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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85화

강책은 다급하게 묻지 않고, 묵묵히 자리에 서서 주지 스님이 입을 열기까지 기다렸다.

1분의 기다림 끝에 주지 스님이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강 선생님, 사리가 눈앞에 있지만 제가 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이유를 여쭙고 싶습니다.”

주지 스님이 답했다.

“이유는 나무에서부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말을 이어갔다.

나무는 자운절과 같은 수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운절이 완성되었을 때, 당시 주지 스님이 절의 정원에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몇백 년 후,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고 큰 나무가 되었고 자운절도 세월의 시련을 겪고 지금의 자운절이 되었다.

즉, 나무와 자운절은 일체라고 할 수 있다.

자운절 안에 있는 스님들은 나무에 대해 존경심을 표했다. 매번 나무를 볼 때마다 선배를 대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듯이 나무에 큰 시련이 다가왔다. 매년 마다 나무가 말라 비틀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스님들은 나무를 치료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를 불렀지만 모두 실패했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나무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고 늙어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당시의 주지 스님, 즉 현재 주지 스님의 사부가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서서 나무를 치료했다. 나무 구멍 안으로 들어가 양반다리를 한 채 불법(부처의 가르침)으로 나무가 장생할 수 있기를 빌었다.

외부인이 보았을 때는 매우 어리석은 일이었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불법 덕분인지 무언의 영향 때문인지 나무가 늙어가는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그 후로 주지 스님이 좌화하고 나서 나무는 다시 예전 속도로 돌아왔다.

현 주지 스님은 나무 안에 전임 주지 스님의 석가상을 넣었다. 동시에 전임 주지 스님의 유골로 만든 사리를 석가의 단전에 두었다.

신기하게도 효과는 있었고, 나무의 속도가 다시 느려졌다.

주지 스님이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사리를 강 선생님께 빌리게 되면 나무의 죽어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겁니다, 나무가 죽으면 자운절의 수명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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