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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갑작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오고 새하얀 긴 치마를 입은 여인이 걸어들어왔다. 그녀는 몸매가 늘씬했고 얼굴이 아주 예뻤는데 멀리서 보면 빈 골짜기에 그윽하게 피어나는 한 떨기 새하얀 난초와도 같아서 현장에 있는 무수한 여성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김씨 집안의 큰 아가씨였다!

사람들은 동공 지진이 일어났고 박재만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지유 조카네. 방금 네가 한 말은 무슨 뜻이지?”

“재만 삼촌, 오늘은 하은이 생일인데 삼촌께서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다짜고짜 누구를 죽이느니 베느니 하는 게 좀 안 좋지 않아요?”

김지유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박재만은 차갑게 콧방귀를 끼고는 손가락으로 최서준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자식이 먼저 내 아들 박재풍을 망쳤어. 그래서 아버지인 내가 따지러 온 거야. 이 자식을 나한테 넘기기만 하면 바로 사람들을 데리고 떠날게. 더는 너희를 방해하지 않아.”

“우리가 만약 이 사람을 넘기지 않는다면요?”

김지유는 여전히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이 말이 나오자 모두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두 재벌 집 딸들이 오늘은 같은 편에 서서 최서준을 보호하려는 건가? 이 자식이 도대체 잘난 게 뭐가 있다고?”

박재만의 얼굴은 심하게 구겨졌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김지유, 너도 우리 박씨 가문이랑 적이 되고 싶어?”

“저는 박씨 가문이랑 적이 될 생각은 없어요.”

김지유가 고개를 살짝 젓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삼촌이 건드리려는 사람이 하필이면 제 약혼자이고, 저희 김씨 가문의 미래 사위인데 어쩌겠어요...”

이 말을 듣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넋이 나갔다.

그들은 뭘 들은 거지? 최서준이 김씨 가문 큰 아가씨의 약혼자라고?

그럴 리가!

순식간에 장내가 시끌벅적해졌다. 최서준이 그들에게 준 서프라이즈가 너무도 많았다.

이 자식은 주씨 가문 큰 아가씨가 좋아하는 사람일뿐더러 김씨 집안 큰 아가씨의 약혼자이고 김씨 집안의 미래 사위였다. 많은 사람은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이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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