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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좋은 소식

정욱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심지안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됐어요, 우리의 일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심지안은 더 뭐라고 할 말이 없어 서류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섰다.

성연신은 유리창 앞에 서 있다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몸을 돌려 심지안을 쳐다보았다.

“딱 맞춰 왔네요.”

심지안은 서류를 그에게 건네주며 괜찮은 척 얘기했다.

“열어봐요.”

성연신은 입술을 달싹였다. 그리고 결국 검사 보고를 꺼냈다.

그저 흘깃 쳐다봤을 뿐인데 답안이 나와 있었다.

성연신의 눈썹이 한껏 찌푸려졌다가 또 힘을 풀었다.

엎어진 물이니 어쩔 수 없었다.

옆의 심지안이 뒤꿈치를 들고 보고서의 내용을 보았다.

「DNA검사 결과 99.9% 일치하기에 친자관계가 성립됩니다.」

머릿속에 팽팽하게 당겨졌던 끈이 뚝 끊어지는 기분이었다. 심지안은 가슴이 아파 침착하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이 결과를 몇 번이고 예상했었지만 사실로 다가오니 받아들이기 어려운 건 똑같았다.

심지안은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렸다. 아까 담담했던 그녀의 침착함이 모두 깨져버렸다.

성연신은 얼른 심지안을 부축 했다.

“지안 씨...”

“이거 놔요.”

심지안은 진정하려고 애썼다.

“보고서를 줘봐요. 한번 다 봐야겠어요.”

성연신은 그녀가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위로를 건넸다.

“보지 마요. 볼 거 없어요. 배고프지 않아요? 밥 먹으러 갈까요?”

“이리 줘요.”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말투는 고집스러웠다.

성연신은 그런 심지안을 보며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일은 항상 그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일을 잘 처리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그는 이 느낌을 형용할 수 없었다. 모든 일이 그의 손위에서 모래로 되어 손가락 사이로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성연신은 이런 감각이 싫었다.

그러다가 그는 성수광이 한 얘기가 떠올랐다.

심지안은 마음이 넓은 것이 아니라, 성연신을 사랑하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이리 줘요!”

심지안은 또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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