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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깨진 컵은 다시 붙일 수 없다

심지안은 성연신이 만족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입술을 달싹이다가 얘기했다.

“인터넷에 공개 사과도 할 수 있어요. 우리의 사이는 모두 내 탓이라고요. 연신 씨와 임시연 씨와는 아무 관계도 없고, 그냥 다 제 탓이라고 할게요. 그러면 되나요?”

성연신이 심지안을 놓아줄 수만 있다면 심지안은 뭐든지 다 할 수 있었다. 바람을 피웠다고 인정할 수도 있었다.

심지안은 이제 시비를 가릴 힘도 남지 않았다. 모든 일이 힘들었다.

이번 관계에서, 심지안은 결국 졌다.

성연신은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이었다. 부드럽기만 하던 심지안의 입술에서 비수 같은 말이 날아와 그의 가슴에 박혔다.

이젠 반항도 하지 않다니.

그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뜨며 심지안의 턱을 잡고 자기를 보게 만들었다.

“나랑 헤어지기 위해서 이미지가 추실 되어도 괜찮다는 건가요?”

심지안은 고개를 들고 자조적으로 웃으면서 얘기했다.

“내가 스스로를 버리려고 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은 흘러가게 내버려둬야죠.”

솔직히 악플이 하나 달리는 건 괜찮았다. 하지만 수많은 악플은 곧 그녀를 죽일 것이다.

성연신은 멈칫하더니 고민하는 눈빛으로 얘기했다.

“아직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어요. 시간을 좀 줘요.”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 아무리 강한 남자도 이 충격적인 사실 앞에서는 힘들어할 것이다.

“됐어요. 억지로 그럴 필요 없어요.”

심지안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힘겹게 얘기했다.

사랑은 절대적이어야 한다. 심지안은 임시연의 아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성연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안 씨.”

성연신은 우울한 말투로 말하며 조금 화가 난 듯 심지안을 쳐다보았다.

“날 떠나지 마요. 이번 생에는 불가능할 테니까.”

심지안의 눈빛이 약간 떨렸다.

“날 잡으려는 거예요?”

성연신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심지안의 어깨를 잡고 그녀의 눈을 보면서 물었다.

“그렇다고 하면요?”

“하지만 난 잡혀 주지 않을 거예요.”

심지안은 망설임 없이 담담하게 얘기했다.

깨진 컵은 다시 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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