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54화 생각할 시간

심지안은 멍하니 성연신을 바라봤다. 목구멍에서는 말이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성연신은 짜증 섞인 표정으로 심지안을 바라보다가 아예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시연이가 곧 온다고 했어요. 그러니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심지안은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더니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알겠어요. 연신 씨가 원하는 대로 사과할게요.”

이 말을 듣고 나서야 성연신의 안색은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퉁퉁 부은 심지안의 발목을 발견하고서는 또다시 미간이 구겨졌다. 그래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참에 고생 좀 해봐야 정신 차린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10분 후, 임시연은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며 심지안에게 말했다.

“오레오는 다행히 중정원 근처에서 찾았어요. 지안 씨가 갑자기 나타난 저한테 불만이 있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말 못 하는 동물을 괴롭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레오는 이제 제가 데려갈게요. 그동안 수고했어요.”

“그래요, 어차피 시연 씨 강아지니까... 그래도 사과는 할게요. 원이랑 오레오를 개 도둑한테 빼앗긴 것에는 제 책임도 있으니까요.”

임시연은 안색이 약간 변하면서 말했다.

“개 도둑은 존재하지 않아요. 모든 증거가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그러니 존재하지도 않는 개 도둑을 만들어 내는 건 그만 해요. 저랑 연신이도 화가 나기는 하지만 지안 씨를 탓하는 건 아니니까요.”

심지안은 의미심장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알겠어요. 참 고맙네요.”

“심지안 씨, 그게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에요?”

성연신의 말투는 아주 차가웠다. 몸이 흠칫 떨릴 정도로 말이다.

“한 적도 없는 일에 사과하는 것 치고는 꽤 정중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성연신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자 임시연이 그를 향해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연신아, 됐어. 강아지 두 마리를 돌보는 게 어디 쉬운 일인 줄 알아? 감정이 상하는 것도 다 정상이야. 난 먼저 갈 테니까, 둘이 잘 얘기해.”

심지안은 지금의 상황이 웃기기만 했다. 성연신과 임시연이 아주 환상의 콤비라는 생각이 들기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