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61 - 챕터 1370

3115 챕터

제1361화

복맹은 차갑게 말하며 날카로운 검날을 잡고 돌려 쇠사슬을 끊으려 했다.천참검은 철을 쉽게 벨 정도로 날카롭지는 않았지만, 복맹의 힘이 워낙 억센지라 쇠사슬로도 그를 제압할 수 없었다.바로 그때, 낙청연이 기회를 틈타 나침반을 꺼냈고 피를 바쳐 영혼을 불러냈다. 산속에서 수많은 영혼이 득달같이 모여들었고 그 바람에 숲속에 광풍이 일었다.낙청연은 알고 있었다. 복맹이 천참검을 손에 넣는다면 그녀도, 벙어리도 오늘 필시 죽을 거란 걸 말이다.결정적인 순간이니 반드시 최선을 다해 막을 수밖에 없었다.귀도 산에 있는 영혼은 그 수가 어마어마했고 살기 또한 매우 강했다. 낙청연은 자신이 그들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음산한 바람과 함께 살기가 한꺼번에 몰려왔다.복맹은 저도 모르게 팔을 들어서 막았다.곧이어 위험을 인식한 그는 손바닥의 상처를 신경 쓸 새도 없이 천참검을 무리하게 사용하려 했다.힘이 얼마나 강한지 나무 위에 서 있던 벙어리를 힘껏 끌어내릴 정도였다.바닥에 착지한 벙어리는 손으로 땅을 짚은 덕에 다치지 않았다.그는 이내 몸을 날려 복맹의 가슴을 걷어찼다.그런데도 복맹은 천참검을 놓지 않았다.낙청연은 소령진을 동원했고 곧이어 어둠의 기운이 세차게 솟구쳐 그녀를 단단히 에워쌌다.낙청연은 이를 악물고 억지로 버티며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그녀는 벙어리와 혐력하여 복맹이 천참검을 손에 넣는 걸 막았다.하늘은 어둠으로 뒤덮여 마치 암흑의 감옥처럼 그들을 가두었다.치열한 전투가 이어지면서 피가 흩뿌려졌다.낙청연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온몸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얼굴에도 핏자국이 가득했다.그러나 그것도 천참검이 쇠사슬에 감겼을 때의 위력이었다.복맹이 천참검을 완전히 손에 넣는다면 그들은 필시 죽을 것이었다.벙어리도 상처투성이였다. 공기 중에 피비린내가 만연했다.허공에서 수많은 영혼이 복맹의 신체를 투과하며 그를 사정없이 찢었다. 해골처럼 해쓱한 복맹의 얼굴에 핏줄이 섰고 표정은 잔뜩 일그러져 무척 섬뜩했다.“아!”복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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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복맹이 재빨리 후퇴했고 쇠사슬 소리가 들렸다.그곳으로 달려간 낙청연은 복맹이 나무 기둥과 함께 쇠사슬에 묶여있는 걸 보았다.마른 몸의 벙어리는 천참검을 들어 복맹의 가슴을 찔렀다.그 깔끔한 동작에서 독기가 느껴졌다.복맹은 피를 토하며 무기력하게 눈을 감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자신이 이곳에서 죽는다는 게 믿기지 않는 듯했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바로 그때, 등 뒤에서 강력한 살기가 급습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어둠 속에서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낙청연은 곧바로 달려가 벙어리를 잡아당겼고 그 거대한 검은 그림자는 나무 기둥에 묶인 복맹을 향해 돌진해 매섭게 그의 몸을 꿰뚫고 지나갔다.바닥에 무릎을 꿇은 벙어리는 피를 토했다.낙청연은 초조한 마음에 손을 뻗어 그의 가면을 벗기려 했다.그러나 그의 가면을 만지는 순간 벙어리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피를 가득 묻힌 손이 낙청연의 창백한 손을 꽉 잡고 있었다.밤바람에 낙청연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그녀의 창백한 안색과 얼굴에 묻은 피가 한데 어우러져 처연하게 아름다웠다.낙청연은 정신을 차린 뒤 곧바로 손을 뺐다.“난 상처를 확인해 보고 싶을 뿐이오.”벙어리는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낙청연은 약병 하나를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다.고개를 들어보니 검은 기운이 하늘을 가득 메웠고 수많은 영혼이 미친 듯이 발악하며 날뛰고 있었다.낙청연은 자신이 더는 통제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여긴 아주 위험하니 얼른 떠나는 게 좋겠소.”낙청연이 일어서자 벙어리는 고개를 저으며 나무 기둥에 묶인 복맹을 가리켰다.그는 곧 낙청연을 일으키고 다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무 위로 올라갔다.벙어리는 여기서 잠깐 움직이지 말고 서 있으라고 그녀를 향해 손짓했고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왠지 모르게 그녀는 눈앞의 낯선 이에게 아주 강한 믿음을 안고 있었다.벙어리는 활을 꺼내 쪼그리고 앉았다.낙청연도 긴장하며 숨을 죽인 채로 계속 기다렸다.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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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손 하나가 벙어리 어깨 위에 또 올려졌다.그 순간 벙어리는 몸이 살짝 굳었다. 고개를 든 그는 나무 위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낙청연과 눈이 마주쳤다.그 순간 벙어리는 완전히 얼어붙어 꼼짝하지 못했다.낙청연의 품에 있던 나침반이 격렬히 요동치기 시작했다. 강렬한 위험을 느낀 듯했다.낙청연은 조용히 하라는 듯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댔고 그에게 뒤돌아보지 말라고 눈치를 줬다.바로 그때, 창백한 얼굴 하나가 서서히 벙어리의 머리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회색빛의 눈동자가 낙청연을 직시하고 있었다!낙청연은 순간 숨 쉬는 법마저 잊고 그 여인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잠시 뒤 낙청연은 몰래 부적 하나를 꺼내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철추야.”철추는 곧바로 그 여인의 등 뒤로 걸어가 힘껏 일격을 가했다.그 순간 여인은 동공이 확 커지면서 고양이 눈동자처럼 변했다.낙청연은 곧바로 나침반을 꺼내 나무에서 뛰어내리며 벙어리를 향해 외쳤다.“피하시오!”벙어리는 아주 협조적이었다. 그는 몸을 굴려 왼쪽으로 피했다.낙청연이 손에 들고 있던 나침반을 그쪽으로 비추자 금빛 한 줄기가 쏘아졌고 여인은 순식간에 사라졌다.철추 또한 넋이 나갔다.“어머니, 사라졌습니다.”낙청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확실히 감쪽같이 사라진 듯했다.나침반도 평온해졌다.그러나 낙청연은 그것이 나타난 뒤 나침반이 반응했음을 떠올렸다.그것이 말도 안 되게 강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아마 기운을 숨길 수 있어 나침반마저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벙어리는 일어섰고 경계하듯 주위를 살폈다.숲에서는 더는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고 상공의 영혼들도 차차 흩어지기 시작하면서 달빛이 틈새를 뚫고 숲에 드리워졌다.광선도 조금 밝아졌다.벙어리는 가슴팍을 문지르면서 사슬을 풀었고 그것으로 호랑이의 사체를 묶었다.그는 이제 돌아갈 때가 됐다고 낙청연에게 눈빛을 보냈다.깊은 밤이라 날씨가 쌀쌀했다. 밤바람이 불자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배도 고프고 또 힘들었다.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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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같은 시각, 마을 전체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어둠 속에서 그들은 제각기 무기를 들고 경계하고 있었다. 그들은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무거운 물건이 질질 끌리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자 다들 신경이 곤두섰다.낙청연과 벙어리가 호랑이를 끌고 마을에 들어섰고,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그들이야!”“저들이 살아 돌아오다니!”낙청연과 가면을 쓴 벙어리는 그렇게 마을로 돌아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리고 그의 뒤에 있는 거대한 물건이 천천히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왔다.그것은 호랑이였다.호랑이를 본 순간 다들 헛숨을 들이켰다.“흑호다!”도명은 경악했다.그들의 반응을 본 낙청연은 그들이 흑호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을 눈치챘다.도명은 곧바로 다가가 흑호의 시체를 확인했다.“정말 죽었군!”고개를 들어 낙청연과 벙어리를 바라보는 도명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이걸 당신들이 사냥한 것이오?”낙청연은 피가 묻은 얼굴을 닦았다. 안색은 창백했지만 눈빛은 매우 매서웠다.“그렇지 않으면?”사람들은 전부 놀랐다.피투성이인 그들의 모습을 보니 악전고투를 치른 듯했다.“약속은 지켜야 하지 않겠소?”도명은 낙청연을 지긋이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소향에게 분부했다.“끌고 가서 먹을 걸 준비하거라.”“그리고 이 여인과 벙어리는 앞으로 마을에 남을 것이다. 앞으로 누구도 저 여인에게 손을 대서는 안 된다! 특히 복맹!”남은 이들은 서로를 바라봤다.“복맹이 보이지 않소!”“그러게 말이오. 날이 저문 뒤로는 복맹을 본 적이 없소.”바로 그때, 제설미의 시선이 낙청연의 손으로 옮겨졌다.그녀의 동공이 잘게 떨렸다.“천참검이 저 여인의 손에 있습니다!”그 말에 사람들은 일제히 낙청연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에 들린 천참검을 보자 다들 경악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천참검이라니! 설마 복맹을 죽인 것이오?”도명은 놀란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믿기 어려웠다.낙청연이 말했다.“복맹은 이 흑호에게 공격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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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그는 약병 안에서 용삼 알약을 꺼내 한 알 먹었다.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귀도행이 끝날 때까지 버틸 수 있길 바랐다.그래야 낙청연이 안전히 하산할 수 있게 그녀를 지킬 수 있었다.문밖에서 낙청연은 무릎을 끌어안고 있다가 하마터면 잠이 들 뻔했다.가까워지는 발걸음 소리에 낙청연은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고개를 들어 보니 소향이었다.배가 크게 부른 소향이 걸어와 웃었다.“혹시나 무슨 일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했소.”“그런데 정말 뜻밖이오. 그 흑호를 사냥하다니.”소향은 조심스럽게 옆에 앉았고 낙청연은 도와주려고 그녀를 부축했다.자리에 앉은 소향이 말했다.“그 흑호는 밤에만 먹이를 찾으러 나왔소. 보통 자시가 되어야 나타났지.”“예전에 밤이 되면 이따금 흑호에게 공격받았소. 매일 밤 사람이 한 명씩 죽었지.”“그 뒤로 많은 곳을 찾아 다녔는데 이 뒤에 공동묘지가 있어서 그런지 흑호가 이곳에는 가까이 오지 못했소.”“그래서 이곳에 집을 짓고 여기서 잠시 머물렀소.”그 말에 낙청연은 살짝 의아했다.이곳에 공동묘지가 있다니?조금 전 소령진을 쳤을 때 음기와 살기가 강한 영혼들이 많이 나타난 이유가 있었다.“꽤 오랫동안 이곳에 있은 듯한데 산에 오를 방법은 아직 찾지 못한 것이오?”낙청연은 궁금한 듯 물었고 소향은 고개를 저었다.“아직 방법을 찾고 있소. 하지만 낭자가 오늘 흑호를 죽였으니 새로운 시작이 될지도 모르지.”“내일이면 움직일 것 같소.”낙청연은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알려줘서 고맙소.”소향은 방 안을 바라보며 웃었다.“벙어리가 낭자를 잘 대해주는 것 같소. 이번에 둘이 함께 저승 문턱까지 갔겠지.”낙청연은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웃었다.“말도 마시오.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신에게 기대야 하는 법이오.”“오늘은 운이 좋았을 뿐이오.”낙청연은 경계를 완전히 풀지는 않았기에 일부러 자신과 벙어리의 관계를 숨겼다.그녀는 이곳에 와서야 벙어리를 알게 된 척했다.소향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리 여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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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낙청연은 긴장해 하는 그의 표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해서 말했다.“최소한 당신 주인보다 강한 것 같소.”벙어리는 대답하지 않았다.낙청연은 또 말했다. “소향이 말하길, 그 사람들이 아마 내일 움직일 거라고 했소. 나도 내일 나갔다가 오고 싶소.”“혹시 당신도 나와 함께 가지 않겠소?”벙어리가 글씨를 썼다 뭐 하러 가려는 것이오? 당신은 지금 휴식이 필요하오.낙청연은 근심스럽게 말했다. “사실 이번에 나와 함께 동행한 사람은 여덟 명이 더 있소.”“그러나 그 사람들은 모두 사라졌소.”“그들은 나를 버릴 사람들이 아니요.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오. 그러니 나가서 찾아봐야겠소.”단지 그 사람들이 안전하길 바랄 뿐이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뒤이어 어서 휴식하라는 글을 남기고 일어나 방에서 나갔다.그가 나간 후, 낙청연은 방문을 닫고 모든 창문을 잠근 후 옷을 벗고 상처를 처치했다.다행히 상처들은 그다지 깊지 않았고, 찰과상 정도였다.상처를 처치하고 나니, 이미 한밤중이 되었다. 낙청연은 서둘러 침상에 누워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했다.--이 시각 마을은 어두컴컴했으며, 대부분 집은 이미 등불을 껐다.부진환의 방도 불을 켜지 않았다.부진환이 방문을 열자, 이상한 냄새가 풍겨왔다.뒤이어 가느다란 팔이 그의 목을 칭칭 감았다.부진환은 미간을 찡그리며 상대방의 더듬거리는 손을 덥석 잡았다.그러나 상대방은 애교 섞인 어투로 말했다. “오라버니, 아픕니다.”제설미의 목소리였다.부진환은 제설미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확 떨쳐냈다.부진환의 몸에 붙으려고 하던 제설미는 연신 뒷걸음 치더니 몇 걸음 물러나 겨우 몸을 가누었다.제설미는 약간 놀랐다.곧 살짝 웃으며 다시 앞으로 다가왔다. 제설미는 매우 요염한 붉은 치마를 입고 있었고, 어깨를 살짝 드러냈으며, 자태가 몹시 사랑스러웠다.평소의 그녀와는 완전히 다른 차림새였다.“벙어리 오라버니, 오늘 밤은 오라버니 차례입니다.” 제설미는 머리를 꼬면서 또다시 부진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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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그의 눈가에 심오한 빛이 스쳤다.“지름길이라니?”그의 흥미를 불러일으키자, 제설미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앞으로 다가서며 말했다. “우리는 서로 한 몸이 되어 서로를 믿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이 말을 하며 제설미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부진환의 손을 잡았다.부진환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의 손을 힐끗 쳐다보더니, 냉랭하게 손을 빼냈다.쌀쌀한 태도는 이미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제설미는 또 웃으며 말했다. “이 방법이 싫으면, 저에게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그건 바로…… 저를 도와 그 여인을 죽이는 겁니다.”“그럼, 제가 산꼭대기로 올라가는 지름길을 알려드리겠습니다.”부진환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지름길을 나에게 알려준다고? 그럼, 너는 산에 올라가고 싶지 않으냐?”제설미는 아쉬워하며 말했다. “당연히 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 혼자 능력으로는 절대 산에 올라갈 수 없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그러니 당신이 산에 올라간 후, 저를 잊지 마시고 저를 데리고 함께 하산하면 됩니다. 저는 살아서 이곳을 떠나면 됩니다!”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넌 지금 하산해도 된다.”제설미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벙어리 오라버니, 아직도 모르시나 봅니다. 이 산에 들어오면, 살아서 종점까지 가던지, 아니면 중도에서 죽던지, 이 두 가지 길 밖에 없습니다.”“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모두 흑심을 품고 있으며, 언제든지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그 소향도 포함입니다.”“임신 중이어서 위협적이지 않게 보이지만, 사실 그녀도 절대 간단하지 않습니다!”“벙어리 오라버니, 만일 산에 올라가고 싶다면, 저와 협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그저 그 여인만 죽여주면 됩니다!”“어떠합니까?”부진환은 잠깐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좋다.”이 말을 들은 제설미는 기뻐하며 말했다. “그럼, 약속했습니다!”“언제 행동할 겁니까?”부진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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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부진환은 그 순간 온몸을 흠칫 떨며 제자리에 굳어버렸다.부진환이 움직이지 않자, 제설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하겠습니다.”“오라버니, 일단 밖에서 저를 기다려 주시겠습니까?”제설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애교가 철철 넘쳤다.하지만 어투는 약간 독기를 품고 있었다.벙어리는 심란한 눈빛으로 땅바닥에 묶여 있는 낙청연을 쳐다보더니 몸을 돌려 방에서 나갔다.방문이 닫혔다.낙청연은 두려움에 뒤로 몸을 피했다.제설미는 무심코 허리를 굽히더니, 손가락으로 낙청연의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정말 미인이군!”“보아하니, 너무 이쁘게 생겨도 별로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낙청연은 고개를 돌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도대체 언제 너에게 밉보인 거냐? 어찌 이렇게 악독하단 말이냐?”제설미는 웃으며 말했다. “너는 나에게 밉보인 적 없다, 단지…… 나에게 위협이 되었을 뿐이다.”“이곳 사람들 속에 원래는 다른 여인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모두 죽었다.”“산에 올라온 그 순간부터 다시는 내려가지 못한다. 그러니 실력이 가장 강한 사내에게 의지해야 일말의 생존 기회가 주어지는 거다.”“이것은 내 수단이다. 그리고 또한 오직 나 한 사람의 수단이어야 한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문득 뭔가 알 것 같았다.낙청연은 쌀쌀하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이런 역겨운 수단을 따라 할 사람은 없을 거니까!”“너 말고 이런 수단을 쓸 사람은 아무도 없다.”제설미는 순식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곧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살짝 웃으며 말했다. “괜찮다.”제설미는 비수를 꺼내더니, 차가운 칼날을 낙청연의 얼굴에 갖다 대며 천천히 말했다. “어차피 너는 곧 죽을 거고, 미인 가죽만…… 한 장 남기게 될 거다.”이 말을 하며, 제설미는 천천히 낙청연의 등 뒤로 걸어가, 허리를 굽히더니 낙청연을 찌르려고 했다.살기가 엄습해오는 그 순간, 낙청연의 안색은 확 변했다. 그녀는 제설미의 발목을 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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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제설미는 동공이 커지고, 두 눈에 공포가 가득했다.낙청연은 제설미의 반응을 보고 놀람과 동시에 뒤에서 점점 다가오는 그 음기를 느꼈다.철추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어머니, 그놈이 또 왔습니다.”“제가 가서 붙잡겠습니다!”낙청연이 제지할 겨를도 없이 철추가 맹렬하게 달려들었다.그러나 두 사람이 몇 번 겨루지도 못했는데, 철추는 창백한 손에 꽉 잡히더니, 바로 문밖으로 내팽개쳐졌다.음산한 바람이 한바탕 불어오더니, 으스스한 웃음소리를 내었다.낙청연은 흠칫 놀라더니, 급히 철추를 구하러 문밖으로 뛰쳐나갔다.벙어리도 따라서 나갔다.제설미는 아직도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조금 전 그 어둠 속에서 봤던 그 홍의 그림자에 머리카락이 곤두섰다.정신을 차린 제설미는 다급히 일어나 비틀거리며 도명의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낙청연이 달려 나가 보니, 홍의 여인은 마침 철추를 먹어버리려고 했다.그 강력한 음살기에 낙청연의 나침반은 쉴 새 없이 진동했다.낙청연은 즉시 달려들어, 그 홍의 여인을 물리치고, 철추를 구해냈다.그런데 그 홍의 여인은 잠깐 사이에 또 사라졌다.낙청연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위를 관찰했다. 나침반은 진동을 멈췄고, 아무런 숨결도 느껴지지 않았다.벙어리는 다급히 앞으로 달려왔다.낙청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괜찮다고 하면서 벙어리를 끌고 방안으로 돌아왔다.제설미는 이미 도망가고 없었다. 이때 그녀를 잡으러 가면 아마 이곳 사람들과 충돌이 일 것이다.그래서 더 이상 쫓아가지 않고 방문을 닫아 버렸다.낙청연은 경계하며 창문으로 바깥 상황을 관찰하더니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제설미가 어쩌면 도명에게 일러바칠지도 모르오. 날이 밝기 전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으면, 도명은 우리를 괴롭히러 오지 않을 것이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탁자 옆에 앉았다.그는 손가락으로 물을 묻히더니 책상 위에 적었다. 조금 전 그것은 무엇이오?낙청연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방금 당신도 봤소?”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낙청연은 사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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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내가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라, 이 마을을 제외한 이 산의 모든 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소.”“이 사람들이 처음 산에 올라왔을 때, 거의 백여 명이 넘었다는 걸 당신은 생각도 못 했을 거요.”“그러나 지금은 겨우 이 십여 명만 살아남았소.”“어쩌면 산속에 살아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오.”“그러니 위험을 자초하기보다 차라리 마을에 있는 편이 낫소.”이 말을 들은 낙청연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구십칠과 그들이 살아있길 바랄 뿐이다.그렇다면, 낙청연은 더욱 그들을 찾으러 나가야 한다.“나는 이미 마음먹었소. 벙어리가 나와 함께 갈 것이니, 괜찮을 거요.”소향은 약간 놀랐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나도 당신들을 막을 수 없소. 그럼, 조심하시오.”그리하여 밥을 먹고 나서, 낙청연과 벙어리는 바로 출발했다.도명과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낙청연은 그저 어제 못 가본 쪽으로 찾으러 갔다.산속은 확실히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미혼진이 많았으며, 자칫 잘못 들어가면 나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가는 길 내내, 낙청연은 수많은 시체를 볼 수 있었다.죽은지 얼마 되지 시체도 있었고 이미 백골이 된 시체도 있었다.멀리 갈수록 시체들은 더욱 많았다.낙청연은 웅크리고 앉아, 시신 한 구를 검사해 보았다. 시체는 반쯤 뜯어 먹혔으며 참으로 눈 뜨고 볼 수 없었다.몸을 일으켜 서더니, 낙청연은 미간을 찡그리며 벙어리를 쳐다보았다.“이 산에 검은 호랑이는 한 마리가 아닌 것 같소.”이 말을 들은 벙어리는 약간 의아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낙청연은 시신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 상처는 어제 복맹의 상처와 매우 흡사하오. 오직 그런 체형만이 이런 상처를 조성할 수 있소.”“오는 길에 그렇게 많은 시체가 있었는데, 어떻게 전부 다 어제 그 검은 호랑이 짓이겠소?’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마을 사람들은 일부러 그들을 속였을 것이다.그러나 이것 또한 정상적인 일이다.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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