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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기억력이 많이 떨어진 심지안

심지안은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지며 자연스럽게 반사적인 긴장감을 느꼈다.

“홍지윤의 녹음이요?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죠?”

홍지윤에 대한 그녀의 인상은 5년 전 기이한 여우 가면을 쓴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그 모습 외에는 그녀에 대한 기억이 매우 희미했다.

“해외로 갔어요.”

성연신은 그녀의 눈을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지안 씨가 홍지윤에게 약속했던 건데 벌써 까먹었나요?”

심지안은 멍하니 성연신의 얘기를 듣더니 맑고 깨끗한 눈빛이 점점 초점을 잃었다.

“제가 언제 그녀에게 약속했던 거죠?”

성연신의 미간의 주름이 더 깊어졌다.

“우리가 함께 홍지윤을 성씨 집안에서 데리고 나왔잖아요.”

“기억이 안 나요. 녹음이나 들어봐요.”

심지안은 더 이상 과거를 회상하고 싶지 않았고 그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별하고 싶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자 성연신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녹음 펜의 스위치를 눌러 볼륨을 최대치로 조절한 후 책상 위에 놓았다.

처음에 심지안은 진지하게 들으려 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떨칠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다. 그녀는 일어나 녹음을 끄려고 했지만 성연신에게 제지당했다.

“왜 더 이상 들으려고 하지 않죠?”

“어떠한 현실적 근거도 없는 엉망진창인 내용을 왜 계속 들어야 하죠? 이건 시간 낭비일 뿐이잖아요.”

심지안은 차가운 표정으로 화를 버럭 냈다.

“이게 지안 씨가 그토록 얻고 싶어 했던 게 아니었나요?”

성연신은 궁금한 표정과 이해할 수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기억력이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나빠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건 다 가짜잖아요. 제가 연신 씨를 믿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안 씨, 이건 홍지윤이 직접 자기 목소리로 녹음한 것이에요. 못 믿겠으면 이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서 검증해봐도 돼요.”

“됐어요. 전 연신 씨를 맞춰가며 연기를 할 생각이 없어요.”

성연신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고 이내 그녀에게 해명하려고 애썼다.

“오늘 아침 제 행동이 싫었던 건가요? 그 일은 제가 진심으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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