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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소욱은 싸늘하게 식은 눈동자로 눈앞의 여자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비빈 강씨가 얇은 잠옷바람으로 침대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첫날밤이라 긴장한 것인지, 아니면 황제의 노여움이 두려웠던 것인지, 그녀는 고개만 푹 숙이고 온몸을 떨고 있었다.

“신첩… 비빈 강씨,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전에 황귀비마마의 궁에서… 폐하를 한번 뵌 적이 있어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황제의 질문에 대답했다.

지옥 사자를 닮은 황제의 싸늘한 표정이 그녀를 두렵게 했다.

소욱은 애써 담담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황후는 어디 있냐고 물었다.”

주변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강씨는 두려움에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폐하, 황후께서 신첩을… 여기로 보냈사옵니다.”

소리를 듣고 안으로 들어온 유사양은 강씨의 말을 듣고 경악해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황후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사실 갑작스럽기는 비빈 강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자신에게 황제의 시중을 들 기회가 돌아오리라 전혀 생각지 못했다.

낮에 황제가 황후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것을 들었을 때도 엄청 불편함을 드러냈던 그녀였다.

그런데 저녁이 되어 황후에게서 이런 전갈을 받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기대 되기도 하고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빼앗길까 봐 이 일을 황귀비에게조차 알리지 않았다.

자진궁에 처음 도착했을 때 그녀는 기대와 흥분에 가슴이 설렜다.

입궁한지 몇 년이나 되는데 드디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황제는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그녀를 보더니 죽일 듯이 노려보며 누구냐고 따져물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렇게나 존재감이 없었는지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강씨가 눈물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폐하…”

하지만 그녀가 그럴수록 황제의 눈빛은 더 싸늘하게 식을 뿐이었다.

소욱은 짜증스럽게 등을 돌리더니 유사양에게 분부했다.

“돌려보내거라!”

그 말을 들은 비빈 강씨는 당황해서 횡설수설했다.

“그럴 순 없어요, 폐하! 신첩은 황후마마의 지시를 받고 시중을 들러 온 거예요. 신첩이 먼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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