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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악몽 같은 민도준

민도준은 자신의 앞에서 굽실대는 남자를 흘겨봤다. 그는 애써 웃고 있었지만 눈동자 깊숙한 곳에는 한이 서려있었다.

하지만 그런 원한 섞인 눈빛을 보고 나서 민도준은 경계하기는커녕 오히려 흥분했다.

‘원한이라, 참 아름다운 감정이네.’

조 사장은 민도준의 눈빛에 소름이 쫙 돋아 이 기회에 그를 자기 구역에서 치워버리려던 생각을 조용히 접었다.

보통 사람이 원수의 집에 찾아온다면 완전무장이 아니더라도 사람을 몇 명쯤은 데리고 왔을 텐데 민도준은 꼴랑 로건 한 명만 데려왔다.

‘믿는 구석이 있어 두렵지 않은 건지, 아니면 나를 물로 보는 건지.’

그런 생각이 들자 민도준에 대한 조 사장의 원한은 한 단계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민도준에게 자기 눈에 담긴 살의를 들키지 않기 위해 눈을 가늘게 접었다.

“민 사장님이 어려운 걸음을 하셨는데, 오늘은 여기서 즐기다 가실래요?”

민도준은 소파에 기대며 흐트러진 모습으로 나른하게 말했다.

“제가 어떻게 형님을 번거롭게 하겠습니까?”

갑자기 들려오는 “형님”이라는 호칭에 조 사장은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순간 안 좋은 예감이 밀려왔다.

역시나 그의 생각대로 민도준의 말투는 갑자기 돌변했다.

“조 사장님이 그 물건을 들이기 위해 오랫동안 공들였는데 제가 여기 있으면 초 치는 거잖습니까.”

순간 귀신이 머리라도 쓰다듬은 듯한 느낌이 들어 조 사장은 겁을 먹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내가 그렇게 은밀하게 행동했는데 민도준은 대체 어떻게 안 거야?’

그는 바로 부인하려 했지만 갑자기 자기의 두 친구가 민도준에게 어떻게 당했던지 떠올라 이를 악물었다.

“제가 정신없어서 민 사장님께 미리 말씀드리지 못했네요. 하지만 이 물건은 제가 정말로 어렵게 구한 거라서 그러는데 어떻게 조금…… 아니면 이렇게 하는 건 어떻습니까? 물건을 파는 즉시 민 사장께 대부분 이익 넘기고 저는 조금만 챙기겠습니다.”

이런 제안은 이미 충분히 비참했다. 그는 분명 돈과 정력을 쏟아붓고 위험까지 감수했는데 민도준은 앉아 있다가 돈만 받아 가는 꼴이니.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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