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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증오이자 사랑

심지안이 물었다.

“내가 어렸을 때 제일 궁금했던 게 뭔지 아세요?”

성연신이 움찔했다.

“네?”

“왜 나는 심연아와 아빠를 공유하고 있지?”

그녀는 창가에 서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창밖의 밤하늘을 보며 말했다.

심전웅의 무관심, 심연아의 괴롭힘, 은옥매의 겉과 속이 다른 모습.

시간이 흘러도 심지안에게는 여전히 그날들이 눈에 선했다.

그녀의 아이도 그녀와 같은 운명이어야 하는 건가.

성연신은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말했다.

“아이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심지안은 그를 밀어내며 물었다.

“말하지 않으면 영원히 모를 거라고 생각해요?”

“알면 어때요. 임시연은 그 아이를 키울 기회를 놓쳤고, 당신에게는 감사하게 생각할 텐데.”

임시연이 그런 더러운 일들을 벌이지 않았다면 아이를 그녀에게 맡겨서 키우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임시연은 그럴 자격이 없었다.

“그건 그저 당신의 생각이에요.”

“약속할게요. 임시연의 아이가 당신을 거역하는 일도 없을 거고 우리의 아이를 괴롭히는 일도 없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싫어요!”

심지안은 눈살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의 새엄마가 되기 싫다고요.”

성연신이 말했다.

“새엄마가 아니에요. 당신은 그 애의 엄마예요. 전에 약속 했잖아요.”

심지안은 그를 노려보다 힘이 빠져 유서를 건네며 말했다.

“알겠어요. 유서나 빨리 확인해요.”

성연신도 더는 싸우고 싶지 않아 편지봉투를 건네받았다.

글씨체는 힘이 있었고 편지지는 노랗게 바랬으며 접힌 자국도 선명했다.

심지안은 성수광이 이 편지를 몇 번이나 열어보며 읽어봤다는 것을 편지를 건네받을 때부터 알 수 있었다.

장담하건데, 어르신도 아들의 죽음을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성연신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읽기 시작했다.

「2020년 1월 5일, 송석훈은 내가 사랑하는 남하영을 빼앗아 갔다. 남편으로서 아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아버지로서 아이의 엄마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나는 남편으로서도, 아버지로서도 실패한 사람이다. 가정을 지키지 못한 나는 가족을 볼 면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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