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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옷장 안의 사람

고청민의 유리 같은 눈동자에 놀라운 기색이 여렸다. 잠시 멈칫한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성연신보다 돈이 많을 거라는 보장은 없어도 그보다 성격이 좋을 것은 분명했다.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

“차를 불러서 집에 보내드릴게요. 하지만 반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해요.”

“괜찮아요. 전 이미 차를 불렀어요. 다음에 또 봐요.”

고청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다음에 또 봐요.”

“네.”

심지안은 고청민과 헤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누군가가 그녀를 미행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속도를 높여 걷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끝이 보이는 길 위에서 퇴근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고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듣는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안은 이상한 점을 못 느끼고 계속해서 호텔로 걸어갔다.

고청민이 그녀에게 준비해 준 호텔은 디럭스 더블룸이었다. 그래서 있을 만한 물건은 다 있었고 엄청 큰 옷장까지 있었다.

심지안은 구석에서 캐리어를 꺼내 옷을 정리하려고 했다. 바로 옷을 하나 개여서 넣으려고 하는데 바로 이상함을 느꼈다.

옷장에서 남자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참으려고 노력했지만 신경이 곤두선 그녀에게는 잘 들리는 소리였다.

그러니까, 누군가 그녀의 방에 들어와서 옷장에 숨어서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는 것이다.

심지안은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목덜미의 솜털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두려운 나머지 숨이 가빠졌다. 열심히 자기 몸을 움직여 문 쪽으로 달려갔다.

그녀가 움직이는 그 순간, 옷장의 문이 열리더니 낯선 남자가 얼굴을 드러냈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 힘껏 벽에 박아버렸다.

쾅.

강한 통증과 함께 그녀의 이마가 찢어져 새빨간 피가 흘러내렸고 어느새 앞이 붉게 물들어 버렸다.

심지안은 더 이상 반항하지 못하고 힘이 풀린 채 바닥에 누웠다.

남자는 허리를 숙여 앞으로 가 그녀의 상황을 확인하려고 했다.

그때, 심지안이 갑자기 눈을 뜨고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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