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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놀랍게도 약탈혼을 당한 심지안

성연신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고 심지안에게서 받은 상처가 이내 잘생긴 얼굴에 번졌다. 그는 그윽한 눈동자를 심지안의 눈에 고정하며 그녀의 영혼을 파헤치려는 듯 말했다.

“맞아요, 저는 뻔뻔하고 구질구질한 사람이에요. 뭐라 해도 좋으니까 오늘 지안 씨를 꼭 데려갈 거예요. 지안 씨도 더 이상 자신을 속이지 말아요. 지안 씨는 고청민을 아예 좋아하지 않잖아요. 전 지안 씨가 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강제로 결혼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하지만 알아두어야 할 건 저 성연신이 그 누구보다도 지안 씨가 행복하길 바란다는 거예요. 만약... 고청민이 신뢰할 만한 남자라면 전 당연히 결혼식을 방해하지 않고 단지 예쁜 신부도 구경할 겸 두 분을 축복하러 왔을 거예요.”

하지만 고청민은 신뢰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가 실수로 불타는 구덩이에 빠지는 것을 두손놓고 구경만 할 수 없었다.

심지안은 붉게 달아오른 입술을 살며시 벌렸지만 성연신의 진심 어린 시선을 마주치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통제된 감정이 풀려 정지된 것처럼 두 사람의 두 눈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흘러나왔다.

심지안의 머릿 속에 짜릿한 전류가 스쳐 지나는 것 같았다. 윙 하는 소리와 함께 보이지 않는 엄청난 무게의 망치가 머리를 내려쳤고 격렬한 고통이 순식간에 밀물처럼 몰려왔다.

심지안은 물에 빠진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아팠고 한순간에 짜증이 그녀를 확 덮쳤다. 심지안은 성연신을 거칠게 밀치며 혐오에 찬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당장 꺼지세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성연신의 마음은 너무 아팠지만 얼굴에는 티 내지 않고 그녀의 손목을 꽉 잡고 강제로 밖으로 데려가려 했다.

“저랑 갑시다.”

“미쳤어요? 이 손 놓으세요!”

지금 이 시각 장원에 모여있는 사람이 너무 많은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당당하게 나가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성연신은 모든 걸 내려놓고 나갈 수 있지만 그녀는 성씨 가문의 체면을 지켜야 했다.

게다가 지금 나가면 그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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