구를 찾지 못해서 시신을 데리고 나갈 수 없다.”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우선 출구를 찾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 안에는 뱀이 아주 많고 독뱀도 많습니다.”낙청연은 서둘러 그들에게 뱀 퇴치용 분말을 건네주었고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몸과 발에 분말을 발랐다.그런데 바로 그때, 낙청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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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전부 뱀이었다.그것도 아주 빼곡했다.위에는 덩굴이 그물처럼 되어 있었고 그 위에 뱀이 도사리고 있었다.이따금 뱀이 물에 빠지기도 했다.구십칠은 초조한 듯 말했다.“이 숲에 많은 사람이 끌려갔습니다. 맨 위의 구덩이에서 떨어져 여기서 뱀들에게 모조리 잡아먹힙니다.”“저도 여기서 일행을 만났는데 홍해밖에 구하지 못했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벙어리도 끌려가서 이곳에 빠진 걸까?낙청연은 철삭 끝을 바라보았다. 평평했지만 어두컴컴해서 잘 보이지 않았다.“한번 가봐야겠다.”낙청연은 천참검을 들고 수면 위 부교로 향했다.구십칠은 그녀를 말릴 수 없어 홍해를 내려두고 낙청연의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봤다.위험해진다면 곧바로 나설 생각이었다.낙청연은 최대한 물에 닿지 않으려고 빠른 걸음으로 부교를 지났다. 물에 닿으면 발에 묻힌 뱀 퇴치용 가루가 씻겨 내려가기 때문이다.그곳에 달려가 보니 바닥에 누워있는 벙어리가 보였다.낙청연은 곧바로 벙어리를 업었다. 다행히 그의 근처에는 뱀이 없었고 뱀에게 물린 상처도 없었다.낙청연은 힘겹게 그를 업은 뒤 이를 악물고 억지로 버텼다.“구십칠, 나 대신 위에 좀 봐주거라.”“알겠습니다. 발밑을 조심하세요!”구십칠은 바짝 긴장했다.낙청연은 이를 악물고 간신히 벙어리를 업어 부교 밖으로 향했다.무거운 걸음이 부교에 닿자 발이 물에 풍덩 빠졌다.그런데 물속에도 뱀이 가득했다. 뱀들은 갑자기 모두 떠올랐고 시커먼 뱀들을 보니 머리털이 쭈뼛 섰다.낙청연은 온 힘을 다해 부교 밖으로 돌진했지만 반 밖에 가지 못했다.그런데 갑자기 위에서 뱀이 부교로 떨어져 낙청연의 길을 막았다.바로 그때, 몸을 날린 구십칠이 장검으로 그 뱀을 들어 날려 보냈고 낙청연이 업고 있던 벙어리를 건네받았다.낙청연은 천참검을 들고 줄곧 엄호했다.다행히도 그들은 무사히 통로로 돌아올 수 있었다.비교적 안전한 곳에 벙어리를 내려놓은 뒤 낙청연은 급히 살펴봤다.독에 당하지도 않았고 물리지도 않았지만 등의 상처에서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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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다행히도 한 시진 정도 걷자 집 하나가 보였다.그것은 석벽과 붙어있는 집이었는데 집이라기보다는 동굴 같아 보였다.그곳은 비교적 추레했고 먼지도 두껍게 쌓여 있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듯했다.하지만 방에 지푸라기가 두껍게 깔려 있고 상대적으로 건조해 그들은 일단 그곳에서 휴식하기로 했다.낙청연은 검사한 뒤 말했다.“이곳은 뱀을 기르는 사람이 지내는 곳 같지 않다.”구석에 뱀을 담는 바구니가 많이 놓여 있었지만 전부 비어 있었다.낙청연은 솥과 그릇을 씻은 뒤 약을 달였고 기다리는 동안 벙어리의 상처를 싸맸다.상처가 너무 아팠는지 벙어리가 정신을 차렸다.낙청연은 그 틈을 타 그에게 약을 건넸다.“명줄이 질기니 당신은 절대 죽지 않을 것이오.”약그릇을 받아 든 벙어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바닥에 소향이 의심스럽다고 적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난 이미 알고 있소. 하지만 소향이 아니었다면 나도 당신을 찾지는 못했을 것이오.”소향이 벙어리도 공격한 듯했다.주위는 점점 더 추워졌고 구십칠은 불을 더 세게 지피며 말했다.“이미 밤이 되었을 것입니다.”“쉬세요, 제가 보초를 서겠습니다.”낙청연은 벽에 기대어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녀는 구십칠에게 물었다.“그날 아침 깨어나 보니 다들 보이지 않더구나. 어딜 간 것이냐?”“당시 무슨 일을 겪었는지 기억하고 있느냐?”구십칠은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습니다. 제가 깨어났을 때는 산에 있었습니다.”“저도 제가 어떻게 산에 오른 건지 모르겠습니다. 머리가 흐리멍덩한 것이 기억을 잃은 건 아닐까 의심되기도 했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살짝 놀라며 사색에 잠겼다.“그렇다면 우리는 당시 모두 뿔뿔이 흩어졌겠구나.”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것 같습니다.”말하면서 구십칠은 궁금한 듯 물었다.“조금 전 말한 소향이란 자는 누굽니까? 산을 오른 뒤 동행한 동료입니까?”갑자기 불어오는 밤바람에 낙청연은 추워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고개를 드니 창문 틈 사이로 창백한 얼굴이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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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낙청연의 말에 구십칠과 홍해는 모두 깜짝 놀랐다.“그녀였다니.”“하지만 임신한 여인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낙청연은 미간을 구긴 채로 고민에 잠겼다.“그러게. 우향은 우리보다 이곳을 훨씬 더 잘 알고 있지만 임신한 상태다. 그런데 어떻게 한 것일까?”이곳은 산 중턱이라고 할 수 있었다.도명 일행도 여기까지 오는 길에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소향이 그들보다 먼저 이곳에 도착했고 이렇게 많은 걸 알고 있다니, 소향은 어떻게 살아남은 걸까?뱀 퇴치용 가루만으로는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없었다.“분명 도와주는 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녀 혼자서 밤새 우리 여덟 명을 각기 다른 곳으로 옮기는 건 불가능합니다.”“조심하는 게 좋겠습니다.”구십칠은 우향을 알지 못했고 그녀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도 몰랐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나뭇가지로 바닥에 그림을 그렸다.낙청연은 그들이 걸어온 노선을 그렸고 내일 갈 길을 정했다.“이곳은 전문적으로 뱀을 기르는 뱀굴인 듯하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라면 분명 출구가 있을 것이다.”“내일 이 방향으로 가다 보면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그들은 반드시 사흘 내로 나가야 했다.이곳에는 식량이 없었고 다들 다친 상태였다. 식량이 없으면 체력을 회복할 수 없으니 이곳에서 쉽게 죽을 수 있었다.낙청연은 벽에 기대어 몇 시진 동안 잤다.날이 밝은 뒤 나가서 길을 찾을 생각이었는데 구십칠이 갑자기 그녀를 깨웠다.낙청연은 잠에서 깼다.“무슨 일이냐?”낙청연은 방 안의 불더미가 꺼져 온통 캄캄하다는 걸 발견했다.구십칠은 조용히 하라는 듯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댔다.“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벽에 귀를 대고 자세히 들어 보니 정말 발소리가 들렸다.게다가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았다.이 안은 미궁처럼 동굴 통로가 모두 연결되어 있고, 갈림길이 많고 곧은 길이 적었다. 그래서 소리가 아주 빨리, 뚜렷하게 전해졌다.낙청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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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가 관찰한 뒤 곧바로 손을 움직여 기관을 해체하기 시작했다.뒤에서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구십칠과 홍해는 바짝 긴장했고 무기를 손에 꼭 쥔 채로 언제든 전투할 준비를 했다.그들은 당장이라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구십칠 일행이 모퉁이에서 그림자들을 보았을 때,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기관이 열렸다.낙청연은 석문을 열고 들어갔다.“얼른 들어오거라!”그 순간, 낙청연은 살기등등해서 뒤쫓아 오는 소향을 보았다. 소향은 검은 옷을 입은 사람 여섯 명과 함께 빠른 속도로 쫓아오고 있었다.낙청연 일행은 신속히 석문 안으로 들어간 뒤 함께 석문을 닫았다.낙청연은 벽 쪽에 있는 기관을 보더니 곧바로 기관을 눌렀다.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석문이 다시 잠겼다.밖에 있는 이들은 사력을 다해 석문을 깨부수려 했지만 석문은 꿈쩍하지 않았다.낙청연 일행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가자.”낙청연은 그제야 몸을 돌렸다. 등 뒤에는 대전처럼 보이는 곳이었다.그들이 있는 위치는 대전의 옆쪽에 있는 높은 돌계단이었다.“이 산에 이런 곳이 있다니?”홍해는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낙청연은 대전의 후방에 높이 꽂힌 깃발과 위엄 넘치는 그곳의 장식품들을 보았다.그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이 아마 귀도 수령의 자리일 것이다.”계단에서 내려온 낙청연은 탁자를 만져봤다. 위에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었다.“하지만 오랫동안 아무도 오지 않은 것 같다.”홍해는 대전 위 위엄있는 위치로 걸어가 말했다.“이 의자에 왜 여인의 석상이 조각된 겁니까? 설마 이 귀도의 수령이 여인인 겁니까?”그들은 수색하기 시작했다.벙어리는 바닥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들고 낙청연에게 다가갔다.확인해 보니 여인의 초상화였다.그림 속 여인은 위엄 넘치는 모습으로 대전 위에 앉아있었다. 붉은 옷에 은색 갑옷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위풍당당했다.그러나 그 초상화는 검에 잘려 반으로 갈라졌고 그 위에는 피도 튀었다.이 귀도의 수령은 정말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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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가자!”낙청연은 떠날 때 대문을 닫는 걸 잊지 않았다.그녀는 벙어리를 데리고 재빨리 다리를 건넜다.“빨리!”그들은 부랴부랴 철교를 건너기 시작했다. 밑을 내려다보니 끝없는 어둠과 심연뿐이었고, 위태위태한 것이 언제든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그들은 바짝 긴장했다.하지만 지금 그렇게 많은 걸 신경 쓸 새가 없었다. 그들은 공포를 견디며 필사적으로 쇠사슬을 잡고 다리의 맞은편을 향해 나아갔다.반까지 걸었는데 등 뒤의 사람들이...쫓아왔다!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해 걸음을 멈추었다.그런데 벙어리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했다.낙청연은 그를 보며 말했다.“만약 그들이 쇠사슬을 자른다면 우리 모두 살지 못할 것이오!”절벽 사이의 철교가 얼마나 오랫동안 존재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 한동안 손보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바로 그때 철추가 튀어나왔다.“어머니, 제가 가서 그들을 막겠습니다.”낙청연은 나침반을 꺼내며 벙어리를 바라봤다.“날 꽉 잡으시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낙청연은 손가락을 베어 피를 낸 뒤 다시 한번 소령진을 사용했다.벼랑 사이에서 삽시에 광풍이 일기 시작했다. 바람은 사람들을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으로 끌어들일 생각인지 매섭게 불었다.절벽 위 철교가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낙청연 일행은 필사적으로 쇠사슬을 잡았다.소향은 사람들을 데리고 후방에서 쫓다가 광풍 때문에 연신 뒷걸음질 쳤다. 그들은 광풍 때문에 벼랑 밑으로 떨어질까 두려웠다.“가지.”낙청연은 안색이 창백했다. 그녀는 현재 몸이 아주 허약해 이렇게 큰 소모를 감당할 수 없었다.벙어리는 온 힘을 다해 쇠사슬과 낙청연을 붙잡았고, 구십칠 또한 쇠사슬을 단단히 잡은 채 낙청연을 부축했다.그들은 세찬 바람을 견디며 벼랑 사이를 건넜다.홍해가 먼저 맞은편으로 달려가 그들을 맞았다.그런데 바로 그때, 소향이 화가 난 목소리를 고함을 질렀다.“다리를 잘라버리거라!”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장검으로 쇠사슬을 자르려 했다.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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