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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질투하는 남자는 무서워

고청민의 얼굴에 한 가닥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곧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떳떳할 입장이 아니라고 몇 마디 말했어요. 중요한 건 성연신 씨가 마지막에 스스로 깨달았다는 거죠.”

심지안이 비꼬며 말했다.

“깨달았다구요? 아첨하는 게 아닐까요?”

고청민이 말을 돌렸다.

“맞아요, 기사를 봤어요. 성연신 씨와 임시연 씨 다시 만나요?”

“잘 모르겠어요. 아마 그런 것 같아요.”

심지안이 입술을 깨물었다가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슬퍼하지 말아요. 세상에 좋은 남자는 많아요. 나중에 내가 소개해 줄게요.”

고청민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따뜻하게 위로했다.

“난 연애하고 싶지 않아요. 혼자가 좋아요. . . 그리고 지금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도 있어요.”

강우석도 그렇고 성연신도 그렇고 그녀는 남자를 보는 안목이 없었다.

한 번 실패한 연애를 했으면 사람을 잘 보고 다음 연애를 해야 되는데 그녀는 또다시 상처뿐인 연애를 했다.

“뭐가 그렇게 바빠요? 일이 바쁜가요?”

“회사를 팔고 남택에 다녀오려고요,”

고청민은 남택이라는 말을 듣고 머리가 번쩍였다.

“남택 어디요?”

“옥석사거리에 가보려고요.”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그곳은 아마 없어졌을 거에요.”

“네?”

심지안이 놀라며 물었다.

“그곳이 없어졌다는 건 고청민 씨가 어떻게 알아요?”

“까먹었어요. 예전에 TV에서 그곳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아요. 그쪽이 오래된 동네라서 안전 문제 때문에 사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녀의 눈에 실망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요. . .”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찾을 수 있는 희망이 너무 희박했다.

“지안 씨, 먼저 회사를 처분한 다음에 아기를 낳고 떠나는 것을 건의해요. 이렇게 하면 지안 씨와 아이가 안전할 거예요.”

“맞는 말이에요.”

불러오는 배로 돌아다니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네. 그럼 잘 생각해 보세요. 제가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고요.”

심지안은 손을 흔들었다.

“아니에요. 더는 청민 씨에게 폐를 끼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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