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 제628화 돈을 쓰는 데는 마음이 넓은 성연신

공유

제628화 돈을 쓰는 데는 마음이 넓은 성연신

작가: 나리
이튿날 일어나보니 세 사람은 모두 떠났다.

거대한 방에는 심지안, 한 사람만이 남았다.

전과 같이 그녀의 자유를 구속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심지안은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었다. 다만 보디가드가 반드시 따라붙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심지안은 성연신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변한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이제는 핸드폰을 쓸 수 있으니 진유진은 심지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대화를 조금 나눴다.

“내가 놀러 갈까? 어차피 휴가라서 할 일도 없어.”

심지안은 잠깐 멈칫하더니 물었다.

“중정원에 오게?”

“응. 너 혼자서 심심하잖아. 밖에서 만나면 보디가드들이 많이 따라붙을 거고.”

한번 나가는 데 이렇게 많은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다니면 모르는 사람이 보고 조직 보스의 애인이라도 되는 줄 알 것이다.

“그래. 와.”

심지안은 시간을 대충 계산해 보았다. 성연신은 잠시 오지 않을 것이다.

40분 후, 진유진이 많은 음식을 들고 들어왔다. 그리고 심지안을 보며 턱을 치켜들고 의기양양하게 얘기했다.

“과자 좀 샀어. 임산부가 먹어도 된대.”

심지안은 눈을 깜빡였다. 눈물이 차올라 진유진을 꽉 껴안고 얘기했다.

“역시 네가 최고야.”

“으이구, 됐어. 안 속아. 이거 들고 있는 내 팔이 다 아파.”

“내려놔도 괜찮아.”

심지안은 그녀를 감시하는 가정부에게 얘기했다.

“이걸 2층에 있는 제 방으로 가져가 주세요.”

가정부는 조금 짜증이 났지만 그저 짐을 들고 작게 중얼거렸다.

“난 집안일을 하러 온 거지 이런 일을 하러 온 게 아닌데...”

“그럼 맡은 일만 해요. 보디가드처럼 저를 하루 종일 감시해도 월급은 안 오를 테니까요.”

“...”

중얼거리는 것까지 보아내다니.

게다가 바로 말대꾸까지 하다니.

도대체 성 대표님이 왜 이런 여자를 마음에 두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진유진이 와주어서, 심지안의 기분은 많이 나아졌다.

두 사람은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동창들의 얘기부터 회사 상사까지, 모두 두 사람의 화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629화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졌다

    진유진은 굳어버린 채 귀를 의심하며 물었다.“뭐라고요?”갑자기 성연신이 이렇게 착하게 나온다니.“장홍수의 작품이 마음에 들면 다 가져가요. 여기에서는 자리만 차지하는 것들이라.”그러더니 뒤에 있는 정욱에게 얘기했다.“도와서 옮겨줘.”정욱은 고개를 끄덕이고 지하실로 가서 옮겨주었다.성연신은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신고 놀라서 굳어버린 진유진을 보다가 얘기했다.“저번 주, 병원에서는 내가 충동적이었어요.”진유진은 성연신이 사과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조각상을 몰래 가져다려던 것이 들통나서 성연신과 대들 용기도 없었다.“네... 알겠어요...”성연신은 침실 쪽을 바라보더니 얘기했다.“시간이 되면 지안 씨를 보러 자주 와줘요. 혼자 이곳에서 머무르면 답답할 테니까.”진유진은 그 얘기가 싫었다.“그럼 놓아주면 되잖아요.”“지금은 안 돼요.”비밀 조직은 위험한 사람들이었다. 성연신이 한눈을 팔면 언제든지 심지안을 공격해 올 수도 있다. “나중에는 놓아줄 거예요?”진유진이 비웃듯이 얘기했다.“나중에도 안 돼요.”성연신의 목소리에는 고집스러움이 묻어있었다.진유진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말을 아꼈다. 쳇, 하고 코웃음을 치고 정욱을 찾으러 갔다. 그리고 작은 조각상을 돌려주며 얘기했다.“전 쓰레기가 주는 물건은 안 받아요!”조각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성연신이 그녀를 업신여기게 할 수는 없었다.정욱은 사람만큼 큰 조각 두 개를 겨우 옮겨 나왔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진유진을 보고 바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제발 가져가요. 내가 어떻게 꺼낸 건데. 이미 충분히 힘들어요.”진유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정욱이 진유진을 끌고 사라졌다. ...샤워를 마친 성연신은 가정부가 한약을 데워서 가려는 것을 보고 얘기했다.“이리 줘요.”“제가 할게요. 아가씨가 한약만 보면 진정하시지 못해서, 성 대표님이 가시면 더욱 안 좋을 수 있어요.”“괜찮습니다.”가정부는 굳게 닫힌 침실의 문을 보며 어쩔 수 없이 한약을 성연신에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630화 심지안을 잃을까 봐

    심지안은 이상한 표정으로 성연신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성연신은 그녀가 감동한 줄 알고 얘기했다.“좋아하는 것 같아서 그 브랜드에 투자했어요. 선진 그룹 바로 옆에 개업했을 거예요.”그와 동시에 심지안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진유진이 보낸 것이었다.「미친, 내가 뭘 봤는지 알아? 성연신이 너를 위해 프렌차이즈를 열었어. 이름도 S&S라고, 네 성에서 따온 거야.」“...”성연신은 가볍게 기침하고 얘기했다.“이건 그쪽 브랜드에서 감사의 의미로 적은 겁니다.”“연신 씨, 이렇게 힘 빼지 말아요.”성연신은 마음이 무거워졌다.“왜요?”“전 연신 씨를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심지안은 꾹 눌러뒀던 말을 꺼냈다. 차가운 눈은 이미 빛을 잃어 고요한 늪 같았다. 엎어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심지안은 이제 성연신을 믿을 수 없었다.결혼은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일이다. 결혼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별로 좋지 않았다.그렇다면 2년 후, 10년 후는 더욱 힘들 것이다.서로의 콩깍지가 벗겨지면 심지안에게 어떤 일이 들이닥칠지, 상상하기도 무서웠다.인생은 길다. 심지안은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성연신의 입꼬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럼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성연신은 심지안과 진현수의 일도 받아들였고 그녀의 아이도 받아들였다.심지안을 위해, 모든 것을 감수했다.그런데 왜 심지안은 여전히 불만스러워하는 것일까.“당신이 잘해준 건, 나에게 입힌 상처의 1%나 될까 말까예요.”병 주고 약 주고.심지안은 이미 지쳤다.성연신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의 얼굴에는 가슴 아파하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그럼 지안 씨는요? 나한테 상처 준 적이 없어요? 우리는 다 서로에게 상처를 줬어요. 왜 서로를 용서할 수 없는 거예요?”심지안은 고개를 쳐들고 소리를 질렀다.“나는 잘못한 거 없어요! 항상 당신이 나한테 잘못한 거죠!”성연신의 시선은 심지안의 동그란 배에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631화 송석훈의 아들이라는 것

    성연신은 시선을 내려 심지안의 눈시울이 토끼처럼 붉어진 것을 발견했다. 물기에 젖은 눈동자와 속눈썹에 맺힌 물방울은 어떤 남자도 당해내지 못하고 심지안을 위로해 줄 것이다. “왜 울어요.”성연신은 마음이 아파 재빨리 심지안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성연신이 심지안을 괴롭힌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우는 것인지.“손대지 마요.”심지안은 성연신의 손을 밀어내고 눈물을 훔치며 성연신을 무시해 버렸다.성연신도 어쩔 수 없었다. 커다란 손으로 심지안의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를 전했다.어느 정도 진정이 된 심지안은 더 이상 울지 않았다.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졸음이 몰려왔다.눈을 감자 바로 잠이 쏟아졌다.성연신은 떠나지 않고 심지안을 안고 잠에 들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철수가 전화를 걸어왔다. 홍지윤이 죽어도 입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성연신은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사람 몇 명을 데리고 홍지윤을 끌고 부두로 와요. 이따가 도착할 테니.”안철수가 머뭇거리며 얘기했다.“정말 물고기 밥으로 던져줄 건가요? 비실비실해서 물고기 밥이 될 수 있겠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물고기가 뼈를 씹어먹을 것도 아니고...”“쓸데없는 말이 많네요.”“알겠습니다. 이따가 봬요.”전화를 끊은 성연신은 송준의 연락처를 찾아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그리고 바로 차에 탔다.송준은 문자를 받은 후 바로 송석훈을 찾아가 물은 후 대답을 받았다. 송준은 한참이나 멍하니 있으며 송석훈이 보내온 문자를 보고도 믿지 못했다.부두로 향하는 길. 송준은 임시연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홍지윤을 구해오라고 했는데 왜 계속 가만히 있어요?!”임시연은 억울하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홍지윤이 어디 갇혀있는지도 모르는데 제가 어떻게 구해요. 성연신이 눈치가 얼마나 빠른데. 연신이 앞에서 잔머리 굴리는 게 쉽지 않아요.”“쓸모없는 사람. 할 줄 아는 일이 없어.”임시연이 성연신을 유혹한 지 오래되었지만 임신은 결국 심지안이 했다.“그렇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632화 쓸모없는 사람

    홍지윤을 본 송준은 놀랐다. 홍지윤은 다리 하나가 부러져 있었고 얼굴은 흙빛에, 온몸에 성한 곳이 없었다. 원래도 마른 몸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살가죽이 뼈에 붙을 만큼 살이 빠져있었다.홍지윤은 송준을 보고 표정이 약간 환해졌다.송준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며 홍지윤을 바라보지 못했다.안철수가 의자를 가져와 성연신 옆에 놓았다.검은색 코트를 입은 성연신은 저승사자 같은 차가운 얼굴로 도도하게 송준을 내려보고 있었는데 권력자의 포스는 여전했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패딩을 입은 안철수는 몸집이 더욱 거대해졌다. 그리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송준을 보며 물었다.“돈은? 4천억을 가져오라고 했을 텐데.”“아버지가 홍지윤을 너한테 넘기기로 했어. 쓸모없는 사람이니 이제 비밀 조직에서도 큰 가치가 없어.”말이 끝나기 무섭게 홍지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홱 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물을 마시지 못해 갈라진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그럴 리가 없어! 송석훈 님이 나를 버릴 리 없어!”송준은 홍지윤을 무시하며 성연신을 보고 얘기했다.“치워버려.”“앞으로 송석훈이 너한테 똑같은 말을 할 것 같지 않아?”웃을락 말락 하는 성연신은 이런 결과를 예상한 듯했다.송준은 여전히 똑같은 말을 내뱉었다.“그럴 리 없어. 난 아들이야. 홍지윤과는 달라.”“네가 무슨 친아들도 아니고.”“죽일 거야, 말 거야? 내가 도와줘?”송준은 짜증스레 얘기했다. 이 짜증은 홍지윤에 대한 죄책감과 이해할 수 없는 매정한 선택을 한 송석훈한테서 비롯된 것이었다.송석훈이 잔인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홍지윤은 비밀 조직에서 10년을 일했다.10년 동안 같이 산다면, 키우던 개한테도 감정이 생길 것이다.성연신은 나른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눈썹을 까딱였다.“안철수 씨.”“네.”안철수는 고양이를 들어 올리듯이 홍지윤의 멱살을 잡고 허공으로 들어 올렸다.홍지윤의 아래에는 차갑고 깊은 바닷물이었다.묶여있지 않고, 다리가 부러지지 않아도 이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633화 믿기지 않는 일

    “성 대표님, 이렇게 해서 이 여자가 우리한테 고마워할까요?”성연신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의 홍지윤을 쳐다보며 얘기했다.“고마워할 필요까지는 없어. 송석훈을 원망하게 만들면 돼.”홍지윤은 비밀 조직의 핵심 인원으로서 많은 일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성연신은 그것들을 하나하나 파낼 예정이었다. 홍지윤을 죽여봤자 괜히 손만 더럽히는 꼴이 될 거니까....심지안은 깊게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는 하늘이 어두컴컴해진 후였다.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옆을 더듬거렸다.그 어떤 온기도 없이 차가웠다.보아하니 성연신은 일찍이 떠난 모양이었다.내려가서 밥을 먹는데, 갑자기 서백호가 들어왔다.“가서 이 제비집을 끓여요. 그리고 내려가서 어르신의 카디건을 가져와요.”서백호는 두 가정부에게 일을 시키고 손을 저으며 빨리 행동하라고 눈치를 줬다.가정부는 서백호의 말을 거역할 수 없어 빠릿빠릿 행동했다.심지안은 부엌으로 가서 수저를 들고 오더니 얘기했다.“제비집을 챙겨주셔서 고마워요. 같이 식사하고 가세요.”“난 오늘 함께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오늘 찾아온 건 긴히 할 말이 있어서예요.”“제비집을 주시러 온 게 아니에요?”숟가락을 들고 있던 심지안은 그대로 굳어버려 국을 흘리고 말았다.서백호는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두 가정부가 멀리 떠난 것을 본 서백호는 다시 심지안을 바라보며 얘기했다.“내일 점심, 차 한 대가 지안 씨를 데리러 올 거예요. 차를 타고 와요. 만날 사람이 있어요.”심지안은 의아해하며 물었다.“누구요?”“만나면 알 거예요.”서백호는 부드럽게 웃으며 얘기했다.“지안 씨가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요.”“보고 싶은 사람...”심지안은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내가 보고 싶은 사람은 이미 이 세상에 없는데...”엄마. 그리고 할아버지.심지안을 잘 대해주던 두 사람은 이제 세상을 떠났다.서백호는 작게 웃으면서 믿음직한 목소리로 얘기했다.“가보면 알아요. 지금은 많이 말할 수 없어요.”“연신 씨가 저를 막으면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634화 감동한 것은 아니다

    김민수는 한참이나 침묵을 지켰다. 전화가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임시연은 마음이 복잡해서 다시 입을 열었다.“민수 씨, 민수야? 듣고 있어?”“무슨 일이죠.”“너랑 얘기 좀 나누고 싶어서 그러는데, 우리 좀 만날까?”대답을 들은 임시연은 환하게 웃으며 얘기했다.“나를 만나서 한 번 더 죽이려고요?”“아니... 그건 오해야... 만나서 제대로 해명하게 해줘. 나도 어쩔 수 없었어...”임시연이 울먹이면서 불쌍한 척 얘기했다.“성연신의 침대에 기어 올라간 것도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는 거예요?”“그래...”임시연의 울먹임은 더욱 커졌다.“제발... 이렇게 날 수치스럽게 만들지 마... 모든 일은 내가 만나서 해명할게.”“생각 좀 해볼게요.”임시연은 살짝 짜증이 났다. 예전의 김민수는 제발 한 번만 만나달라고 매달려서 구애하던 남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두 사람의 위치가 완전히 바뀌었다.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성을 붙잡은 임시연은 앞으로 남은 날이 많다고 생각하며 화를 억눌렀다.작은 일에 흔들리면 큰일을 망칠 수 있다.김민수의 존재는 가장 큰 우환이다. 김민수가 임시연을 까밝히는 순간, 임시연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다.“그래. 그럼 천천히 생각하고 나서 다시 연락해.”...동지가 지나자 날은 더욱 추워졌다.밤에는 눈이 내렸는데 그 세상에 밖은 눈으로 뒤덮여 버렸다. 아침, 성연신은 심지안을 데리고 쇼핑몰에 가서 겨울에 입을 임산부의 옷을 골랐다.쇼핑몰에서 주차장까지는 거리가 조금 있었다. 길가에서 탕후루를 파는 것을 본 심지안은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성연신은 심지안의 뜻을 알아차리고 바로 물었다.“어느 탕후루가 먹고 싶은 거예요? 오리지널? 아니면 딸기요?”“오리지널이요.”“두 개 주세요.”심지안은 고개를 들어 성연신을 보며 얘기했다.“난 하나만 먹을 건데요?”“냉장고에 넣어두고 오후에 더 먹어요.”오랜 시간 동거하다 보니 성연신은 심지안의 습성을 잘 알았다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635화 두 사람의 대화를 똑똑히 듣다

    “...”심지안은 성연신이 일부러 시비를 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었다.오리지널 산사 탕후루를 다 먹고 나니 이가 시릴 정도였다.성연신은 친절하게 보온병은 건네주었다. 보온병의 물을 반 정도 마시고 나서야 심지안은 입안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중정원에 돌아온 후, 성연신은 얼마 있지 않고 바로 회사로 갔다.심지안은 낮잠을 자지 않고 1층 소파에 앉아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벽에 걸린 시계의 시침이 1을 가리키자, 서백호가 찾아왔다.환한 표정의 심지안이 바로 자리에서 튀어 올랐다.“백호 아저씨!”서백호는 심지안을 향해 손을 저었다. 그러자 심지안이 바로 따라갔다.마당으로 나갔지만 보디가드들은 심지안을 막지 않았다. 심지안은 마음 편히 서백호의 차에 앉았다. 옆의 서백호는 심지안을 위해 문을 닫아주면서 얘기했다.“나는 가지 않을 겁니다. 사람이 많으면 눈에 띄기 쉬우니까요. 그곳에서 가서 2번 방을 찾아가면 됩니다.”심지안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차가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했고 창밖의 풍경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두 손을 꽉 쥔 심지안의 마음은 떨리고 긴장되었다.심지안의 예상이 십중팔구 맞을 것이다.할아버지는 살아있다....이름이 무릉도원인 한 식당.이곳은 비밀스러운 곳이었다. 모든 룸은 따로 된 마당이 있었다. 물론 벽 하나만 사이 두고 있지만 서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어젯밤에 눈이 내렸기에 직원들은 티테이블을 마당에 내왔다. 그 옆에 난로까지 두니, 차를 마시면서 설경을 즐기는 것이 별미였다.임시연은 새하얀 눈밭에 서서 김민수의 팔짱을 끼려고 했지만 김민수는 차갑게 피하면서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나한테 손대지 마요.”김민수가 차갑게 밀어냈다.임시연은 이를 꽉 깨물고 얘기했다.“나도 어쩔 수 없었어. 나랑 연신이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네 애를 임신하고 성연신을 찾아갔겠어? 난 그냥 우리의 아이를 잘 키우고 싶었던 것뿐이야.”“사실은 그냥 성연신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636화 눈에 익은 사람

    김민수가 떠나자마자 마당에 있던 임시연은 추워서 몸을 바르르 떨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옷깃을 꽉 여미고 바로 김민수를 좇아 나갔다.2번 방에 서 있던 성수광은 마침 임시연과 마주쳤다. 익숙한 분위기에 발걸음을 멈춘 임시연은 천천히 문을 열어 확인하려고 했다.임시연이 성수광의 얼굴을 확인하기도 전에, 성수광은 지팡이를 휘둘렀다.놀란 임시연이 피하려고 했지만 임신한 몸으로 움직이는 것은 꽤 어려웠다. 그러다가 팔을 얻어맞아 비명을 꽥 질렀다. 그리고 눈앞의 노인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었다.이 노인네가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지?! 귀, 귀신이다!“네 배 속의 아이는 우리 성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야! 네 이년! 감히 우리를 속여!?”성수광은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럴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임시연 때문에 성연신과 심지안이 싸우고 화목하던 가정이 깨졌다.불쌍한 심지안이 그렇게 많은 일을 겪었는데, 이 모든 게 임시연의 거짓말이었다니.“아니에요, 할아버지. 제 아이는 연신이 애가 맞아요. 나이가 드셔서 잘못 들으신 거예요.”임시연이 대충 얼버무리며 성수광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주변에 CCTV가 있는지 둘러보았다.“전에 금방 돌아가셧다고...”“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성수광은 차갑고 엄숙한 얼굴로 화를 내며 얘기했다.“할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난 너 같은 손녀를 둔 적 없어! 우리 성씨 가문은 너와 상관이 전혀 없어! 감히 이딴 짓을 해?! 어떤 후과를 겪을지는 너도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성수광은 임시연과 한 마디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가 핸드폰으로 성연신에게 진실을 알리려고 했다.하지만 임시연은 성수광을 막아야 했다. 주변에 놓인 꽃병을 보고, 장갑을 낀 손을 보던 임시연은 마음을 먹은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쨍그랑.큰 소리와 함께 꽃병이 깨졌다. 꽃병의 파편에는 피가 덕지덕지 묻어있었다.몸을 바르르 떤 성수광은 들었던 핸드폰을 그대로 떨어뜨렸다. 성수광의 이마에서는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최신 챕터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31화 성청민

    흥분을 가라앉힌 후, 심지안은 자신이 5년 전 해외에서 살았던 작은 별장과 흡사한 곳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외부 경관이 달라 의아해하며 말했다.“5년 전과 똑같은 별장을 지었어요?”고청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다가 기침을 몇 번 하며 대답했다.“맞아요. 거의 차이가 없죠?”심지안은 방 안의 모든 물건을 둘러보며 고청민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조금 부드러워졌고, 마치 그를 가족으로 생각했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어떻게 하지원을 설득했어요?”그녀는 고청민이 하지원을 이용하여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 것에 의아함을 감추지못했다.“한마디 했더니 바로 승낙했어요.”고청민은 미소를 지었다.하지원은 이처럼 온 마음을 다해 고청민을 따랐다.심지안은 복잡한 마음으로 물었다.“하지원 씨에게 미안하지 않아요?”고청민은 아무런 감정 없이 말했다.“보상해 줄 거예요.”‘보상? 어떻게 보상할 건데? 여자의 청춘을 어떻게 보상할 건데...’심지안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반박하지 않았다.하지원에게는 그저 사랑이었으니까...“밤새 아무것도 안 먹어서 배고프죠? 지안 씨가 좋아하는 비빔면을 준비해 뒀어요. 게살 비빔면이요.”고청민은 웃으며 심지안에게 말했다.“지안 씨가 분명 좋아할 거예요.”심지안은 배가 고파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식탁에 다가가기 전, 그녀는 게살 비빔면의 향긋한 냄새를 맡았다.고청민은 게살 비빔면을 그녀 앞에 놓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먹어요. 제철 대게는 정말 맛있거든요.”심지안은 망설임 없이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그의 말대로 정말 맛있었다. 커다란 게살이 면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미를 더했다.고청민의 뜨거운 시선에 심지안은 불편해하며 말했다.“청민 씨도 먹어요. 나만 보지 말고...”고청민은 미소를 지으며 젓가락을 들어 면을 집어 먹으려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기침이 그를 멈추게 했다.연달아 몇 번의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점차 그의 가냘프고 쇠약한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기침이 점점 심해지자 그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30화 미친놈,지안 씨를 어디로 데려간 거야!

    집에 돌아온 후, 성연신은 성우주를 재우고 나서 긴급한 회사 업무를 처리했다. 일을 마치고 나니, 이미 새벽 3시가 넘어 있었다.성연신은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어 고청민의 상황을 물어볼까 했지만, 숙면을 방해할까 봐 포기했다.다음 날 아침, 성연신은 일찍 깨어났다.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었다. 그는 심지안이 오늘 세움의 신제품 출시 준비로 일찍 출근할 거로 생각하고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려 했다.이때 손이 미끄러져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주어 보니 액정이 나가 있었다.갑작스러운 실수에 그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깨진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불안감이 스며들었다.성연신은 다른 휴대폰으로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부재중으로 받지 않았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성씨 가문으로 출발했다.성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성동철은 막 깨어나서 정원에서 산책 중이었다.성연신으로부터 두 사람이 지난밤 함께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성동철은 고청민이 출발 직전에 했던 말이 떠올라 이마를 찡그렸다.‘그 녀석이 설마...’성연신은 성동철의 표정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급하게 물었다.“어르신, 혹시 지안 씨가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어쩌면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어디죠?”“해외에 있을 가능성이 크네.”성연신은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무슨 말씀입니까?”성동철은 고청민이 출발 전에 했던 특별한 부탁을 성연신에게 말해주고, 동시에 고청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성연신은 주먹을 꽉 쥐고 심지안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 한참의 신호음 끝에 전화가 연결되었다.“지안 씨, 어디에 있어요?”“성연신 대표님, 접니다.”고청민의 평온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고, 성연신의 신경을 자극했다.성연신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이 자식아, 지안 씨를 어디로 데려간 거야?”“우리는 해외에 있어요.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고청민은 계속해서 말했다.“지안 씨를 며칠만 빌리는 셈이에요. 너무 무리한 일은 하지 않을 테니, 흥분하지 마세요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9화 아쉬움

    “네. 할아버지, 그러니 제발 막지 말아 주세요.”“지금 나와 상의하는 게 아니라 통보하는 거구나!”“할아버지, 용서해 주세요.”성동철은 입을 열었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한순간에 십 년은 늙은 것처럼 보였고, 무력한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한참 후에야 그는 천천히 말했다.“해외 전문가와 이미 연락을 취했으니, 너는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해라. 우리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청민은 그의 고집을 읽고 눈을 깜빡였다. 긴 속눈썹이 갑자기 젖어 들었다.사실, 그도 할아버지와 몇 년 더 함께하고 싶었다.집에 돌아오니, 성동철이 연락한 해외 전문가로부터 답변이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신의라 불리는 의사가 이미 고청민을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들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청민은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성동철을 안심시키며 주제를 돌렸다.“할아버지, 해외로 며칠 다녀오고 싶어요. 오랫동안 여행을 못 갔어요.”“안 돼. 네 몸 상태로는 그렇게 멀리 갈 수 없어!”성동철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아직 민채린의 스승에게 도움을 청해 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러나 고청민은 말했다.“민채린이 해외에 있어요. 그녀가 옆에 있으면 할아버지도 안심하실 거예요.”“민채린?”성동철의 얼굴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그렇다면 민채린의 스승에게 직접 찾아갈 수 있는 거니?”“제 병에 대해 이미 채린이의 스승님께 여쭤봤어요.”“결과는 어땠니?”“스승님께서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알려 주셨어요. 하지만 정말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래요.”성동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을 느꼈다.결국,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래. 가고 싶다면 가도 좋아.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네 몸에도 좋을 거다.”게다가 민채린이 옆에 있으니,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속히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오늘 바로 떠나려고 해요.”“이렇게 갑자기?”“그냥 즉흥적으로 생각한 거예요. 가고 싶을 때 가야죠.”고청민은 말하며 눈치를 보지 않았다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8화 하지원에게 적합한 심장

    30분 후, 성동철과 고청민이 병실에서 나왔다. 성동철은 걱정스럽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의사가 병원에 며칠 더 있으라 했잖니? 왜 말을 안 들어? 적어도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이렇게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잖아. 치료 시간을 늦출 수도 있다고...”고청민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창백한 얼굴은 햇살처럼 부드러워 보였다.“괜찮아요. 집에 있는 의료 장비로도 충분해요.”성동철은 한숨을 쉬며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집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집에 있으면 이 녀석을 더 볼 수 있잖아...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고...’성동철은 운전기사에게 차를 병원 앞에 대라고 지시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그는 병원 입구의 벤치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주변을 둘러보며 의아해했다.“지안이 여기 앉아 있지 않았니? 어디 갔지?”고청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고운 속눈썹은 한껏 아래로 드리워 있었다. 눈에 감춰진 복잡한 감정이 보이지 않게 덮여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지원이도 보이지 않네. 네가 전화를 걸어 연락해 봐. 이제 집에 가야 한다고...”성동철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청민에게 말하며,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는 계속 부재중이었다.고청민은 하지원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바로 말했다.“지원이 오빠가 찾으러 왔어요. 아마도 지안 씨는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간 것 같아요. 저희 먼저 집에 가죠.”성동철은 방금 의사가 자신에게 따로 했던 말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빨리 집에 가서 외국의 의료 전문가들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 우리라도 먼저 가자.”‘성연신이 지안이를 데려갔을 수도 있어. 어쨌든 지안이는 다 큰 어른이니까 큰 문제는 없을 거야.’넓은 승용차 안에서, 고청민이 갑자기 성동철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죽으면 제 심장을 지원이에게 주세요.”어차피 죽으면 남겨둘 이유가 없으니,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덕을 쌓는 일일 것이다.성동철은 얼굴빛이 변하며 호통쳤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7화 날 원망하지 마,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심지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하지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모든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방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인생을 바칠 수 있는 것은 아니야.”심지안은 사랑의 위대함에 감탄했지만, 그런 희생정신을 가질 수는 없었다.하지원은 심지안의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왜냐하면 난 인간미가 있고, 지안 씨는 없으니까요. 임시연이 당신 앞에서 죽었을 때, 살아있던 한 생명이 죽었는데도 지안 씨는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인 것처럼 무관심했잖아요.”심지안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지금까지의 무심한 태도를 거두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하지원을 쳐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맞아요. 임시연은 내 아이를 훔치고, 내 남자를 빼앗고, 내 결혼을 망쳤어요. 게다가 여러 번 나를 죽이려고 했었죠. 이번에 죽은 사람이 임시연이 아니었다면, 다음번에 죽을 사람은 나일 수도 있어요. 지금 임시연이 죽어서 폭죽이라도 터뜨리고 싶은 마음이니까, 자기 일 아니라고 그런 쉬운 소리 하지 마세요!”처음에는 임시연의 죽음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곧 심지안은 깨달았다. 임시연의 죽음은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으며, 그녀는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임시연은 살아서 더 많은 사람을 해치려 했기에 어쩌면 이렇게 죽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원은 심지안의 큰 목소리에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고, 잠시 말을 잃었다.“지원 씨는 사랑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난 아니에요. 날 냉정하다고 생각해도 좋아요.”심지안은 하지원과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하지원도 불쌍한 사람일 뿐이었다. 심지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로 들어가려 했다. 한 발을 내딛자, 하지원이 다시 말을 걸었다.“정말로 청민 선배를 도와줄 생각이 없는 거예요? 사람 하나 구한다고 생각해 줘요... 평생 고마워할게요.”심지안은 잠시 멈칫했지만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그건 도움을 청하는 게 아니라 도덕적 강요에요.”심지안은 친구로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6화 잘 살아가기만 하면 돼

    성동철은 깜짝 놀라 지팡이도 잊은 채 급히 움직였다. 카펫에 걸려 넘어질 뻔했지만,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휘청거리며 2층으로 올라갔다.집사는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전화를 걸었고, 남은 하인들은 손님들을 휴식 공간으로 안내했다. 연회 내내 활기찼던 분위기가 갑자기 혼란스럽고 긴장된 분위기로 바뀌었다.심지안은 찡그린 얼굴로 성동철의 뒤를 따라 고청민의 방으로 들어갔다.커튼은 빛 한 줄기도 들어오지 못하게 꽉 닫혀 있었지만, 문을 열자 짙은 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하인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서 전원 스위치를 켜자, 방 안은 갑자기 밝아졌다.우드톤 가구들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옷들도 정리되어 소파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심지안은 방 안을 둘러보았지만, 고청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심지안은 약간 열려 있는 화장실 문을 바라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다.이때, 하지원이 화장실을 가리키며 말했다.“안에 있어요.”성동철은 떨리는 손으로 화장실 문을 열었다. 안은 엉망진창이었다. 바닥에는 붉은 핏자국이 가득했다.고청민은 욕조 안에 누워 있었다. 옷은 물에 젖어 축축하게 몸에 붙어 있었고, 두 손은 욕조 가장자리에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머리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입가에는 피가 묻어 있어 원래 창백한 피부가 더욱 하얗게 보였다.고청민은 말라비틀어진 채 생기가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성동철은 이마에 땀을 흘리며 손가락을 고청민의 코 밑에 대어 보았다. 그는 길게 숨을 내쉬며 하인들에게 소리쳤다.“구급차가 일찍 도착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 빨리 차에 태워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하인들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고청민을 욕조에서 꺼냈다.심지안은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겁에 질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심장이 빨리 뛰었다. 그녀는 혼이 나간 하지원을 바라보았다.“청민 씨... 어쩌다 이렇게 된 거죠? 왜 이렇게 피를 많이 흘린 건가요?”이 상황이 마치 자살을 암시하는 것 같았지만, 하지원은 그 말을 입 밖에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5화 남겨진 이들의 그리움

    심지안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말 좀 해봐요. 정말 시연 씨가 죽길 바란 거예요? 시연 씨가 죽으면 속 시원할 것 같았냐고요!”변석환은 심지안에게 소리쳤다. 울부짖는 변석환의 두 눈은 심하게 충혈되어 무섭게 보였다. 그리고 그의 큰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변요석과 성연신이 먼저 달려왔다. 성연신은 심지안을 보호하며 변석환을 몇 걸음 뒤로 밀어냈다. 성연신의 행동은 냉담하면서도 약간의 분노가 섞여 있었다.“지안 씨 앞에서 임시연 그 여자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마. 다시 한번 실수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하하하! 살인범을 감싸고 도는 건가요?”변석환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을 이었다.“맞아요. 시연 씨의 죽음에는 당신과 심지안 씨도 책임이 있어요.”“퍽!”변요석은 변석환의 얼굴을 한 대 때렸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정신 차려. 임시연은 원래 죽어 마땅한 여자야! 더 이상 나를 창피하게 만들지 마!”변석환은 변요석을 바라보며, 맞은 얼굴을 손으로 문지르며 중얼거렸다.“원래 죽어야 했고... 맞아... 나를 속이고 이용했어... 죽어 마땅한 여자야...”하지만 변석환은 스스로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잠을 잘 수도, 밥을 먹을 수 없었다.임시연이 죄를 지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변석환은 여전히 너무나도 힘들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녀를 미워하면서도 그녀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다.변요석은 주변에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것을 의식하며 분노를 억누르고 변석환에게 경고했다.“지금 당장 성씨 가문을 떠나. 네가 정신 차리고 지안 씨에게 사과할 준비가 되면... 그때 돌아와.”변석환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비틀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순간, 사람들 사이로 문득 익숙한 그림자를 본 것 같았다.변석환은 그 그림자를 쫓아갔지만,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변석환은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고, 그제야 그것이 자신의 착각임을 깨달았다.살아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임시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4화 우리 아이는 엄마를 잃었어요

    자책하는 심지안을 보는 성연신은 가슴이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 임시연의 죽음은 지안 씨와 아무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혼자 그런 생각 하지 마요.”심지안도, 성연신도, 그 누구도 임시연이 거기서 뛰어내릴 거라고는 생각 못 했을 것이다.임시연이 심지안 앞에서 그리고 성원 그룹에서 죽은 건 심지안과 성연신에게 트라우마를 남겨주기 위해서였다.만약 제가 잘못되어 죽는다 해도 살아있는 사람들도 마음이 편하진 않을 테니까 그걸 노리고 뛰어내렸던 것 같다.성연신도 놀라긴 했지만 직접 본 게 아니니 그리 큰 충격은 받지 않았는데 문제는 심지안이었다.물론 임시연도 죽을 줄은 모르고 뛰어내렸겠지. 그냥 크게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감옥에 있는 것보단 나으니까 뛰어내린 걸 텐데 이렇게 죽어버려서 심지안만 힘들어하고 있었다.심지안은 공허한 눈으로 성연신을 보며 웃어보려 했지만 표정이 잔뜩 굳어있어서 웃는 게 우는 것보다 더 이상했다.“당신 말이 맞아요. 임시연은 천벌 받아서 죽은 건데 내가 기뻐하는 게 맞죠.”“그래요, 안 뛰어내렸어도 경찰한테 잡혀서 자유롭진 못했을 거예요.”성연신은 심지안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내가 지안 씨더러 임시연 잡아놓으라고 한 거잖아요. 귀신이 되어도 날 찾아올 거니까 지안 씨는 아무 걱정 하지 마요.”그때 오지석이 사실은 사람들을 데리고 올라오려 했지만 임시연이 미리 눈치를 채고 송준에게 도움을 청할까 봐 성연신이 말렸었는데 임시연이 이렇게 극단적인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심지안을 절대 혼자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알겠어요.”긴장이 풀렸는지 심지안이 눈을 살짝 감으며 말했다.“나 아까 제대로 못 쉬어서 좀 잘래요.”“그래요, 내가 옆에 있을게요.”“네, 할아버지랑 우주한테는 나 병원에 있단 말 하지 마요.”“네.”가족들이 괜히 걱정할까 봐 신신당부를 하고서야 심지안은 침대에 누웠다.제 앞에 앉아있는 듬직한 성연신을 보니 안심이 되는지 그렇게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한편 성연신은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3화 자신을 지키는 방법

    그렇게 회의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누구는 임시연을 구하겠다고 1층으로 달려 내려가고 누구는 창가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아직 살아있어요!"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심지안은 사람들의 인영이 환영처럼 눈 앞을 스쳐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머리도 어지럽고 귀에 까지 이명이 들려 온 세상이 흐릿하게 보였다.임시연이 뛰어내리는 결말을 예상해본적은 없었는데, 3층이 아주 높진 않지만 그렇다고 낮은 층수도 아니었다.조금 정신을 차린 심지안은 사람들의 질책이 담긴 시선을 느꼈다. 그들은 저들끼리 수군대며 심지안을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사모님도 너무 하시지, 어떻게 사람을 뛰어내릴 때까지 몰아붙여? 저러면 밤에 악몽 안 꾸나?""그리고 왜 자꾸 연다빈 씨한테 임시연이라고 하는 거야? 너무 간 거 아니야?""다빈 씨가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 그럼 사모님이 살인자 되는 거야?""다빈 씨가 귀신 돼서 사모님한테 복수하겠다고 찾아올 것 같아요."그 말을 듣고 있던 심지안은 이마에 힘을 주며 소리질렀다."내가 몰아붙인 거 아니고 본인이 뛰어내린 거야. 나랑 상관 없다고."심지안의 호통에 수군거림은 사라졌지만 그녀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매정했다.다들 "연다빈"에게 일이 생기면 심지안 책임으로 돌릴 준비가 되어있는 듯 싶었다.심지안은 애써 심호흡을 하며 현기증을 이겨내려 했다. 그리고 구급차를 부르려고 뒤를 돌 때 마침 이곳으로 뛰어오는 성연신과 오지석을 발견했다.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성연신이 빠르게 다가와 심지안의 어깨를 잡으며 주드럽게 다독였다."괜찮아, 내가 왔잖아. 내가 알아서 할게."속눈썹이 떨릴 정도로 긴장하고 있던 심지안은 마침 다가오는 성연신을 보고 무슨 말이 라도 하려고 입을 벌렸지만 말을 채 내뱉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시간이 조금 흘러 심지안이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흰 벽과 소독약 냄새, 그리고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성원 그룹 직원 자살 사건은 임시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