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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81화

장훈은 개처럼 바닥에 주저앉고는 더러워진 닭다리를 입안으로 넣었다.닭다리를 집어먹고 있는 장훈의 눈은 충혈이 된 것 마냥 벌겋다.그는 지금 느낀 모욕감을 마음속으로 깊이 기억했다. 꼭 10배로 돌려주리.이때, 이용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장훈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장훈의 뺨을 살살 쳤다.“기억하세요, 당신은 저희가 기르는 개에 불과합니다. 남의 집에 가서 어리광 부리면 안 됩니다.”이용진의 말은 장훈에게 강책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뜻이다. “장 회장님, 닭다리는 더러워졌지만 맛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계속 밖으로 나가시면 더러운 닭다리도 없을 겁니다. 그때 가서 후회하시지 말라고 하는 말이에요.”장훈은 묵묵히 닭다리를 먹을 뿐이다. 그의 심정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복수의 생각은 분명히 가지고 있을 것이다.두 사람의 대화가 오가는 도중, 문이 열리고 늙은이 한 명이 들어왔다. 다름 아닌 강책을 만나고 온 노문강이었다.그는 장훈이 바닥에 주저앉아 닭다리를 먹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회장님, 뭐 하시는 겁니까?”장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용진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짜증을 내며 노문강에게 물었다.“노친네, 당신 누구야? 누구 마음대로 엄수 집안에 들어와?”장훈이 노문강 대신 답했다.“저분은 제 아버지의 살아생전 친구분으로 저에게는 양아버지 같은 사람입니다. 계속 엄수 집안에 머물고 계십니다.”“양아버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뜻입니까? 허허, 엄수 집안은 용맥의 말을 전달하는 곳이지 않습니까? 어떻게 저런 사람을 엄수 집안에 들이는 겁니까?”이용진이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 노문강을 향해 말했다.“이봐, 오늘부터 당신은 엄수 집안에 들어올 수 없어. 만약 들어오려다가 나한테 들키면 그때는 죽을 각오해야 할 거야!”노문강은 이용진과 장훈은 번갈아 보았다. 장훈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그가 해결할 수 있겠는가.그는 후퇴를 선택했다.“흥!”노문강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자리를 떴다.이용진이 그를 보며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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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82화

식약 식당 안.강책과 물고기자리가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화면에는 최근 뉴스가 띄워졌다. 경찰 측은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기 위해 발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신태열 일행은 한민의 죽음을 누구보다 빠르게 퍼뜨렸다.글뿐만 아닌 사진까지 인터넷에 뿌려가면서 논란을 키웠다.한민은 유명한 기업가였기 때문에 연산시는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모두 죽음의 원인을 맞추기 바빴다, 또는 살아생전 한민과 사이가 나쁘던 신태열이 주범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쉽게도 사건은 신태열과 전혀 상관이 없었다.물고기자리가 입을 열었다.“상대가 일벌백계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상인들이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할지 모릅니다. 총수님, 조심하셔야겠습니다.”이때, 노문강이 인상을 지으며 들어왔다.강책이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노 선생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노문강은 자리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탁자 위에 놓여있는 차를 바로 들이켰다.항상 청결을 신경 쓰고 다른 사람이 마시는 차는 일절 손을 대지 않았기에 그의 현재 심정은 대략 짐작이 가능했다.그는 잠시 진정하고는 입을 열었다.장훈은 모욕을 당하고, 노문강은 이용진에 의해 엄수 집안에 쫓겨났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주었다.그의 말을 듣고 물고기자리가 고개를 저었다. “무서운 방법입니다. 장 회장님과 저희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연락 방법을 끊은 셈입니다. 이제 연락을 주고받으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 겁니까?”지금까지 순조롭게 신태열과 맞설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장훈, 노문강, 신태희와 같은 사람들의 정보 덕분이었다. 하지만 신태희가 실종되고, 장훈이 감시당하고, 노문강은 쫓겨나기까지 했으니 더 이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없어졌다.이용진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두 사람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젊은이 한 명이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자세히 볼 필요도 없이 누군지 모두 알고 있는 듯한 눈치다.물고기자리가 허허 거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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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83화

주도면밀한 상황에서 소식을 전달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모두 실망하고 있을 때, 노문강이 장유나의 목에 걸려져 있는 염주를 발견했다.“이건 뭐야?”장유나가 염주를 가리키며 말했다.“아, 이거요? 아버지가 절에서 가져온 물건이에요. 지니고 있으면 나쁜 운을 피해 간다고 하셨어요.”“오?”노문강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장 회장님은 불교를 믿는 사람이 아닌데 말이야.”“맞아요. 저도 아버지가 불교를 믿을 줄은 몰랐어요 근데 오늘 갑자기 저한테 전해 주시더라고요.”“유나야, 나에게 보여줄 수 있겠니?”“네, 잠시만요.”장유나는 염주를 빼서 노문강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염주를 유심히 살폈다. 한 알씩 살펴보다가 비어 있는 염주를 발견했다. 비어 있는 염주는 열어서 안의 내용물을 볼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눈이 염주를 향했다, 노문강이 염주를 열자 작은 쪽지가 들어가 있었다.쪽지 안에는 ‘자운, 사리’ 가 적혀져 있었다.물고기자리가 머리를 긁적였다.“자운, 사리? 무슨 뜻이지?”노문강이 추측했다.“자운절은 연산시에서 제일 유명한 절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스님이 좌화하시고 사리가 남겨졌다고 합니다. 강 사장님께 자운절에 들러 사리를 얻으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쪽지에 적힌 글을 보면 노문강의 추측은 그럴듯했다. 하지만 사리를 얻어서 무엇을 하는 건가.판매? 평온?사람들은 한참 동안 사리의 작용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하지만 장훈이 위험을 무릅쓰고 신호를 보낸 행동에는 분명히 무언가 담겨있다.물고기자리가 허허 웃음을 지었다.“살면서 처음 겪는 일입니다. 상황이 재밌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강책이 차갑게 말했다.“재밌기는, 눈치 챙겨.”물고기자리가 혀를 내밀었다. 한편, 식사를 하던 장유나가 입을 닦았다.“아버지가 왜 염주 안에 내용을 적으셨을까요? 삼촌 눈썰미가 아니었다면 전혀 몰랐을 거예요.”강책이 답했다.“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 조건이 안됩니다. 말씀하신 대로 항상 감시하는 사람이 있어서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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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84화

자운절. 연산시에서 제일 크고 긴 역사를 반영하는 절이다.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절을 찾기도 한다.강책이 절에 도착했다. 그는 남의 물건을 빌리려면 빈손으로 올 수 없었다.일찍 절에 전화를 걸어 십억을 기부할 거라는 말을 전했다.십억이라는 큰 숫자를 거부하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큰 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마다 큰 금액이 필요했다. 강책이 도착하자마자 자운절의 주지 스님이 그를 맞이했다. 주지 스님은 강책 일행을 로비로 안내했다.물고기자리가 천만 원 수표가 든 상자를 건네자 주지 스님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이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주지 스님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게다가 지금까지 자운절과 전혀 연이 없던 강책이 나타나 큰 금액을 기부한 것은 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강책이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십억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십억을 건네받고, 주지 스님이 감사 인사를 했다.“아미타불. 강 선생님, 송구하지만 저는 하늘 아래 공짜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선생님께서 갑자기 큰 금액을 기부하신 이유는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도와드릴 게 있습니까?”주지 스님은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강책도 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주지 스님이십니다. 사실, 주지 스님의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왔습니다.”“말씀하시지요.”“혹시 자운절에 사리가 있습니까?”주지 스님이 미소를 지었다.“네, 있습니다.”“사리를 빌리고자 찾아왔습니다. 일이 끝나면 다치는 곳 하나 없이 돌려 드리겠습니다.”“그게…”주지스님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혹시 사리가 절의 중요한 물건이라서 쉽게 답하시지 못하는 겁니까?”주지 스님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는 그저 강 선생님께서 기부하신 금액에 비해 너무 작은 물건이라서 놀란 것뿐입니다. 하지만…”그는 잠시 멈칫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저를 따라오시지요.”“네, 알겠습니다.”이어서 강책은 주지 스님을 따라 절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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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85화

강책은 다급하게 묻지 않고, 묵묵히 자리에 서서 주지 스님이 입을 열기까지 기다렸다.1분의 기다림 끝에 주지 스님이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강 선생님, 사리가 눈앞에 있지만 제가 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이유를 여쭙고 싶습니다.”주지 스님이 답했다.“이유는 나무에서부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이어서 스님이 말을 이어갔다.나무는 자운절과 같은 수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운절이 완성되었을 때, 당시 주지 스님이 절의 정원에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몇백 년 후,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고 큰 나무가 되었고 자운절도 세월의 시련을 겪고 지금의 자운절이 되었다.즉, 나무와 자운절은 일체라고 할 수 있다. 자운절 안에 있는 스님들은 나무에 대해 존경심을 표했다. 매번 나무를 볼 때마다 선배를 대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듯이 나무에 큰 시련이 다가왔다. 매년 마다 나무가 말라 비틀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스님들은 나무를 치료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를 불렀지만 모두 실패했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나무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고 늙어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당시의 주지 스님, 즉 현재 주지 스님의 사부가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서서 나무를 치료했다. 나무 구멍 안으로 들어가 양반다리를 한 채 불법(부처의 가르침)으로 나무가 장생할 수 있기를 빌었다.외부인이 보았을 때는 매우 어리석은 일이었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불법 덕분인지 무언의 영향 때문인지 나무가 늙어가는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그 후로 주지 스님이 좌화하고 나서 나무는 다시 예전 속도로 돌아왔다. 현 주지 스님은 나무 안에 전임 주지 스님의 석가상을 넣었다. 동시에 전임 주지 스님의 유골로 만든 사리를 석가의 단전에 두었다.신기하게도 효과는 있었고, 나무의 속도가 다시 느려졌다.주지 스님이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사리를 강 선생님께 빌리게 되면 나무의 죽어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겁니다, 나무가 죽으면 자운절의 수명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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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86화

’제가 도울 수 있습니까?’강책이 마음속으로 물었다.이때, 나무뿌리가 흙 안으로 들어가더니 작은 새싹이 바닥에서 올라왔다.나무의 말은 오래된 것이 가지 않으며 새로운 것이 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되었다.강책은 눈을 크게 뜨고는 나무를 바라보았다.“잘 알겠습니다.”그는 몸을 돌려 주지 스님의 곁으로 다가갔다.“주지 스님, 만약 제가 나무를 살릴 수 있다면 저에게 사리를 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옆에 있던 스님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강책에게 사리를 빌려주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그가 나무를 되살릴 수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많은 전문가도 포기한 나무를 어떻게 상인이 해결할 수 있겠는가.주지 스님도 그들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강책을 바로 거절하지 않았다. 주지 스님은 강책의 대담한 태도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이어서 주지 스님이 하하 크게 웃었다.“만약 강 선생님께서 나무를 살리시면 사리를 빌려드릴 뿐만 아닌, 드릴 수도 있습니다.”주지 스님은 융통성이 있는 사람이다. 강책은 그의 말을 듣고 안심했다.강책은 물고기자리에게 도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한 시간 뒤, 물고기자리가 다른 부하들과 함께 다시 절로 돌아왔다.그들은 상자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강책은 꼼꼼히 검사를 하고는 실행에 옮길 준비를 했다. 이때, 주지 스님이 강책의 손을 붙잡았다.“강 선생님, 확신하십니까?”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확신합니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다면 제 목숨을 가져가셔도 좋습니다.”주지 스님은 잠시 멈칫하고는 민망한 미소를 지었다.“강 선생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그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계속 심호흡을 하면서 자신을 안정시켰다. 이제 나무의 생명은 강책에게 달렸다.하지만 강책은 손을 나무 위에 올려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강책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사실, 그는 나무의 작은 부분까지도 기억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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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87화

“벌써 끝났습니까?”주지 스님과 다른 스님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나무 새싹을 접목한 것 외에는 헌 옷에 천으로 메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일반인이었다면 쌍욕부터 나왔겠지만 주지 스님은 달랐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도 예의를 갖추었다.“강 선생님의 실력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주지 스님은 나무를 바라보고는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할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한편, 옆에 있던 어린 중이 큰 소리를 쳤다.“사람 속이는 것도 정도가 있습니다! 새싹 접목시킨다고 나무가 좋아진다면 다른 전문가가 이미 해결했을 겁니다. 주지 스님, 저 사람은 사기꾼인 게 분명합니다. 저희를 속여서 사리를 얻으려는 수작입니다!”주지 스님이 그를 째려보았다.“말 가려서 하세요!”어린 중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숙였다. 주지 스님은 다시 강책을 향해 말했다.“강 선생님, 실례를 범했습니다.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어린 중이라 넓은 아량으로 한 번 용서해 주십시오.”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아니요,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속인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지요, 오늘 밤은 자운절에 묵겠습니다. 효과가 나타나면 사리를 가져가도 되겠지요?”주지 스님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이어서 어린 중이 울타리를 다시 잠갔다. 주지 스님은 강책 일행을 데리고 묵을 숙소로 안내했다. 주지 스님은 강책이 나무를 고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책 일행에게 예의를 차리는 이유는 막대한 금액의 기부 때문이다.시간이 흘러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주지 스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침 수업을 준비하고 있을 때, 어린 중이 그에게 뛰어왔다. 예의는 이미 잊은 지 오래였다.“주지 스님! 주지 스님! 나무가 다시 회복됐습니다!”주지 스님이 말했다.“네? 해방이요?”“아니요, 회복됐다고요! 정원의 나무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주지 스님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기뻐하며 밖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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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88화

주지 스님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강 선생님, 대단하십니다. 사실, 어제만 해도 나무를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 안목이 좁아 진정한 능력자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강책이 손을 내저었다.“아니요, 별거 아닙니다.”“별거 아니라니요. 강 선생님께서 오시기 전까지 정말 많은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명도 성공하신 분이 없었습니다. 강 선생님은 자운절의 대은인이십니다!”만약 조금만 젊었어도 주지 스님은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을 것이다. 강책은 주지 스님의 행동에 깜짝 놀라 그를 부축했다.주지 스님은 잠시 진정하고 물었다.“대체 어떻게 하신 겁니까?”“간단하다고 말하면 간단하지만, 또 어렵다고 말하면 어렵습니다. 사실, 나무의 요소와 이어진 부분을 찾아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 겁니다. 지맥의 영양분을 계속 주입해서 나무와 땅을 일체로 만드는 방법을 통해 나무의 수명을 땅의 수명에 맞추었습니다.”강책의 치료 덕분에 나무는 천 년도 넘게 살 수 있는 생명을 얻은 셈이다.이때, 물고기자리가 헛기침을 하고는 본론으로 들어갔다.“흠, 주지 스님. 저희가 한 약속이 있지 않습니까.”주지 스님은 잠시 멈칫하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제가 정신이 팔려서 깜빡했습니다. 스님, 사리를 빼서 강 선생님께 드리세요.”“네, 주지 스님!”어린 중은 울타리를 열고 사리를 꺼냈다. 그리고 두 손으로 공손하게 강책에게 건넸다.강책은 조심스럽게 건네받았다. 사리가 손에 닿자마자 따뜻한 기운이 몸 전체에 퍼졌다.그는 사리 안의 가득한 ‘기’ 덕분에 어느 때보다 편안함을 느꼈다. “역시 고승의 사리입니다. 놀랍습니다.”그는 준비해 둔 비단 상자를 꺼내 사리를 넣었다. 첫 번째, 귀중한 물품이기에 잃어버리면 자운절과 주지 스님을 볼 면목이 없었다.두 번째, 사리를 언제 쓸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직접 보관하는 것이다.구체적인 용도는 모르지만 장훈의 뜻은 분명히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주지 스님,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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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89화

성하 하이테크는 스마트 가구 회사다.연산시의 대기업 10순위 안에 들어가는 회사 중 한 곳이며 상인 동맹회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회사다.성하 하이테크의 회장, 이창진은 회장 선거 자리에서 강책을 도와 그에게 투표했었다.이창진은 모든 것이 순조로울 줄 알았지만 점차 후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는 사무실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동시에 자신의 절친인 한민이 죽었다는 소식에 머리가 아팠다.한민을 불쌍하게 생각하거나 그를 대신해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자신이 다음 순서가 될 것 같아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신태열 한테 붙는 게 나았어. 돈이 빨리면 빨렸지, 죽지는 않아. 한민이 자기 집에서 살해당하고, 범인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에 불안해서 살 수가 없어. 도저히 안되면 도망치는 수 밖에…”이창진이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을 때, 밖에서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당신들 누굽니까, 여긴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나가세요!”이어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창진이 제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누군가 사무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정장을 입은 남자 일행들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고 리더처럼 보이는 사람의 손에는 수리검이 쥐어져 있었다.이창진은 다른 건 몰라도 상대편의 수리검이 한민을 죽인 도구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이창진은 책상 뒤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만년필을 들어 일행들을 가리켰다.“뭐 하는 사람들입니까? 당장 나가세요! 안 그럼 경찰 부를 겁니다!”그는 상대가 자신의 목숨을 빼앗아 갈 거라고 확신했다. 이때, 일행의 리더가 미소를 지었다.“경찰? 좋아, 경찰 불러. 대신 경찰 오기 전까지 죽으면 안 된다.”이창진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는 간절한 목소리로 빌었다.“죄송합니다. 신태열 회장님을 배신하는 게 아니었어요.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원하시는 거 다 드릴 테니, 목숨만은 살려주세요.”정장을 입은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눈치는 빠르네. 걱정하지 마,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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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0화

강책은 방금 전 자운절에서 식약 식당으로 돌아왔다.차로 목을 축이기도 전에 상인 동맹회의 사람이 초대장을 보내왔다. 강책은 호기심에 초대장을 열어 보았다. 순간 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물고기자리가 물었다.“총수님, 왜 그러십니까?”강책이 답했다.“죽은 한민 이외에 상인 동맹회 책임자 9명끼리 회의를 진행할 거라고 초대장을 보내왔어, 첫 번째로 초대장을 쓴 사람은 이창진이야. 보아하니 홍문연(초청객을 모해할 목적으로 차린 주연)이 될 것 같아.”현재 상인 동맹회의 회장은 강책이다. 그들이 직접 강책을 찾아와 논의를 하는 게 도리에 맞다.하지만 상인 동맹회 회원들은 하나가 되어 강책에게 편지를 써서 그를 장소에 초대했다. 마치 회장 자리를 찬탈하려는 행동이다.“한민의 죽음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줏대 없는 인간들은 서로 도와주기 바쁠 겁니다. 제 생각엔 이용진이 그들 앞에 나타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같이 협력해서 총수님을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다시 신태열을 회장 자리에 앉히게 할 생각인 겁니다.”강책은 흥미가 있는 표정을 지었다.“회장은 5년에 한 번 바꿀 수 있어. 큰 잘못을 하지 않거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자리를 바꾸지 못해. 회장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제대로 된 일도 한 적이 없는데 말이야. 만약, 오늘 회의가 나를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릴 목적으로 열린 자리라면 어떤 이유를 가져왔을까?”“총수님,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 사람들은 총수님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뭐든지 하는 사람들입니다.”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건 걱정하지 마. 난 그냥 이유가 궁금한 것뿐이야.”그는 자신이 일 처리를 맡았어도 한순간에 이유를 생각해 내지 못했을 거라고 확신했다.사실, 신태열의 회장 임기가 끝나지 않았으면 강책도 회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강책은 도전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이창진과 나머지 회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회장 자리에서 끌어낼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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