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신이에게 나도 좋아한다고 말했더니 한 대 뽑아줬어요. 지안 씨도 연신이에게 있어서 그냥 그런 사람인가 보네요. 지안 씨에게 있는 거 나도 손에 넣을 수 있어요.”심지안은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차 키를 보고는 온몸이 굳었다. 그녀의 표정에 드디어 변화가 생겼다. 그녀는 커다란 굴욕감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고 귓가에는 조롱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똑똑히 봐요. 사랑도 복사 붙여넣기를 하는 사람이 임시연 씨가 사랑했던 남자예요.임시연은 그녀에게로 다가가 낮은 소리로 표독스럽게 말했다.“사실 하나 알려 드릴게요. 내가 진현수를 시켜 심지안 씨에게 누명을 씌웠어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연신이가 믿을 줄이야. 연신이와 지안 씨의 관계도 그냥 그런가 보네요. 이런 작은 시련도 이겨내지 못하네요.”순간 심지안은 옴을 비틀거렸다. 그녀의 두 눈에 원한이 가득 찼다.“시연 씨였어요? . . .”‘진현수가 갑자기 그런 말들을 내뱉은 게 임시연 때문이었다니.’그녀는 좀 더 일찍 알아차렸어야 했다. 그녀와 성연신이 헤어지면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은 바로 임시연이었다.“네. 저예요. 지안 씨가 억울하게 더러운 누명을 쓴 걸 보고 저는 너무 기뻤어요.”임시연이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활짝 웃었다.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이 둘을 친구로 보고 수다를 떨고 있을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입에서 이렇게 악랄한 말이 나오는지는 모르고 말이다.심지안은 포효하는 작은 짐승처럼 자신의 임신 사실도 잊은 채 미친 듯이 임시연에게 달려들었다.“앗. . .”당황한 임시연이 그녀를 피하며 피해자인 척 도망갔다.“누가 좀 말려주세요. 여기 미친 여자 있어요. 정신이 안 좋은 여자가 있어요.”외침 소리에 경비원이 달려와서 재빨리 심지안을 제압했다.“아가씨,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요.”“당신은 다른 사람의 이간질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아이의 아버지도 잃었다면 진정이 되겠어요?”심지안은 씩씩거리며 화를 주체하
심지안이 병실 밖에 멈춰 서서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할 때 안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연신아, 네가 깨어났으니 다행이야. 물을 마시고 목 좀 축여. 정욱 씨에게 얘기 들었어. 오늘 너무 위험했어. 앞으로 외출할 때 경호원을 많이 데리고 다녀. 너무 무서워. 만약 너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었다면 나와 우리 아기는 어떻게 해.”“됐어. 그만 울어. 나 멀쩡하잖아.”성연신의 말투에는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난 너무 무서워서. . .”임시연은 입을 삐죽거렸다.“올라올 때 심지안 씨를 봤어. 지안 씨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어.”“왜?”“지안 씨가 흥분하며 나 때문에 너와 멀어졌다고 말했어. 그러면서 나와 진현수가 한패라는 말도 했어. . . 연신아, 나는 지안 씨를 탓하는 것이 아니야. 단지 지안 씨가 너무 불안정해 보였어. 임신 기간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지안 씨는 정신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아 보였어.”성연신이 몇 초 침묵했다.“요즘 확실히 기분이 좋지 않았어.”“그렇지. 너도 그렇게 느꼈지. . .”두 사람은 좀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연신이 쉬어야 할 때가 되어서야 임시연은 떠날 준비를 했다.임시연이 병실을 나오려 하자 심지안은 모퉁이에 숨었다.그녀는 임시연이 떠나는 것을 보았다. 주먹 쥔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지만, 그녀는 전혀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심지안은 멍청하게도 괜히 혼자 기뻐했다며 조소했다.‘성연신 씨에게 진실을 말해도 증거가 없다면 그는 임시연을 믿겠지.’임시연의 배속에는 성씨 가문의 혈육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 심지안은 도덕적이지 않은 여자였다. 그런 그녀가 하는 말이 얼마나 설복력이 있겠는가.‘잘못하면 내가 다시 갇힐 수도 있겠네.’심지안은 넋을 잃은 채로 병원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차를 타고 진유진을 찾아갔다.남자보다는 절친이 더 믿음직했다.임시연이 가고 난 뒤, 정욱이 병실로 들어와 성연신에게 말했다.“성 대표님, 심지안 씨가 떠나갔습니다. 찾을까요?”성연신은 상반신을 노
진유진은 해바라기를 한 움큼 쥐고 까며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성연신은 좋을 때는 심지안에게 잘해줬지만 좋지 않을 때는 그녀를 지옥으로 떨어뜨렸다.금관성에서 심지안에게 명품 백들과 차를 사준 게, 마치 어제 일 같았다.남자는 얻은 뒤에는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넌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여기에 있고 싶지 않아.”심지안이 눈을 내리깔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회사는 어떻게 하려고?”“팔아야지.”심지안은 선진 그룹에 큰 미련이 없었다. 대부분은 아픈 기억들이었다. 지금도 그저 돈벌이 도구일 뿐이었다.그녀가 경영을 맡은 지 반년이 넘었지만, 규모를 확대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돈은 안정적으로 벌 수 있었다.팔아도 큰 문제는 없었다. 진유진이 근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네가 떠난다면 우리도 떨어져야 해. 만나기도 힘들겠지.”“걱정하지 마. 난 너 보러 꼭 올 거야.”심지안이 달래며 말했다.“그러면 너 프랑스로 가. 우리 회사에서 지금 두 명을 골라 프랑스에 가서 공부하게 하는데 회사 내에서 나를 내정했어. 난 아직 결정하지 않았고.”“프랑스. . . 고청민이 예전에 나를 프랑스에 초대해서 같이 창업을 하자고 했었어.”진유진이 허벅지를 치며 기뻐했다.“그러면 우리 둘이 함께 있을 수 있겠다.”“내가 일단 선진 그룹을 팔고 다시 말하자.”프랑스에 가는 건 고민해 볼 수 있었다.그전에 심지안은 심전웅이 말했던 어머니의 고향인 남택에 가보고 싶었다.다음날 심지안은 진유진과 함께하지 않고 새 휴대폰을 구매하고 임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그녀는 임시 주민등록증으로 은행 카드와 휴대폰 카드를 발급받은 뒤 호텔에 묵었다.그녀가 휴대폰에 카드를 꽂기 바쁘게 임시연과 성연신의 각종 팝업창 광고가 나타났다.「잘생긴 청년 성연신과 미모의 바이올리니스트 임시연의 사랑이 결실을 맺다. 」「보광 중신 성 대표가 5년 동안 만난 여자 친구에게 고급 차를 선물했다. 」「보광 중신 성 대표가 입원하자 임신한 것으로 보이는 그의 여자 친구가 그
고청민의 얼굴에 한 가닥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곧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떳떳할 입장이 아니라고 몇 마디 말했어요. 중요한 건 성연신 씨가 마지막에 스스로 깨달았다는 거죠.”심지안이 비꼬며 말했다.“깨달았다구요? 아첨하는 게 아닐까요?”고청민이 말을 돌렸다.“맞아요, 기사를 봤어요. 성연신 씨와 임시연 씨 다시 만나요?”“잘 모르겠어요. 아마 그런 것 같아요.”심지안이 입술을 깨물었다가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슬퍼하지 말아요. 세상에 좋은 남자는 많아요. 나중에 내가 소개해 줄게요.”고청민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따뜻하게 위로했다.“난 연애하고 싶지 않아요. 혼자가 좋아요. . . 그리고 지금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도 있어요.”강우석도 그렇고 성연신도 그렇고 그녀는 남자를 보는 안목이 없었다.한 번 실패한 연애를 했으면 사람을 잘 보고 다음 연애를 해야 되는데 그녀는 또다시 상처뿐인 연애를 했다.“뭐가 그렇게 바빠요? 일이 바쁜가요?”“회사를 팔고 남택에 다녀오려고요,”고청민은 남택이라는 말을 듣고 머리가 번쩍였다.“남택 어디요?”“옥석사거리에 가보려고요.”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그곳은 아마 없어졌을 거에요.”“네?”심지안이 놀라며 물었다.“그곳이 없어졌다는 건 고청민 씨가 어떻게 알아요?”“까먹었어요. 예전에 TV에서 그곳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아요. 그쪽이 오래된 동네라서 안전 문제 때문에 사는 사람이 없었어요.”그녀의 눈에 실망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요. .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찾을 수 있는 희망이 너무 희박했다.“지안 씨, 먼저 회사를 처분한 다음에 아기를 낳고 떠나는 것을 건의해요. 이렇게 하면 지안 씨와 아이가 안전할 거예요.”“맞는 말이에요.”불러오는 배로 돌아다니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네. 그럼 잘 생각해 보세요. 제가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고요.”심지안은 손을 흔들었다.“아니에요. 더는 청민 씨에게 폐를 끼칠 수 없어요.”
성연신은 병원에서 깨어난 후 가슴에 손을 얹고 이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문했다.그녀가 바람을 피운 걸 발견한 순간 그는 그녀에게 꺼지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요 며칠 보지 못한 그녀가 밥도 잘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죽음 앞에서도 그는 그녀에게 살아갈 기회를 양보하고 싶었다.‘이 멍청한 여자가 도대체 무슨 마력을 가지고 있기에 그녀 앞에만 서면 내 원칙이 모두 깨지는 걸까?’고청민은 심지안을 보호하며 온화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성연신 씨, 무슨 일이죠?”“애들이 끼어들 문제가 아니니 비켜요.”성연신이 그를 밀치고는 심지안의 손목을 잡고 차로 이끌었다.“이거 놔요. 난 돌아가지 않을래요!”심지안이 흥분한 채 발버둥 치며 있는 힘껏 그를 때렸다.심지안은 조심하지 않아 그의 상처를 건드렸고, 성연신은 너무 아파 차가운 공기를 깊게 들이마셨다.심지안은 그를 때리는 것을 바로 멈추고는 난감한 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지안 씨는 일부러 그런 거예요.”성연신은 상처를 만지며 원망의 눈초리로 쳐다봤다.“네. 나 일부러 그랬어요. 쌤통이에요!”심지안은 빨개진 작은 얼굴로 그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말했다.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총을 맞았는데 모든 사람에게 억울하게 비난을 받았다.다른 사람을 그들 사이에 끼어들게 만들고, 오늘날, 이 지경까지 온 것은 그가 그녀에게 믿음을 주지 못해서가 아닌가?성연신은 심지안을 내려다보며 이를 악물었다.“이게 지안 씨가 생명의 은인을 대하는 태도예요?”“미안하지만 연신 씨는 은인이 아니라 내 앞길을 막는 사람이에요.”성연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성연신 씨, 보시는 바와 같이 지안 씨는 당신과 함께 돌아가고 싶지 않아 해요.”지켜보고 있던 고청민이 앞으로 다가와 그를 바라보며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말투로 말했다.“성연신 씨와 같은 사람이 길가에서 임산부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겠죠?”성연
심지안의 눈빛을 본 성연신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성연신, 연신아. 왜 이 좋은 결혼 생활을 이렇게 만들었니. . .’그는 분명히 그녀와 잘 이야기하기로 생각했었지만 왜 또 이렇게 대립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심지안은 그를 보고 싶지 않아 고청민을 이끌고 자리를 떠났다.성연신은 두 사람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너무 괴로웠다.정욱이 차에서 내려 그에게 말했다.“대표님, 우리도 이제 가요. 안철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응.”그는 대답과 함께 미간을 찌푸리며 차에 올라탔다.먼저 일을 처리한 다음 다시 심지안을 찾아가기로 했다.정욱은 내비게이션을 따라 시내를 벗어나 안철수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대표님, 오늘 인터넷에서 대표님 관련 기사를 봤습니다.”“무슨 기사예요?”성연신은 알 수 없다는 눈빛을 보냈다. 자신이 연예인도 아닌데 무슨 기사가 났단 말인가?정욱이 어색하게 웃었다.“제가 보기에도 이상했습니다. 누군가 고의로 퍼트린 것 같았습니다. 제 생각이 맞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성연신은 휴대폰을 꺼내 인터넷을 뒤졌다. 인터넷을 뒤지니 한눈에 그의 기사가 들어왔다. 10개의 핫한 연관 검색어가 있었는데 그중 7개가 그와 임시연에 관한 검색어들이었다.“계속 말해봐.”정욱이 이어 말했다.“여러 명의 마케팅 블로거들은 누군가가 그들에게 돈을 주고 기사를 쓰게 했다고 했습니다. 바로 김슬비라는 임시연의 절친입니다.”“임시연이 이 일을 지시했어?”“마케팅 블로거들은 아니라고 합니다.”이때 임시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연신아, 미안해.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기사들을 내 친구가 쓴 거야. 나도 몰랐어. . . 내가 잘 해결해 볼 테니 슬비를 미워하지 않으면 안 될까?”임시연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마치 가련하고 초라한 하얀 꽃 한 송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약하게 만들었다.성연신이 얇은 입술로 말했다.“괜찮아. 내가 지금 바빠서 이만 끊을게.”정욱이 멈칫하며 입
차를 건네받은 송석훈이 한 모금 음미하고 내려놓았다.“홍지윤이 시연 씨를 위해 심지안을 없애려다가 성연신에게 잡혔어요.”임시연이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지윤 씨는 산으로 도망가지 않았어요?”“산으로 도망갔지만 도망치지는 못했어요.”임시연이 목소리를 높이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했다.“설마 우리가 시킨 일이라도 다 말하지 않았겠죠?”송석훈이 멈칫하며 그녀를 쳐다봤다.그의 눈빛을 본 임시연은 너무 무서워 재빨리 말을 바꿨다.“송석훈 씨, 제 말은 그 뜻이 아니에요. . . 성연신이 요즘 저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어요. 만약 이때 일이 잘못된다면 우리가 공을 들인 게 무너질 거예요.”송석훈은 40이 넘었지만 보기에는 매우 활기차 보였다. 그는 흰색 옷을 입고 있었는데 마치 깔끔한 교사처럼 보였다.그의 입가에 맺힌 웃음은 점점 짙어져 갔지만 보는 사람은 어떠한 따뜻함도 느낄 수 없었다. 속마음을 알 수 없는 그의 얼굴은 목덜미를 서늘하게 만들었다.“성연신이 시연 씨에게 마음이 움직였다는 말인가요?”“확실하지는 않아요. . . 하지만 그가 나에게 대하는 태도는 확실히 예전보다 좋아졌어요. 저에게 차도 선물해 줬고요.”임시연은 무서워서 온몸이 떨려왔다. 그는 차마 그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말했다.“좀 전에 제가 한 말은 너무 무모했어요. 절 탓하지 말아 주세요.”“말씀해 보세요. 홍지윤이 이번에 받은 임무가 뭐였죠?”임시연이 공손하게 대답했다.“저를 도와 심지안을 없애는 일이요.”“그런데 왜 심지안은 다치지 않고 성연신이 골절상을 입었을까요?”그의 말을 들은 임시연은 머리를 거세게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왜냐하면, 성연신이 심지안을 구했어요.”‘그 돌은 홍지윤이 심지안에게 던진 돌이었는데 성연신이 그 천한 년을 대신해 돌을 맞았다니!’최근 성연신이 그녀에게 너무 잘해줘 그녀는 이 사실을 깜빡했다.임시연의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 성연신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송석훈은 그녀의 마음을
성연신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핸드폰, 이리 줘요.”...학교 옆의 푸드 거리.고청민은 심지안에게 앞으로 프랑스에서 어떻게 창업해서 나아갈 것인지 얘기하고 있었다.열심히 듣던 심지안은 꽤 흥미가 생겼다.솔직히 얘기해서 고청민은 정말 좋은 파트너다.심지안이 고청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돈이 많고 뒷배가 든든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이었다.다른 사람들은 이 중 하나라도 하기 어려웠다.게다가 심지안의 첫 창업이라 경험이 부족하고 힘도 없으니 다른 사람의 발목을 잡고 싶지 않았다.“잠시 생각나는 건 이 정도예요. 다른 좋은 의견 있어요?”고청민이 부드러운 시선으로 심지안을 쳐다보았다.심지안이 입을 열려고 할 때, 고청민의 전화가 울렸다.멈칫한 심지안이 웃으면서 얘기했다.“먼저 전화 받아요.”고청민은 대답하고 구석으로 가서 연결 버튼을 누른 후 전화를 귀에 가져갔다.“할아버지? 저는 지금 밖에서 사업 얘기 중이라... 돌아오셨어요? 금방 들어갈게요. 할아버지... 지금은 정말 급한 일이라서... 알겠어요, 화내지 마세요. 지금 돌아갈게요.”통화를 끝낸 고청민이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돌아와 심지안에게 얘기했다.“죄송해요.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오셨어요.”심지안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알겠어요. 먼저 가봐요. 다음에 만나요.”고청민은 아까의 불쾌함은 거두고 입꼬리를 올리며 순한 양처럼 웃고 가볍게 얘기했다.“다음에 만나요.”...심지안은 가방을 들고 버블티 가게를 나왔다. 그녀를 기다리던 신현아가 나타나 허리 숙여 인사했다.버블티 가게를 둘러싼 검은 옷의 보디가드들을 본 심지안은 그제야 알아채고 차갑게 얘기했다.“언제부터 날 미행한 거예요.”“쭉 따라붙었습니다.”심지안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압박감이 짓누르는 기분에 질식할 것 같았다.하지만 반항이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에 할 수 없이 그대로 차에 탔다.이번에는 성연신과 제대로 대화를 나눠볼 생각이었다....고청민이 성씨 저택에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