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이거 내려놔요!”“구기자차 효과 좀 확인하려고요.”...심지안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못했다.성연신은 그녀를 침대 위로 던지고는 그녀의 온몸을 짓누르며 키스하기 시작했다.심지안은 곧 정신을 차리고 필사적으로 옷을 감싸며 그가 더는 아무것도 못 하게 했다.“안 돼요, 이러지 마...”“늦었어요.”심지안은 얼굴을 옆으로 비키며 입술 살짝 깨물었다.“내가 잘못했어요, 화나게 해서 미안해요, 그러니까 이러지 마요. 제발...”그녀는 자신이 겁먹은 것을 인정했다. 그에게 구기자차를 건넨 것도 후회했다. “안 돼요.”모든 일이 끝난 후.심지안은 주방으로 가서 식사를 준비했다.그녀는 분노를 동력으로 삼아 빠르게 반찬 여섯 개와 국을 완성했다.중정원 밖. 한 자동차가 마당에 멈춰 섰다. 이진우는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심지안을 알아보고는 눈빛에 장난기가 서렸다.그는 고개를 숙여 담배를 한번 빨아들이고는 거리낌 없는 눈빛으로 심지안을 훑어보았다. 마치 상품 하나를 훑어보고 그 가격을 매기는 것처럼.심지안은 눈썹을 찡그리며 불쾌해했다. 이런 눈빛은 그녀를 기분 나쁘게 만드는 데다가 그의 얼굴도 그녀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다.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이목구비에 여자보다 더 하얀 피부, 가늘고 긴 눈에 사악하게 웃고 있는 걸 보니 썩 좋은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이진우는 그녀의 기분을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에게 심지안은 그저 상품일 뿐이니까. 순진한데 욕망을 끌어내는 매력이 있었다. 게다가 몸매도 좋으니 이진우처럼 여러 미인을 봐온 남자의 눈에도 특별한 여자였다.아마도 임시연보다 많이 나을 것 같았다.금방 샤워를 마치고 내려온 성연신의 가운은 살짝 벌어져 있었다. 잘 짜인 근육 위로 물방울이 떨어졌다. 조각같이 차갑게 잘생긴 얼굴에는 만족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나 자꾸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다.그 모습에 이진우가 웃으며 물었다.“만족스러운가 봐?”그리고 심지안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심지안은 그런 시선을 받고 싶지 않아 바로 주방에 들어갔다.눈썹을 까딱거린 성연신은 반박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았다.“언제 왔어?.”“어제 왔어. 개발사들이 말려서 하루 더 있었거든.”성연신이 턱으로 소파를 가리켰다.“앉아.”이진우는 그대로 가서 앉고 얼굴을 매만지며 물었다. “너랑 임시연은 무슨 일이야?”“실수야.”“그냥 실수라고?”“그렇지 않으면?”“하, 그래.”이진우는 다른 뜻으로 얘기했다.“그 여자는 확실히 네 할아버지가 말한 대로 성씨 가문에 들어오기 적합하지 않아.”앞에서는 조신한 척하더니, 뒤에서는 문란하게 놀고 있었다. 손을 씻는다고 해도 과거가 지워지는 건 아니다. 그가 임시연과 하룻밤을 보낸 날, 임시연은 성연신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후에 유명한 바이올린리스트가 되니 자신의 어장을 한번 정리하고 이 일을 덮어버렸다.하지만 성수광 어르신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성수광은 당연히 그 하루밤의 일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임시연은 그 사실을 성연신이 알게 될까 봐 사라진 것이다. 성연신은 고고한 성격에 가족들과의 관계도 좋지 않았기에 그때의 그에게 진실을 알려줬어도 그는 믿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그 일이 성연신에게 충격을 줄 수도 있었기에 성수광과 이진우 다 비밀을 지키기로 했다.하지만 5년 만에 다시 나타나다니. 겁도 없는 여자였다.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는 조용히 사무실을 나가고 나서야 작게 중얼거렸다. “내가 뭘 어쨌다고.”환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심지안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누군가가 그녀를 미행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겨우 집에 안전히 돌아오고 나서야 그 시선이 사라졌고 그제야 심지안은 자기가 착각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편하게 쉴 수 있었다. ...이튿날, 세움에서 차를 보내 그녀를 데리러 왔다. 심지안은 노트북을 가져가며 쉬는 시간에 일을 하려고 했다. 고청민은 그녀에게 다른 문제가 없으면 촬영은 3일 안에 끝날 수 있다고 했다. 심지안은 이쪽에서는 완벽한 신인이라 처음에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래도 그녀가 총명한 편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감독이 원하는 느낌을 알아챌 수 있었다.그리고 정식으로 촬영이 시작되었다. 이틀 동안 촬영하고 나니 대체로 괜찮았다. 소소한 문제들이 있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어서 내일이면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 저녁에 호텔로 돌아온 심지안은 진유진과 통화하며 연예인들이 돈을 참 쉽게 번다고 얘기했다.3일이면 400억을 벌 수 있다니. 심씨 가문의 회사는 400억을 벌기도 어려웠다. 진유진과 통화를 마치고 화장을 지우는 도중에 정욱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왔다.“지안 아가씨, 혹시 바쁘신가요?”“아직 괜찮아요. 무슨 일이에요?”회사에 사소한 임무들을 처리하는 것 빼면 급한 일은 없었다. 회사의 일은 잠시 후에 해도 되는 정도였다. “그러면 오셔서 성 대표님의 식사를 준비해 줄 수 있나요? 성 대표님의 위가 또...”“위가 아프면 병원에 가야죠.”정욱도 그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성연신이 죽어도 가지 않으니 그는 방법이 없어 말끝만 늘렸다. 정욱은 심지안이 밥을 해주길 원했고 그 김에 심지안이 그를 달래 병원에 가주었으면 했다. 성연신은 검사를 하지 않은 지 몇 년이나 되었으니까. 요즘 심지안이 있을 때 성연신은 제때 밥을 먹었다. 하지만 다른 때에는 그저 아무렇게 때우고 지나갔다. 지금은 사무실에서 온라인 미팅을 하고 있었다. “가서 밥을 해주
고청민의 유리 같은 눈동자에 놀라운 기색이 여렸다. 잠시 멈칫한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겁니다.”성연신보다 돈이 많을 거라는 보장은 없어도 그보다 성격이 좋을 것은 분명했다.“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차를 불러서 집에 보내드릴게요. 하지만 반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해요.”“괜찮아요. 전 이미 차를 불렀어요. 다음에 또 봐요.”고청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다음에 또 봐요.”“네.”심지안은 고청민과 헤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누군가가 그녀를 미행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속도를 높여 걷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끝이 보이는 길 위에서 퇴근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고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듣는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안은 이상한 점을 못 느끼고 계속해서 호텔로 걸어갔다.고청민이 그녀에게 준비해 준 호텔은 디럭스 더블룸이었다. 그래서 있을 만한 물건은 다 있었고 엄청 큰 옷장까지 있었다. 심지안은 구석에서 캐리어를 꺼내 옷을 정리하려고 했다. 바로 옷을 하나 개여서 넣으려고 하는데 바로 이상함을 느꼈다.옷장에서 남자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참으려고 노력했지만 신경이 곤두선 그녀에게는 잘 들리는 소리였다.그러니까, 누군가 그녀의 방에 들어와서 옷장에 숨어서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는 것이다. 심지안은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목덜미의 솜털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그녀는 두려운 나머지 숨이 가빠졌다. 열심히 자기 몸을 움직여 문 쪽으로 달려갔다. 그녀가 움직이는 그 순간, 옷장의 문이 열리더니 낯선 남자가 얼굴을 드러냈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 힘껏 벽에 박아버렸다. 쾅.강한 통증과 함께 그녀의 이마가 찢어져 새빨간 피가 흘러내렸고 어느새 앞이 붉게 물들어 버렸다. 심지안은 더 이상 반항하지 못하고 힘이 풀린 채 바닥에 누웠다. 남자는 허리를 숙여 앞으로 가 그녀의 상황을 확인하려고 했다.그때, 심지안이 갑자기 눈을 뜨고 남
정욱은 생각 끝에 말했다.“아마 지금 바쁘신 건 아닐까요? 제가 한 번 연락해서 물어볼까요?”성연신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전화가 부서질 듯이 손을 꽉 쥐었다.“필요 없어.”‘내가 지금까지 너무 너그러웠어. 내 옆에 여자들이 많고도 많다는 걸 알려주겠어. 오늘에 위기감을 심어줘야 앞으로 이렇게 건방지게 굴지 않겠지.’제경의 고씨 가문.성연신은 전문 제작한 고급 예복을 차려입고 있었는데 키가 크고 자태가 우아해서 마치 함부로 넘볼 수 없는 귀족 왕자 같았다.그의 옆에는 고씨 가문의 손녀 고연희가 앉아 있었다.아까 두 사람이 홀에서 춤을 추던 모습이 기자들에 의해 포착되었다. 아마 내일쯤이면 심지안이 뉴스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고연희는 얼굴이 빨개져 부끄러워하면서 말했다.“연신 오빠, 왜 나를 파트너로 초대했어요? 할아버지 말로는 이미 결혼하고 아내도 있다고 했는데 난 절대 안 믿어요.”성연신은 마음속으로 불쾌함을 참으면서 말했다.“아내가 있다고 너를 파트너로 초대하지 못한다는 법은 없잖아.”“그럴 리가요. 연신 오빠가 초대하는 거라면 난 얼마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요.”많은 사람이 사업상의 목적을 품고 성연신에게 다가오려고 했지만 그는 차가운 눈길로 그들을 바라보면서 모조리 거절했다.“죄송합니다. 오늘은 고명훈 할아버지의 생신이어서 사업과 관련된 얘기는 나누고 싶지 않네요.”그들은 성연신이 기분이 좋지 않은 걸 보고 더는 말을 걸지 않고 떠났다.고연희는 성연신이 두 사람만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줄 알고 더 밝게 웃었다.고명훈은 가족과 친구들의 동반하에 생신 축하 인사를 다 받고 홀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손녀와 성연신이 함께 앉아있는 걸 보고 성연신에게 자상하게 물었다.“수광 말로는 아내를 데리고 함께 온다고 하지 않았나. 아내분은 어디에 있지?”고연희는 성연신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성연신을 위해 해명했다.“할아버지, 연신 오빠 아내가 없어요. 다 오해예요.”성연신은 관자놀이를 짓누르더니 고
남진영을 입에 있던 피를 뱉어내고는 말했다.“걱정하지 마, 난 너처럼 이성을 잃진 않았어.”남진영은 원래 받은 그대로 돌려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성유진과 닮은 얼굴을 한 심지안을 보면서 차마 손을 댈 수가 없었다.성연신은 시름을 놓고 심지안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성연신은 걸어 나가다가 갑자기 문 앞에 서서 차가운 눈길로 남진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설마 이렇게 쉽게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남진영을 눈살을 찌푸리더니 화가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더 이상 어떻게 하려는 건데. 잊지 마, 네가 먼저 연아한테 손을 댔잖아! 연아한테 그런 짓을 하고도 네가 남자야!?”남진영의 눈에는 심지안은 억울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성연신은 잔인하기 그지없었다.‘연아가 마음이 강해서 다행이지. 안 그러면 어떤 일을 했을지 몰라. 연아가 당한 거에 비하면 난 심지안을 봐준 거라고.’성연신은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남진영을 째려보면서 한마디 말을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자업자득이라고 몰라?”심지안은 머리에 네 군데나 꿰맸다. 온몸도 상처투성이였지만 치명적인 상처는 없었다. 하지만 여자에게 있어서는 거의 학대와 마찬가지였다.성연신은 침대 옆에 앉아 얼굴이 창백한 심지안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졌다.‘내가 소홀했어. 심연아를 혼내면서도 사람 붙여서 심지안을 보호했어야 했는데...’진유진은 소식을 받자마자 병원으로 달려왔다. 진현수도 병실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정욱이 막아서 밖에서 바라만 보았다.진유진은 심지안의 상태를 확인하고 통곡했다.성연신은 성가시다는 듯 진유진을 보면서 말했다.“그만 울어요. 아직 안 죽었잖아요.”진유진은 눈물을 닦으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 지안이가 깨어나면 엄청 감격스러워 할 거예요.”진유진의 말을 들은 성연신은 표정이 좋아지더니 입을 열었다.“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간병인 한 분을 따로 모셨으니까 돌아가서 쉬어요.”진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성연신의 말을 들었다.‘난 아직 제경에 온 지
성연신은 충동을 억누르고 말했다.“울고 싶으면 그냥 울어도 돼요.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요 뭐.”심지안은 입을 비죽거리면서 성연신에게 물었다.“나를 어떻게 발견한 거예요?”“진유진한테 연락받고 남진영이라고 추측했어요.”심지안은 남진영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다시 물었다.“남진영 씨 말로는 남자들을 찾아 심연아를 모욕했다면서요, 진짜예요?”“진짜예요.”성연신의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보면서 심지안은 섬뜩해졌다. 셩연신의 잔인함은 심지안의 상상을 초월했다.성연신은 순식간에 변하는 심지안의 표정을 보면서 몸을 낮춰 심지안을 감싸면서 입을 열었다.“혹시 내가 무서워요?”“아니요, 나를 위해서 심연아한테 그런 거잖아요. 아직도 내가 마음에 있으니까 나를 구하러 온 거 아닌가요?”심지안은 성연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했다.그녀는 성연신의 마음에 아직도 자신이 있다는 답을 들으면 그날 저녁에 성연신과 임시연 사이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변명을 들어 줄 예정이었다.성연신은 심지안의 물음을 듣고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주제넘은 생각 하지 마세요. 그냥 당신이 가여워 보여서 도와준 거니까요.”심지안은 성연신의 말을 듣고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속으로 자신을 비웃었다.‘아마 성연신 마음에는 내가 원이와 같은 존재겠지. 좋아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그런 존재일 거야. 가끔 어루만져 주기도 하지만 그뿐인 거야. 내가 어리석게 성연신에게 기대를 품고 있다니...’“먼저 쉬세요. 내일에 다시 얘기하죠.”대화를 끊고 성연신은 방에 있는 또 다른 침대에 누웠다.‘멍청한 여자가 머리까지 상했는데 잘 쉬어야 빨리 회복되지.’...아침 여덟 시, 심지안이 일어나 보니 성연신은 언제 갔는지 방에 없었다.“안녕하세요, 아가씨. 성 대표님이 부른 간병인입니다.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저와 얘기하시면 됩니다.”중년 여성 한 분이 들어오더니 아주 공손하게 심지안에게 말했다.심지안은 멈칫하더니 기분이 언짢아졌다.그녀는 도무지 성연신이
“싫어요!”심지안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진현수라면 괜찮고요?”“왜 그렇게 생각해요?”“아닌가요?”“마음대로 생각해요.”성연신의 차가운 말투에 화가 치밀어오른 심지안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성연신도 벌컥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박차고 나갔다.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는 점점 멀어져갔고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심지안은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그날 이후로 성연신은 그녀가 퇴원할 때까지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한 달이 지나갔다.간병인은 며칠 동안 금관성에서 그녀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돌봐주고는 안심하고 떠났다. 떠나기 전에 간병인은 그녀를 향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지안 씨, 주제넘은 말인 걸 알지만 그래도 해야겠어요. 성 대표님, 겉으로는 차가워 보여도 사실 지안 씨 걱정 많이 하고 있어요. 매일 전화하셔서 지안 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 물으셨어요.”“그래요?”“네, 제가 지안 씨랑 금관성으로 함께 돌아온 것도 성 대표님 지시였어요. 성 대표님이 지안 씨 잘 돌봐주라고 하셨어요. 가기 전에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요. 두 사람 서로 좋아하고 있는데 이렇게 오해만 깊어지면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어요?”간병인의 말에 심지안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요, 나중에 잘 얘기해 볼게요.”한편, 간병인이 떠난 뒤 이내 불청객 한 명이 찾아왔다. 오랫동안 보이지 않던 홍교은이 이곳은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건지, 그녀가 기세등등하게 걸어와 심지안을 쳐다보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말했죠. 임시연이 돌아오면 당신은 연신이한테 아무것도 아니라고. 참 쌤통이네요!”그녀의 말에 심지안은 피식 웃었다.“그래서 성연신 씨가 날 버리고 당신 곁으로 갔나요?”“이봐요!”“당장 이 집에서 나가요.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빨리 이사를 해야 하든지 해야지. 지금 심씨 가문은 너무 안전하지가 않아.’“왜 그렇게 흥분해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나랑 얘기 좀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