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 정계산이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지고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강책이 의아해하며 정몽연에게 다가가 물었다. “장인어른 왜 그러셔? 꼭 어린애 같아.”“너 몰라?”“응, 몰라.”정몽연이 TV를 가리키며 말했다. “요즘 능요가 주연인 이라는 드라마가 시작했는데, 반항아 아들이 커서 아빠랑 사이가 좋아지는 내용이야. 요즘 아빠가 이 드라마에 푹 빠졌어. 특히 여주인공 능요가 며느리의 표준이라고 너무 좋아하셔.” 강책은 마음속으로 무척 기뻤다. 최근 방영한 새 드라마가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 강책이 다시 물었다. “요즘 능요가 인기 많아?”정몽연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말해 뭐해, 지금 모든 연령대가 다 좋아하는 여배우야. 젊은 남자들은 저런 여자랑 결혼하고 싶어 하고, 어른들은 며느리 삼고 싶다고 난리야. 요즘 제일 핫한 배우야.”“요즘 TV 볼 시간도 없이 바빠?”강책은 당황해 기침을 했다. 매일 능요와 같이 있어서 능요가 이렇게 인기 있는 줄 몰랐다. 능요의 드라마가 인기를 얹으니 강책도 덩달아 기뻤다. 시작이 좋았다. 지금 인기만 유지하면 능요는 유명 여배우가 될 수 있다. 돈, 명예, 지위 모두 잡을 수 있다. 정계산은 드라마에 푹 빠져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능요가 내 딸이면 얼마나 좋을까?”정몽연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흥!”그때, 정몽연이 강책 어깨 위에 있는 머리카락을 보고 질투심에 머리카락을 집으며 정색하며 물었다. “이 머리카락 누구 거야? 사실대로 말해.”강책이 순간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생각해 보니 능요가 안았을 때 붙은 것 같다. ‘뭐라고 말해야지?’핑계를 대본 적이 없는 강책은 아무리 생각해도 핑곗거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 “이거... 능요 머리카락이야.”“당신!!!”정몽연은 유머 감각이 없는 강책이 이런 농담을 할 줄 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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