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능요의 머리채를 끌고 방으로 갔다. 능요는 고통스럽게 발버둥 치며 울부짖었다. “이거 놔요, 놓으라고요!”“제발 이러지 마세요. 정말 안돼요.”오늘 밤 하늘에는 별도 달도 없어 그 어느때 보다 어두웠다. 하지만 반딧불이 희미하게 빛났다. 어둠 속 한 줄기 반딧불은 그 무엇보다 밝았다. ‘똑똑똑’노크 소리로 분위기가 순식간에 변했다. 지렁이는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능요의 입을 막았다. 두꺼비가 모소형에게 눈짓을 했다. 모소홍은 두꺼비의 눈짓에 고개를 끄덕이고 옷을 정리하고 문을 열어 밖을 살펴봤다. 밖에는 마른 남자 한 명이 서있었다. “누구세요?”“강책입니다.”“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 없는데, 무슨 일로 오셨어요?”“능요씨 보러 왔어요.”“오늘 집에 안 오니까 그만 가보세요.”강색의 얼굴 표정이 변했다. “알겠습니다. 능요씨 오면 제가 찾아왔었다고 전해주세요.”“알겠어요. 빨리 가세요.”강책이 돌아서자 모소홍이 문을 닫으려 했다. 그때 그 순간!강책이 뒤돌아 돌려차기로 모소홍을 문안으로 걷어찼다!모소홍은 문짝에 깔려 대성통곡했다. 강책이 문짝과 모소홍을 짓밟고 집 안으로 들어가자 소파에 앉아 있는 두꺼비와 능요를 성폭행하려는 지렁이를 봤다. 두꺼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죽고 싶어 환장했어? 굳이 남 일에 끼어들 필요 있어?”두꺼비는 손에 든 칼로 강책의 가슴을 찔렀다. 두꺼비는 싸움 수법이 잔인하기로 유명했다. 두꺼비가 칼만 들었다 하면 목숨이 위험했다. 게다가 웃고 떠드는 사이 상대가 방어할 틈 없을 때 공격한다. 하지만 아무리 싸움을 잘 한다고 해도 건달일 뿐이다. 전쟁터의 수라 군신과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강책은 날아오는 칼을 손으로 잡았다!이보다 더 깊숙이 찌를 수 없었다. 더두꺼비는 이를 악물고 두 손으로 있는 힘껏 강책의 가슴에 칼을 찔렀다.하지만 강책은 한 손으로 칼을 잡은 채 미동조차 없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지렁이는 강책을 보고 능요를 놓아줬다. 그리고 방망이
그 순간 강책이 한 발짝 앞으로 더 다가갔다. 겨우 한 발짝 정도 되는 거리에 생사가 달렸다. 지렁이가 강책에게 휘두른 야구 방망이가 뒤에 있는 모소홍을 강타했다. 그리고 모소홍의 방망이가 날아가 지렁이의 배를 때렸다. ‘쾅!’‘쾅!!’지렁이와 모소홍은 서로의 방망이에 맞고 땅바닥에 드러누워 울부짖었다. 한편, 강책은 두꺼비의 칼을 뺏어 휘둘렀다. 그리고 발로 두꺼비의 얼굴을 걷어차자 한 바퀴 돌아 바닥에 턱을 세게 부딪쳐 치아 5개 빠졌다 세 사람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만신창이가 되었다. 강책은 세 사람의 상상을 초월했다.강책이 능요에게 겉옷을 덮어주며 따뜻하게 물었다. “괜찮아요?”여자, 연약한 여자.연약한 여자가 위험하고 외로울 때 불구덩이에서 구해주는 생명의 은인을 만났다. 무엇이 영웅인가?바로 이것이 영웅이다.능요는 강책의 따뜻함에 감동받아 강책의 품에 안겨 어린아이처럼 울었다.강책은 가만히 능요를 안아줬다. 능요의 눈물이 강책의 셔츠를 적셨다.그때, 두꺼비와 지렁이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렁이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주먹 좀 날리는데? 근데 네가 또 때리면 뭐 어쩔 건데? 어차피 너는 한 명인데, 너 내가 누군지 알아?”강책이 담담하게 물었다. “네? 당신이 누군데요?”“하, 잘 들어. 내가 바로 금융 점포 부사장이야! 부하들만 몇 백 명에 강남구 절반은 내 손안에 있어.”“나를 건드렸으니 죽을 각오해.”“너뿐만 아니라 당신 부모님하고 아내 그리고 자식 모두 마찬가지야!”강책이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러니까 당신 부하들이 많아서 저를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다는 거죠?”“그래!”강책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능요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소파 쪽으로 가 핸드폰을 주워주며 말했다. “이 핸드폰 당신 거예요?”지렁이가 고개를 끄덕였다.강책은 핸드폰을 지렁이에게 던졌다.지렁이가 어리둥절하며 물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부하들 많다고 하지 않았어요? 지금 전화해서 오라고 하세요.”“하, 당
강한 바람이 불며 강책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주먹을 휘둘러 금세 8명을 모두 쓰러트렸다. 모두 얼굴을 한 대씩 맞고 뼈가 부러졌다. 비명소리가 온 들판에 울려 퍼졌다. 지렁이도 이 광경을 보고 넋이 나갔다. ‘이게 사람이야? 괴물이지!’강책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게 다예요?“너!!! 기다려. 널린 게 사람이야!”지렁이가 전화하자 15분이 채 되지 않아 5대의 승합차가 도착했다. 차 한 대에 7~8명씩 모두 40명 가까이 있었다.사람들은 칼과 방망이를 들고 기세등등하게 왔다. “처리해!!!”지렁이의 명령과 함께 사람들은 강책에게 달려갔다. 지렁이는 사악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어디 한 번 더 까불어보지? 10명은 상대해도 40명은 안될걸?”하지만, 지렁이가 기뻐하기도 전에 부하들이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한 명이 강책을 끌어안고 막았다. 그러나 강책이 세게 두 팔을 흔들자 안고 있던 사람의 두 팔이 모두 부러졌다! 두 팔이 공중에 날아 피가 흩날렸다. 강책은 30초 만에 40명을 모두 쓰러트렸다!지렁이의 부하들은 거실, 주방, 화장실 곳곳에 쓰러져 누워있었다. 강책은 손에 묻은 피를 닦으며 말했다. “아직도 부족한데, 더 있죠? 더 부르세요.”무례한 요구는 들어봤지만 이런 무례한 요구는 처음이다!사람을 더 부르라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10명도 모자라 40명도 부족하다니, 이게 정말 사람이 가능한 일인가?지렁이는 두 손을 떨며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남아있는 사람을 모두 불렀다.이번에는 한 대에 30명씩 큰 트럭 3대가 도착했다. 거의 100명의 사람이 왔다!강책은 맨주먹과 발차기로 잽싸게 이리저리 하나씩 쓰러트렸다.이번에는 3분 만에 100명을 모두 쓰러트렸다. 사람들은 산처럼 높게 쌓여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강택은 손을 툭툭 털었다. 그의 눈빛은 살기 가득하며 여전히 뜨거웠다. 마치 서경 전쟁터로 돌아간 듯했다. 상대의 실력이 너무 약해 전쟁터 적들의 맹렬함에는 비교가 안
지렁이는 이 바닥에서 20년을 있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다!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맞은 적도 있고 경찰에 잡힌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람을 더 부르라고 한 사람은 없었다. 그는 더 이상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생각조차 못 했던 일이 일어났다. 지렁이가 난감해하며 말했다. “정말 천하무적이십니다. 제가 몰라보고 덤볐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강책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해 그만둘 수 없었다.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당신은 어떻게 속죄할 건데요?”“속죄요?”“그래요, 속죄. 속죄하셔야죠.”지렁이는 한참을 고민해도 생각이 나지 않자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제가 어떻게 속죄하길 원하세요?”강책이 말했다. “남의 집을 이렇게 망가뜨렸으니 배상해야죠.”“네. 제가 배상하겠습니다. 얼마죠?”“9억 이요.”“네?”9억이면 집 20채를 살 수 있다!하지만 지렁이는 자신의 목숨 때문에 거절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강책에게 9억을 배상했다.그리고 강책은 한 손에 무언가를 들고 모소홍과 두꺼비를 불러 세 사람 모두 무릎 꿇게 했다.강책은 바닥에 있는 칼을 집어 들어 지렁이에게 주었다.“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요.”“말씀하세요.”강책은 세 사람을 차가운 눈빛으로 세 가지 요구를 말했다. “당신들이 꽃다운 나이의 소녀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모르죠? 더 이상 피해 보는 사람이 없기 위해서 세 사람 모두 거세하세요.”‘우르르 쾅쾅!!!’세 사람의 머릿속에는 마치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세 사람은 죽고 싶었다. 이들의 공통적인 취미가 바로 여자와의 잠자리였다. 그들에게 거세는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이다.지렁이가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강책은 지렁이의 말을 가로채며 가슴을 발로 찼다. 지렁이는 그대로 벽에 부딪혀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강책은 발끝으로 바닥에 있는 칼을 집어 들었다. 지렁이의 생식
이 집은 어수선하고 청소한다 해도 매일 끔찍한 악몽이 떠올라 살 수 없을 것 같았다.강책은 능요를 데리고 임지란의 집으로 갔다. 임지란은 강책과 능요가 함께 오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잠시 후, 능요가 자신과 같이 지내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임지란은 몹시 기뻐했다. 임지란이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혼자 살기에 집이 너무 커서 항상 귀신 나올까 봐 무서웠는데 능요가 와서 너무 좋다. 더군다나 아무 때나 연기 연습도 하고 대본도 상의할 수 있어서 더 좋네.”능요도 매우 기뻤다. 능요도 오랫동안 혼자 살아 쓸쓸해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고 싶었다. 같이 살지만 각자 방이 있어서 개인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있어 서로에게 피해줄 일도 없다. 강책은 임자란에게 능요를 부탁하고 집에서 나왔다. “강 회장님!!!”“네?”능요는 방에서 나와 웃으며 말했다. “오늘 너무 감사했어요. 제 목숨도 구해주시고, 인생까지 구해주셨어요. 강 회장님 없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상상도 못하겠어요.”강책이 웃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앞으로 다시는 저한테 거짓말만 안 하면 돼요.”강책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도 뭐 나쁜 일만은 아니네요. 적어도 능요씨 어머니가 아프지 않았다는 걸 알아서 다행이네요.”능요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낮에 자신의 일이 들통날까 봐 강책에게 애써 숨기려고 했던 것을 생각하니 바보 같았다.차라리 낮에 강책에게 사실대로 말했으면 이런 끔찍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강 회장님.”“네.”“뭐 하나 부탁해도 돼요?”“뭔데요?”능요는 볼이 빨개져 입술을 깨물고 용기를 내서 말했다. “안아봐도 돼요?”이 순간, 밤하늘의 달빛이 밝아졌다. 이 순간, 잠자고 있던 꽃들이 향기로워졌다.강책이 활짝 웃으며 두 팔을 벌리자 능요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강책의 품에 안겼다. 이번 한 번뿐이라 해도...이 순간만이라도...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자.능요는 5분 동안 강책의 품에 안겨있다
강책은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 정계산이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지고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강책이 의아해하며 정몽연에게 다가가 물었다. “장인어른 왜 그러셔? 꼭 어린애 같아.”“너 몰라?”“응, 몰라.”정몽연이 TV를 가리키며 말했다. “요즘 능요가 주연인 이라는 드라마가 시작했는데, 반항아 아들이 커서 아빠랑 사이가 좋아지는 내용이야. 요즘 아빠가 이 드라마에 푹 빠졌어. 특히 여주인공 능요가 며느리의 표준이라고 너무 좋아하셔.” 강책은 마음속으로 무척 기뻤다. 최근 방영한 새 드라마가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 강책이 다시 물었다. “요즘 능요가 인기 많아?”정몽연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말해 뭐해, 지금 모든 연령대가 다 좋아하는 여배우야. 젊은 남자들은 저런 여자랑 결혼하고 싶어 하고, 어른들은 며느리 삼고 싶다고 난리야. 요즘 제일 핫한 배우야.”“요즘 TV 볼 시간도 없이 바빠?”강책은 당황해 기침을 했다. 매일 능요와 같이 있어서 능요가 이렇게 인기 있는 줄 몰랐다. 능요의 드라마가 인기를 얹으니 강책도 덩달아 기뻤다. 시작이 좋았다. 지금 인기만 유지하면 능요는 유명 여배우가 될 수 있다. 돈, 명예, 지위 모두 잡을 수 있다. 정계산은 드라마에 푹 빠져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능요가 내 딸이면 얼마나 좋을까?”정몽연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흥!”그때, 정몽연이 강책 어깨 위에 있는 머리카락을 보고 질투심에 머리카락을 집으며 정색하며 물었다. “이 머리카락 누구 거야? 사실대로 말해.”강책이 순간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생각해 보니 능요가 안았을 때 붙은 것 같다. ‘뭐라고 말해야지?’핑계를 대본 적이 없는 강책은 아무리 생각해도 핑곗거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 “이거... 능요 머리카락이야.”“당신!!!”정몽연은 유머 감각이 없는 강책이 이런 농담을 할 줄 상상도 못했다
“옆에 누워도 돼?” 그의 물음에 정몽연이 흥-하며 “안돼! 능요한테 가지그래?” 라며 질투 섞인 말투로 답했다. 강책은 음흉하게 웃으며 “진짜 능요 찾으러 간다?” 라고 다시 되물었다. 정몽연은 화를 내고 등을 보이며 말했다.“가, 가면 다시 돌아 올 생각은 하지 말고.” 그녀의 태도에 강책은 크게 웃고는 옷도 벗지 않은 채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정몽연이 “씻지도 않고 뭐하는 거야!” 라며 소리 질렀다. .... 다음 날 새벽, 강책은 일찍 기모엔터테인먼트회사에 도착해 사무실에 앉아있었다. 그가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성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강책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반겼다.“아이고, 나성 선생님, 무슨 일로 이렇게 일찍 찾아오셨습니까?” 나성은 손을 휘젓거리고 웃으며 말했다.“어제 제가 ‘안녕,파더’ 라는 드라마를 봤지 뭡니까, 주인공인 능요라는 여자애가 집을 나가서 마음대로 살다가 결국 인간관계, 업무상에서도 상처를 받고 결국 자기 잘못을 깨닫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줄거리였지요? 정말 너무 재밌게 감상했습니다.” 강책은 노인분들한테도 인정을 받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나성은 이어서 말을 이었다.“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 젊은 시절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여기서 영감을 받아 새벽에 노래 한 곡을 만들었습니다. ‘행복은 사실 가지고 있었어’ 라는 곡인데, 주인공 처지에 딱 어울리는 곡이라 바로 들고 왔어요. 노래에 딱 맞는 가수한테 줄 생각입니다. 실력도 좋고, 홍보도 나쁘지 않다면 분명히 차트 1위 할 거에요. 그저 누가 이 노래를 부르는 게 좋을지..” 강책은 미소를 보이며 “능요의 연기를 보고 쓰신 곡 아닙니까? 그럼 능요에게 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라고 그에게 물었다. 나성은 “그렇네요, 그럼 능요씨 한테 한번 여쭤볼까요?” 라고 한 뒤 강책과 함께 능요를 찾으러 나갔다. 능요는 깜짝 놀랐다. 나성이 작곡한 노래는 어떤 수를 써도 받을 수 없다고 업계에 소문이 자자했는데, 그런 그
나성은 그의 말을 듣고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이게 무슨 부탁입니까.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작곡이랑 가수만 담당하는 걸요. 언제 공개할지는 제가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라며 그의 부탁을 받아드렸다. 사실, 나성은 업계에서 까다롭기로 소문이 난 작곡가였다. 어떻게 부르는지, 누가 부르는지, 언제 공개할지도 다 그의 선택이 필수였는데, 강책의 부탁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는 것에서 그가 강책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알 수 있었다. 녹음이 끝난 능요는 전전긍긍하며 녹음실에서 나오고는 “나선 선생님, 한번으로도...될까요?” 라며 물었다. 나성은 웃으면서 “완벽합니다! 능요양, 자신감을 가져요. 능요양의 연기, 노래 마저도 부족한 곳이 없어요. 지금 인기도 어마어마 하시지 않습니까? 너무 신인 무명 연예인 처럼 굴지 말아요. 녹음도 다 끝났으니, 전 이만 다시 돌아가서 잠을 좀 자야겠어요. 피곤하네요.” 라며 말했다. 남은 두 사람은 그를 마중 한 뒤, 강책이 능요에게 한가지 부탁을 했다. 그녀는 머뭇거림 없이 바로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특별한 일 없이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강책은 해야할 업무를 처리하고 난 뒤 회사에서 나왔다. 정몽연, 정계산과의 밥 약속을 지키러 방향을 틀었다. 얼마 가지 않아, 정단정이 뒤에서 그를 쫓아왔다.“강책, 잠시만.”강책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엔 그림 같은 것이 말려있었다. “무슨 일이야?” “오늘 입동이잖아. 손님 한 분이 당백호의 서예작품을 선물로 주셨어. 네 장인어른이 서예쪽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 갖다 드리는 게 어때? 난 그런 쪽에 아예 관심이 없어서.” “아 정말? 그럼 나야 고맙지.” “고맙기는 무슨, 자 가져가.” 정단정은 작품을 강책의 손에 쥐어주고는 말을 더 보탰다.“이거, 58억 정도 하는 문화재물 이니까 조심히 다뤄야해!” 자신에게 58억의 가치가 있는 선물을 주는 정단정에게 강책은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했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