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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이쪽에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성연신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심지안을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

심지안은 잠시 멍때리다 그가 뭘 하려는 것인지 알아채자마자 몸이 굳어버렸다.

“잠깐만요, 오늘은 우리 둘 다 너무 힘드니까...”

성연신은 발걸음을 멈추고 장난스레 웃어 보였다.

“안심해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성연신을 쳐다보는 심지안은 머리속이 새하얘지고 온몸이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말로는 겁 없는 사람이었지만 하지만 현실에서는 겁쟁이였다.

특히 이런 면에서는 보통 남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으니.

심지안은 온몸에 힘이 풀려서 성연신의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심지안은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지만 하필 이때 강우석과 심연아가 침대 위에서 뒹굴던 모습이 떠올라 금세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안돼… 연신 씨, 나 아직은 안 될 것같아요..”

심지안은 미간을 찌푸리고 성연신을 밀어내며 거절했다.

성연신은 그녀의 감정 변화를 알아채고는 그녀를 품에 안고 그 어느 때보다 다정하게 말했다.

“왜요?”

심지안은 몇 초간 생각하다가 곧이곧대로 얘기했다.

“아무래도 이쪽에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 말에 성연신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던 그의 얼굴에 금이 가는 듯했다.

‘이런 쪽에 트라우마가 있다니. 그렇단 말은 다른 남자와 경험이 있었다는 건가?'

심지안은 갑자기 바뀐 그의 표정을 보고 작게 몸을 떨며 낮은 소리로 반항했다.

“연신 씨도 전여친 있었으면서 왜 날 그렇게 봐요.”

“난 임시연과 관계를 가진적 없어요.”

심지안은 믿기지 않았다.

“정말로요?”

“네.”

“다행이네요, 순결을 지키고 있어서.”

“그쪽은 아니죠.”

“제가 왜 아니에요!”

“?”

심지안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전남친이 바람을 피운 얘기를 해주었다.

성연신은 얘기를 듣고 나서 낯빛이 더 어두워진 채로 어금니를 깨물며 물었다.

“다른 남자도 봤나요?”

“크흠. 제가 보려고 해서 본건 아니잖아요. 그냥 우연히 봤을 뿐이에요.”

성연신이 경멸하는 듯 말했다.

“남자 보는 눈이 참 나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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