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군신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2419 챕터

제 271화

강책의 표정은 여전히 호수처럼 잔잔했고,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그는 조용히 무대 쪽을 바라보며 정계산에게 말했다.“아버님, 집중하세요. 능요가 곧 아버님을 위해 노래를 들려드릴 겁니다.”일이 이렇게까지 흘렀는데도 인정하지 않는다고?정계산은 순간 강책의 ‘인품’에 회의감을 품었고, 이러한 사람에게 자신의 딸을 맡겨도 되는지 의문이었다.어쩔 수 없이 그는 강책을 다시 쳐다보고 싶지 않아 무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이때, 수많은 인파를 뚫고 능요가 무대 위로 올라왔고, 치마를 살짝 정리한 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달콤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Hello,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의 귀요미, 능요예요.”그녀가 소개를 마치자마자 무대 아래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능요, 사랑해요~~”“진짜 능요야, 내가 능요를 실물로 볼 줄이야,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하늘이시여, 땅이시여, 저 아름다운 여신님께서 직접 강림을 하시다니요?!”몹시 흥분한 무대 아래 관중들을 본 능요는 손을 입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해달라는 신호를 보냈다.이어서, 그녀가 마이크를 들어 말했다.“오늘 제가 여기 온 이유는, 한 노신사 분께 나성하 선생님께서 저를 위해 써주신 ‘행복은 사실 가지고 있었어’라는 곡을 불러 드리기 위해서입니다.”“이 곡은 아직 정식 발매 전이고, 저도 오늘 처음 대중분들 앞에서 부르는 곡이니 많이 좋아해 주세요.”무대 아래 사람들은 모두 넋을 잃고 말았다, 능요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횡재인데, 그녀의 노래까지 들을 수 있다니?사실 많은 사람들이 능요를 배우로만 알고 있고, 그녀가 노래도 한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오늘 능요의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다니, 정말 운이 좋았다.왕지영은 무엇인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어떻게……어떻게 일이 강책이 말한 대로 흘러가는 것 같지? 설마……왕지영은 더 이상 끔찍한 생각을 하기도 싫은 듯 제발 강책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기를 속으로 기도했다.하지만 사람 일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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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2화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능요의 곡에 맞춰 리듬을 타고 있었지만, 왕가 사람들만이 벌레를 삼킨 것처럼 괴로워했다.박수 소리가 우레와 같이 울리며,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쳐흐르고 있었다.정계산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기뻐했고, 능요의 노랫소리에 맞춰 두 팔을 흔들고 있었다.정몽연은 얼굴을 가리고 그와 거리를 두었고, 이런 유치한 아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며 절대 다른 사람이 그가 자신의 아빠인 것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했다.노래 한 곡의 시간은 못해도 3, 4분 남짓이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듯 능요가 좀 더 머무르기를 바랐다.그러자 능요는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음, 제가 더 있고 싶어도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저의 친구인 강책 씨에게 물어보시는 게 좋을듯합니다.”능요의 손가락 방향을 따라 사람들의 시선이 강책을 향해 몰려들었다.하지만 강책은 웃으며 말을 꺼냈다.“사실 제 말도 효력이 없습니다, 저의 장인어른께서 선택권이 있으시죠. 아버님, 아버님께서는 능요가 계속 남아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게 좋겠습니까, 아니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 게 좋겠습니까?”정계산은 단숨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그는 마치 황제처럼 현장의 사람들을 군림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모두가 염원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애원하자, 그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반평생을 살면서 그는 언제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있었나?“능요 아가씨, 다들 이렇게 열정적인데, 좀 더 있다 가시죠!”“참, 평소에 능요 씨와 마주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같은 날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 주시면 어떨는지요?”그의 말을 듣자 사람들은 기뻐서 미칠 지경이었다.그들은 모두 능요의 친필 사인을 못 받아서 안달 난 사람들이었고, 오늘 정계산의 도움을 받아 사인을 받을 기회를 얻었으니, 얼마나 행운인가!능요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선생님께서 요구하신 이상, 제가 따르지 않을 수 없죠. 사인을 받고 싶으신 분들은 모두 줄을 서 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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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화

더 이상 할 게 무엇이 있겠는가?그는 오늘 이렇게 큰 망신을 당해 놓았으니 이후에 다시는 정계산과 같이 밥을 먹으려 하지 않을 것이었다.“저는 배가 불렀으니 이만 가볼게요, 내일 회사에서 뵙죠.”왕지영이 싸늘한 어투로 말했고, 정계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그래, 내일 회사에서 보지.”왕지영은 왕봉아, 서총과 함께 잿빛 얼굴을 한 채 레스토랑을 떠났고, 그들의 얼굴에는 불쾌함이 가득 차서 금방이라고 화가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왕지영은 몇 년 동안 오늘처럼 이렇게 완벽하게 패배한 적이 없었다.오늘은 특히나 화교 사위까지 데려와 지원 사격을 요청했는데도 참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슬퍼하는 사람이 있으면 기뻐하는 사람도 있는 법, 정계산은 오늘 꽤나 만족스러웠다.그는 왕지영와 여러 해 동안 기싸움을 해왔지만 오늘 이 싸움에서 이긴 것이 가장 통쾌했다!그는 강책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을 건넸다.“책아, 내가 널 정말 잘못 생각했구나.”“네가 나를 위해 능요를 초대해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했을 때, 나는 몇 번이나 널 믿지 않고 또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내가 틀렸다는 걸 증명해 주다니, 너를 믿지 않은 내 잘못이다.”그러자 강책은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습니다, 이런 일은 누구도 한 번에 믿지 못할 거니까요.”“참, 내가 아직 너에게 물어보지 않은 게 있는데, 어떻게 능요 씨와는 아는 사이인 거니?”정계산이 궁금한 듯 물었고, 강책은 마음대로 지어내어 말했다.“제가 침몽 하이테크의 임원을 맡고 있지 않습니까? 얼마 전에 능요가 우리 회사에 와서 최신 제품을 한 개 구매했는데, 제가 전 과정을 그녀와 함께 했고, 꼼꼼하게 분석하고 잘 골라드려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준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저희는 좋은 친구 사이가 되었고요.”“그렇군.”이때, 정몽연은 갑자기 한 가지 일이 떠오른 듯 강책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럼 네 말대로라면, 어제 네가 늦게 들어온 이유가 능요랑 같이 있다고 해서였는데, 이것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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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4화

정몽연은 레스토랑을 나선 뒤, 빨리 걷지 않고 오히려 걸음을 천천히 했다.두 걸음을 걸으면 한 번 멈추는 것을 반복하며 이따금 뒤돌아 보며 강책이 자신을 따라오는지 확인까지 했다.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텅 비어 있어 사람의 흔적은 하나도 없었고, 그녀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강책 이 나쁜 놈.”“능요랑 잘 먹고 잘 살라지, 난 널 쳐다도 안 볼거야!”그녀는 몸을 돌려 가려고 하기가 무섭게 또다시 몇 걸음 못가 뒤를 돌아보았고, 억울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그때, 강책은 정계산에게 떠밀려 급하게 뛰어나왔고, 정몽연의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몽연아!”화가 잔뜩 나 있던 정몽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눈 깜짝할 사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하지만 이내 그녀는 또 일부러 화난 척하며 몸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지만, 그녀의 걸음걸이는 느려지며 강책이 빨리 그녀를 따라잡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녀는 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셋.”“둘.”“하나.”와다다,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고, 강책은 정몽연의 뒤까지 온 뒤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몽연아, 화내지 마, 사실 난 능요랑 아무런 관계도 아니야.”“흥! 네가 그 사람이랑 무슨 관계인지 그걸 왜 나한테 알려주는 건데? 난 너 상대하기 싫어.”“저기……몽연아, 네가 오해했다는 건 알겠어. 하지만 능요는 대스타야, 나는 그저 평범한 직원일 뿐이고, 그러니 그 사람이 또 어떻게 내가 눈에 들어오겠어?”정몽연은 말대꾸도 않고 꿋꿋이 앞으로 걸어 나갔다.강책은 멍해졌다, 분명 잘 설명하지 않았던가? 왜 또다시 떠나려고 하는 거지?그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위풍당당했던 서경의 수라전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한 여자를 가지고 어찌할 도리가 없다니, 그는 다급해 죽을 지경이었다.정몽연은 두 걸음을 내딛고 뒤돌아보니 강책이 자신의 귀와 뺨을 긁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고,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해서 더 이상 참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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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화

”그래.”두 사람은 손을 잡고 주차장으로 향했고, 정몽연이 차 문을 열고 차에 타려 하자 강책이 망설였다.그는 한참을 차를 바라보다가 이내 물었다.“이 차 포르쉐 아니야? 몽연아, 언제 새 차를 샀어?”“내 차 고장 난 거 잊었어? 아직 수리 중이야, 이 차는 내 둘째 오빠 꺼고. 오빠가 요 며칠 집에서 놀고 있고 차를 계속 회사에 두고 있어서 내가 잠시 빌린 거야.”“아, 정풍성 차였구나?”“맞아, 빨리 차에 타.”강책은 술을 마신 탓에 운전을 할 수가 없어 조수석에 올랐고, 정몽연이 차를 몰았다.정몽연은 차를 몰아 넓은 도로를 질주했지만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중반을 지나자, 그녀는 약간 더위를 느껴 창문을 열었고, 운전을 하면서 바람을 쐬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불쾌해졌다.이때 은백색의 GTR 한 대가 그녀의 차 뒤에 따라붙었고, 양방향 도로인 데다 가운데에 중앙선이 나 있었기 때문에 뒤에 있던 GTR이 추월을 하려 했지만 정몽연은 비켜줄 수 없었다.그러자 상대방이 경적을 네다섯 번 울렸다.정몽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뒤에 차 무슨 일이야? 이렇게 야심한 밤에 빨리 달려서 뭐 하려고? 더군다나 추월할 수도 없는 도론데.”그녀가 말을 하고 있던 도중, 경악스러운 일이 발생했다.GTR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한 뒤 힘차게 달려와 역주행 도로를 따라 정몽연의 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맞은편 차에는 겉보기에도 아주 젊은 남자 두 명이 타고 있었다.운전자는 헤어밴드를 하고 늘씬한 몸매를 지녔고, 조수석에는 초라한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한 남자였다.주근깨 남자는 고개를 들어 손에 든 콜라를 원샷 한 뒤, 고개를 돌려 차를 사이에 두고 정몽연에게 소리쳤다.“어이, 운전 똑바로 못해? 무슨 굼벵이도 아니고, 뭘 그렇게 느리게 달려? 퉤.”그가 말을 마치자, 콜라병을 차창 밖으로 던지자 정몽연의 차 안으로 골인했고, 그 콜라병은 정몽연의 얼굴을 한 대 때렸다.그 후 주근깨 남은 정몽연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웠다.헤어밴드남이 가속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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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화

강책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속도를 높였고, 눈 깜짝할 사이에 GTR 뒤로 따라붙었다.속도가 빨랐지만 강책의 차 모는 스킬은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고, 차 안은 매우 평온했다.정몽연은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 강책의 운전 실력이 언제부터 이렇게 뛰어난 거지?아니면, 원래 이렇게 뛰어났는데 자신이 이때까지 몰랐던 것일까.GTR 차 안.헤어밴드 남은 차를 열심히 몰던 중 백미러를 통해 포르쉐가 쫓아오는 것을 발견했다.옆에 앉아 있던 주근깨 남이 웃으며 말했다.“셋째 형, 저 사람들이 따라오네.”그러자 헤어밴드 남이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무슨 자신감으로?”가속페달을 밟고 순식간에 질주한 GTR은 곧바로 포르쉐를 따돌렸고, 성능에서는 강책의 포르쉐보다 훨씬 뛰어났다.그러니 직선 가속에서 포르쉐는 많이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정몽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책아, 됐어. 우린 성능으로 봐서도 저 차는 못 따라가.”하지만 강책은 전혀 개의치 않아 하면서 그녀에게 말했다.“잘 앉아있어, 코너 진입한다.”말이 끝나자 강책은 재빨리 핸들을 잡아당겨 매끄럽게 코너로 진입했고, GTR을 코너에서 따라잡았다.GTR은 직진 가속에 강했지만 커브길이 많은 곳에 도달하면 매우 난처해진다,.방금 커브길을 하나 지나자, 또 다시 코너가 나왔다.어렵사리 두 개의 코너를 통과했는데 연속으로 세 번째 코너라니, 헤어밴드 남은 당황해하며 프로 드라이버임에도 불구하고 험난한 노면에서는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브레이크를 밟으며 빠른 속도로 달릴 시 차가 도로 밖으로 날아가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바로 뒤에 있던 포르쉐가 쫓아오더니 세 개의 코너가 두 차의 간격을 완전히 좁혀버렸다.가장 무서운 것은 강책은 조금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여전히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는 것이었고, 세 번째 코너에 들어서도 그의 속도는 여전히 빨랐다.헤어밴드 남은 넋이 나간 얼굴을 하며 말했다.“저 사람 미쳤나? 이렇게 빨리 달려서 어떻게 코너를 돌려고? 목숨이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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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화

”응, 드리프트야. 이런 곳에서도 전에 없던 고수를 만나게 될 줄이야.”주근깨 남은 손에 든 콜라병을 바라보며 말했다.“근데 그 남자가 누군지도 모르네.”“이런 기술을 가졌다면 분명 프로 드라이버야. 강남시, 정말 쉽지 않네, 첫날부터 이렇게 패배하다니. 우선은 돌아가서 이 일을 형님에게 알리고, 포르쉐 차주를 꼭 찾아내야 해. 그런 훌륭한 인재가 합류하면 올해 우승 희망이 더 커질 거야.”헤어밴드 남은 GTR을 몰고 사라졌다.하지만 아무도 눈치 재지 못한 것은, 뒤쪽에 짙은 검은색 쿠페가 따라왔다는 점이다.차 안에는 남녀 각각 한 명씩 있었고, 여자는 손에 카메라를 들고 안경을 쓰고 있었다.그녀가 웃으며 말했다.“스피드 레이싱팀 사진을 몇 장 몰래 찍어서 뉴스를 보내려고 했는데 이런 경이로운 장면을 찍다니.”“스피드 팀의 셋째, 팀의 두 번째 에이스인 열염호가 이름 모를 포르쉐에게 추월당하다니.”“하하, 내일 헤드라인은 이미 나왔어!”한 편, 포르쉐 차 안.강책은 당황한 기색이 전혀 없이 느긋하게 차를 몰았고, 정몽연은 멍한 눈으로 앞을 바라보며 머리는 텅 빈 것 같은 느낌이었다.방금 전 무슨 일을 겪은 거지?그녀는 차가 곧 차도를 벗어나려고 하는 순간 ‘끽’소리와 함께 바퀴가 지면에 닿아 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를 낸 것만 들었고, 곧이어 차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도 모르게 코너로 안전하게 진입했다.강책은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그녀는 차에 동승해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정몽연은 차가 멈출 때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몽연아? 집에 도착했어, 이제 내려도 돼.”“응? 응.”정몽연은 강책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갔고, 장모 소청은 딸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강책아, 몽연이 왜 저러니?”“괜찮아요, 어머니. 몽연이가 오늘 바람을 쐤더니 몸이 좀 불편한가 봐요.”“웁!”강책이 말을 마치자 정몽연은 토를 하기 시작했고, 소청은 다급하게 말했다.“아이고, 아가야,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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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화

다음날 아침.강책은 정몽연을 본사 건물로 데려다주고 차를 공터에 세웠다.두 사람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정봉성이 잔뜩 화가 난 채로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정몽연, 누가 너보고 내 차를 몰라고 했어?!”정봉성이 화를 내며 물었다.“내 차가 수리 중이라서 잠시만 빌렸어. 걱정하지 마, 오늘은 안 몰 거니까.”정몽연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빌려? 나한테 말도 없이! 이건 도둑질이야!”정봉성은 자신의 차를 한 번 훑어보더니 앓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아이고, 아이고, 내 차가 왜 이렇게 더러워진 거야?”정몽연은 재빨리 강책을 끌고 자리를 떠났다.정봉성은 아직 차가 더러워진 것에 난처해하고 있었고, 고개를 돌리자 정몽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정몽연아, 내 차 물어내!”그가 노발대발할 때 안경을 쓴 여기자가 다가왔고, 그 옆에는 카메라를 메고 있는 건장한 남자가 뒤따랐다.“실례합니다, 혹시 이 포르쉐 차주이신가요?”정봉성은 고개를 돌려 한 번 보더니 물었다.“그쪽은?”“저는 성림이라고 하고요, ‘스피드레이싱 잡지’의 기자입니다. 어제저녁 스피드 팀과의 대결을 보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당신의 실력에 매우 감명을 받아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스피드 팀? 인터뷰?정봉성은 어찌 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돌이켜 생각해 보니 정몽연에게 차를 빼앗겼을 때 자신의 포르쉐로 프로 레이서와 대결을 펼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사람을 잘못 보신 거 같은데요?정봉성이 말했다.성림은 이러한 말을 미리 예상이라도 한 듯 휴대폰을 열어 사진 몇 장을 찾아서 보여 주었다.“선생님, 여기 저희가 어제저녁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일부러 실력을 감추려 들지 마세요.”“네? 한 번 봅시다.”정봉성은 사진을 몇 번을 쳐다보았고, 사진 속의 차는 정말 자신의 포르쉐였다.즉, 정몽연 혹은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차를 이용해 프로 레이서와 겨뤘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진 속 상황을 보면 대결에서 이겼다는 것이다.그는 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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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9화

보도가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뉴스가 퍼지기 시작했다.조용하고, 민간의 레이싱 신, 전장의 프로 레이싱 선수.레이싱 경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였고, 레이싱에 관심이 없는 대중들조차도 이 레이싱 신의 실력에 탄복해 마지않았다.며칠째 여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꽃도 바치고, 사인도 해주며 심지어는 정봉성과 결혼하고 싶다 하는 열성팬까지 생겨났다.불과 며칠 사이 정봉성 세 글자가 붐을 일으키며 강남구에서 손꼽히는 레이싱 신이 되었고, 강남의 정 씨네 집안에 대단한 인물이 나왔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 되었다!정봉성이 사람들에게서 받은 존경과 꽃들은 사람들의 많은 부러움을 샀다.이날.정몽연이 거실 소파에 앉아 정봉성에 대한 기사를 하나씩 훑었고,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다.결국 그녀는 휴대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이게 뭐야, 화나 죽겠어 아주!”“그날 차를 몰고 GTR을 이긴 건 분명 강책인데 왜 뜬금없이 정봉성이 된 거야?”“정봉성 운전 실력은 나보다 더 떨어지는데 왜 레이싱 신이 된 거야? 잡지를 운영하는 편집자들도 심의를 거치지 않은 건가?”“정말 화나 죽겠어!”강책은 레모네이드 한 잔을 들고 와 정몽연 앞에 섰다.“자, 화내지 말고 물 한 잔 마셔.”정몽연은 강책이 건넨 레모네이드를 한 모금 마시더니, “윽, 시다.”라고 말을 내뱉었다.“너도 신맛을 아네?”강책이 웃으며 말했고, 정몽연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내가 너 대신해서 억울해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날 비꼬고 있는 거야?”“비꼬는 게 아니라, 화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왜 필요 없어? 네가 GTR을 이겼고, 프로 레이서를 이겼다는 걸 알아야 해. 존경과 꽃을 받았어야 할 사람은 너야. 정봉성은 아무런 력도 없는 주제에 허세를 부리고 있으니, 보기만 해도 역겨워.”그러자 강책은 정몽연의 손을 붙잡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사실, 세상은 너무 공평해. 우린 정봉성의 차를 몰았으니 공로를 그에게 빼앗겨도 할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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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화

정 씨네 메인 회사, 오피스 빌딩, 회의실.정중은 회사의 주요 인원들과 미팅을 가지며 향후 한 달간의 사업 계획을 논의하고 있었고, 정몽연, 정봉성도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의논하던 중 한 여비서가 들어와 정중에게 말했다.“회장님, 밖에 자칭 ‘코브라’라는 남자가 둘째 도련님을 만나 뵙고 싶어 합니다.”응? 코브라? 정봉성을 만나겠다고?정중이 정봉성에게 물었다.“언제 이런 얼통당토않은 사람들과 어울린 게야?”그러자 정봉성은 연신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뇨, 전 모르는 사람입니다.”“잘 들은 거 맞아요? 날 찾아왔다고?”그가 비서에게 물었다.“맞습니다, 일곱 여덟 명을 데리고 왔고, 무슨 ‘스피드 팀’의 멤버인 것 같습니다.”스피드 팀이라는 이름을 듣자, 정봉성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하며 문제가 발생할 거라는 걸 예견했다.요 며칠 정중도 못된 손자가 웬일인지 갑자기 칭찬받는 민간의 레이싱 신이 되어 유명해진 사실을 알고 있었다.정중의 인식에서 정봉성의 운전 실력은 매우 개차반이었고, 레이싱 신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의문이었다.“스피드 팀은 전국 최고의 프로팀인데 그 사람들이 먼저 찾아와서 만나자고 한 이성 거절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네. 봉성아, 가서 만나보거라.”“네? 아……”정봉성의 낯빛이 어두워지며 마지못해 일어나 나갔다.다른 사람들도 회의할 마음이 사라져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했고, 특히나 정몽연은 정봉성이 어떻게 할지를 가장 궁금해했다.정중 또한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했다.그러자 회의는 곧바로 끝이 났고, 모두 일어나 자리를 떠나 홀까지 따라오자 코브라와 팀원들이 보였다.코브라는 말랐지만 근육질 몸매를 가졌고,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며 특히나 그 눈동자는 한 번 마주치면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였다.정봉성은 그와 눈만 마주쳤는데도 고개를 돌려 다시는 그를 쳐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코브라는 눈을 가늘게 뜨며 눈앞에 있는 남자가 정말로 팀의 에이스인 열염호를 무너뜨린 사람인지 의심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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