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도울 수 있습니까?’강책이 마음속으로 물었다.이때, 나무뿌리가 흙 안으로 들어가더니 작은 새싹이 바닥에서 올라왔다.나무의 말은 오래된 것이 가지 않으며 새로운 것이 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되었다.강책은 눈을 크게 뜨고는 나무를 바라보았다.“잘 알겠습니다.”그는 몸을 돌려 주지 스님의 곁으로 다가갔다.“주지 스님, 만약 제가 나무를 살릴 수 있다면 저에게 사리를 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옆에 있던 스님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강책에게 사리를 빌려주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그가 나무를 되살릴 수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많은 전문가도 포기한 나무를 어떻게 상인이 해결할 수 있겠는가.주지 스님도 그들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강책을 바로 거절하지 않았다. 주지 스님은 강책의 대담한 태도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이어서 주지 스님이 하하 크게 웃었다.“만약 강 선생님께서 나무를 살리시면 사리를 빌려드릴 뿐만 아닌, 드릴 수도 있습니다.”주지 스님은 융통성이 있는 사람이다. 강책은 그의 말을 듣고 안심했다.강책은 물고기자리에게 도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한 시간 뒤, 물고기자리가 다른 부하들과 함께 다시 절로 돌아왔다.그들은 상자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강책은 꼼꼼히 검사를 하고는 실행에 옮길 준비를 했다. 이때, 주지 스님이 강책의 손을 붙잡았다.“강 선생님, 확신하십니까?”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확신합니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다면 제 목숨을 가져가셔도 좋습니다.”주지 스님은 잠시 멈칫하고는 민망한 미소를 지었다.“강 선생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그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계속 심호흡을 하면서 자신을 안정시켰다. 이제 나무의 생명은 강책에게 달렸다.하지만 강책은 손을 나무 위에 올려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강책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사실, 그는 나무의 작은 부분까지도 기억하기 위해
“벌써 끝났습니까?”주지 스님과 다른 스님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나무 새싹을 접목한 것 외에는 헌 옷에 천으로 메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일반인이었다면 쌍욕부터 나왔겠지만 주지 스님은 달랐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도 예의를 갖추었다.“강 선생님의 실력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주지 스님은 나무를 바라보고는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할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한편, 옆에 있던 어린 중이 큰 소리를 쳤다.“사람 속이는 것도 정도가 있습니다! 새싹 접목시킨다고 나무가 좋아진다면 다른 전문가가 이미 해결했을 겁니다. 주지 스님, 저 사람은 사기꾼인 게 분명합니다. 저희를 속여서 사리를 얻으려는 수작입니다!”주지 스님이 그를 째려보았다.“말 가려서 하세요!”어린 중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숙였다. 주지 스님은 다시 강책을 향해 말했다.“강 선생님, 실례를 범했습니다.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어린 중이라 넓은 아량으로 한 번 용서해 주십시오.”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아니요,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속인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지요, 오늘 밤은 자운절에 묵겠습니다. 효과가 나타나면 사리를 가져가도 되겠지요?”주지 스님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이어서 어린 중이 울타리를 다시 잠갔다. 주지 스님은 강책 일행을 데리고 묵을 숙소로 안내했다. 주지 스님은 강책이 나무를 고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책 일행에게 예의를 차리는 이유는 막대한 금액의 기부 때문이다.시간이 흘러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주지 스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침 수업을 준비하고 있을 때, 어린 중이 그에게 뛰어왔다. 예의는 이미 잊은 지 오래였다.“주지 스님! 주지 스님! 나무가 다시 회복됐습니다!”주지 스님이 말했다.“네? 해방이요?”“아니요, 회복됐다고요! 정원의 나무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주지 스님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기뻐하며 밖으로 나
주지 스님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강 선생님, 대단하십니다. 사실, 어제만 해도 나무를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 안목이 좁아 진정한 능력자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강책이 손을 내저었다.“아니요, 별거 아닙니다.”“별거 아니라니요. 강 선생님께서 오시기 전까지 정말 많은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명도 성공하신 분이 없었습니다. 강 선생님은 자운절의 대은인이십니다!”만약 조금만 젊었어도 주지 스님은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을 것이다. 강책은 주지 스님의 행동에 깜짝 놀라 그를 부축했다.주지 스님은 잠시 진정하고 물었다.“대체 어떻게 하신 겁니까?”“간단하다고 말하면 간단하지만, 또 어렵다고 말하면 어렵습니다. 사실, 나무의 요소와 이어진 부분을 찾아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 겁니다. 지맥의 영양분을 계속 주입해서 나무와 땅을 일체로 만드는 방법을 통해 나무의 수명을 땅의 수명에 맞추었습니다.”강책의 치료 덕분에 나무는 천 년도 넘게 살 수 있는 생명을 얻은 셈이다.이때, 물고기자리가 헛기침을 하고는 본론으로 들어갔다.“흠, 주지 스님. 저희가 한 약속이 있지 않습니까.”주지 스님은 잠시 멈칫하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제가 정신이 팔려서 깜빡했습니다. 스님, 사리를 빼서 강 선생님께 드리세요.”“네, 주지 스님!”어린 중은 울타리를 열고 사리를 꺼냈다. 그리고 두 손으로 공손하게 강책에게 건넸다.강책은 조심스럽게 건네받았다. 사리가 손에 닿자마자 따뜻한 기운이 몸 전체에 퍼졌다.그는 사리 안의 가득한 ‘기’ 덕분에 어느 때보다 편안함을 느꼈다. “역시 고승의 사리입니다. 놀랍습니다.”그는 준비해 둔 비단 상자를 꺼내 사리를 넣었다. 첫 번째, 귀중한 물품이기에 잃어버리면 자운절과 주지 스님을 볼 면목이 없었다.두 번째, 사리를 언제 쓸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직접 보관하는 것이다.구체적인 용도는 모르지만 장훈의 뜻은 분명히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주지 스님, 감
성하 하이테크는 스마트 가구 회사다.연산시의 대기업 10순위 안에 들어가는 회사 중 한 곳이며 상인 동맹회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회사다.성하 하이테크의 회장, 이창진은 회장 선거 자리에서 강책을 도와 그에게 투표했었다.이창진은 모든 것이 순조로울 줄 알았지만 점차 후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는 사무실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동시에 자신의 절친인 한민이 죽었다는 소식에 머리가 아팠다.한민을 불쌍하게 생각하거나 그를 대신해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자신이 다음 순서가 될 것 같아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신태열 한테 붙는 게 나았어. 돈이 빨리면 빨렸지, 죽지는 않아. 한민이 자기 집에서 살해당하고, 범인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에 불안해서 살 수가 없어. 도저히 안되면 도망치는 수 밖에…”이창진이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을 때, 밖에서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당신들 누굽니까, 여긴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나가세요!”이어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창진이 제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누군가 사무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정장을 입은 남자 일행들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고 리더처럼 보이는 사람의 손에는 수리검이 쥐어져 있었다.이창진은 다른 건 몰라도 상대편의 수리검이 한민을 죽인 도구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이창진은 책상 뒤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만년필을 들어 일행들을 가리켰다.“뭐 하는 사람들입니까? 당장 나가세요! 안 그럼 경찰 부를 겁니다!”그는 상대가 자신의 목숨을 빼앗아 갈 거라고 확신했다. 이때, 일행의 리더가 미소를 지었다.“경찰? 좋아, 경찰 불러. 대신 경찰 오기 전까지 죽으면 안 된다.”이창진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는 간절한 목소리로 빌었다.“죄송합니다. 신태열 회장님을 배신하는 게 아니었어요.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원하시는 거 다 드릴 테니, 목숨만은 살려주세요.”정장을 입은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눈치는 빠르네. 걱정하지 마, 우리들
강책은 방금 전 자운절에서 식약 식당으로 돌아왔다.차로 목을 축이기도 전에 상인 동맹회의 사람이 초대장을 보내왔다. 강책은 호기심에 초대장을 열어 보았다. 순간 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물고기자리가 물었다.“총수님, 왜 그러십니까?”강책이 답했다.“죽은 한민 이외에 상인 동맹회 책임자 9명끼리 회의를 진행할 거라고 초대장을 보내왔어, 첫 번째로 초대장을 쓴 사람은 이창진이야. 보아하니 홍문연(초청객을 모해할 목적으로 차린 주연)이 될 것 같아.”현재 상인 동맹회의 회장은 강책이다. 그들이 직접 강책을 찾아와 논의를 하는 게 도리에 맞다.하지만 상인 동맹회 회원들은 하나가 되어 강책에게 편지를 써서 그를 장소에 초대했다. 마치 회장 자리를 찬탈하려는 행동이다.“한민의 죽음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줏대 없는 인간들은 서로 도와주기 바쁠 겁니다. 제 생각엔 이용진이 그들 앞에 나타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같이 협력해서 총수님을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다시 신태열을 회장 자리에 앉히게 할 생각인 겁니다.”강책은 흥미가 있는 표정을 지었다.“회장은 5년에 한 번 바꿀 수 있어. 큰 잘못을 하지 않거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자리를 바꾸지 못해. 회장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제대로 된 일도 한 적이 없는데 말이야. 만약, 오늘 회의가 나를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릴 목적으로 열린 자리라면 어떤 이유를 가져왔을까?”“총수님,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 사람들은 총수님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뭐든지 하는 사람들입니다.”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건 걱정하지 마. 난 그냥 이유가 궁금한 것뿐이야.”그는 자신이 일 처리를 맡았어도 한순간에 이유를 생각해 내지 못했을 거라고 확신했다.사실, 신태열의 회장 임기가 끝나지 않았으면 강책도 회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강책은 도전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이창진과 나머지 회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회장 자리에서 끌어낼지 궁금했다.
9명의 사람들은 강책을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마치 나쁜 짓을 한 아이가 부모님에게 혼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분명 뒤에서 입을 맞췄을 것이다. 아마 강책은 오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잠시 후,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창진은 한민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다른 책임자들의 본보기가 되었다. 이창진은 강책에게 말했다. “회장님, 사전에 말씀드리지 않고 이렇게 급하게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강책은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저를 이렇게 급하게 부르셨죠?”강책의 말에 책임자들은 잔뜩 긴장하며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하지만 이창진은 매우 평온했다. 이창진은 웃으며 말했다. “강 회장님, 저희 9명의 책임자들 모두 강 회장님이 회장 자리에 앉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강 회장님을 이 자리에 모신 이유는 스스로 회장 자리를 물러나시길 부탁드리기 위해서입니다.”하하!물고기자리의 예상이 적중했다. 이 사람들은 강책을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회의를 진행한 것이다. 배짱이 대단하다. 이창진의 말에 기자들은 카메라를 꺼내들어 사진을 찍고, 녹음기를 꺼내 녹음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기막힌 기사 거리이다. 강책은 생각지도 못하게 10대 회사 대표들의 표를 받고 회장 자리에 앉게 되었다. 모두들 강책이 회장으로 적합하다며 뽑아줬다. 하지만 강책이 회장 자리에 앉은지 얼마나 지났을까?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대표들은 마음이 바뀌어서 강책을 회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다니?역시, 기회주의자들답다!10대 회사 대표들의 태도는 순식간에 돌변했다. 하지만 강책은 애초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 강책은 오히려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유는요?”그렇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가?회장을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충분한 이유가 없으면 교체할 수 없다. 강책이 큰 잘못을 했거나 아니면 강책이 몸이 좋지 않아 살 날이 얼마 안 남았거나…
산전수전을 다 겪은 강책이 이창진의 말에 놀라겠는가? 이대로 물러서면 수라 군신이 아니다. 강책은 웃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저 강책은 그림자 또한 올곧은 사람입니다! 저한테 불만이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여러분 말이 맞습니다. 그리고 저의 잘못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저도 주의하고 고쳐나가겠습니다.”강책은 매우 상투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강책의 말의 실질적은 뜻인 ‘아무리 떠들어봐라, 내가 눈 하나 꼼짝 하나!’였다. 이창진은 웃으며 말했다. “역시, 사람은 최후의 결과를 보기 전에는 그만두지 않군요. 강책 씨, 이건 강책 씨의 선택이니 나중에 저를 탓하지 마세요.”강책은 말했다. “걱정 마세요. 무슨 일 있으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게다가 어떠한 원한도 품지 않겠습니다.”“좋습니다!” 이창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고 말했다. “도대체 강책 씨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저희가 강책 씨를 회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지 모두들 궁금해하고 있을 겁니다. 여러분, 저희가 기회주의자라고 생각하시죠? 강책 씨를 회장으로 뽑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회장 자리에서 물러서라고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충분한 이유가 있지 않았다면 저희도 이러지 않았을 겁니다. 여러분, 저희를 믿어주세요! 저는 누명을 뒤집어쓰더라도 강책을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릴 겁니다!”이창진은 마치 억울함을 뒤집어쓰고 큰일을 하려는 것 같았다. 모두들 조용히 이창진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지 지켜보았다. 이창진은 똑똑한 연설가처럼 똑 부러진 말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후에야 진실을 말했다. 잠시 후, 이창진은 강책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러분, 강책은 사람이 아니라 간사한 괴물입니다. 그야말로 원한의 덩어리입니다! 강책은 천인공노할 사람입니다!!!”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은 넋이 빠졌다. 이게 무슨 말이지? 이게 바로 이창진이 강책을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이유인가? 정말 우습다. 물고기자리는 비웃으며 말했다. “지금이
강책과 물고기자리는 순식간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장훈?강책은 자신과 함께 전선에 있었던 장훈이 큰 이변이 있지 않는 한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강책의 예상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장훈의 몸에 용의 물이 퍼져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용의 물은 서심산보다 더욱 강력하여 강책도 아직 해독제를 만들지 못했다. 그야말로 초강력 독이다. 용의 물은 서심산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용맥의 비장의 무기이다. 신태열이 한민과 이창진 그리고 이외에 수많은 사람들을 서심산으로 통제했다면 용맥은 용의 물로 장훈을 통제하고 있다. 장훈은 마음속으로 강책을 지지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했다. 만약 장훈이 조금이라도 용맥을 배신하려는 것이 보인다면 용맥은 언제든지 장훈을 죽일 것이다. 장훈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된다. 때문에 용맥이 강책을 상대하기 위해 용의 물로 장훈을 협박해 강책과 대립 관계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것이 바로 두 사람의 계획이었다. 이용진은 강책과 장훈의 관계를 눈치챘다. 즉, 도청과 접촉 금지로 두 사람의 관계를 끊을 수 없다고 생각한 이용진은 두 사람을 완전한 적대관계로 만들어야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용진은 그 누구보다 악독하고 머리가 비상하다. 강책은 처음으로 위기를 느꼈다. 장훈은 회의장 안으로 들어와 많은 사람들 앞에 섰다. 장훈은 연성에서 높은 지위에 자리하고 있다. 연산의 모든 사람들은 용맥을 숭배하고, 용맥을 연산의 뿌리라고 생각하며 연산이 영원히 번영할 수 있는 열쇠로 여겼다. 이런 숭고한 존재의 용맥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엄수 집안이었다. 연산 사람들은 용맥의 사악한 실체를 모르고 신으로 여겼다. 그리고 장훈은 엄수 집안의 가주로서 용맥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로 보아 연산 사람들이 장훈을 얼마나 믿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른바 연산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신태열, 강책, 한민,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