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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우리 좋게 끝내요

심지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그와 거리를 두고 싶어서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성연신은 긴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서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당기며 그녀를 내려다봤다.

“지안 씨 발로 걸어갈래요. 아니면 제가 도와줄까요?”

심지안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힘없는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

“날 강요하지 말아요. 우리 좋게 끝내면 안 될까요?”

좋게 끝내자는 말이 성연신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갔다. 그는 다짜고짜 그녀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일상생활용품과 여행 가방 모두 챙기지 않았다.

심지안은 가는 길 내내 반항을 했다. 성연신과 함께 돌아가고 싶지 않았지만 배 속에 아이가 다칠까 봐 크게 힘을 쓰지도 못했다.

그녀의 반항은 성연신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가하지 못했다.

이렇게 심지안은 그에게 끌려 강제적으로 다시 중정원으로 돌아갔다.

“여기서 반성하고 내일 다시 제가 만족할만한 대답을 해줘요.”

말을 마친 그는 힘껏 문을 닫았고 심지안은 방에 갇히게 됐다.

심지안은 다가가서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밖에서 잠근 듯 했다.

그녀는 몸서리를 쳤고 창백한 작은 얼굴엔 실망이 스쳐 지나갔다.

만약 내일에도 그녀가 고집을 피운다면 계속 여기에 갇혀 지내야 하는 건가...

아래층에 있는 성연신도 마음이 불편했다. 소파에 누워있는 그의 모습이 불쌍해 보였다.

마치 마누라에게 쫓겨난 사람처럼 말이다.

두 사람은 뜬 눈으로 날을 지새웠다.

아침 여섯 시.

성연신은 방안의 문을 열고 언제 깨어났는지 모르는 그녀를 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잘 생각하고 말해요.”

심지안의 눈 아래에는 다크써클이 생겼다. 마치 망가진 인형 같았다.

그녀는 피곤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임시연이 우리 둘 사이에 끼어든 이상 우리 둘은 더는 만날 수 없어요.”

바꿀 수도 없었고 생각을 바꾸어서도 안 됐다.

아기는 잘못이 없었다.

하루 밤을 꼬박 샌 성연신은 이런 대답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는 심지안을 내려다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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