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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복맹이 재빨리 후퇴했고 쇠사슬 소리가 들렸다.

그곳으로 달려간 낙청연은 복맹이 나무 기둥과 함께 쇠사슬에 묶여있는 걸 보았다.

마른 몸의 벙어리는 천참검을 들어 복맹의 가슴을 찔렀다.

그 깔끔한 동작에서 독기가 느껴졌다.

복맹은 피를 토하며 무기력하게 눈을 감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자신이 이곳에서 죽는다는 게 믿기지 않는 듯했다.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바로 그때, 등 뒤에서 강력한 살기가 급습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어둠 속에서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낙청연은 곧바로 달려가 벙어리를 잡아당겼고 그 거대한 검은 그림자는 나무 기둥에 묶인 복맹을 향해 돌진해 매섭게 그의 몸을 꿰뚫고 지나갔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벙어리는 피를 토했다.

낙청연은 초조한 마음에 손을 뻗어 그의 가면을 벗기려 했다.

그러나 그의 가면을 만지는 순간 벙어리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피를 가득 묻힌 손이 낙청연의 창백한 손을 꽉 잡고 있었다.

밤바람에 낙청연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그녀의 창백한 안색과 얼굴에 묻은 피가 한데 어우러져 처연하게 아름다웠다.

낙청연은 정신을 차린 뒤 곧바로 손을 뺐다.

“난 상처를 확인해 보고 싶을 뿐이오.”

벙어리는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낙청연은 약병 하나를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검은 기운이 하늘을 가득 메웠고 수많은 영혼이 미친 듯이 발악하며 날뛰고 있었다.

낙청연은 자신이 더는 통제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여긴 아주 위험하니 얼른 떠나는 게 좋겠소.”

낙청연이 일어서자 벙어리는 고개를 저으며 나무 기둥에 묶인 복맹을 가리켰다.

그는 곧 낙청연을 일으키고 다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무 위로 올라갔다.

벙어리는 여기서 잠깐 움직이지 말고 서 있으라고 그녀를 향해 손짓했고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모르게 그녀는 눈앞의 낯선 이에게 아주 강한 믿음을 안고 있었다.

벙어리는 활을 꺼내 쪼그리고 앉았다.

낙청연도 긴장하며 숨을 죽인 채로 계속 기다렸다.

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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