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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연신 씨, 꼭 이래야 해요?

심지안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성연신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심지안은 헛것인 줄 알고 저도 모르게 눈을 연신 깜박였다.

눈을 다시 동그랗게 떴을 때, 성연신은 여전히 눈앞에 있었다.

엄청난 기쁨이 순식간에 밀물처럼 몰려와 심지안의 가슴을 채웠고 흥분으로 인해 창백했던 얼굴이 빨갛게 타올랐다. 빨간 얼굴은 야들야들한 블러셔를 바른 것처럼 자연스러운 피부톤으로 빛났다.

심지안은 자기가 왜 이 정도로 희열을 느끼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속 썩이던 남자가 살아있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것이었다.

‘우주의 아빠가 아직 살아있다.’

성연신은 앞으로 다가와 심지안 앞에 멈춰 섰다. 그는 깊은 호수처럼 그윽한 봉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안 씨, 오는 길에 좀 볼 일이 있어 이렇게 늦었어요. 어제 성씨 집안에 가 제 아버지 편을 들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연신 씨, 죽은 게 아니었군요!”

심지안은 놀라움에 고함을 지르고 말았다. 그녀의 흑백이 선명한 눈동자에서 보석 같은 눈물이 반짝였다.

그녀는 너무 기뻐서 울음을 터뜨렸지만 눈물이 흐르는 사실을 알아챌 겨를이 없었다.

“운이 좋았어요. 마침 잘 아는 사람을 만났거든요.”

성연신은 가벼운 말투로 이틀 동안에 몸소 겪었던 위험한 여정을 살짝 언급했고 심지안의 부드럽고 하얀 어깨를 꽉 잡았다.

“홍지윤이 저에게 진실을 털어놨지만 지금은 지안 씨 협조가 필요해요. 이제 우리 아이의 행방을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성우주의 신분을 갑작스럽게 공개하지 않고 비교적 보수적으로 말했다.

성연신은 정욱이 바친 녹음 펜에 담긴 녹음을 다 들었고 논리적인 문제는 없지만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심지안을 바라보는 성연신의 눈빛에 깊은 사랑이 짙게 묻어나왔다.

성연신이 심지안에게 느끼는 감정이 이 정도로 짙은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리조트에서 보낸 그 밤, 그의 영혼까지 뽑아갈 정도로 오매불망 그리웠던 실루엣은 너무나 익숙하고 매혹적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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