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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내일이 유전자 검사

성연신의 시선이 임시연을 훑더니 정욱에게 멈춰 섰다.

“네 말이 맞아. 그렇게 해.”

임시연은 겨우 지켜오던 이미지를 잃기 직전이었다. 겨우 웃음을 짜내며 얘기했다.

“장난치지 마. 아기를 속이면 안 돼.”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그저 성연신의 차가운 뒷모습과 사무실 문이 닫히는 소리였다.

임시연의 표정은 순식간에 구겨졌다. 하지만 악독한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임시연은 책을 정욱에게 던져주며 얘기했다.

“오늘 밤, 수고해 줘요.”

정욱은 오히려 놀랐다.

“진심입니까?”

이렇게까지 연기할 필요가 있나?

“당신이 읽는 거라면 전 여기 올 필요가 없죠. 집에 돌아가서 통화로 해요. 당신이 이 책을 다 읽으면 돼요.”

임시연은 목소리를 깔고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그러게 왜 자꾸 끼어들어서.”

정욱은 그대로 굳었다. 그리고 손에 쥔 두꺼운 책을 흔들며 물었다.

“제가 밤을 새우는 걸 원합니까?”

임시연은 스카프를 매고 얘기했다.

“그것뿐일까요. 내가 만족할 때까지 읽어야 해요.”

말을 마친 그녀가 우아하게 떠났다.

정욱은 유아용 책을 한편으로 밀어버렸다. 이런 저급한 수에 말려들 그가 아니었다.

정욱이 읽지 않는다고 해서 임시연이 성연신을 찾아와 고자질이라도 하겠는가?

만약 고자질을 한다면 정욱은 심지안의 뒤에 숨을 생각이었다.

심지안이 정욱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성연신은 무조건 정욱을 벌하지 않을 것이다.

정욱이 컴퓨터 앞으로 돌아와 성연신의 다음 달 일정표를 작성하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진유진이 물었다.

“어디예요? 회사? 집?”

“회사요. 무슨 일이죠?”

“별일 아니에요. 지안이 대신 검사하는 거죠.”

진유진이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임시연, 그년이 찾아오지는 않았어요?”

“음... 뭐랄까요...”

“빨리 말해요!”

“왔어요. 이미 갔고요.”

“헐, 정말 낯짝이 시멘트보다 두꺼운 여자 같으니라고! 정말 뻔뻔하네요!”

진유진이 욕설을 퍼붓고 또 물었다.

“성연신 씨는 어떻게 했어요?”

심지안이 해외로 가자마자 딱 찾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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