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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원래부터 갈대 같은 여자

심지안은 의상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모양이었다. 심지어 캐주얼하다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 짧은 니트에 베레모를 썼고 하의는 청바지였다. 허리가 아주 약간씩 보일락 말락 했는데, 어린 그녀의 활기가 돋보이는 것 같았다.

그런 그녀가 고청민과 함께 서 있으니 한 쌍의 연인 같았다.

성연신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서늘한 시선이 사람을 겁 먹게 만들었다. 그에게 따지려던 백연도 무서워서 다가오지 못했다.

심지안은 이내 성연신이 온 것을 발견하고 긴장되어 성수광의 옆으로 다가갔다.

성연신은 그녀의 표정 변화를 그대로 다 지켜보았다. 심장이 순간 멎은 것처럼 아프고 답답했다.

생신 연회가 시작되었다. 성수광은 심지안이 가져온 케이크를 보고 직접 만든 것이라는 말을 듣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웃으며 좋아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시작했다.

“봤어? 직접 만들어 왔어. 공을 들인 선물이야말로 가장 값진 선물이지!”

“돈이 없으니까 손이라도 부지런하게 움직여야지. 열심히 만든 척하기는.”

백연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연세가 많은 성수광은 귀가 어두워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심지안은 똑똑히 들었다. 그녀는 백연을 쳐다보며 미소 지으며 얘기했다.

“선물도 따로 챙겼어요.”

작지 않은 목소리로 심지안이 대답하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백연은 물러서지 않고 물었다.

“무슨 선물인데요? 꺼내 봐요.”

“이미 할아버지께 드렸어요. 바둑판이요.”

오후에 갑자기 산 바둑판이라 돈 많은 부자들 눈에는 별것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심지안이 산 바둑판도 싼값은 아니었다.

“제가 봤어요, 그 바둑판. 조각한 무늬가 예쁘더라고요. 우리 집에도 똑같은 것이 하나 있어요.”

고청민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

시선을 들어 고청민을 본 심지안은 그가 자신의 편을 들어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자 감사한 마음에 고청민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모든 모습을 눈에 담은 성연신은 주먹을 꽉 쥐고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 참았다.

다른 사람과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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