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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다행히도 한 시진 정도 걷자 집 하나가 보였다.

그것은 석벽과 붙어있는 집이었는데 집이라기보다는 동굴 같아 보였다.

그곳은 비교적 추레했고 먼지도 두껍게 쌓여 있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방에 지푸라기가 두껍게 깔려 있고 상대적으로 건조해 그들은 일단 그곳에서 휴식하기로 했다.

낙청연은 검사한 뒤 말했다.

“이곳은 뱀을 기르는 사람이 지내는 곳 같지 않다.”

구석에 뱀을 담는 바구니가 많이 놓여 있었지만 전부 비어 있었다.

낙청연은 솥과 그릇을 씻은 뒤 약을 달였고 기다리는 동안 벙어리의 상처를 싸맸다.

상처가 너무 아팠는지 벙어리가 정신을 차렸다.

낙청연은 그 틈을 타 그에게 약을 건넸다.

“명줄이 질기니 당신은 절대 죽지 않을 것이오.”

약그릇을 받아 든 벙어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바닥에 소향이 의심스럽다고 적었다.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이미 알고 있소. 하지만 소향이 아니었다면 나도 당신을 찾지는 못했을 것이오.”

소향이 벙어리도 공격한 듯했다.

주위는 점점 더 추워졌고 구십칠은 불을 더 세게 지피며 말했다.

“이미 밤이 되었을 것입니다.”

“쉬세요, 제가 보초를 서겠습니다.”

낙청연은 벽에 기대어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구십칠에게 물었다.

“그날 아침 깨어나 보니 다들 보이지 않더구나. 어딜 간 것이냐?”

“당시 무슨 일을 겪었는지 기억하고 있느냐?”

구십칠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습니다. 제가 깨어났을 때는 산에 있었습니다.”

“저도 제가 어떻게 산에 오른 건지 모르겠습니다. 머리가 흐리멍덩한 것이 기억을 잃은 건 아닐까 의심되기도 했습니다.”

그 말에 낙청연은 살짝 놀라며 사색에 잠겼다.

“그렇다면 우리는 당시 모두 뿔뿔이 흩어졌겠구나.”

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습니다.”

말하면서 구십칠은 궁금한 듯 물었다.

“조금 전 말한 소향이란 자는 누굽니까? 산을 오른 뒤 동행한 동료입니까?”

갑자기 불어오는 밤바람에 낙청연은 추워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고개를 드니 창문 틈 사이로 창백한 얼굴이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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