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화

“오빠. 나 너무 무서워.”

언니가 끝내는 참지 못하고 오빠 품에 기댔다.

무섭지 않을 리가 없었다. 나를 지하실에 가두고 괴롭힘을 당하다 죽어가게 만든 사람이 바로 언니였기 때문이다.

엄마는 그런 언니를 보며 입을 뻐끔거리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경찰서를 나와서야 언니는 마음껏 숨 쉴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온 엄마는 여기저기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불상 어디 갔어?”

엄마가 끊임없이 캐묻자 언니가 흔들리는 눈빛으로 진작에 지하실로 버렸다고 말했다.

엄마는 그제야 뭔가 생각난 듯 걸음을 허둥지둥 걸음을 옮겼다. 표정은 덤덤해 보였지만 행동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지하실은 정말 너무 어두웠다. 평소에 켜두던 불도 망가진 것 같았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자 나는 자기도 모르게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불상은 구석에 두 동강으로 잘린 채 내가 죽은 곳에서 단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버려져 있었다.

나는 잘린 불상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외할머니가 특별히 구해온 물건이었고 외할머니가 남긴 유일한 물건이라 내겐 보물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불상 덕분에 지금까지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불상도 깨지고 사람도 죽었다.

엄마는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불상을 주워 들더니 언니의 뺨을 세게 후려갈겼다.

“엄마, 왜 갑자기 서연이를 때리고 그래요?”

오빠가 언니를 품속으로 보호했다.

“이거 너희 외할머니가 라희에게 선물한 거야. 그게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도 서연이 너밖에 없어.”

엄마는 오빠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언니는 엄마가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단번에 알아챘다.

언니는 왼쪽 볼을 움켜쥐더니 눈물을 흘렸다.

“어두운 거 무서워하는 거 알아?”

“알아요. 그런데 정말 죽으라고 한 적은 없어요.”

언니가 울면서 오빠를 밀쳐내더니 밖으로 달려 나갔다.

엄마가 뒷걸음질 치더니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으며 스스로 얼굴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다들 내가 어두운 걸 무서워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나를 관심해 준 사람은 없었다. 이미 다 죽은 판에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