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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사과의 정석

성동철의 흰 눈썹이 찌푸려졌다. 그는 한숨을 쉬고 부정하지는 않았다.

“중요한 건, 심지안은 성연신의 아내라는 거야.”

“할아버지, 두 사람은 진작 이혼했어요. 21세기인데 좋아하는 여자한테 매달리는 게 잘못된 거예요?”

물론 고청민도 심지안이 성연신의 아이를 임신한 채 시집오기를 바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심지안에게 미안한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모습으로 성씨 가문에 들일 수는 없다. 네 할애비 걱정은 안 하는 거냐?”

고청민은 성동철 절친의 손자다. 십여 년 전에 성동철에게 맡겼다. 그러니 성동철은 고청민을 잘 키우고 바르게 키워야 했다. 결혼은 소꿉놀이가 아니다. 성동철은 고청민이 어린 나이에 아직 뭘 몰라서 이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웃어른으로서 심지안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조금 불쌍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심지안이 고청민에게 시집오는 것은 두 손 두 발 들고 반대할 것이다.

고청민은 성동철을 보면서 정색하고 얘기했다.

“만약 지안 씨가 할아버지의 외손녀라면요? 그래도 창피합니까?”

성동철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았다. 만약 자기 외손녀가 애를 가진 상태로 이혼까지 했다면 정말 가슴이 찢어질 것이다.

그런 외손녀가 창피하다는 사람이 있다면 성동철은 바로 참지 않고 이 세상에서 치워버릴 것이다.

내로남불이지만, 누가 자기 자식을 소중히 여기지 않겠는가.

하지만 심지안은 그의 손녀가 아니다. 고청민이야말로 친손자에 가까운 아이다.

성동철은 쓸데없는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아 손을 저으며 얘기했다.

“사당에서 3일 동안 나오지 마. 그 안에서 잘 생각하고 나와.”

고청민은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럼 할아버지께서 다시 세움으로 돌아와 주셔야겠네요. 사당에 오랫동안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

중정원.

심지안은 거실에 앉아 조용히 성연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성연신은 원래 병원으로 가려고 했지만 잠깐 고민하다가 운전 중인 정욱에게 얘기했다.

“먼저 중정원으로 간다.”

“네.”

오후 여섯 시.”

심지안은 주차 소리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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