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안은 병원에서 나와 차를 타고 폰으로 근처에 있는 수영장을 검색하고 그쪽에 가서 고청민의 연락을 기다렸다.반경 7킬로 안에 고급 수영장이 하나 있었다.가격은 보통 수영장의 열 배였다.그녀는 시간을 예약하고 한번 가보기로 했다.차 안에서 반 시간 정도 기다렸지만 고청민은 소식이 없었다.그녀는 다시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바쁜 일이 있으면 우리 다음에 만나요.」10분쯤 지났을 가 휴대폰이 울렸다.「죄송해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지안 씨 먼저 점심 드세요. 우리 저녁 다섯 시에 만나면 어떨까요?」심지안은 별다른 생각 없이 바로 승낙했다.「좋아요.」그녀는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회사로 갔다.실적을 보니 전보다 많이 좋아진 게 보였다.절반은 프랑스에 가서 따낸 실적들이었다.그리고 절반은 성연신이 그녀에게 소개해 준 고객들이었고 업계 내 평균 이윤을 초과했다.심지안은 복잡한 마음으로 프로젝트팀 직원들에게 분부했다.“앞으로 성연신이 소개한 고객들은 우리는 받지 않습니다.”“왜죠? 성연신이 소개한 고객들은 아주 질이 높은 사람들로서 받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받게 될 텐데 그러면 우리에게 큰 손해가 있을 것입니다.”“고객이 다른 곳을 선택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입니다. 우리가 그만큼 우수하지 못하다는 말이겠죠. 관계에만 얽혀서 일한다면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네…”아래 직원들은 아는 듯 모르는 듯했다. 왜 찾아오는 고객들을 받지 않는지 의문이었다.‘설마 사장님이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기 절로 하려고 그러나?’“제 말 대로 하세요.”“네. 알겠습니다.”심지안은 일에 열중했다. 오후가 되니 수영장 직원에게서 연락이 왔다.그녀는 그제야 하던 일을 멈추고 몸을 움직였다. 그녀는 일어나서 수영장으로 향했다.수영관.심지안이 옷을 갈아입은 뒤 직원은 그녀를 데리고 수영장으로 가서 열심히 소개했다.“이쪽은 우리가 전문적으로 어린아이와 임산부, 초보자를 위해 만든 수영장입니다. 우리는 10명 이상의 코치를 배치하여 수시로
임시연이 담담하게 웃으며 손목에 하고 있던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었다.“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저도 악의는 없어요.”심지안은 참을 수 없어 눈을 부릅떴다.“악의가 없다고요? 아무렇지 않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모습이 대단하네요.”언제 어디서나 고상한 척에 착한 척하는 그녀의 모습에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그녀가 진짜 그런 줄 알 것이다.임시연은 심지안이 걸려들지 않자 바로 화제를 바꿨다.그녀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심지안을 쳐다봤다. 눈에 한 가닥 도발이 스쳐 지나갔다.“제 아이가 곧 태어나네요. 앞으로 제 아이와 연신 씨 잘 부탁드려요.”심지안은 눈썹을 찡그리며 차갑게 말했다.“연신 씨와 저 헤어졌어요. 그러니 둘이 알아서 키우세요.”임시연은 깜짝 놀랐다. 너무 빨리 닥친 행복에 임시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헤어졌다고요?”“네, 시연 씨 뜻대로 됐네요.”그녀는 비웃으며 말했다.“내가 없을 때 연신 씨가 시연 씨를 몇 번 쳐다봤겠죠. 아... 지금은 아니죠. 지금 시연 씨는 그에게 있어서 감정에 충실하지 않은 바람둥이 이미지죠.”심지안은 특별히 ‘바람둥이’를 높은 소리로 말했다. 주위 주위 사람들은 모두 임시연을 쳐다봤다.임시연의 표정이 푸르딩딩하게 변했다. 하지만 이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심지안이 성연신과 헤어졌으니 기회가 많았다.하지만 진짜로 헤어지는 것과 둘이서 싸우는 것은 본질 자체가 달랐다.진짜로 헤어진 것인지 아니면 사랑 싸움을 하는지는 조금 뒤 성연신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임시연은 생각을 정리하고는 팔짱을 끼고 물속에 있는 심지안을 쳐다봤다.“안 올라가요? 계속 물에서 뭐 하세요? 힘들지 않으세요?”“수영을 좀 더 하려고요.”심지안은 담담하게 대답하며 반대 방향으로 헤엄쳐갔고 임시연은 너무 짜증이 났다. 신경전에서 이미 진 것 같았다.심지안은 자신이 한 바퀴 헤엄치고 돌아오면 임시연이 가고 없으리라 생각했다.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임시연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타이트한 수영복 때문
심지안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구하러 물속으로 내려갔다.임시연을 미워하지만, 그녀가 죽는 것을 이렇게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다.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선과 악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선은 나쁜 마음속의 마귀를 통제할 수 있고 악은 탐욕을 방종 하는 것이다.심지안은 임시연의 팔을 잡고 힘껏 그녀를 끌어 올리려 했지만,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심지안은 가까스로 물속에서 몸을 안정시켰다. 눈을 뜨는 순간 임시연이 다가왔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흩날리고 있었고 창백한 얼굴로 기괴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너무 무서웠다. 공포영화의 귀신 같았다.심지안은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속은 거였다.임시연은 수영을 할 줄 알았고 아주 잘하는 편이었다.그녀는 멍청하게 마음이 약해져서는 안 됐었다.이 사실을 깨닫고 심지안은 물속을 빠져나가려고 했다.하지만 임시연은 심지안의 발목을 꽉 잡고 그녀의 움직임을 방해했다.‘내 아이에게 지적 장애가 있는데 너도 잘살 생각 하지 마!’심지안은 조급해 났다. 몸에 힘이 다 빠졌기에 계속 이렇게 대치하고 있으면 생명에 위험이 있을 것 같았다.‘임시연이 날 죽이려 해.’심지안은 더 이상 아무것도 관계하지 않고 있는 힘껏 임시연을 걷어찼다.그녀의 힘은 아주 셌고 임시연도 맞은 곳이 아픈지 그녀를 풀어줬다.심지안은 물 위로 올라가서 크게 외쳤다.“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힘이 없어요. 살려주세요.”인명구조 요원이 재빨리 물속에 뛰어들어 그들을 향해 헤엄쳐 왔다.또 한 명이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긴 형체는 빠르게 수영했다.수영장의 모든 사람이 조용해졌다. 정말 무슨 사고가 생길까 봐 모두 숨을 죽이고 이쪽을 쳐다봤다.“어떻게 된 겁니까? 초보자예요?”“아닌 것 같은데 저 여자가 간 곳은 결코 얕은 물이 아니잖아요.”“한 명이 물에 빠진 게 아니라 두 명이에요.”“네? 두 명이 동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요? 말도 안 돼.”“아까 저 둘이 싸우는 거 들었어요. 무슨 바람둥이니 어찌하니
심지안은 임시연의 옆으로 걸어갔다.임시연은 조금도 거짓이 없이 부드럽게 사과했다.“미안해요, 제가 수영할 줄 몰라서. 너무 흥분해서 물속에서 실수로 잡아당겼는데 괜찮죠?”“안 괜찮아요.”“네… 그럼 심지안 씨는 어떻게 하고 싶어요?”“한 대 때리면 괜찮을 것 같아요.”임시연이 분노를 억누르며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심지안은 팔을 들어 그녀를 내리쳤다.“짝!”뺨을 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녀는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내리쳤고 임시연은 맞은 볼이 빨갛게 부어올랐다.“심지안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성연신이 화를 내며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왔다.‘공공장소에서 다른 남자와 가까이 지내는 것도 모자라서 이젠 사람까지 때리다니.’심지안은 갑자기 나타난 남자를 보고는 차갑게 말했다.“시연 씨를 때렸어요. 못 봤어요? 다시 한번 더 때려서 보여줄까요?”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렸다.“말 똑바로 해요.”“지안 씨가 말을 잘하길 원한다면 성연신 씨도 태도를 바꿔 말을 잘해야 하지 않을까요?”고청민이 적당한 타이밍에 입을 여는 모습이 신사적이었다.성연신은 방금 도착하여 고청민을 보지 못했었다. 그는 고청민을 보고는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이건 우리 일이에요. 청민 씨와는 상관이 없어요.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말을 해요? 심지안 씨를 쫓아다니는 사람이에요?”연이어 세 가지 문제를 내던지면 보통 사람들은 감당하기 힘들지 몰라도 고청민은 부드럽게 웃으며 귀여운 덧니를 드러냈다.“우리 일이라고요? 헤어진 거 아니에요?”성연신은 너무 화가 났다. 그는 손을 뻗어 심지안의 귀를 잡고 말했다.“벌써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거예요? 네?”헤어진 지 3일도 되지 않았는데 고청민이 그들이 헤어진 걸 알고 있는 것도 모자라 둘이 약속도 잡은 것 같았다.‘이 여자 진짜 빠르네.’심지안은 잡힌 귀가 아파 남자의 큰 손을 때렸다.“이거 놔요!”성연신은 그녀의 하얀 귀가 빨개진 것을 보고는 가슴 아파 그녀를 놓아줬다.“연신아, 심지안 씨에게 너무 뭐라 하
고청민은 성연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지안을 쫓아갔다.가기 전에 그는 임시연을 보며 눈빛으로 경고했다.임시연은 눈빛을 피하며 고개를 돌리고 그를 쳐다보지 못했다.성연신은 고청민과 심지안이 나란히 떠나는 모습을 쳐다보면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옆에 있는 손잡이를 몇 번 거세게 내리쳤고 손바닥이 모두 까졌다.임시연은 그의 옆으로 다가가 일부러 자상한 척 말했다.“빨리 심지안 씨를 쫓아가 봐. 난 괜찮아.”“괜찮다고?”성연신은 그녀의 속셈을 눈치채고 그녀를 그윽하게 쳐다보며 말했다.“나에게 이 연극을 보여주려고 일부러 연기한 거 아니야?”“어떻게 그렇게 나를 생각할 수 있어… 나도 고청민이 올 줄 몰랐어.”임시연은 너무 억울했다. 그녀는 눈에 눈물이 맺혔다.그녀가 한 말은 사실이었다. 이번 만남은 정말 의외였다.“됐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연신아, 나 병원에 가보고 싶어. 내가 차를 몰고 오지 않아서 그러는데 연신이 네가 날 데려다줄 수 있을까?”그녀는 그가 동의하지 않을까 봐 한 마디 덧붙였다.“아주 가까워. 근처에 바로 병원이 있어.”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렸다.“불편한 거야?”“응.”임시연은 손으로 배를 어루만지며 머뭇거렸다.“그리고 또 한 가지 사실이 있는데 너에게 말을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어.”“무슨 일인데?”“심지안 씨에 관한 일이야. 하지만 사실인지 아닌지 나도 확실하지 않아.”“따라와.”차 안. 성연신은 아주 빨리 차를 몰았다. 신호등을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쳐 15분 정도에 병원에 도착했다.그는 곁눈질로 임시연을 쳐다보며 마치 낯선 사람을 쳐다보듯이 쳐다봤다.“말해봐. 무슨 일이야?”임시연이 입을 열었다.“오늘 수영장에서 심지안 씨를 봤을 때 조금 이상했어.”그는 의심하는 눈초리로 물었다.“어디가 이상했어?”“나도 내가 잘 못 봤는지 모르겠어…”임시연은 가볍게 입술을 깨물며 말끝을 흐렸다.“빨리 말해. 뜸 들이지 말고.”“알았어.”그녀는 큰 결심이라도 한 듯 머리를
심씨 가문의 저택.심지안은 세탁 완료된 옷을 세탁기에서 꺼내 베란다에 하나하나 널어놓고 있었다.따뜻한 빛이 그녀의 몸 위로 내려앉았다. 심지안은 현모양처처럼 집안일을 하면서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 그 무엇보다 매우 아름답고 화목했다.성연신의 심장은 저도 모르게 빠르게 뛰었다. 이런 장면은 오랫동안 보지 못한 장면이었다.그는 얼른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갔다.사과를 씻어 먹으려던 심지안은 성연신이 나타난 것을 보고 놀란 마음에 바로 사과를 버리고 2층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지금 입은 이 잠옷은 몸매가 잘 드러나는 옷이다.“멈춰요.”성연신의 목소리가 그녀를 불러세웠다.심지안은 그런 성연신의 말을 듣지 않고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하지만 다리가 긴 성연신은 몇 걸음 만에 심지안의 손목을 잡고 바로 그녀의 배에 자기의 손을 갖다 댔다. 어두워진 그의 눈 속에서 복잡한 감정이 일렁였다. 그러더니 기뻐하면서 확신에 찬 어투로 얘기했다.“정말 임신했어요?”심지안은 성연신이 어떻게 눈치챘는지 몰랐다. 속으로는 매우 놀랐지만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써 부인했다.“아니요. 그저 어젯밤에 많이 먹었을 뿐이에요!”“언제의 일이에요? 몇 개월인데요? 왜 일부러 나한테 숨겼어요?”성연신은 아니라고 잡아떼는 심지안을 믿지 않고 바로 물었다.대답하고 싶지 않았던 심지안은 고개를 숙여 발만 쳐다보았다.“말 좀 해요.”성연신은 심지안의 턱을 잡아 올려 눈을 맞추었다.힘은 딱 좋은 정도였다. 아프지도 않지만 벗어날 수도 없을 만큼의 힘이다.“우린 이미 헤어졌어요. 내가 왜 알려줘야 해요?”심지안은 심통이 나서 짜증을 내면서 얘기했다.“게다가 연신 씨 아이라는 보장도 없잖아요.”“지안 씨, 우리 제대로 얘기해요, 네?”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리고 힘주어 얘기했다.그 어떤 남자도 이런 모욕적인 농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런 말이 애인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더욱 원하지 않는다. “연신 씨나 제대로 얘기해
“일단 그 얘기는 나중에 해요.”성연신도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토론해봤자 소용없는 일이니 아예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심지안의 손을 끌어서 소파에 앉혔다.“아까 한 말, 진심이에요?”“뭐요?”“임시연의 아이와 지안 씨 중에 하나만 고르라는 거요.”심지안은 검은 성연신의 눈을 마주 보고 힘주어 대답했다.“네.”“왜요?”“눈에 흙이 들어와도 안 돼요.”적어도 시도는 해봤지만 정말 참을 수 없었다.성연신과 심지안이 사귀기 전에 있었던 아이라면 적어도 이렇게까지 메스껍지 않을 것이다.하필이면 두 사람이 결혼했을 때 성연신의 실수로 생긴 아이라니.그날 밤이 실수였다면, 실수로 임신한 아이를 왜 책임져야 하는가.심지안은 이해되지 않았다. 성연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예수가 와도 참지 못할 것 같았다.성연신은 심지안이 이렇게 강경한 태도로 나올 줄 몰랐기에 심장이 순간 덜컹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내 조금 화를 내며 물었다.“나를 떠나는 게 그렇게 쉬워요?”“어쩔 수 없어요. 연신 씨가 이기적으로 자기 생각만 하니까요. 내가 내 생각을 해야죠.”성연신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얻게 할 수는 없다.눈을 지그시 감은 성연신은 화제를 돌렸다.“내일 같이 병원으로 가서 검사받아요.”“필요 없어요.”“무조건 검사 받아요. 나는 아직 아이가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잖아요.”심지안은 성연신의 고집을 이길 수 없었다.“난 자러 들어갈래요. 이만 가요.”“난 아이의 아빠예요. 같이 갈 거예요!”“연신 씨, 정말 창피한 줄도 모르겠어요?!”“아내랑 아이를 다 잃게 생겼는데 창피한 게 중요해요?”성연신은 담담하게 얘기했다. 우아한 얼굴이지만 이럴 때만큼은 뻔뻔하기 짝이 없다.심지안의 입가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나를 놓아주겠다고 했잖아요. 이제 며칠이 지났다고 후회하는 거예요?”“놓아준다고 했지 다신 찾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었어요.”“...마음대로 해요. 난 이만 자러 갈 거니까 따라오지 말아요. 내 침대에는 두 사람이
점심에 고연희와 만나고 오후에는 수영장까지 가다니. 참 바쁜 몸이었다....차 열쇠를 갖고 온 심지안은 차가운 시선으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성연신을 발견했다.영문을 모르겠기에 심지안은 바로 물었다.“왜요?”“테이블 위의 사탕, 누가 준 거예요?”“고청민 씨요.”“그 사람이 주는 물건 받지 말아요. 좋은 마음이 아니에요.”“그래요. 그럼 연신 씨도 임시연의 아이를 갖지 말아요.”이미 까밝혀진 마당에, 심지안은 막 나가기로 했다.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할 거다. 어차피 사람은 자기만 좋으면 되는 게 아니겠는가.“운전해요.”성연신은 더 얘기해봐야 소용 없다고 생각하고 화제를 끝냈다.심지안은 기분이 나빠 확 욕설을 읊조렸다.“바람둥이.”“...”심지안은 집중해서 열심히 운전했다. 어떤 차가 갑자기 끼어들어도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했다.그 모습을 보며 성연신은 드디어 위험한 장롱면허에서 벗어난 심지안이 기특하고 뿌듯했다.갑자기 앞의 차량이 멈춰 섰다.성연신이 급하게 얘기했다.“브레이크 밟아요.”“아.”심지안은 매우 담담했다.이윽고 성연신은 상반신이 앞으로 밀려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만약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면 성연신은 바로 앞의 유리창에 머리를 박았을 것이다.하지만 옆의 심지안은 두 손으로 핸들을 꼭 쥔 채 자랑스러운 듯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어때요? 내 운전 실력, 많이 늘었죠?”“...아마도 그런 것 같네요.”성연신은 심지안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심지안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의기양양해져서는 심씨 저택부터 목적지까지 한 시간 동안 운전했다.병원에 도착한 성연신은 메스꺼움을 참고 심지안과 함께 병원으로 들어섰다.10분만 더 앉아있었더라면 바로 토가 나왔을 것이다.성연신은 심지안과 함께 순서를 기다리며 정욱에게 와서 운전을 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다시는 심지안에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을 생각이었다.검사를 다 하고 의사에게 찾아가니 의사의 대답은 저번과 같았다. 이젠 거의 다 안정되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