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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그 순간, 경호원들 등 뒤로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르신,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을까요?”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진 인파 사이로 제복을 입은, 기품 있고 위엄 있는 한 중년의 남자가 걸어왔다.

귀판관이라고 불리는 인물이었다.

그를 발견한 현장의 많은 사람들의 낯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인물은 다름 아닌 남양 경찰청장 염승헌이었으니 그런 반응이 오히려 정상이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절대 그의 관직이나 지위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 때문이었다.

그의 행동거지가 폭력적이고 과격하다는 소문은 이미 널리 퍼져있었다. 그에게 한번 걸린 이상 구사일생으로 죽음을 면하더라도 그러기 위해선 가죽이라도 벗어 내주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저승의 귀판관과도 같이 무시무시한 인물이었다.

염승헌을 발견한 주동필의 낯빛이 묘하게 바뀌었다.

“염 청장, 자네가 조 씨 일가의 부름을 받고 여기까지 행차할 줄은 몰랐구려.”

“어르신, 제 성격은 어르신께서 제일 잘 알지 않으십니까. 모든 일은 규칙과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죠.”

염승헌이 말을 이었다.

“오늘 일은 쉽게 말하면 그저 두 젊은이의 싸움에 불과합니다. 명문 세가끼리의 피 튀기는 전쟁까지 번질 일이 아니라고요.”

“어르신께서 최서준만 넘겨주신다면 제가 이것 하나만은 장담하죠. 모든 건 무조건 공정하게,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겁니다. 절대 사적으로 해결하려는 일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최서준이라는 그 젊은이를 어서 저희에게 넘기시죠.”

차분하던 그의 말투가 순식간에 변하더니 평온한 말투 속에서 엄청난 위엄이 느껴졌다.

“물론, 어르신께는 저희의 요구를 거절하실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거절 하신다면, 더이상 말로 좋게 해결하려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염승헌을 등에 업은 조훈은 새어 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 채 주동필을 바라보았다.

저 빌어먹을 늙은이가.

주씨 일가가 감히 염승헌을 적으로 돌릴 수 있을 것 같아? 말도 안 되지.

심상치 않음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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