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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불길한 예감

문을 열고 들어가니 성연신은 그녀를 등지고 앉아있었고 그의 시선은 여전히 컴퓨터 모니터를 향해 있었다.

그는 어두운 얼굴로 최근 몇 달 동안 성원 그룹의 적자 재무 표를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성여광을 잡아다가 한바탕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성여광에게 전화를 걸었고 분노에 가득 찬 말투로 입을 열었다.

“지난 분기 네가 투자한 프로젝트들 전부 다 올스톱 시키고 지금 당장 이사회에서 스스로 물러나. 넌 행정팀 팀장 노릇이나 착실히 해. 더 이상 회사의 프로젝트에 관여하지 말고.”

옆에서 듣고 있던 심지안은 깜짝 놀랐다.

‘엄청난 부자인 연신 씨가 저 정도로 화를 내다니. 성여광이 도대체 얼마를 손해 본 거야?’

“안 돼요. 형, 나도 성씨 가문의 사람이에요. 이사회에 들어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요. 할아버지께서 물러나라고 하시면 그땐 물러날게요.”

그의 말에 성연신은 차갑게 웃었다.

“그럼 잠자코 소식 기다리고 있어.”

성여광이 말을 하기도 전에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그는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목이 말랐던 그는 몸을 돌리고 물컵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행동을 눈치챈 심지안은 이내 그에게 차를 건넸다.

그가 고개를 들자 두 사람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하늘색 긴 치마를 입고 옅은 화장을 하고 있는 그녀의 정교한 이목구비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여전히 그의 현명하고 귀여운 아내였다.

그의 그윽한 눈빛을 마주한 그녀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백호 아저씨가 허리를 다쳐서 내가 대신 왔어요.”

“할아버지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별... 별말씀 없으셨어요.”

“그래요?”

성연신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되물었다.

“나한테 참고 살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녀는 성수광의 한 앞부분 말을 못 들은 척하기로 했다.

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할아버지의 말씀은 소용없어요.”

“당신의 말도 소용없어요.”

“어디 한번 해봐요.”

“도대체 무슨 생각이에요?”

“할아버지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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