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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그녀를 보내주다

‘나가겠다고 소란을 피우지 않은 건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이겠지. 안 그러면 잠잠해질 리가?’

성연신은 위층으로 올라가서 방문을 열었다.

심지안은 소리를 듣고 컴퓨터를 치우려 했으나 성연신이 먼저 들어와서 그 장면을 봐버렸다.

심지안은 보수적인 오버 핏 사이즈의 잠옷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잠옷 원피스는 무릎까지 오는 길이여서 그녀의 새하얗고 매끄러운 다리가 드러났다.

그녀의 난감하고 어리숙한 표정을 보고 성연신은 두 손을 양복바지에 끼우고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지안 씨가 몰래 고청민에게 연락한 거 저 다 알았어요.”

심지안은 이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누가 보면 자신이 남 보기 부끄러운 짓이라도 한 것처럼 들렸다.

“뭐가 몰래 예요? 연신 씨가 절 가둬 놓지 않았다면 제가 이렇게까지 했겠어요?”

“아무리 나가고 싶어도 그렇지 고청민에게 연락해서 도와달라 하다니요. 내가 여러 번 말하지 않았어요? 난 걔가 싫어요.”

한쪽 귀로 듣고 다른 한쪽 귀로 내보냈는지 잘못은 승인하지만 절대 고치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그녀를 많이 참아주고 있었다.

심지안도 화가 폭발했다.

“네, 방에 갇힌 건 연신 씨가 아니라 나예요. 연신 씨는 밖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지만 전 감옥처럼 집에 갇혀 있었어요. 그런데 연신 씨가 무슨 자격으로 저를 비난해요?”

성연신은 차분하게 외투를 벗더니 그녀의 앞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그는 키도 크고 다리도 길쭉했다. 들어와서부터 담담하게 있었지만 묘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마치 폭풍이 몰아치기 전 징조 같았다.

“마지막으로 물을 게요. 정말로 날 떠나고 싶은 거예요?”

둘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심지안은 그에게서 풍기는 차가운 기운을 감지했다.

그녀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는 머리를 들고 그를 바라봤다.

“네.”

성연신의 미간이 찌푸려 졌다 이내 풀렸다.

“확실해요?”

“확실해요.”

길게 아픈 것보다 짧게 아픈 게 나은 것 같아서 이 관계를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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