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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피로 물든 옷

성연신의 손은 땀과 피로 끈적거렸다. 아무렇게나 피를 옷에 닦은 성연신이 핸들을 꽉 잡고 물었다.

“날 믿어요?”

그건 성연신도 생각해 본 방법이었지만 성공할 확률이 너무 낮았다.

그러다가 길이 갈라지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후과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혼자라면 모험해 볼 수도 있겠지만 두 사람이니 고민되었다.

“믿어요.”

심지안은 전혀 망설이지 않고 얘기했다.

“후진해요. 희망이 있다면 모두 시도해 봐야죠.”

성연신은 앞을 바라보면서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얘기했다.

“무서우면 눈 감아요.”

심지안은 두 손으로 배를 꼭 끌어안고 가빠진 호흡으로 눈을 떴다. 앞의 길을 똑바로 보려고 했지만 차가 흔들리자마자 갑작스러운 무중력감이 밀려와 놀란 심지안은 또 눈을 꼭 감았다. 큰 소리가 들렸다. 길이 또 무너졌고 흙모래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성연신은 차에 시동을 걸고 핸들을 꺾은 후 후진을 했다.

아래의 길은 계속해서 부서지고 있었고 떨어지는 흙모래가 사방으로 튀어 흙먼지가 일었다.

한시라도 방심할 수 없었다.

성연신은 머뭇거리지 않고 빠르게 차를 조종했다.

다행인 것은 땅이 꺼져내려 가기 전에 차가 안전한 곳으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길이 너무 좁은 탓에 차가 암벽과 부딪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시동이 꺼져버렸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본 심지안이 한숨을 돌리고 기뻐하며 물었다.

“안전해진 거예요?”

성연신의 미간은 겨우 펴지려고 하다가 다시 찌푸려졌다. 백미러에서 뭔가를 본 성연신이 빠르게 안전벨트를 풀고 뒷좌석으로 와 심지안을 보호 하듯 자기 품으로 안았다.

심지안은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저도 모르게 뒤를 쳐다보았다.

홍지윤이 산기슭에 서서 돌덩이를 던지고 있었다.

...

밖은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느새 피어오른 안개가 눈 앞을 가릴 정도였다.

심지안이 깨어났을 때는 이미 구급차 위였다.

빗물이 구급차의 창문을 규칙적으로 두드리고 있었다. 마치 심지안의 심장박동 소리처럼 계속해서 귓가를 맴돌았다.

산소마스크를 벗은 심지안이 주변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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