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현실 / 자유로운 군신 / 챕터 2021 - 챕터 2030

자유로운 군신의 모든 챕터: 챕터 2021 - 챕터 2030

2419 챕터

제 2021화

잠시 후, 종업원은 계속해서 말했다. “하루 종일 성화를 태우고 있어서 원하면 언제든 성화에 타 죽을 수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부족 어르신들은 매우 착해서 사람들이 성화에 타 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장유나는 부족의 분위기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자 입술을 삐죽거렸다. 장유나는 죽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성화에 타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종업원의 말에 따르면 부족 어르신들은 악인들을 죽지 못하도록 설득을 한다고 했다. 역시, 모든 것은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을 해야 한다. 이때, 강책이 종업원에게 물었다. “그럼 내일 성화 소각식은 뭡니까?”종업원은 강책의 말에 안색이 안 좋아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책은 궁금한 듯 물었다. “얼굴 안색이 안 좋아지신 걸 보니, 내일 성화 소각식이 본인과 관련이 있기라도 한 겁니까?”종업원은 웃으며 말했다. “있다고 할 수도 있고, 없다고 할 수도 있죠.”잠시 후, 종업원은 생각을 정리한 후 말했다. “사실 이달 들어 벌써 여섯 번째 성화 소각식이에요.”‘뭐?’강책과 장유나 그리고 물고기자리는 깜짝 놀라며 서로를 쳐다봤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일 년에 다섯 명 정도만 태워 죽인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갑자기 이번 달에만 여섯 번째 성화 소각식이라니?!종업원의 말을 믿어도 되나? 세 사람이 의아해하는 모습을 본 종업원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가 방금 전에 말했던 것은 거짓말이 아니에요. 사실 일 년에 다섯 명 정도만 태우다가 지난달부터 점차 늘어났어요. 지난달에는 네 번, 그리고 보름도 채 되지 않아 이번 달에는 여섯 번째까지 늘어났어요. 휴… 이러다 소각장이 도살장이 될 것 같아요. 이건 성화의 본래 의미가 아니에요. 저는 성화가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태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선을 위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린 종업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강책은 종업원에게 물었다. “그런데 어쩌다 성화 소각식이 점차 늘어나게 된
더 보기

제 2022화

”게다가 족장님은 악인들이 뒷걱정하지 않도록 악인들 가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셨어요.”강책은 그제야 부족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했다. 강책은 종업원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지난달과 이번 달에 성화에 타 죽은 10명은 모두 스스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란 말입니까?”종업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제일 처음으로 악인이 자진했을 때 사람들은 기괴한 병이 드디어 사라지겠다고 생각하고 매우 기뻐했어요. 그런데 첫 번째 악인이 불에 타 죽은 후에도 기괴한 병은 사라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악인들이 한 사람씩 불에 타 죽었는데도 기괴한 병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 돼요.”이때, 물고기자리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기괴한 병은 일종의 질병인데 다른 사람을 불태워 없앤다는 것은 미신 아닙니까? 제가 보기에 그 족장님의 꿈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의 소중한 목숨을 불태워 죽이는 것보다 의술이 뛰어난 의사를 모셔 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요.”물고기자리의 말에는 매우 일리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 특히 부족 사람들은 물고기자리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때,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던 손님이 물고기자리의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물고기자리를 죽일 듯이 째려보았다. 강책이 헛기침을 하며 눈치를 주자 물고기자리는 입을 다물었다. 부족에 대한 신앙심이 높은 사람들 앞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괜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물고기자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분노한 손님들은 다시 앉아서 식사를 했다. 이때, 종업원은 조용하게 속삭이며 말했다. “저분도 사실 방금 손님께서 하신 말에 동의해요. 하지만 방금 보셨다시피 사람들은 감히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해요! 지금 부족 사람들은 악인들이 억울하게 죽었다고 생각해요. 악인들이 죄를 짓긴 헸지만 신을 화나게 할만한 죄는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부족 사
더 보기

제 2023화

장유나는 어리둥절했다. 이렇게 복잡한 상황을 만나기 어려운 기회라고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가 물었다.“무슨 뜻이죠?”강책이 차근차근 설명해 줬다.“만약 여기가 아무 일도 없이 평화롭다면 성화를 얻는 데에 어려움이 있어요.”“보다 싶이 여기는 인심도 흉흉하고 불안한 상태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온 힘을 다해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궤문증을 사라지게 해준다면 이 마을의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워하겠어요?”“그럼 성화로 마음의 빚을 갚게 하면 되겠군요. 혹시나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건 아니겠죠?”장유나도 이해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모두가 골치 아파하는 궤문증을 해결해 주면 성화는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게 된다.문제는 그 궤문증을 그렇게 쉽게 해결할 수 있을까?장유나가 물었다.“그 극악무도한 놈을 어떻게 찾아요?”강책이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느릿느릿 목을 축이고 말을 이었다.“세상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의인 내가 봤을 때 그 어르신의 꿈은 과학적이지 않아요. 진짜라 하더라도 한 사람을 불태우는 것으로 질병이 사라질 수 없죠.”“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질병의 발단지를 찾아 의학적으로 접근해 해결해 주는 거예요.”장유나도 문뜩 깨달았다.“맞아요. 그 어르신의 말씀은 정말이지 괴이한 말들로 사람들을 현혹하려는 것 같았어요. 하마터면 저도 맹신할 뻔했어요.”이때, 물고기자리가 물었다.“지금은 어떤 상황인가요?”강책이 두 손가락을 내보이며 말했다.“이건 재난이거나, 그게 아니면 인위로 꾸며낸 일일 거에요.”재난이라함은 궤문증이 아무 이유도 없이 생긴 질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의료수단이 낙후하여 그 원리를 알 수 없었다.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그들은 그 어르신의 꿈을 믿게 되면서 본질이 흐려지고 오직 극악무도한 죄인을 찾는 데에 혈안이 된 것이다. 이건 누군가 뒤에서 모든 상황을 뒤흔들며 인위로 꾸며낸 것이다.질병, 유언비어는 모두 거짓이다. 누군가가 불순한 목적으로 의혹들을 뿌리고 다니는
더 보기

제 2024화

공지에서는 지금 병에 걸린 사람들이 이 마을 사람들뿐이라며 여행객들은 걸린 사례가 없다고 특별히 강조하고 있었다.장유나의 눈이 동그래졌다.“이런 일도 있군요. 그렇다면 왜 종업원이 우리의 몸을 수색했을까요?”강책이 대답했다.“그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죠. 아직 여행객들에게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후에도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을 덧붙였다.“만약 여행객들이 걸리지 않는 병이라면 궤문증은 이 마을에만 존재하는 게 확실해지죠. 그 어르신의 꿈을 다시 회상해 보면 극악무도한 그놈은 곧 이 마을 사람을 뜻하게 되죠.”“한마디로 그 위험은 오직 이 마을에만 국한되어 있고 여행객들에게는 아무 관계도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 여행객들은 여전히 산해진미를 즐길 수 있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요. 그저 이 마을 사람들만 전전긍긍하며 살겠죠.”강책의 말을 들은 장유나는 그제야 모든 것을 이해했다.하지만 그녀는 또다시 고집을 피웠다.“그게 어때서요? 마을 사람들만의 특별한 습관이거나 즐겨 먹는 음식, 마시는 물 때문일 수 있잖아요?”“일리 있어요.”그도 장유리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나 다시 덧붙였다.“하지만 난 다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봐요.”“어떤 가능성이죠?”“이익.”“이익?”장유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벙졌다.강책이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에 오기 전 우리가 조사해 봤듯이 여기가 사람들로 붐비면서 여행지의 느낌마저 풍기고 있는 건 매년 열리는 성화 때문이에요.”“여러분들이 설레는 마음을 안고 여기로 여행을 왔는데 불꽃놀이가 그저 속임수이고 그저 전설에 불과하며 일 년에 몇 번 보지도 못할 정도란걸 알고 나면 기분이 어떨 거 같아요?”“크게 실망하겠죠.”“실망하고 나면 다음은 없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안 좋은 소문이 퍼지고 그에 따라서 이곳의 경제에도 타격이 생기고 이익도 적어지죠.”장유나와 물고기자리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강책의 말대로라면 여기에 수많은 음모가 숨
더 보기

제 2025화

잠시 후, 식사를 위한 상차림이 올라왔고 그 열기 때문에 따스함이 감돌았다. 그제야 장유나의 차디찼던 손도 조금씩 온기를 되찾았다.그녀는 고기 한 점 집어 입 속에 넣었다.“음. 맛있어.”그녀의 모습을 본 강책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거식증이 완치된 것 같네요.”“그런가요?”이점은 장유나 본인도 알아채지 못한 부분이다.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요 며칠 그들은 강책이 한 요리가 아닌 외부의 음식을 먹었고 모두 고급 음식점의 음식들은 아니었다.그러나 장유나는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못했을뿐더러 끼니마다 맛있게 잘 먹었다.사실. 강책은 아무도 모르게 식사에 약을 넣어 장유나의 회복을 도왔다. 그렇게 그녀는 이제 거의 회복한 듯했다. 며칠만 더 조절하면 문제가 없어 보였다.장유나는 기분이 좋았다.이때, 물고기자리가 다시 화제를 돌렸다.“그럼, 이 일들을 꾸며낸 진범은 누구일까요?”더 물을 필요 있는가?궤문증을 누가 퍼뜨렸는지 지금 상황에서 알 수 없다면 “꿈”을 지어낸 사람이 누구인지 알면 되지 않는가?그 어르신 외에 그 정도의 지위와 능력으로 꿈을 사실화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어르신이 범인이라는 사실은 거의 확신할 수 있다.어르신 한 사람을 범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범인 중의 한 명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그러니 다음 행보가 더욱 중요했다.장유나가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어르신을 직접 찾아가 그의 죄를 까발릴 건가요?”“당연히 아니에요.”강책은 단번에 부인했다.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사람을 믿을 것인지 아니면 어르신을 믿을 것인지는 이곳 사람들에게 있어서 답이 이미 정해져 있는 아주 간단한 선택지였다. 그러니, 강책과 그들이 무엇보다 해야 할 일은 사람들이 궤문증은 치료할 수 있고 억울한 사람들을 불태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극악무도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그 때문도 아니니 찾아낼 필요도 없다는 것 말이다.이렇게 설득하는 일
더 보기

제 2026화

강책은 외투를 침대 위에 벗어 두고는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궤문증은 치료할 수 있어.”그의 말에 두 사람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여자아이의 엄마에게 방법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그가 여자를 속인 건가? 강책이 사실대로 말했다.“방금은 내가 거짓말한 거야. 궤문증은 고칠 수 있어. 방금 내가 나섰더라면 그 자리에서 여자아이의 병은 완치되었을 거야.”물고기자리와 장유나는 강책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 기억 속의 강책은 다른 사람 이였다. “만약 방금 그 여자애를 살렸다면 나에 대한 소문이 퍼지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우리가 족장의 계획에 걸려 게 되겠지. 그래서 먼저 구해주지 않은 거야. 먼저 대책을 준비해서 족장의 진상을 파헤칠 생각이야. 시간은 내일 정오, 장소는 화장장에서 진행할 거야.”다음 날 정오가 되면 무고한 사람들이 지옥불로 목숨을 잃게 된다.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동시에 족장이라는 인간의 실체도 폭로하기로 했다.승패가 바로 코앞이다...한편, 부락 족장 방에서는 즐거운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금과 은을 두른 남자들이 와인잔을 든 채로 술에 취해있었다. 모두 족장과 연관이 있는, 그와 함께 음모를 계획한 사람들이었다.족장이 팔자수염을 하고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소 사장님, 사장님께서 주신 약이 효과가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궤문증이 퍼지고,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어요. 지금은 사람들이 매달 화장장으로 이송되고 있는 중입니다.““덕분에 2달 동안 관광객이 늘면서 부락의 수입도 몇 배로 늘어가고 있어요. 자, 제가 술 한 번 따라 드리겠습니다.”소태유는 족장이 따라준 술을 마셨다.“저희야말로 족장님께 감사를 드려야 하는 쪽입니다. 만약 족장님의 위치와 명성이 높지 않았다면 저희 계획도 모두 계획만으로 끝을 봤을거예요.”“현재 부락에 남아 있는 멍청한 것들은 신을 건드려서 궤문증 이라는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더 보기

제 2027화

다음 날 정오.많은 관광객들이 지옥불을 보기 위해 화장장을 방문했다. 사실, 지금 사회에서 과거에나 진행되던 ‘혹형’을 볼 수 있는 곳은 찾기가 어려웠다. 때문에 이곳은 관광객들이 무조건 방문하는 곳 중 하나였다. 그들의 방문 목적은 살아 움직이는 사람이 어떻게 불에 타서 죽는 지를 보기 위함이었다. 그걸 지켜보는 동시에 지옥불의 의미와 형벌에 대한 의문이 들기 그들의 머릿속에 떠오르긴 했지만 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시각적인 자극에 사로잡히거나 이상한 성적 취향, 또는 돈 때문에 이곳을 방문한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지옥불의 실제 의미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오히려 화장장에는 “태워라, 태워라.”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가엾은 사람 한 명이 혼자 화장대에 올라갔다. 그는 자의로 화장대에 올라갔기 때문에 감시하는 사람이 필요 없었다. 또한 타 죽기 싶어 하는 사람을 강요를 하는 사람도 없었다. 곧이어 화장대에 올라간 사람이 하늘을 향해 크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저는 죄가 있습니다. 남의 재력을 탐하지 말았어야 했고,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았어야 합니다. 저는 부도덕하고, 더러운 사람입니다.” “오늘 저는 지옥불을 통해 신에게 용서를 구하려고 합니다.”그는 자신의 죄를 깊이 뉘우쳤다. 하지만 그의 죄는 큰 죄가 아니었다. 그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주운 후, 그것을 돌려주지 않았을 뿐이다. 고작 이런 행동 때문에 신이 분노할 리가 없다.한편,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부락 사람들의 눈빛에는 절망감이 섞여 있다. 그들은 그의 희생이 궤문증의 확산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과거, 그보다 더한 사람들의 죽음에도 신의 분노는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화장대에 올라간 사람을 구하기는 어려웠다. 그때, 족장이 횃불을 들고 화장대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연민에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죄를 알고, 그 죄를 바꾸려는 자. 그대의 죽음은 신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궤문증의 확산을 멈출 것이다. 그대여, 편
더 보기

제 2028화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저는 그저 지나가는 행인일 뿐입니다. 하지만 족장님의 지옥불을 제지한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족장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때까지 부락에서 생활하면서 지옥불을 막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이유가 무엇입니까.”강책은 그의 답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를 되물었다.“족장님께서 지옥불을 행하시는 이유에 대해서 여쭙고 싶습니다.”족장이 코웃음을 쳤다.“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지금 부락이 궤문증이라는 불행에 닥쳐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저는 부락을 위해, 신의 분노를 가라앉혀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부락 중에서 죄를 저지른 부원을 찾아 지옥불을 진행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분명 신께서도 용서를 해주실 겁니다. 그리고 궤문증도 막을 내릴 거고요.”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강책을 쏘아붙였다.“지금 당신이 지옥불을 막는 행위는 신에게 저항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부락의 몰락을 그저 묵묵히 지켜보라는 말씀 이십니까?”그는 단숨에 강책을 신과 부락의 적으로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전혀 강책은 당황하지 않았다.“족장님께서 제 뜻을 오해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지옥불을 막는 이유는 족장님을 신의 적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함입니다. 동시에 신의 지의 때문이기도 합니다.”족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예? 신의 지의라니요?”강책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장유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제 사부는 저승과 이승, 땅과 하늘을 자유자재로 이동하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사부님은 이동을 통해 신의 뜻을 땅으로 전하기도 합니다.”“얼마 전, 사부님께서 부락의 신과 만남을 가지셨습니다. 신께서는 부락의 죄인이 밝혀지지 않아 분노하셨고, 무고한 사람이 성화에 의해 목숨을 잃는 것에 심히 거부하셨습니다.” “신께서는 저희 사부님께 도움을 요청하시면서 궤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전해 주셨습니다. 더 이상의 무의미한 희생을 끊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현장에 있던
더 보기

제 2029화

장유나는 신이 강책을 고른 이유를 설명하면서 족장에게 큰 망신을 주었다.“당신들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겁니까?”옆에 있던 물고기자리가 미소를 지었다.“사실인지 아닌지는 한 번 시도해 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제 사부님께서 궤문증을 치료하신다면 그게 곧 신의 부탁을 받았다는 증거가 되지 않겠습니까.”족장은 어쩔 수 없이 횃불을 다시 제자리에 갖다 두었다. 그는 곧이어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궤문증 환자, 데리고 와!”“네, 알겠습니다!”곧이어 부하들은 궤문증을 앓고 있는 환자를 데리고 왔다. 하지만 그들이 데려온 사람은 평범한 환자와 조금 달랐다. 족장은 일부러 그들에게 곧 죽어가는 환자를 데리고 오라고 지시했다. 그의 양팔에는 고름이 흐르고 있었고, 썩어 문드러져 성한 곳이 없었다.“살릴 수 있겠습니까?”“네.”강책은 자신만만한 확답을 주었다. 한편, 족장은 고개를 돌려 사람들 무리 속에 있는 소태유를 바라보았다. 족장의 눈빛에 소태유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의 눈빛은 곧 ‘절대로 고칠 수 없는 병이니,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라는 뜻이었다. 그는 자신의 약을 무한히 신뢰하고 있었다.일반인이라면 속수무책으로 치료를 포기하겠지만 강책은 달랐다. 그는 서심산을 제외한 모든 독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어젯밤, 그는 치료에 대해 모든 대책을 마련했고 그에 맞는 해독제까지 준비를 마쳤다. 그는 환자 앞에서 침착하게 편작 신침을 꺼내더니 환자에게 침을 26번이나 놓았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약물을 팔에 바른 뒤, 그 팔을 붕대로 감았다.“뜨거운 물 좀 준비해 주세요.”“네, 알겠습니다.”뜨거운 물이 그의 앞에 놓여지자 강책은 환자의 양팔을 뜨거운 물 안에 넣었다. 곧이어 하얀 연기가 생기면서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환자는 고통 때문에 발버둥 쳤다. 하지만 물고기자리와 다른 사람들이 그를 누르고 있었기에 차마 도망치지 못했다. 서서히 연기는 사라져갔다. 20분 뒤, 강책은 환
더 보기

제 2030화

족장은 다시 한번 인파속에 있는 소유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조금 전과 다르게 경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들은 처음부터 신이 치료법을 전수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강책 무리가 궤문증의 치료법과 해독제를 찾은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그렇게 되면 일이 복잡 해진다. 강책이 궤문증을 치료하게 되면 그가 ‘신의 후계자’라는 말도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족장은 지금까지 이러한 연기로 돈을 챙기고 있었다. 하지만 강책의 등장으로 인해 부락의 주민들은 그를 더 신뢰하고 족장을 멀리하게 될 것이다. 그는 곧 일어날 일을 예상하며 강책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는 강책도 자신처럼 돈을 벌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것이라고 믿으며 미소를 지었다.“아이고, 신의 후계자님이 맞으셨군요. 저희 부락을 살리기 위해 이렇게 친히 찾아와 주시다니,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궤문증이 해결되었으니 저희 부락은 이제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옆에 있던 물고기자리가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족장님의 부락을 지옥에서 꺼내주신 분께 너무 가소로운 태도를 보이시는 게 아니 신지요?”족장은 무릎을 꿇으며 강책에게 감사를 표하는 부원들을 보자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강책 무리가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그도 무릎을 꿇어 강책에게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웃긴 상황 속에서도 강책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반대로 장유나는 큭큭- 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웃음소리는 족장의 심기를 또 한 번 건드렸다. 그는 주먹을 꽉 쥔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고기자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부락에서 궤문증을 앓고 있는 자는 모두 저희를 찾아오십시오. 저희 사부님께서 최선을 다해 치료해 드리겠습니다!”그의 한마디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화장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심지어 환자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강책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저는 궤문증을 앓고 있습니다. 치료 부탁드립니다.”
더 보기
이전
1
...
201202203204205
...
24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