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줄기가 갈수록 굵어졌다. 승용차 한 대가 비를 뚫고 강남구 총책임자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내렸다. 그는 바로 수리국 부국장 진욱이었다.진욱은 집에서 잠을 자려고 할 때 사무실 전화를 받고 바로 달려왔다. 진욱은 분명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직감하고 옷을 입고 사무실로 왔다.진욱이 차에서 내리자 옆에 경찰차가 도착했다. 경찰복을 입은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그는 경찰서 부국장 원자환이었다. “원 부국장님도 오셨어요?”“진 부국장이시죠? 부국장님도 사무실 전화 받고 오셨어요?”“네.”“무슨 일인지 아세요?” 원자환이 진욱에게 물었다. “모르겠어요, 갑자기 빨리 오라고 전화 왔어요. 저도 궁금해요.” “아마 큰일이 난 것 같아요. 어서 사무실로 가봅시다.”“네, 갑시다.”두 사람은 황급히 사무실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6층에 도착해 문이 열리자 목양일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목양일은 진욱과 원자환을 사무실로 안내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잘생긴 남자가 총책임자 자리에 앉아 그들을 차갑게 쳐다봤다. 진욱과 원자환이 드디어 처음으로 총책임자의 실체를 보게 되었다. 진욱과 원자환은 서로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강책이 탁자에 봉투를 올려놓고 말했다. “열어 보세요.”진욱이 봉투를 열어 확인했다. 봉투 안에는 사진과 편지 그리고 기록들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원자환은 옆에서 지켜봤다.봉투 안을 확인 한 진욱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온몸을 벌벌 떨었다.진욱이 침을 삼키고 긴장하며 말했다. “총책임자님, 저희도 이제 알았습니다. 제가 직원 관리를 잘 못해서 수리국에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제가 가서 처리하겠습니다. 강책이 말했다. “진욱씨는 정계산 문제를 처리하고, 원자환씨는 맹건수 처리하세요.”“네, 알겠습니다!”“시키신 대로 하겠습니다!”두 사람은 강책의 명령에 두말하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진욱은 여전히 무서워 벌벌 떨었다. 깅책은 무언가 생각나 목양일에게 귓속말을
맹건수의 죄가 너무 명확해서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하지만 맹건수는 철저했던 계획이 갑자기 왜 틀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정계산의 짓일까?’。‘그럴 일이 없다. 정계산에게는 절대 그런 능력이 없다.’맹건수는 생각할수록 이해할 수 없었다. 경찰은 맹건수에게 수갑을 채우고 연행했다. 원자한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경고했다. “당신들 모두 행동 조심하세요.”“철수하세요.”원자한은 같이 온 사람들과 현장을 떠났다.......그 시각 다른 한편, 정계산은 차를 타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강가 주변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그러자 갑자기 우울해졌다. 아무도 정계산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날이 밝으면 감옥에 가야 한다.“감옥 안 가.”“절대 안 가!”외롭고 절망한 정계산은 파도가 치는 강을 바라보며 마음을 굳게 먹고 강가로 향했다.정계산의 얼굴에 빗방울이 떨어졌다.“여보, 딸아 미안해…”“나 먼저 갈게…”정계산이 강가 앞에 서자 파도가 쳐 그의 신발이 물에 흠뻑 젖었다.정계산이 마음을 굳게 먹고 물에 뛰어 들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차 불빛이 정계산을 비췄다. 뒤이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계산아, 바보 같은 짓 하지 마!”정계산이 어리둥절했다. ‘이 목소리는… 부국장님?’정계산이 뒤를 돌아보자 수리국 부국장 진욱이 걸어오고 있었다.진욱이 걸어오며 말했다. “그 일 이미 해결됐어, 네가 돈 잃어버린 게 아니라 맹건수 그 나쁜 자식이 빼돌린 거라고 밝혀졌어, 맹건수가 너한테 준 은행 카드는 재무국에서 준 게 아니야, 너는 무죄야.”“저… 정말 무죄예요?”정계산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이렇게 해결되는 건가?’정계산은 큰 부담이 순식간에 사라지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진욱이 정계산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일으켜 세웠다.정계산이 바보같이 물었다. “부국장님,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진욱이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이런 일로 왜 농담을 해, 너는 정계산의 함정에 빠진 거야, 회사에서도 이미
명원 아파트 33호 안, 정몽연과 소청은 집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정계산을 기다렸다.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아 어떻게 된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정자옥에게 전화를 해보니 정계산이 이미 그 집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정자옥네 집에서 나왔는데 왜 아직도 안 온 걸까?두 사람은 안절부절못했다.잠시 후, 정계산의 차가 도착했다. 정계산은 비에 흠뻑 젖은 채 집으로 뛰어왔다.소청이 수건을 가져다줬다.정계산이 물었다. “강책 어디 있어?”정계산이 오자마자 강책을 찾자 정몽연은 어리둥절했다.“어디 간지는 모르는데 방금 나갔어요.” “나갔어? 나간 지 얼마나 됐어?”“잘 모르겠어요.“ 정몽연이 의아한 듯 물었다. “아빠, 강책이는 왜 찾아요? “정몽연은 정계산이 매우 진지하다고 생각했다. 강책에게 뭘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이 느껴졌다.하필 이때, 택시 한 대가 집 앞에 멈춰 섰다. 강책이 택시비를 내고 차에서 내려 거실로 들어왔다. 정계산이 강책을 보고 굶주린 호랑이가 먹잇감을 덮치듯 달려들었다. 정몽연이 놀라 소리쳤다. “아빠, 진정하고 말로 하세요!”정몽연은 정계산이 강책을 때리려는 줄 알고 다급히 말했다. 하지만…정계산은 강책을 품에 꼭 껴안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강책아, 우리 사위…”“내가 잘못했다, 네 말을 믿었어야 했어, 너한테 그렇게 모질게 굴면 안 되는 건데.”“내가 못난 놈이다!”정몽연은 정계산을 말리려고 했지만 이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했다.수건을 가져온 소청도 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게 무슨 일이지?’강책이 당황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버님, 이제 그만 진정하세요.”정계산이 눈물 콧물을 흘리며 말했다. “시련을 겪어야 진심을 알 수 있다는 말을 오늘에서야 깨달았어.” “정자옥, 당문호, 할아버지 다 필요 없어!” “내가 힘들 때 도와주기는커녕 더 모질게 굴었어. 저런 사람들이 친척은 무슨 친척이야!” “강책아, 우리 사위.”“내가 너한테 욕하고 눈
정말?”“그럼, 당연하지.”정몽연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쩐지 아빠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시더라, 강책아 네가 진짜 아빠를 살렸어!”강책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별거 아니야.”......다음날,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졌다. 강책은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시장에 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정계산이 강책보다 더 일찍 일어나 있었다.“강책아, 오늘 장 보러 같이 가자.” “네?”정계산은 놀라 어리둥절해하는 강책을 데리고 시장으로 향했다.정계산은 시장 가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강책을 자랑했다. “왕 아주머니, 제 사위 강책이예요, 어때요? 아주 멋있죠?”“이 이모, 제 사위에요, 군대 갔다 와서 힘이 아주 좋아요!””조 할머니, 우리 사위는 마음씨도 착해요. 저희한테 효도할 생각밖에 안 한다니까요.”“유 아저씨, 우리 사위 좀 보세요. 아주 늠름해 보이죠?”정계산은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강책 자랑을 했다. 생선 가게, 야채 가게, 과일 가게, 정육점 등 시장을 모두 돌아다녔다. 시장에 정계산이 훌륭한 사위를 얻은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강책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강책은 집에 가는 길에 또 아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할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는 서경에서 군 복무 당시 적과 싸울 때도 이렇게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어! 장 아저씨 아니에요? 우리…”강책이 정계산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버님, 장 다 본 것 같아요. 너무 많아서 다 못 먹어요. 이제 집에 가요.”“그래, 집에 가자.”집에 오자 잠이 덜 깬 정몽연이 방에서 나왔다. “밥 다 됐어? 배고파.” 정몽연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정계산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무슨 배가 고파, 여자가 일찍 일어나서 남편 밥 차려줄지도 모르고, 지금이 몇 시니? 벌써 11시야! 지금까지 자고 있는 게 말이 되니!”정몽연이 당황해 넋을 잃었다.정계산은 정몽연에게 푹 자고 강책에게 집안일을 시켰다. 그랬던 그가 어쩜
맹지정은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노트북으로 열심히 사진을 포토샵 하고 있었다. 섹시한 여자가 남자의 품에 안겨 쓰다듬으며 뽀뽀를 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다른 화면에는 정몽연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맹지정은 정몽연의 얼굴을 섹시한 여자 얼굴에 붙여 넣어 이리저리 조절하여 맞췄다. 그렇게 5시간을 공들여 만든 결과 포토샵을 한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예술가인 맹지정은 포토샵에 소질이 있었다.맹지정은 의자에 기대어 땀을 닦으며 자신의 작품에 매우 만족했다. 그리고 word를 열어 포토샵 한 사진의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 다음 날맹지정은 포토샵 한 사진과 스토리를 프린트해 봉투에 넣었다.그리고 ‘등명 호동’이라는 신문매체 회사 편집자에게 봉투를 주며 잘 부탁한다고 당부했다.회사에서 나온 맹지정은 속으로 기뻤다.“정몽연, 나쁜 년.”“감히 나를 거절하고 우리 아빠를 감옥에 보내?”“내가 너 망신당해서 다시는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할 거야!”정몽연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정몽연은 운전해서 강책과 레스토랑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요 며칠 두 사람은 집에서 밥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정계산이 매일 강책에게 극진한 대접을 하며 정몽연에게는 조선 시대 여자처럼 도리와 덕을 엄격히 따르도록 하며 각종 규칙을 만들었다.정계산을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었다. 그래서 정몽연은 아빠가 무서워서 집에서 점심도 못 먹고 나와서 먹었다.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마주 앉아 음식과 음료를 시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몽연이 물어다. “강책아, 요즘 네가 하는 일이 도대체 뭐야? 난 아직도 잘 모르겠어.”강책이 대충 얼버무리며 말했다. “저번에 내가 그 사장님 침몽 하이테크 인수하게 도와드렸던 거 기억나? 그 사장님이 나한테 보답하신다고 회사 한 부서 책임자 자리를 주셨어. 사실 뭐 딱히 하는 일은 없어서 안 나가도 상관없어. 어차피 한 달에 150만 원 밖에 안 주고 승진도 못할 거야.”“아, 그렇구나.”정몽연은
강책이 말했다.“내 아내 허락도 없이 사진 찍은 사진, 내가 삭제할게.” 남자가 웃었다.“아내?하하, 너네가 바람맞은 것도 모르는 구나? 네 이마에 제 아내 바람났어요 라고 써져있는데 그것도 몰라?” 다른 남자도 같이 말을 붙이더니 무리들끼리 서로 말을 나누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말 시간 있으면 네 아내 간수나 잘해, 네 뒤에서 무슨 짓 하고 다닐 지 어떻게 알아. 이렇게 예쁜 여자가 이미 한물 간 유부녀라니, 에휴 아까워라.” “왜 아까워? 더 좋은 거 아니야? 이런 몸매를 어디가서 보겠어?” “보기만 하겠어? 어쩌면..” 남자 무리들이 강책을 향해 음흉한 웃음을 내비추며 한 명이 다시 말을 꺼냈다.“이봐, 얼마면 될까? 얼마면 네 아내랑..” 그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책은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그는 자신의 아내에 대해 함부로 희롱하는 말을 제일 듣기 싫어했다. 펑!큰 소리와 함께 방금 전 자신의 아내를 말했던 남자가 강책의 주먹에 벽으로 날라갔다. 얼굴도 일그러졌고, 이빨도 함께 투둑투둑 떨어졌다. 어쩌면 죽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모양새를 띄었다. 그 광경을 본 옆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한 사람이 정신을 차리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강책이 그를 향해 의자를 던지는 바람에 그대로 맞아서 바닥에 뒹굴었다. 뒷통수를 맞아서 바닥에 피가 흥건했다.“사람들 많은 데에서 네가 감히 사람을 때리려고 해?” 찰싹찰싹찰싹!!! 강책은 아무 말 없이 그의 뺨을 때렸다.그는 뺨을 세 대 맞고 게거품을 물더니 정신을 잃었다. 몰래 사진을 찍은 남자, 말버릇이 없던 남자, 모두 강책에 의해 바닥에 쓰러졌다. 힘을 줘서 때려서 그런지 못 볼 꼴이 되어버렸다. 강책은 주위를 슥-흝고 말했다.“자, 너네들 혼자 지울래? 아니면 내가 지워줄까?” 주위 사람들 그의 말에 깜짝 놀라 하나 둘 씩 사진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여자들은 울면서 사진을 지우기 시작했다. 강
정몽연은 수치심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결단코 강책에게 미안한 짓을 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사진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정몽연은 억울해 눈물을 보였고 핸드폰을 쥔 채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강책은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고 부드럽게 말했다.“걱정하지마. 내가 해결할게.” 정몽연이 물었다.“동네방네 다 소문나서 뉴스에도 퍼졌는데, 해결 할 수 있어?” 강책이 답했다.“몽연아, 나 믿지?” 정몽연은 입술을 깨물며 강책을 바라보고는 그의 품에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강책은 그녀를 위로하면서 뉴스의 출판사가 어딘지, 편집자가 누군지 살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편집자-해총성’ 이였다. 30분 뒤, 강책은 몽연을 데리고 징명상호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딱 기본적인 회사건물에, 층마다 3-4개의 회사가 같이 있었다.징명상호회사는 14층 B301호에 자리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로 14층으로 올라가 B301호를 찾았다. “징명상호, 여기 맞네.” 띵동~~ 강책은 초인종을 눌렀다.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프론트에 있던 직원이 물었다.“누구를 찾으십니까?” 강책이 말했다.“편집자 해총성을 찾는데요.” 직원이 답했다.“웨이팅룸에서 잠시 기다려주시겠어요?” 얼마지나지 않아 해총성이 웨이팅 룸으로 들어왔다. 몸이 건장하고, 안경을 끼고, 얼핏보아 30대 초반 인 남자였다. 해총성은 그 둘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는 둘에게 예의를 차리며 물었다.“죄송합니다. 혹시 누구신지?” 강책은 핸드폰을 켜 기사를 누른 뒤 해총성에게 건넸다. 그리고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이 기사, 그쪽이 쓴 거 맞죠?” 해총성은 그제서야 어떻게 된 일 인지 깨달았다. 특히 옆에 앉아있는 정몽연을 보며 해총성은 이 두 사람이 왜 자신을 보러 온 건지에 대한 이유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교활하게 웃더니 다리를 꼬았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네, 제가 쓴 기사 맞
“기사 쓰는 사람한테는 글이 폭탄보다 더 강합니다. 저희한테 밉상이라도 보이시면 큰 코 다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은 명확한 협박 이였다! 정몽연은 조급해지기 시작하더니 버럭 화를 냈다.“허위기사에다가 사진도 합성사진이에요! 다 아시는 데 왜 내보내신 거에요? 일부러 하신 거 맞으시죠? 그쪽 양심이란 게 없는 사람이에요?” 해총성은 담배를 털고 한숨을 내쉬었다.“양심? 양심이 돈 벌어다 준답니까? 양심이 화제 타이틀에 올려다 준답니까?” 정몽연은 어이가 없었다. 이 사람들은 그저 돈, 화제를 위해서라면 밑도 끝도 없는 사람들이였다.해총성은 담배를 한 번 빨고는 말했다.“아, 알겠습니다. 문외한 분들의 꼴을 보니 저도 마음이 편치는 않네요. 제가 기사 내리고, 사과문 올리고 다시 두 분 명예 되찾는걸 원하시는 거죠? 안될 건 없어요. 대신 9억 7천정도 주시면 원하시는 데로 해드릴 께요.” 결국 ‘돈’이 목적이였다. 그가 말했다.“저희가 기사 올리고, 화제거리 되려고 하는 이유가 다 돈 이라서요. 9억 7천 정도 내주실 수 있으시면 협조 해드릴게요. 사과문도 밝히고, 명예도 되찾아드릴게요. 돈 만 있으면 다 가능하니까요.” 해총성은 웃는 듯 마는 듯 한 표정을 하고 정몽연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정아가씨, 정가집안에 핏줄 아니십니까? 9억 7천이면 많지도 않을 겁니다. 이렇게 출중한 외모를 갖고 계신데, 어디가서 손가락질 받으시려고 하시는 건 아니시죠? 제가 원하는 ‘길’은 알려드렸습니다. 이 길을 어떻게 갈지는 두 분의 선택이고요.” 정몽연은 화가나 이빨을 꽉 깨물었다. 모로는 사람한테 모욕 당한데다가 어떠한 사과도 못 받고, 오히려 돈을 내서 명예를 되찾아야 한다니..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도둑질과 다른 게 무엇인가? 그녀는 씩씩대며 말했다.“법이 무섭지도 않으세요?” 해총성은 웃으면서 답했다.“법이 무섭냐고요? 신고해보세요. 저희 쪽에서는 증거가 될 만한 사진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