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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화

정계산은 간절하게 부탁했다. “과장님,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이번 일은 정말 저도 몰라요.”맹건수가 말했다. “어떻게 모를 수 있지? 내가 이미 다 알아봤어, 재무부에서 나온 증거도 있는데 끝까지 모르는 척하다니, 처음에는 카드에 분명히 50억이 있었어, 은행에 알아봤는데 이체 기록도 없이 50억이 없어졌어.”정계산은 도통 무슨 일인지 몰라 울고 싶었다.이렇게 재수 없는 일이 어떻게 정계산에게 일어난 걸까?맹건수가 정계산을 보며 말했다. “계산아 그 돈 네가 가져갔으면 헛수고하지 말고 지금 줘, 네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정계산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 “과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정말 제가 안 가져갔어요!”“알겠어, 그럼 네가 안 가져갔으면 누가 가져갔어? 정계산, 나도 잠깐은 눈감아줄 수 있어. 그런데 지금 상대 회사에서 잔금 언제 주냐고 난리야, 내일까지 돈 안 주면 분명 조사 나올 거야.”맹건수가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너 겁주는 게 아니야, 내일까지 돈 안 주면 감옥 가게 될 거야.”정계산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정계산에게 방법이 있겠는가?옆에 있던 강책이 어떻게 된 일이지 파악한 후 말했다. “증거로 보면 카드가 재무부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돈이 있었는데 은행에 와서 돈이 없어졌어요. 그럼 중간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거죠.”맹건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정계산 잘 생각해 봐, 길에서 사람이랑 부딪혀서 가방 떨어진 적 없어? 아니면 은행 사람들이 조작한 거 아니야?”정계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럴 리 없어요. 카드는 계속 제가 가지고 있었어요. 은행에서도 직원들이 처리하는 것을 제가 다 보고 있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정말 희한한 일이네.”사람들은 이 일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강책이 맹건수를 보며 무심결에 한 마디 했다. “저희 아버님이 카드를 받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그럼 아버님이 카드를 받기 전 재무부에서 은행으로 전달하는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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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2화

방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정몽연과 소청은 강책이 그저 허풍을 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계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정계산이 분노하며 강책에게 말했다. “그 입 다물어! 아직도 창피한 줄 모르는 거야? 50억이 얼마인지는 알아? 너는 평생 못 벌어!”“너 보고 싶지 않으니까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소청이 강책에게 눈짓을 했다. “아버지 화나셨으니까 우선 방으로 들어가.”강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덤덤하게 방으로 향했다.그 시각, 거실 맹건수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계산아 무슨 저런 사람을 사위로 뒀니? 정말 뻔뻔하네, 네 딸 이혼시키고 우리 아들이랑 결혼했으면 얼마나 좋아, 이렇게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고.”정계산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휴, 저도 정말 어쩔 수가 없네요. 과장님, 저도 저놈을 집에서 쫓아내고 싶어요. 이게 다 모녀가 저지른 일이에요!” 소청과 정몽연은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몰랐다. 그들은 강책에게 정이 있지만 지금 정계산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고 걱정이 많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계산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과장님, 죄송하지만 오늘 밤에 이 사건 좀 덮어주세요, 회사에서 절대 알면 안 돼요, 부탁드릴게요.”“내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게, 오늘 밤에는 막아보겠지만 내일은 어떡할 건가?”정계산이 말했다. “얼른 방법을 찾아봐야죠.”맹건수가 정계산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그럼 수고하게, 내가 협박하는 게 아니라 내일까지 돈 못 메꾸면 정말 감옥 갈 거야, 50억이 적은 액수가 아니야, 감옥 한 번 들어가면 10년 이상이야. 잘 생각해 봐.”맹건수는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정계산이 자리를 떠나려 하자 정몽연이 말했다. “아빠, 아무래도 이 일 좀 수상해요.”정계산이 정몽연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뭐가 수상해?”“아빠, 강책이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카드가 재무부에 있을 때와 아빠가 받고 나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그럼 그 중간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거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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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3화

소청이 정계산을 타이르며 말했다. “화 좀 가라앉히고 생각 좀 해봐요, 내일까지 돈 마련 못하면 진짜 감옥 가야 돼요.”정계산이 잠시 생각하며 말했다. “우리 집에는 50억 있는 사람이 없으니 다른 사람 찾아봐야지.” “돈 빌릴 사람 있어요?”“할아버지한테 돈이 있을 텐데, 그 성격으로는 절대 안 빌려주실거야, 더군다나 할아버지께서 이 일을 아시면 나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정계산이 잠시 고민한 후 정몽연에게 말했다. “맞다, 몽연아 너희 형부 당문호씨 동구지역 부총장 아니야? 재산이 만만치 않을 텐데, 50억은 별거 아니지 않을까?”정몽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부 능력이나 지위로는 50억은 문제없죠.”“그래, 좋다.” 정계산이 외투를 입으며 말했다. “당문호씨에게 가서 돈 좀 빌려 달라고 해볼게.”“네? 아빠, 그건 좀 아니지 않아요?”“뭐가?”정몽연이 말했다. “저번에 서안 리모델링 프로젝트 사건 때문에 언니랑 형부하고 사이가 안 좋아져서 아마 돈 안 빌려줄 거예요.”“그래도 친척이 죽어가는 거 보고만 있지 않을 거 아니야?” 정계산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당문호씨 아니면 누구한테 돈을 빌려?”정몽연이 거실에 있는 강책을 보며 말했다. “강책이한테 한 번 물어보세요, 정말 방법이 있을 수도 있어요.”“강책?”정계산이 비웃으며 말했다. “저놈이 돈이 있었으면 우리 집에 얹혀살겠어? 몽연아 지금 아빠랑 농담할 때니?“됐고, 지금 당문호씨 집에 갔다 올 테니까 너는 집에 있어. 과장님한테 연락오면 아빠한테 바로 연락해라.”정몽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계산이 외투를 입고 집을 나서자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정계산은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차로 주차장으로 뛰어갔다. 정몽연과 소청은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돈을 빌리면 다행이지만 못 빌리면 정말 감옥에 가는 수밖에 없는 건가?아…그 시각 정계산은 빗길을 뚫고 당문호의 집으로 향했다. 차 안, 맹건수는 한 손으로는 운전하며 한 손으로는 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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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4화

그 시각 방 안에서 강책은 목양일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정몽연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정몽연이 머리를 긁적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해.”“어?”“아빠 대신 사과하는 거야, 네가 아빠한테 잘 하는 거 나도 알아, 근데 아빠가 너무 고지식해서 일 해결을 잘 못하셔.”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나도 마음에 담아 두지 않았어, 지금 중요한 건 문제를 해결하는 거야.”정몽연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빠 지금 형부한테 돈 빌리러 갔어, 하… 돈 빌릴 수 있으면 좋겠다.”이때 강책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강책은 슬쩍 문자를 확인했다. -원인을 찾았습니다. -문자를 확인 한 강책은 외투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정몽연이 물었다. “이렇게 늦은 밤에 어디 가?”강책은 현관 문 앞에서 잠시 생각하고 웃으며 말했다. “탐정놀이 하러 가, 발이 달려 사라진 50억 찾아올게.”정몽연이 강책의 말을 이해하기도 전에 강책은 이미 집을 나섰다.......그 시각 정계산은 비를 뚫고 별장에 도착했다.정계산은 손으로 비를 막으며 뛰어가 초인종을 눌렀다.초인종을 5분 정도 눌렀을 때야 누군가 정원 안에서 문을 열어줬다. “어? 정계산님 아니세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집사가 물었다. “그… 문호랑 자옥이 집에 있어요?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요.”“TV 보고 계세요, 안으로 들어오세요.”집사는 정계산을 집 안 거실로 안내하고 따뜻한 수건을 주며 차를 따라준 후 정자옥과 당문호를 찾으러 갔다. 당문호와 정자옥은 서로를 쳐다보며 정계산이 왜 이 야밤에 비를 쫄딱 맞고 왔는지 의심했다.정자옥이 웃으며 물었다. “셋째 삼촌, 이 밤에 안 주무시고 무슨 일로 저희를 찾아오셨어요?”정계산이 두 손을 부들부들 떨며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참 말하기 곤란한 일이다. 눈치가 빠른 정자옥은 정계산이 무언가 부탁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정자옥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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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5화

당문호의 말은 친척의 정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정계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화를 참으며 부탁했다. “자옥아, 문호야. 너희가 안 도와주면 나 내일 감옥 가야 해, 그대로 보고만 있을 거야?”“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정자옥이 언짢은 듯 말했다. “삼촌 그런 말로 저희 강요하시면 안 돼요, 그리고 삼촌은 셋째 삼촌일 뿐이에요, 그렇게 따지면 할아버지가 더 가까운 친척 아니에요? 할아버지는 정가 집안 가장으로 재산을 관리하고 있어서 제일 부자예요.”“돈 많은 할아버지한테 안 가고 왜 저희를 찾아오셨어요?”당문호가 말했다. “삼촌, 어쨌든 삼촌이 친 아들이니까 할아버지가 도와주실 거예요.”정계산은 끝내 화를 참지 못했다. “그러니까 안 빌려주겠다는 거지?”“안 빌려드리는 게 아니라 빌려드릴 돈이 없어요.”“알겠다, 그럼 난 이만 가보마.”“조심히 들어가세요, 멀리 안 나갈게요.”정계산은 발길질을 하고는 화를 내며 돌아갔다.정자옥이 정계산의 뒷모습을 보고 한숨 쉬며 말했다. “뭐 하자는 거야? 대뜸 50억을 빌려 달라는 게 말이 돼? 차라리 어디 가서 훔치지 그래?” 당문호가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께 서프라이즈 해드리는 게 어때? 전화해서 알려 드리자.”정자옥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보, 정말 못됐어.”“강책이랑 정몽연이 우리한테 돈을 몇 번이나 빌렸는데, 우리 집안에 빚을 진 건 그 사람들이야!”정계산이 화를 내며 차에 올라탔다. 얼굴에 맞은 비를 닦지도 않은 채 핸드폰을 꺼냈다. 정계산은 운전을 하며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객이 통화 중이오니 잠시 후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정계산이 10번을 넘게 한 후에야 드디어 전화가 연결되었다. 정계산이 다급하게 말했다. “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어요.”“입 다물어! 네가 무슨 말 하려는지 다 알아!” 수리국 잔금 잃어버려서 나한테 돈 빌리려고 하는 거지?”“꿈 깨!”“내가 어쩌다 너 같은 쓸모없는 자식을 낳았을까? 계산아,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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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6화

빗줄기가 갈수록 굵어졌다. 승용차 한 대가 비를 뚫고 강남구 총책임자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내렸다. 그는 바로 수리국 부국장 진욱이었다.진욱은 집에서 잠을 자려고 할 때 사무실 전화를 받고 바로 달려왔다. 진욱은 분명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직감하고 옷을 입고 사무실로 왔다.진욱이 차에서 내리자 옆에 경찰차가 도착했다. 경찰복을 입은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그는 경찰서 부국장 원자환이었다. “원 부국장님도 오셨어요?”“진 부국장이시죠? 부국장님도 사무실 전화 받고 오셨어요?”“네.”“무슨 일인지 아세요?” 원자환이 진욱에게 물었다. “모르겠어요, 갑자기 빨리 오라고 전화 왔어요. 저도 궁금해요.” “아마 큰일이 난 것 같아요. 어서 사무실로 가봅시다.”“네, 갑시다.”두 사람은 황급히 사무실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6층에 도착해 문이 열리자 목양일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목양일은 진욱과 원자환을 사무실로 안내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잘생긴 남자가 총책임자 자리에 앉아 그들을 차갑게 쳐다봤다. 진욱과 원자환이 드디어 처음으로 총책임자의 실체를 보게 되었다. 진욱과 원자환은 서로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강책이 탁자에 봉투를 올려놓고 말했다. “열어 보세요.”진욱이 봉투를 열어 확인했다. 봉투 안에는 사진과 편지 그리고 기록들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원자환은 옆에서 지켜봤다.봉투 안을 확인 한 진욱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온몸을 벌벌 떨었다.진욱이 침을 삼키고 긴장하며 말했다. “총책임자님, 저희도 이제 알았습니다. 제가 직원 관리를 잘 못해서 수리국에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제가 가서 처리하겠습니다. 강책이 말했다. “진욱씨는 정계산 문제를 처리하고, 원자환씨는 맹건수 처리하세요.”“네, 알겠습니다!”“시키신 대로 하겠습니다!”두 사람은 강책의 명령에 두말하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진욱은 여전히 무서워 벌벌 떨었다. 깅책은 무언가 생각나 목양일에게 귓속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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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7화

맹건수의 죄가 너무 명확해서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하지만 맹건수는 철저했던 계획이 갑자기 왜 틀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정계산의 짓일까?’。‘그럴 일이 없다. 정계산에게는 절대 그런 능력이 없다.’맹건수는 생각할수록 이해할 수 없었다. 경찰은 맹건수에게 수갑을 채우고 연행했다. 원자한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경고했다. “당신들 모두 행동 조심하세요.”“철수하세요.”원자한은 같이 온 사람들과 현장을 떠났다.......그 시각 다른 한편, 정계산은 차를 타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강가 주변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그러자 갑자기 우울해졌다. 아무도 정계산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날이 밝으면 감옥에 가야 한다.“감옥 안 가.”“절대 안 가!”외롭고 절망한 정계산은 파도가 치는 강을 바라보며 마음을 굳게 먹고 강가로 향했다.정계산의 얼굴에 빗방울이 떨어졌다.“여보, 딸아 미안해…”“나 먼저 갈게…”정계산이 강가 앞에 서자 파도가 쳐 그의 신발이 물에 흠뻑 젖었다.정계산이 마음을 굳게 먹고 물에 뛰어 들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차 불빛이 정계산을 비췄다. 뒤이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계산아, 바보 같은 짓 하지 마!”정계산이 어리둥절했다. ‘이 목소리는… 부국장님?’정계산이 뒤를 돌아보자 수리국 부국장 진욱이 걸어오고 있었다.진욱이 걸어오며 말했다. “그 일 이미 해결됐어, 네가 돈 잃어버린 게 아니라 맹건수 그 나쁜 자식이 빼돌린 거라고 밝혀졌어, 맹건수가 너한테 준 은행 카드는 재무국에서 준 게 아니야, 너는 무죄야.”“저… 정말 무죄예요?”정계산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이렇게 해결되는 건가?’정계산은 큰 부담이 순식간에 사라지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진욱이 정계산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일으켜 세웠다.정계산이 바보같이 물었다. “부국장님,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진욱이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이런 일로 왜 농담을 해, 너는 정계산의 함정에 빠진 거야, 회사에서도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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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화

명원 아파트 33호 안, 정몽연과 소청은 집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정계산을 기다렸다.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아 어떻게 된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정자옥에게 전화를 해보니 정계산이 이미 그 집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정자옥네 집에서 나왔는데 왜 아직도 안 온 걸까?두 사람은 안절부절못했다.잠시 후, 정계산의 차가 도착했다. 정계산은 비에 흠뻑 젖은 채 집으로 뛰어왔다.소청이 수건을 가져다줬다.정계산이 물었다. “강책 어디 있어?”정계산이 오자마자 강책을 찾자 정몽연은 어리둥절했다.“어디 간지는 모르는데 방금 나갔어요.” “나갔어? 나간 지 얼마나 됐어?”“잘 모르겠어요.“ 정몽연이 의아한 듯 물었다. “아빠, 강책이는 왜 찾아요? “정몽연은 정계산이 매우 진지하다고 생각했다. 강책에게 뭘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이 느껴졌다.하필 이때, 택시 한 대가 집 앞에 멈춰 섰다. 강책이 택시비를 내고 차에서 내려 거실로 들어왔다. 정계산이 강책을 보고 굶주린 호랑이가 먹잇감을 덮치듯 달려들었다. 정몽연이 놀라 소리쳤다. “아빠, 진정하고 말로 하세요!”정몽연은 정계산이 강책을 때리려는 줄 알고 다급히 말했다. 하지만…정계산은 강책을 품에 꼭 껴안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강책아, 우리 사위…”“내가 잘못했다, 네 말을 믿었어야 했어, 너한테 그렇게 모질게 굴면 안 되는 건데.”“내가 못난 놈이다!”정몽연은 정계산을 말리려고 했지만 이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했다.수건을 가져온 소청도 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게 무슨 일이지?’강책이 당황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버님, 이제 그만 진정하세요.”정계산이 눈물 콧물을 흘리며 말했다. “시련을 겪어야 진심을 알 수 있다는 말을 오늘에서야 깨달았어.” “정자옥, 당문호, 할아버지 다 필요 없어!” “내가 힘들 때 도와주기는커녕 더 모질게 굴었어. 저런 사람들이 친척은 무슨 친척이야!” “강책아, 우리 사위.”“내가 너한테 욕하고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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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9화

정말?”“그럼, 당연하지.”정몽연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쩐지 아빠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시더라, 강책아 네가 진짜 아빠를 살렸어!”강책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별거 아니야.”......다음날,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졌다. 강책은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시장에 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정계산이 강책보다 더 일찍 일어나 있었다.“강책아, 오늘 장 보러 같이 가자.” “네?”정계산은 놀라 어리둥절해하는 강책을 데리고 시장으로 향했다.정계산은 시장 가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강책을 자랑했다. “왕 아주머니, 제 사위 강책이예요, 어때요? 아주 멋있죠?”“이 이모, 제 사위에요, 군대 갔다 와서 힘이 아주 좋아요!””조 할머니, 우리 사위는 마음씨도 착해요. 저희한테 효도할 생각밖에 안 한다니까요.”“유 아저씨, 우리 사위 좀 보세요. 아주 늠름해 보이죠?”정계산은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강책 자랑을 했다. 생선 가게, 야채 가게, 과일 가게, 정육점 등 시장을 모두 돌아다녔다. 시장에 정계산이 훌륭한 사위를 얻은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강책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강책은 집에 가는 길에 또 아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할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는 서경에서 군 복무 당시 적과 싸울 때도 이렇게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어! 장 아저씨 아니에요? 우리…”강책이 정계산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버님, 장 다 본 것 같아요. 너무 많아서 다 못 먹어요. 이제 집에 가요.”“그래, 집에 가자.”집에 오자 잠이 덜 깬 정몽연이 방에서 나왔다. “밥 다 됐어? 배고파.” 정몽연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정계산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무슨 배가 고파, 여자가 일찍 일어나서 남편 밥 차려줄지도 모르고, 지금이 몇 시니? 벌써 11시야! 지금까지 자고 있는 게 말이 되니!”정몽연이 당황해 넋을 잃었다.정계산은 정몽연에게 푹 자고 강책에게 집안일을 시켰다. 그랬던 그가 어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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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0화

맹지정은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노트북으로 열심히 사진을 포토샵 하고 있었다. 섹시한 여자가 남자의 품에 안겨 쓰다듬으며 뽀뽀를 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다른 화면에는 정몽연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맹지정은 정몽연의 얼굴을 섹시한 여자 얼굴에 붙여 넣어 이리저리 조절하여 맞췄다. 그렇게 5시간을 공들여 만든 결과 포토샵을 한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예술가인 맹지정은 포토샵에 소질이 있었다.맹지정은 의자에 기대어 땀을 닦으며 자신의 작품에 매우 만족했다. 그리고 word를 열어 포토샵 한 사진의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 다음 날맹지정은 포토샵 한 사진과 스토리를 프린트해 봉투에 넣었다.그리고 ‘등명 호동’이라는 신문매체 회사 편집자에게 봉투를 주며 잘 부탁한다고 당부했다.회사에서 나온 맹지정은 속으로 기뻤다.“정몽연, 나쁜 년.”“감히 나를 거절하고 우리 아빠를 감옥에 보내?”“내가 너 망신당해서 다시는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할 거야!”정몽연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정몽연은 운전해서 강책과 레스토랑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요 며칠 두 사람은 집에서 밥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정계산이 매일 강책에게 극진한 대접을 하며 정몽연에게는 조선 시대 여자처럼 도리와 덕을 엄격히 따르도록 하며 각종 규칙을 만들었다.정계산을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었다. 그래서 정몽연은 아빠가 무서워서 집에서 점심도 못 먹고 나와서 먹었다.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마주 앉아 음식과 음료를 시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몽연이 물어다. “강책아, 요즘 네가 하는 일이 도대체 뭐야? 난 아직도 잘 모르겠어.”강책이 대충 얼버무리며 말했다. “저번에 내가 그 사장님 침몽 하이테크 인수하게 도와드렸던 거 기억나? 그 사장님이 나한테 보답하신다고 회사 한 부서 책임자 자리를 주셨어. 사실 뭐 딱히 하는 일은 없어서 안 나가도 상관없어. 어차피 한 달에 150만 원 밖에 안 주고 승진도 못할 거야.”“아, 그렇구나.”정몽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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